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4b2c534ebd335a3&no=29bcc427b28a77a16fb3dab004c86b6fb0c4686306b515a7894dbac9461812666ffc9eefedd67cfb94063ad2d003354769dd2d76c7e7136af88c4f68c2e4

※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

마음의 거리 // (원작 링크)

자그마한 용기 // (원작 링크)

연애 초보 // (원작 링크)

떨어져 있으니까 // (원작 링크)

선물 // (원작 링크)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 // (원작 링크)

그건 마치 꿈결처럼 // (원작 링크)

한 우산 아래 // (원작 링크)

백지의 항로 // (원작 링크)

두 사람의 미래 // (원작 링크)

결의를 가슴에 // (원작 링크)

이곳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걸음 // (원작 링크)

멍해질 만큼 뜨거운 것 // (원작 링크)

지금까지, 지금부터 // (원작 링크)

너의 모든 것이 // (원작 링크)

터닝 포인트 전편 // (원작 링크)

터닝 포인트 후편 // (원작 링크)






- 떨어져 있으니까

시리즈의 4편으로, 전편에서 이어집니다.

R-18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만, 쓸 수 없었기에 그 직전까지입니다. 그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매번 다음 화를 기대한다는 코멘트를 받아서, 굉장히 기쁩니다. 서투른 문장입니다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나, 미야미즈 미츠하는 지금 매우 혼란스럽다.

지금 이 곳은 내 방임에 틀림없다.

단지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방에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다시 말해 타키 군이, 날 위에서부터 덮고 있는 상태다.

즉, 간단히 말해 밀어넘어뜨리고 있다.


「타, 타, 타키 군.」

「미츠하는 싫어?」


타키 군의 눈동자에 맺힌 열기가, 시선을 통해 나에게도 전해져온다.

빠른 전개 탓에 생각이 미치질 않는다.


「미츠하…」


다가오는 타키 군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린다.

이런 것에 흥미가 없었을 리가 없고, 상대가 타키 군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심장이, 지금껏 느껴본 적 없을 만큼 빠르게 고동치고 있다.

얼굴 따윈 이제 폭발해 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뜨겁다.


「타키 군, 잠시 기…」


끝까지 말하기 전에 입술이 막혀버렸다.

뜨거운 입맞춤에 머리 뒤편이 찌릿찌릿거려, 그대로 녹아버릴 것만 같은 감각이 다가온다.

무너져가는 이성의 한 켠엔, 어딘가에서 이걸 바라고 있었던 스스로가 있어서는, 

더더욱 깊어져가는 입맞춤을 멈출 수 없는 나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시간은 타키 군과의 재회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키 군이 곁에 있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기뻐서, 자연스레 헤실거리고 말지만 멈출 수가 없다.

아무렇지도 않은 대화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 몸의 피가 얼굴에 쏠려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 날 이후로 좀처럼 못 만나러 와서 미안했어.」


오랜만에 재회한 버스 정류장으로부터, 피해를 면한 마을 쪽으로 걸어가며 타키 군은 미안하다는 듯 말을 꺼냈다.


「좀 더 빨리 오고 싶었는데 말야. 시간도 돈도 모자라서 좀처럼 올 수가 없었어.」


그건 타키 군이 사과할 일이 아냐.

아무리 우리가 서로 좋아한다고 해도,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결국 우린 고등학생.

살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고를 수도 없고, 금전적인 여유도 없다.

그래도 타키 군은 만나러 와주었다.

내게 이것보다 기쁜 일은 없어.


「그 날, 미츠하에게 고백했던 날엔 일찍 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니까 말야. 만나서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었어.」


타키 군에게 고백받은 건 혜성이 떨어지고 1달 뒤의 일.

내겐 1달이지만, 타키 군 입장에선 몸이 바뀌는 현상이 끝난 직후에 와주었던 것이기에 

늦었던 건 아니지만, 그 날엔 서로 시간이 없었다.

타키 군은 함께 왔었던 츠카사 군과 오쿠데라 선배와는 별도로 움직였던데다, 

예정보다도 돌아가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었다.

나 역시 재해의 영향으로 분주했었기에, 바쁜 나날 와중에 서로 천천히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곧바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말았던 것이다.

재회의 기쁨과 고백받은 일에 들떠선 그 때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지만, 

타키 군을 바래다주고는 곧바로 다가왔던 쓸쓸함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여태껏 미츠하를 만나고 싶었어.」


몇 번이고 전하려 했지만 몇 번이고 삼켰던 그 말.

역시 타키 군은 모두 간파하고 있었던 걸까.

그래도 좋아.

