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 주의사항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은 엔딩을 따라갑니다.
※ 장소나 인물설정은 픽션이므로 실제상황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운명인가 우연인가 - 미츠타키 After>
8. 2023년 10월
─ 으음...
언제나처럼 미츠하보다 먼저 일어난 타키. 미츠하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둘이 같이 자면 타키가 항상 먼저 일어났다. 둘이 같이 잘 때 타키가 먼저 일어나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옆에서 잠든 미츠하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어 있는 미츠하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 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 어라?
분명 옆에서 잠들어 있는 사람이 미츠하여야 하는데 자기 자신이 잠들어 있다.
─ 이게 도대체?
잠시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려는데 뭔가 풍성하다. 어깨에 살랑살랑 스치는 머리카락의 느낌. 거기에 덧붙여 자신의 가슴이 묵직하다는 것을 느끼고 살짝 아래로 내려다보는 순간. 숨이 멎을 뻔했다.
분명 아무것도 없어야 할 그 자리에 봉긋하게 솟아있는 가슴. 잠옷차림이라 거의 반쯤 노출되어 있는 가슴사이의 골짜기까지 훤히 보인다.
─ 윽!
거기에 덧붙여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통증.
─ 내가... 미츠하가 됐다고?
지난밤의 첫 경험 때 미츠하가 아파했던 얼굴을 떠올리고 지금 자신이 그 통증을 겪어보니 정말로 미츠하에게 미안해지는 것은 덤.
─ 으... 이거 엄청 아프네.
베가 쑤시는 게 보통 아픈 것이 아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보려고 하지만 이내 다시 침대에 앉고 말았다.
─ 이렇게 아플 줄 알았다면...
남자였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지금 여자의 몸이 되어보니 알 것 같았다. 정말로 큰 결심을 했었다는 것을, 그리고 어제의 미츠하는 정말로 진심이었다는 것을.
─ 으응... 타키....군!?
잠이 덜 깬 표정으로 일어나는 미츠하는 지금 보고 있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는지 눈을 다시 한 번 비빈다.
─ 내가 왜 거기 있는 거야?
미츠하는 황당한 표정으로 먼저 일어나 있던 타키에게 되묻고 있다.
─ 나도 몰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런 혼란한 상황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조차 모르는 채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 몰라. 나한테 물어봐도 나도 알 수 없단 말이야. 것보다 타키군. 이것 좀 어떻게 진정시키면 안 돼? 묵직해서 불쾌해! 이게 어제 내 몸에 들어왔던 거야?
그 와중에 하반신의 묵직함에 더해 남자의 아침 생리현상을 겪고 당황해 하는 미츠하. 본인이 자각을 못하는 것 같았는지 부끄러운 말도 서슴치 않는다. 아연실색한 타키도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 아니 그보다 지금 자신의 몸이 더 아팠다.
─ 으... 아파...
여전히 아랫배를 잡고 낑낑대는 타키를 보자 갑자기 미츠하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제야 자각한 모양이었다.
─ 어멋...
─ 윽...
타키도 얼굴이 확 달아올라 지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타키. 그리고 지금 벌어진 상황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미츠하. 그렇게 두 사람의 여행 두 번째 날은 대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 ☆ ☆ ☆ ☆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미츠하가 가방 속에서 꺼내준 진통제에 의지해 안정을 취하는 타키. 다행인 것은 몸이 바뀌었음에도 잠시간의 혼란이 있었을 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에 적응하고 있었다. 바뀐 원인은 몰랐지만, 신기하게도 서로의 몸에 낯설음이 없던 것이었다.
─ 오늘 이토모리로 다시 가는데. 미츠하. 혹시 가고 싶은데 있어?
─ 괜찮겠어? 타키군? 한 곳이 더 있긴 한데 아마 힘든 산행이 될 거 같아서 말이야.
걱정스레 옆에서 물어보는 미츠하. 타키의 아픔은 어제 자신이 겪었던 것이라 너무 잘 알기 때문이었다.
─ 괜찮아. 이제 약 먹고 많이 나아졌어. 미안 미츠하. 실제로 겪어보니 엄청나네. 이거...
─ 말하지 마... 부끄러우니까... 그래도 괜찮았어. 각오했었으니까.
