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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저번 주말 타치바나 타키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약혼반지를 손에 낀 오차노미즈 아야세. 이 여성은 올해 생일이 지나면 27살이 지나는 도쿄토박이 여성이다. 시내 공립학교에서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지난 주말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하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받을 수 있었다.

 

랄랄라헤헤.”

 

주말이 지나고 새로운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 담당하는 학급의 HR 시간을 앞두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복도를 걷는 그녀를 보면 절로 긍정적인 기운을 전해 받아 힘이 날것만 같았다.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모든 학생들과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학생들도 어색함 없이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면서 그녀의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이 담당하는 2학년 학급으로 들어가 HR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높은 텐션은 주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었고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오늘 기분 좋아보이세요. 무슨 일 있었죠?”

“그렇게 티가 나니?”

 

마치 자신은 좋은 일이 있는 것을 티내지 않고 태연하게 지냈다는 것 마냥 능청스레 되물었지만 사실은 학교의 누군가가 주말에 있었던 일을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학생들의 질문에 오차노미즈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인 뒤 입을 열었다.

 

“그이한테 프로포즈 받았어.”

 

이 말이 끝남과 무섭게 여학생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 또래의 여학생들은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나 타인의 연애관련 이야기라면. 그녀를 남몰래 사모하는 남학생들의 탄식과 절규도 들렸지만 그 소리는 여학생들의 소리에 묻힐 뿐이었다.

 

“선생님. 저번에 사진 보여줬던 그 연하남친이랑 결혼하는거에요?”

“꺄악, 선생님 드디어 시집가는구나.”

“우리 졸업하기전에 못 가시는 줄 알았는데.”

“이벤트 준비하자. 이벤트!!”

 

여학생들은 저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들을 붙잡고 지금 벌어진 대박사건에 대해서 저마다의 의견을 내면서 열을 내고 있었다. 아마 이 교실의 온도는 도쿄 시내의 평균온도보다 3도 가량 높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었다.

오차노미즈 아야세는 학교의 인기있는 여교사였다. 성격은 온화하고 말투에서는 어른의 기품이 느껴졌지만 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학생들과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맡은 일은 빈틈업이 완벽하게 해내는 그녀는 학교의 유능한 미인교사로 알려져 있었고 그녀를 흠모하는 수많은 남학생들과 직원들에게 추파를 받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당당하게 타치바나 타키를 소개하면서 언젠가 이 사람과 결혼할 것이라 이야기했고 결국 그녀는 지난 주말 그에게 청혼을 받았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결과이기에 그녀는 주변사람에게 더욱 많이 자랑하고 싶었다. 청혼 받은 날 밤에는 그와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주말내내 같이 붙어있어 주변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빨리 학생들에게 자랑하고 싶었고 퇴근 후에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선생님, 식은 언제 올릴거에요?”

 

여학생 한명이 질문해왔다. 타치바나 타키는 오랫동안 그녀를 기다리게 한 것이 미안하다는 구실로 올 가을에 식을 올리자고 이야기했고 그에게서 언제 결혼하자는 이야기가 나올까 기다리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가을에 할거야.”

“그럼 학기 중에 신혼여행 가는건가요?”

“아니야. 신혼여행은 겨울에 갈거야.”

“저번에 말했던 버킷리스트 하러가시는건가요?”

“응. 사랑하는 사람이랑 우유니사막에서 황혼을 바라보기.”

“로맨틱해. 아야세 선생님.”

 

떠들썩한 HR 시간이 금방 지나고 말았다. 어느덧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다. 친구들 중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매년 나이를 먹을때마다 초조함이 몰려왔지만 이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이제 오차노미즈 아야세가 아니라 타치바나 아야세가 되는거다.

 

“아. 행복하다!”

 

그녀는 복도의 창문을 열고 운동장을 향해 크게 소리질렀다.

흘러넘치는 이 행복한 느낌을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눠가지길 바라면서 그녀는 다시 소리를 질렀다.

 

 

 

 

10.

 

직장인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수요일 저녁.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퇴근준비를 했다. 저번 주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받은 나는 왼손에 있는 반지를 잠깐 바라보고 이 반지를 끼워준 그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여보. 오늘 저녁은 갈비찜으로 해놓을게요. 퇴근하고 바로 오세요. :-)

 

문자를 보내고 잠시 뒤 남자친구의 이모티콘을 섞은 문자메세지가 날아왔다. 저번에 내가 선물해준 귀여운 고슴도치 이모티콘을 앞에 쓴 메시지는 회사를 도망쳐서라도 내 갈비찜을 먹겠다는 문자메세지였다. 귀여운 이모티콘과 메시지 내용을 보면서 나는 웃음을 머금고 귀가를 서둘렀다.

지난 주말 그이에게 청혼을 받을 후 세상이 달라보이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늘 걸어다니는 길가에 핀 장미의 붉은색은 더욱 선명하게 빛나며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젊은 부부들과 함께 다니는 어린아이들의 칭얼거림이 귀엽게 느껴지고 괜히 말을 걸고 싶었다.

 

“아, 행복하다!.”