타키 군도 나와 마찬가지로 생각해주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나도 타키 군이랑 여태껏 만나고 싶었어.」


얽힌 시선, 그 눈에 비치는 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거리.

경험이 없으니까, 이럴 땐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

뺨을 어루만지는 손에 약간의 간지러움을 느끼며, 눈을 감는다.


첫 키스는 레몬 맛이라고 하지만, 그 키스는 너무나도 달콤해서, 한껏 행복을 가져다주는 그런 것이었다.


…………


도중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던 탓일까, 어째서인지 대화가 이어지질 않았다.

물론 어색해서가 아니라, 다만 서로 수줍어선 능숙하게 말하지 못했을 뿐.

그 증거로, 어느새 쥐어진 손은, 또렷이 이어져 있는 채.

조금쯤 번진 땀으로부터 타키 군의 체온이 느껴진다.


「도착했어 타키 군. 저기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야.」


혜성의 피해반경에 내가 살던 집과 신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지금은 가설 주택에 살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버지가 이장이었던 것도 있어서, 

어느 정도의 혜택도 있었던 듯 가설 주택이라고 해도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집이다.

조금은 거리낌도 있었지만, 다른 주택에 비해 그만큼 입지가 나쁘니까, 반쯤은 무리하게 스스로를 납득시켰었다.


「다같이 살고 있는 거야?」


타키 군이 얘기하는 다같이라는 건 할머니와 요츠하, 그리고 아버지 얘기겠지.

몸이 바뀌었을 때 타키 군과 면식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특히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 없다.


「일단은 다같이 살고 있지만. 아버진 바쁜 모양이라 그다지 집에 와있진 않아. 

  요츠하도 마침 아버지에게 가 있어서 오늘은 안 돌아올거야.」

「그렇구나. 요츠하랑도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아버지도 오늘은 안 계신데 괜찮아?」

「아니, 뭐, 만나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뭐.」


타키 군이 말끝을 흐리며 쓴웃음을 흘린다.

아무래도 혜성 낙하 직전에, 내 모습을 한 채 아버지의 멱살을 힘껏 잡아버린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여자친구의 아버님이라고 한다면, 남자친구로서는 이야기를 꺼내는 데에 각오가 필요한 거겠지.


「그러고 보니 미츠하는 이제 괜찮아?」


그게,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았었잖아, 조심스레 물어보는 타키 군이었다.

그 재해 이후, 극적인 사건은 없었지만 나와 아버지 사이는 꽤 부드러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곤 해도 오랜 시간 새겨진 마음의 간격은 깊었던 데다, 만날 기회도 적어서, 

아직도 인사 내지는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전달하는 정도밖에 없는 현실이다.

단지, 그것조차 없었던 이전에 비해서는 꽤 커다란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으―음, 조금은 괜찮으려나.」


그리고 그 계기가 되었던 것이 혜성 낙하였으니, 정말 세상 일은 모를 일이다.


「타키 군 덕분이야.」

「어? 난 딱히 아무 것도 안했잖아.」


고개를 갸웃거리는 타키 군, 하지만 그 때 타키 군이 움직여 주었기에 아버지도 움직여 주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타키 군은 꽤나 신경쓰고 있는 눈치지만, 아버지를 격렬히 설득했던 그 때의 일이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행동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아무 말 말고 받아줘.」

「아니, 그러기는 좀…」


납득할 수 없는 표정의 타키 군, 하지만 내가 이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거라 깨달았는지 이내 체념한 듯 어깨를 으쓱인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 마음만큼은 조금쯤은 내 마음 속에 간직해두고 싶다.

나만이 알고 있는 타키 군의 무용담.


「자, 가자 타키 군.」


언젠가 제대로 이야기해줄 테니까, 지금은 잠깐 내 맘속에 간직하게 해줘.


…………


집의 한 켠, 가설 주택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일본식 방.

그곳이 지금은 할머니의 방이다.


「어서 오게. 멀리서 오느라 피곤했겠구만.」

「아뇨, 괜찮습니다.」


우선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려 타키 군을 데려왔지만, 첫 인사부터 이미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모습이다.

첫 만남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몸을 통해 만났던 것과는 역시 상황이 다른 걸까.


「잠깐 타키 군, 너무 딱딱하잖아.」

「무리한 얘기 하지 마, 긴장하지 말라고 해도 어렵다구.」


그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서, 할머니께 들리지 않게끔 속삭여봤지만, 상당히 초조한 듯한 대답이다.


「그리 긴장하지 않아도 되네,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우리 대화가 들렸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할머니는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다.