미츠하가 정해준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는 묶지 않은 채로 여정 준비를 하고 있는 타키. 미츠하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타키가 속옷 입을 줄을 몰라서 도와줬던 것은 덤. 하의야 그렇다 쳐도 브래지어는 도무지 할 수 없었던 지라 미츠하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 아울러 화장까지.
─ 자 이제 됐어.
거울을 보니 자신이 미츠하로 바뀌었다는 것이 실감난다. 옆에서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 오늘 하루 종일 이렇게 다녀야 된다고 생각하니 약간 겁이 나기도 한다.
─ 예쁘네. 미츠하...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감탄의 목소리. 거울 속에 비친 미츠하는 정말 아름다웠다.
─ 칭찬해 줘서 고마운데. 지금은 속은 타키군이라고?
그저 웃을 수밖에는 없었다. 거기에 더해 지금 타키에게 질투까지 나고 있었다.
─ 원래의 나보다 더 예쁘다니... 인정할 수 없어! 흥!
☆ ☆ ☆ ☆ ☆
두 번째 여정을 위해 숙소에서 나온 두 사람은 차에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히 운전하는 데는 무리는 없었다. 다만 원래 자신과는 달리 미츠하의 몸은 약간 작아서 그것에 대해 조정이 좀 필요하긴 했지만.
─ 근데 왜 바뀐 걸까?
아침부터 계속 들던 의문을 던지는 미츠하. 타키도 알 수가 없었다.
예전에 몸이 몇 차례 바뀌었다는 것은 기억을 찾아서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몸이 바뀌지 않게 되었었는데. 그 때도 지금처럼 의문투성이인 채로 덮어 뒀어야 했다.
─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우리 왜 몸이 바뀌다가 갑자기 바뀌지 않게 된 걸까? 그것도 궁금하네.
천천히 차를 몰면서 타키는 그렇게 대꾸한다.
둘 사이에 몸이 바뀌던 시기는 9월~10월초. 특정 시점을 기해 그 현상이 사라진 건 10월 4일. 이토모리에 혜성이 떨어진 날이었다.
─ 내가 타키군을 찾아갔던 날이 10월 3일이었고. 다음날이 4일. 그날 혜성이 떨어졌는데 고등학교로 대피 했던 기억뿐이야. 아! 내가 아버지한테 가서 말했던 것도 있었어. 누구한테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난 그 혜성이 갈라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거든.
미츠하의 말에 뼈가 들어있다.
혜성이 갈라진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이야기 해줬다. 미래에서 오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일어 날 수가 없었다. 타키도 그 혜성이 떨어지던 날 뉴스로 알고 있었다.
「아 혜성이 갈라지기 시작하네요. 이걸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그 날 아무도 예측 못했던 그것을 누가 미리 알고 이야기 해줬던 것일까. 그것과 지금 몸이 바뀐 것과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 으 머리 아프다... 왜 점점 더 꼬이지...
중간에 차에서 내려 잠깐 쉬면서 두 사람은 계속 그 생각뿐이었다. 답이 나오질 않으니 계속 생각만 할 수 밖에는 없었지만.
─ 타키군 이거 마셔. 아침에 준비했지.
미츠하가 건네준 것은 특제 보리차였다.
─ 오랜만이네 이거.
천천히 쭉 들이키는 타키. 그리고 그 잔을 미츠하에게 건네주었다.
─ 미츠하. 그러고 보니 내가 신체에 올라가던 날도 미츠하의 몸이었네. 그 쿠치카미자케 바치러 가던 날 말이야.
─ 그... 그랬지... 근데 갑자기 그건 왜?
─ 응 지금과 비슷한 일이 있었어. 산에 올라가다 잠시 쉬면서 미츠하의 할머니께서 지금처럼 보리차를 주셨거든. 그리고 하신 말이 있었어.
「물이든, 쌀이든, 술이든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간 게 영혼과 매듭지어지는 것 또한 무스비. 그러니까 오늘의 봉납은 하느님과 인간을 잇기 위한 소중한 관례라는 거야.」
─ 아... 그거 할머니께서 자주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거였지. 근데 지금 그게 무슨... 어?
뭔가가 떠오르려 하는 미츠하. 다만 어렴풋이 형상만 있을 뿐이었다. 구체적인건 떠오르지 않았지만.
─ 미츠하. 왜 그래?