 

월요일 오전처럼 큰 소리로 자신의 행복을 세상에 퍼트리지는 않았지만 나는 작은 목소리로 길가에 핀 붉은 장미꽃에 자신의 행복을 나눠주고 있었다.

 

전철을 탄 후 자리에 앉아 그이를 생각했다.


타치바나 타키. 나보다 3살 어린 남자친구.

 

처음 그를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려고만 했다.

 

7년전 자신이 대학생이고 타키군이 고등학생일 때 우리는 어느 신사의 계단 앞에서 만났다. 타키군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지각을 하는 상황, 그리고 나는 그 날 하나 있는 대학교 수업의 교수가 갑작스러운 휴강을 하는 바람에 일정이 없어져서 도쿄 시내 길거리 구경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신사의 계단에서 서로 지나쳐가는 상황에 그이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었다.

 

‘저기, 너를 어디선가.’

 

어이없는 고등학생의 헌팅에 할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이는 자신이 옛날부터 날 알고있었다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그의 말이 우습고 어이가 없었지만 진실된 그 눈동자를 바라보고 나도 모르게 그와 길게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내가 연상이라는 것을 알고 그이는 초면에 했던 반말을 사과하면서 부끄러워했다. 보면 볼수록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그이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어느덧 그와 연락처를 교환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그이에게 내 이름을 소개했을 때 그는 내 이름이 마음속 한곳에서 아련하게 울리는 것 같아 좋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그는 그 당시 내가 하고있던 단발머리를 꿈속에서 계속해서 봐온 것 같다면서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듣고 운명적인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고등학생에게 ‘누나는 대학생이니까 작업멘트가 잘못되었습니다.’ 라고 알려줬지만 그이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찾아 헤맨 사람이 나라고 확신한다고 단호하게 나에게 말해줬고 그 표정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와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후 어느 덧 그와 사귀게 되었다.

그가 수험을 치르고 난 뒤에 처음으로 가진 술자리에서 사실은 단발머리가 취향이 아니라 긴 머리가 취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때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대학생이 된 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추억을 만들어갔고 철도여행중에 들른 타카야마의 관광지에서 그이와 처음으로 불장난을 하던 날 밤, 나는 그에게서 매듭끈을 선물 받았다.

다음날 유명한 신사의 무녀들이 묶고 다니는 머리모양을 한참이나 쳐다본 그를 보면서 무녀들이 하는 머리가 취향이냐고 물어봤고 그 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녀들이 하는 머리모양을 따라해봤는데 세팅하는데 오래 걸렸던 어느 머리모양을 하고 온 날 그이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껴안았었다.

왜 그러는지는 몰랐지만 그가 슬퍼서 우는게 아니란 건 확실하게 알았고 그는 내가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이 머리모양은 타키군 1번 머리모양으로 정해 놓게 되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서로 좋은 모습만을 보여줄 수는 없는게 연인관계였기에 그와 뜻이 어긋나 크게 다투는 경우도 많았다. 사소한 다툼은 금방 풀어졌지만 크게 다퉈서 마음이 울적해지면 나는 그와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한참을 앉아있었고 그이는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와 나를 달래주고 서로 화해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나 그는 1번 머리모양을 하게 되면 아무 말없이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최근에도 그와 크게 다퉈서 출근하지 않은 체 그곳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났다. 주말간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그와 함께 참석했고 주변의 친구들 중에 결혼을 하지않은 사람은 나밖에 없어서 초조함을 느껴 그에게 나도 모르게 심술을 부렸었다.

주변 사람들은나와 그가 결혼하는 줄 알고 있었다. 연애도 친구들 중에서 내가 제일 빨리 하고 기간도 오랫동안 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이 나보다 먼저 결혼하고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 혼자만 미혼인 체로 남아있었다.

타키군을 못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에게 심하게 심술을 부렸고 혼자 토라져서 심한 말을 했었다. 그리고 감정이 격해진 우리 두사람은 크게 싸우게 되었고 처음 만났던 곳에서 화해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곳에서 화를 냈던 것이 정답이었는지 모른다. 결혼에 망설임이 있던 그는 저번 주에 나에게 프로포즈 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였으니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었나. 그 말이 딱 정답이었다.

 

그와의 만남을 추억하다보니 벌써 전철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나는 전철에서 내려서 타키군의 집으로 향했다. 아버님도 오늘은 일찍 들어오신다고 했으니 예비며느리가 실력을 발휘할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퇴근하고 이제 집에 갈거야. 늦지 않게 갈게. 사랑해 아야세.    

 

그의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행복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 행복이 이어지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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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제를 함축한 이미지


정리해주면




타치바나 타키 : 미야미즈 신체에서 미츠하를 살리기 위해 대가로 가장 소중한 것인 미츠하에 대한 감정과 기억을 강제징수당함. 기억은 없지만 아련하게 미츠하의 흔적을 찾아헤맴.

미야미즈 미츠하 : 스가 신사의 계단에서 그와 마주친 후 기억을 찾았지만 그는 자신을 기억하지 않음  

이런상황임. 당연히 10년동안 누군가를 찾아헤매던 갤주는 지 기억못하고 다른 년이랑 놀아나니 멘탈 터지겠지. 그리고 푹찍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