곁의 타키 군을 보니, 아까까지 굳어있던 표정이 지금은 놀라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아마도 나 역시 같은 표정이겠지.


「꿈 속의 사람이 이토모리를 구하고, 결국엔 꿈에서 나와선 눈 앞에 있다니. 이렇게 기쁜 일도 흔치 않으이.」

「할머니, 알고 있었어요?」


분명 할머니는 말씀 도중에 의미심장한 이야기도 간혹 하셨었고, 

놀랄 때도 있었지만, 설마 정말로 모두 꿰뚫어보고 계셨을 줄은 몰랐다.


「미야미즈 가문의 여자는 젊었을 적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꿈을 꾼다고 전해져 온단다. 

  그건 나도, 네 어머니도 겪었던 일이야.」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스스로 경험했던 일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분명 요츠하에게 이야기해 줬다면 코웃음치며 드러누워버릴 것조차 눈에 선하다.


「하지만 그건 물거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고 또 잊혀지고 말지. 

  지금에 이르러선 그 때의 기억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구나.」

「할머니…」

「그렇지만 어떻든 두 사람은 꿈을 현실로 바꾸어서, 많은 생명을 구했구나. 

  운명이라는 이름의 쐐기를 뽑아버리고, 결국 두 사람 다 여기에 있구만.」


잠시 말을 끊으시더니, 할머니는 나를 바라보고 또다시 타키군을 바라보고 계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츠하를, 그리고 이토모리를 구해주셔서.」


조용히 타키 군에게 고개를 숙이셨다.

그 모습에 조금 전까지 침묵에 잠겨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타키 군은, 방금 전과는 또다른 모습으로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그, 그런, 저 같은 사람에게 고개숙이지 마세요. 

  전 단지 미츠하를 구하고 싶어서, 솔직히 말해 그 이유뿐이었습니다. 

  그게 어쩌다보니 좋은 결과가 된 것일 뿐인데다, 결과적으로 엉망진창이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이토모리를 구한 건 미츠하입니다. 그러니까 제게 감사하시지 않으셔도…」


당황한 듯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늘어놓는 타키 군이었지만,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신 채였다.

그리고 나 또한,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타키 군이 정말 나만을 구하고 싶었다면, 그 날 멀리 도망쳐 버렸다면 그뿐이었을 것이다.

내가 되었던 타키 군이었다면, 그게 더 간단했고 무언가 행동하는 것보다도 훨씬 빨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그런 엉뚱한 짓까지 벌이며 모두를 구하려 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결국 마지막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나는 타키 군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 걸었을 뿐, 실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


「타키 군, 할머니의 감사를 받아주지 않을래?」

「아니, 그래도 말야.」

「타키 군에게도 생각이 있겠지만, 우리가 타키 군에게 감사하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부탁할게.」


타키 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다.

그래서 더더욱, 할머니의 마음은 꼭 받아주었으면 했다.

이토모리를 구한 이름없는 영웅이.


「알겠습니다.」


내 설득을 받아들여 준 것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심 끝에 타키 군은 그렇게 말해주었다.


「하지만, 저도 할머니껜 감사하고 있습니다. 미츠하와 몸이 바뀌었을 때, 

  아무것도 몰랐던 저에 대해 여러모로 걱정해 주셔서요. 

  그래서 저 역시 몸이 바뀌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었고, 

  이 곳을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타키 군 역시 그리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 말과 광경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몸이 바뀌었던 상대가 타키 군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미츠하의 상대가 자네라서 다행이야.」


드디어 고개를 드신 할머니께서,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자넨 미츠하의 진짜 미소를 되찾아주었다네. 무엇보다도 그걸로 충분해. 가슴을 펴게나. 미츠하를 잘 부탁하네.」


다시금 말씀하시고는 타키 군에게 고개를 숙이는 할머니를 보며, 나는 마침내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건 타키 군 역시 마찬가지인 듯해서, 그 눈에선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난 이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한다.

바라건대 이 행복이 쭈욱 이어지길.

그리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그 후,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몸이 바뀌었을 때 느낀 점과, 어째서인지 나의 어렸을 적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론 할머님이 곧잘 말씀하시는 마유고로 씨 이야기까지.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져서는, 저녁시간도 넘겨버리고는 밤이 될 때까지 멈춤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은 유한하고,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

할머니도 어느덧 쉬러 가셔서, 지금 깨어있는 건 나와 타키 군 뿐.

원래 타키 군은 저녁식사 후 마을로 나와서 비즈니스 호텔에 묵을 생각이었던 것 같지만, 

할머니의 자고 가라는 한 마디에 오늘은 집에서 묵고 가기로 했다.