─ 아. 아니야... 내가 타키군의 몸으로 있어서인지 뭔가가 떠오르려고 했었어. 지금은 괜찮아.
살짝 찡그렸었지만 이내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타키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일어나서 옷을 툭툭 털었다.
─ 살짝 불편하긴 하네. 아무래도 여자의 몸이라 그런지.
─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 불편해도 미안하지만 견뎌줘. 나도 마찬가지니까.
─ 휴. 하는 수 없지 뭐. 자 다시 가자.
─ 응!
처음 출발할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차안이 고요하다. 둘 다 말없이 운전을 하고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 ☆ ☆ ☆ ☆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곧 이토모리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 미츠하. 여기서부터는 안내 좀 부탁해. 오늘 가고 싶은데가 있다고 했잖아.
─ 아? 아... 맞아... 여기서 좀 더 올라가야 돼.
─ 응? 아 길은 있는데 차가 올라갈 수 있을라나?
─ 음.. 뭐...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는 가봐야지?
아직 미츠하가 어디로 가는지 몰랐던 타키는 미츠하에게 위치를 물어봤다.
─ 미야미즈 신체야. 아마 거긴 무사할걸?
─ 신체라... 아, 거기구나. 어딘지 알거 같다.
─ 응. 타키군도 가본 곳이야. 지금처럼 나로 바뀐 채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차를 몰고 이동을 시작했다. 올라가면 갈수록 길이 험해지고 있어서 더 이상 차로 올라가지 못할 곳 까지 왔다. 조금 넓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났지만, 사람이 드나들었던 흔적은 있어서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 조금 힘드네. 어제 여파도 있고...
10월 말이라 약간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조금 힘겨워하는 타키를 보고는 미츠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기로 했다.
─ 괜찮아?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 쉬면 괜찮아 질 거야. 내 몸이 아닌 것도 있어서.
─ 흠...
잠시 생각하던 미츠하는 그대로 타키를 업었다.
─ 어어어? 미츠하? 너 무리하는 거 아니야?
─ 괜찮거든요! 지금은 남자잖아. 거기다가 내 몸무게 그렇게 무겁지 않아!
미츠하를 업어준 적은 없었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이뤄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 몸이 바뀐 상태에서 업히는 입장이 되니 타키는 조금 곤란해 했다.
─ 내가 업어야 하는 건데...
미안함에 그렇게 말해보지만 미츠하는 대꾸도 하지 않고 그대로 타키를 업고 정상까지 올라갔다.
─ 다 왔다~ 여기가 정상이야.
─ 오랜만이네... 이 풍경...
여전히 움푹 파인 분화구 같은 곳 한가운데에 있는 고목과 큰 바위. 8년 전에 왔던 풍경과 전혀 바뀌지 않았다. 풀들이 꽤 많이 자라 있긴 했지만. 지나가는데 별 문제는 없어보였다.
두 사람은 천천히 안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개울 앞에 당도했다. 황천이라고 불리는 그 곳. 건너면 저승이라고 했었지.
─ 돌다리가 안보여... 그냥 젖은 채로 건너야하나...
물이 불어있어 꽤 깊어보였는지 그렇게 걱정하는 미츠하. 타키는 바짓가랑이를 걷어 부치고는 그대로 물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생각 외로 깊지 않다는 것을 알자 미츠하에게 손짓했다. 미츠하도 바로 알아차리고 같이 손을 잡고 황천을 건너갔다.
─ 이제 저승이네. 바칠 것도 아무것도 없이 그냥 맨몸으로 왔는데 걱정이네. 돌아가지 못하는 거 아니야?
─ 농담이라도 그런 말 하지말자. 거기다가 우리 둘 다 지금 본인의 몸이 아니잖아.
─ 뭐 그렇긴 하지. 헤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바위 앞에 도착하자 미츠하는 잠시 손을 모으고 기도를 했다. 오랜만에 오는 지라 자신의 가문이 모시던 신에게 인사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타키도 미츠하를 따라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잠시 기도를 올린다.
─ 타키군은 왜? 나는 우리가문의 신이라지만. 타키군은 아무런 관련도 없잖아.
─ 바보야. 이거 네 몸이잖아. 나도 해야 되는 게 맞는 거지. 에휴...
