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야!"
"아, 안녕. 미츠하."
교실 뒷문을 즐겁게 열며 미츠하는 당번이라 먼저 학교에 나온 소꿉친구에게 경쾌한 인사를 건넸다.
자리에 앉아서 피곤한 아침을 견디고 있던 양갈래머리가 퍼득 정신을 차린 듯 흔들렸다.
미츠하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자리에 앉으며 가방을 책상고리에 걸려다가 실수했는지 가방을 떨어트렸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가방을 주워 다시 걸었다.
그런 그녀의 어색한 미소마저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처럼 밝아보였다.
시간이 없었는지, 아니면 그저 귀찮았던 것 뿐인지, 평소의 올림머리가 아니라 포니테일을 한 그녀는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야, 야."
딱, 딱.
멍하니 미츠하를 바라보던 나는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왔는지 옆자리 친구녀석이 자리에 서서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병신아 표정관리는 좀 해라."
"어?"
친구는 자리에 앉으며 나에게 말했다.
"그렇게 좋으면 고백해 그냥."
"아니, 그..."
"뭐. 테시가와라 때문에 걸리냐?"
"그건 아니고..."
확 하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진다.
혹시라도 그녀가 날 눈치채지 않았을까 싶어 힐끗 고개를 돌려봤지만, 그녀는 창 밖을 내다보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쯧."
옆자리에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다시 고개를 돌린 내 얼굴이 더욱 달아올랐다.
"야, 너 그러다가 다른 사람한테 뺏긴다?"
"어?"
"어제 누가 미야미츠에게 고백했데."
"정말?"
순간, 교실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친 것이 원인이었다.
나에게 폭탄을 던진 친구도 시선이 쏠리자 당황한 듯 허둥댔다.
"아니, 시발아, 왜 소리를 질러?"
"아니, 그게 나도..."
잠시 어색한 침묵이 지나가고나자 다시 교실에 웅성이는 소리가 채워졌다.
"누가? 언제?"
"옆 반 녀석. 언제는 어제라고 말 했잖아."
"옆 반 누구?"
"알아서 뭐하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이야기를 돌리려는 친구의 말을 급하게 잘랐다.
"중요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차였어. 걱정말고. 중요한 건 다른거야."
"뭐가?"
"봐봐, 오늘 미츠하 평소랑 좀 다르지 않냐."
그 말에 고개를 돌려 미츠하를 바라보려했다.
"병신아, 좀. 보랬다고 진짜 보냐."
그 말에 다시 내 시선은 옆자리로 향했다.
"생각해보라고. 뭐가 다른지."
"어... 너무 많은데..."
"아, 그래, 시발. 네 눈에는 존나 다르겠지."
그렇게 말한 친구녀석은 자기 머리를 가리켰다.
"포니테일이잖아."
"그게 왜?"
"그게, 미츠하가 요즘들어 자주 고백받는 건 알지?"
그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평상시에는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하는데, 포니테일인 날은 아니란말이야."
"어?"
"여자애들 말하는 걸 들어보니 그렇더라고."
"근데 그게 왜?"
"봐봐, 오늘 고백하면, 미츠하는 집에 가서 생각해보겠지? 그럼 너에 대해서 좋게 생각할 시간이 더 길어지잖아? 그러면 고백을 받아 줄 확률도 올라가지 않을까?"
뭔가 논리적 비약이 심각해 보였지만, 솔깃한 말이었다.
"그러니 기회는 지금이라 이거지."
잠시 생각해봤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나중에."
내 말에 친구는 기가 막히다는 듯 콧방귀를 내뿜었다.
"나중에? 그러다 졸업하겠다."
"아니야, 그 전에 고백은 할 거야."
"아 예. 그러시겠죠."
친구녀석 너머 교실 앞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게 보였다.
"쌤 왔다."
내 말에 친구는 앞을 향하고 앉았고, 어수선했던 교실도 서서히 정돈되어갔다.
교실 분위기가 안정되자, 단상 앞에 선 선생님이 조례를 시작하셨다.
하지만, 난 미츠하에 대한 생각을 하느라 선생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요즘들어서 그녀의 행동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그게 더 매력적이었다.
콩깍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그녀의 인기가 올라간 걸 생각하면 착각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건 내가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급해져야 했겠지만,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은 차분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일 교시 수업 열심히 들으렴."
"네에."
선생님의 말에 대답하는 학생들의 대답이 길게 끌렸다.
그렇게 선생님이 교실에서 나가시자, 다시 교실이 왁자지껄 해졌다.
난 고개를 돌려 미츠하를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창 밖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난 고백을 미루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저 모습만으로도 충분하기에.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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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글
아니 무슨 저 글 올라온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글을 만드세요.... 진짜 대단...
202갑...!
저 글을 보고 이런 글을 ㄷㄷ
퍞ㅍㅍ펴펴ㅓㅑㅏㅑ
무슨글보고 쓰신거에요? 링크좀요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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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