「자고 가는걸 허락받은 건 정말 기쁜 일이지만, 이걸 어쩌지.」


아무리 넓은 집이라고 한들 가설 주택은 가설 주택.

방이 여러 개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손님방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다른 방은 아버지와 요츠하가 쓰고 있기에, 타키 군이 자고 가는 방은 내 방이 되는 셈이다.

물론 타키 군은 거실에서 자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이것 역시 할머니의 한 마디에 나와 같은 방에 자는 것으로 결정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자넨 미츠하의 연인이지 않은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데에 다른 이유는 필요없지 않겠나.”

  라고 말씀하셔서, 왠지 할 말이 없어져버려서 말야.」

「그러네.」


말하면서도 얼굴에 불이 날 듯 부끄러웠지만, 새삼 생각해보니 그건 우리 관계를 인정받았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따뜻해져온다.

무엇보다도 아침까지 타키 군과 함께 있을 수 있다.

기쁘지 않을 리가 없다.


잠시 동안,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상생활에 대해서.

학교에 대해서.

친구에 대해서.


그리고 어느 순간 대화가 멈추었다.


문득 타키 군을 바라보자, 타키 군도 날 바라보고 있었던 듯 시선이 마주쳤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또래의 남녀가 같은 방에서 자려고 하고 있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무리다.


「타, 타키 군,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피곤했지. 얼른 자자.」

「미츠하.」


의식하지 않으려 애써 냉정을 가장한 말은, 타키 군이 날 부르는 소리에 가려졌다.

심장박동이 두 배로 늘어나버린 것마냥 고동치기 시작했다.


「미츠하, 이쪽을 봐줘.」


평소와는 다른, 달콤하면서도 조금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면, 저항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 이상 없을 만큼 빨라져버린 두근거림을 필사적으로 숨기며 타키 군을 바라본다.


「무, 무슨 일이야, 타키 군, 꺅」


그 순간 넘어뜨려진 몸.

눈 앞 가득 다가온 타키 군의 얼굴.


「미츠하…」


그리고 맨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타키 군의 깊은 입맞춤에 숨쉴 틈 없이 내 의식은 이미 녹아내려버리고 만다.


「으응…」


간신히 멀어진 입술, 크게 숨을 내쉰다.

눈앞이 반짝거려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이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게 이런 걸까.

얼굴은 타오르고 가슴은 터질 것마냥 저려온다.

하지만,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기쁨을 느끼는 스스로가 있다.


「타키 군…」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내 목소리가 아닌 것마냥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실은 말야, 이렇게 서두를 생각은 없었는데 말야.」


내 위에서, 그 자세 그대로 타키 군이 말을 꺼낸다.


「그래도, 우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아무리 서로 신뢰하고 있어도, 만날 수 없을 땐 역시 쓸쓸하네.」


알고 있어. 나도 그런걸.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진 아무도 모르고, 보장도 없어. 

  미츠하와 계속 함께 있고 싶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모르는 거니까.」


그것도 알고 있어. 타키 군과 떨어져 있을 때, 그런 생각을 몇 번을 했는지 몰라.

혹시 지금 타키 군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난 어떻게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그런 재해가 있었기 때문일까, 그런 생각이 몹시도 현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많았다.


「그러니까 후회하고 싶지 않아. 그 때 이랬으면 좋았을 거라고 나중에 가서야 생각하고 싶지는 않아. 

  그게 미츠하에 대한 일이라면 더더욱. 오늘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 

  혹시 오늘같은 날은 다시는 없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난…」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음을 담아 이번엔 내가 타키 군에게 입을 맞추었다.

갑작스런 일에 생각이 멈추어 버렸었지만, 원했던 건 나도 마찬가지야.

기대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그냥 조금, 각오가 부족했을 뿐이야.


「나도 타키 군이랑 같은 기분이야. 조금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뿐이니까.」

「무섭지 않아?」


내 말에 조금쯤 안심했는지, 아까까지의 다급한 표정이 조금은 풀린다.

그리고 나를 걱정해준다.

그게 너무 기뻐.


「무섭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보다 지금은 타키 군이랑 하나가 되고 싶…은 걸까.」

「미츠하…」


넘어뜨린 채 나를 껴안아주는 타키 군.

따스함과 함께 전해진 고동은 너무도 빨라서, 타키 군도 나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다시금 기쁘다.


「상냥하게 할 테니까.」

「응… 와줘.」


다시금 겹치는 입술에 난 모든 걸 타키 군에게 맡겼다.


우리의 첫날밤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