대꾸하는 타키에게 가볍게 미소를 지어주는 미츠하. 이번엔 미츠하가 타키의 손을 끌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은 의외로 좁아서 두 사람이 움직이기엔 약간 불편함이 있었다.
─ 어둡고 좁네...
들고 있던 휴대전화의 손전등 기능을 활성화 하고 동굴 천정을 비춘다.
─ 어? 저건...?
미츠하는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천정의 혜성 그림을 보고 신기해하는 미츠하에게 타키는 조용히 이야기 해준다.
─ 아마 1,200년 전에 떨어졌던 혜성 인가봐. 나 이토모리에 대해 좀 조사했었거든. 지금 혜성이 떨어지기 전에 있었던 그 호수도 혜성추락으로 발생한 호수였어.
─ 아아. 그래? 나는 몰랐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미츠하. 그리고는 동굴 한쪽 구석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 이거 아직도 있네? 어? 이게 왜 봉인이...
한쪽 구석에 있는 자그마한 제단. 그 곳에는 타키가 요츠하와 같이 바쳤던 쿠치카미자케가 있었다. 둘 다 이끼가 많이 끼어 있어서 좀 닦아내야 했지만. 그 중 미츠하가 들고 있는 병은 뭔가 좀 이상했다.
─ 음. 이상하네. 내가 바친 건 지금 미츠하가 들고 있는 거고, 요츠하 꺼는 저기 있는 건데. 누가 봉인을 풀었나?
─ 지금 여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으니 이거 가지고 나가서 다시 한 번 살펴봐야겠다.
일단 자신의 쿠치카미자케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미츠하. 타키는 그런 미츠하를 따라 급히 동굴을 나왔다.
환한 곳에서 살펴봐도 봉인을 풀어놓은 흔적은 역력했다. 게다가..
─ 이거 마시기까지 했네? 양이 줄었어. 세상에 어떤 변태가 이걸 마신거지? 으... 내 침이 섞인 거라 엄청 부끄러운 건데...
술을 누군가가 마신 흔적을 보자마자 어쩔줄 모르는 미츠하.
─ 지나가던 등산객인가? 하지만 여긴 아까 봤다시피 등산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인데...
─ 도대체... 어찌된 일이지...
의문에 빠진 두 사람. 한참을 고민에 빠져 아무 말도 없는 고요한 시간에 또 다시...
꼬르륵.
─ 아으. 미츠하. 너...
─ 어머... 미안 타키군.
심각한 분위기를 확 깨버리는 배꼽시계 소리. 물론 지금은 타키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생체리듬은 너무도 정확했던 것이었다. 미츠하는 급하게 매고온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주먹밥 몇 개였지만 그래도 요기정도는 될 수 있는 양이었다.
─ 기왕 밥 먹을 거 여기 말고 저 위에서 먹을까? 배고프더라도 정상에 왔는데 그래도 경치는 봐야지.
타키의 제안에 따라 둘은 다시 정상으로 올라갔다.
☆ ☆ ☆ ☆ ☆
구름 아래로 살짝 보이는 8자 호수를 바라보며, 두 사람은 말없이 주먹밥을 먹고 있다. 배가 고팠지만, 그래도 천천히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 미츠하 덕에 타키는 그야말로 조금씩 주먹밥을 베어 물고 있었다.
─ 여기 물도 마셔. 적응하기 힘들지?
─ 아니야. 뭐... 그러는 너야말로 나랑 똑같이 먹는 건데.
살짝 태클을 걸어보는 타키에게 미츠하는 겸연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 아... 그건 습관이라서. 타키군의 몸으로 있어도 내 습관은 변하지 않아서 말이야.
─ 그건 그렇지. 꿈에서도 그랬으니까... 너 정말 내 몸으로 할 거 못할 거 다했더라. 심지어 내가 샤워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서로에게 몸 보는 것은 금지라고 했지만, 미츠하는 천상 본성이 여자아이라 땀이 나는 건 견딜 수가 없어서 하교 후 항상 샤워를 했던 것이다.
─ 헤헤 미안... 그러는 타키군도 마찬가지잖아. 내가 타키군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타키군이 하루 있다 가면 난 다음날에 그거 수습하고 해명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 나도 마찬가지거든요! 오쿠데라 선배 문제로 얼마나 곤란했는지 알아?
─ 그러는 너는! 매일 아침 내 가슴 만져서 요츠하에게 들키고 말이야!
밥 잘 먹다 말고 두 남녀의 말다툼 아닌 말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서로 몸이 바뀌어도 만나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바뀌었는데도 서로의 앞에 있으니 가능한 일이긴 했다.
─ 으... 아까 일어났을 땐 안 만졌잖아! 어제 그것 때문에 좀 아프기도 했고.
─ 왜 안 만진 거야! 어제는 그렇게 아기처럼 잘 만져놓고는!!
정도가 지나쳤을까. 두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깨닫고 갑자기 말문을 닫아버렸다. 갑자기 어젯밤의 일이 떠올라 둘 다 얼굴이 빨게 지고 말았다.
신나게 열을 올리다가 말없이 서로를 부끄럽게 바라보던 두 사람. 결국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아 한참 웃었네. 그래도 추억이네. 우리 둘이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 그러게 말이야. 즐거운 추억이네. 거기다가 지금도 이렇게 또 바뀌었고 말이지.
두 사람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겨진 과거. 그리고 지금은 또다시 바뀐 현재. 납득하기는 참 쉬웠다. 바뀐 기억은 있었지만. 그 기억은 오늘 아침의 뒤바뀜으로 아예 확실해져 버렸다. 거짓말이 아니고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잠시 서로를 바라보고 웃던 두 사람.
─ 배도 부르니 이 주변 한 바퀴 돌아보자. 여기서 보는 풍경도 좋네. 가슴 아프긴 하지만...
그렇게 제안한 타키는. 미츠하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돌이 많아 걷기가 어려웠는지 타키는 약간 쳐지기 시작했다. 미츠하는 그런 타키에 맞춰 속도를 늦춰 천천히 걷고 있었다.
툭...
타키의 발에 무언가가 차이는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 봤다. 발 치에는 녹슨 펜 한 자루가 뒹굴고 있었다.
─ 이게 뭐지?
사람도 없는 산 위에 펜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는지, 타키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상당히 오래됐는지 낡아서 녹이 잔뜩 슬어있는 그냥 평범한 펜. 뚜껑도 잘 열리지 않아 좀 힘이 들었다. 한참을 낑낑 댄 끝에 펜 뚜껑을 여는 순간 주변이 갑자기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잡담>
서버가 이상하네요 ㄷㄷ. 전편에 18금이라 이번편에서 몸이 바뀌어버려 타키가 고생하고 있습니다. 첫경험을 마친 여자의 그 다음날 아침은 좀 힘들다고들 하더라고요
몸이바뀌었음에도 별 충격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는 두 사람을 써봤습니다. 기억을 이미 찾았던 상태라 크게 놀라지 않았을 거라는 발상이었죠.
분량문제로 고민하다가 어제 다써놓은 부분을 이제야 올리네요. 지금 9화 쓰고 있긴 합니다.
너무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느낌이라 음..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술취해서 읽는건 자고 일어나면 읽겠습니다. 헿ㅋ
술취한 토마스여? ㄷㄷㄷㄷㄷ
헐... 펜을 매개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구나...
잘 읽엇습니당. 근데 녹슨 펜이요?!?!
참신하네요. 그 자리에 남아있는 펜 생각은 하나도 못했는데
펜떨에서 착안했지요~. 9편을 어떻게 끌고갈지가 문제지만... - 覚えてない?
펜으로 기억 찾아가는 것도 새롭지만 타츠하 미츠키 상태로 와서 기억 찾는것도 새롭네요 보통 본인 그대로 와서 기억 찾아가죠
두개를 다섞었습니다. 이제 수습을 어떻게 하냐가 문제겠죠 ㅎㅎㅎ;;;;;
잘 봤습니다. 몸이 바뀐 채로 신체에 오는 것은 저도 쓴 적이 있던지라 잘 와닿네요. 하지만 펜이 트리거가 되는 것은 꽤나 참신했습니다. 몸이 바뀐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모습도 좋고요. 다음 화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거 수습하는게 가장 큰 과제로 왔네요 고민많이하고 다음편 써야겠습니다. 휴... 감사합니다. 펜을 통한것은 펜떨에서 착안했습니다 ㅎㅎ..
언제 또 R18 나올까..
... 그만좀 찾아요... 저말고 야설가들 있는데 왜.. - 覚えてな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