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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입니다.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
-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 // (원작 링크)
- 그건 마치 꿈결처럼 // (원작 링크)
- 이곳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걸음 // (원작 링크)
- 멍해질 만큼 뜨거운 것 // (원작 링크)
- 지금까지, 지금부터 // (원작 링크)
- 지금까지, 지금부터
이번에도 이어지는 시리즈입니다.
요즈음 야한 이야기라든지 쓰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엔 진지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마음만 먹으면 이런 얘기도 쓸 수 있다구요!
도중에 몇 번이고 단편 쓰러 도망칠 뻔 했지만……
이야기도 슬슬 절정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느긋하게 써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리쬐는 햇빛, 그걸 반사하는 아스팔트.
지금 여기에 달걀이라도 깨어 넣으면 몇 분 내로 계란후라이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을 만큼 더운 날,
나는 묵묵히 역으로 걸어가고 있다.
미츠하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로, 비교적 입지가 좋은 편이긴 하지만,
이런 더위 속에선 5분이든 10분이든 걷는 것 자체가 지옥이다.
더구나 이제 막 정오를 지난 시각이라, 머리 위 태양이 가차 없이 작렬하고 있다.
애초에 한여름에, 그것도 가장 더울 이 시간에 어째서 난 집에서 나온 건가.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요츠하 때문이다.
대놓고 말해서 요츠하 잘못이다.
사실 그게 그 말이지만, 너무 더운 탓이니 너그럽게 봐주었으면 한다.
『이번 연휴에 언니랑 타키 씨 만나러 갈게.』
연락이라기보단 결정사항에 가까운 그 연락을 미츠하가 받은 건 3일 전이었다.
당황해선 사정을 설명하는 미츠하였지만, 이미 요츠하는 신칸센 티켓까지 끊어둔 듯,
미츠하가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뒤 연락한다는 계획적인 범행 같은 모양새가 되어
연휴 동안 집에 머물기로 되어버렸던 것이다.
나로선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지만, 미츠하가 꺼려했다.
연휴라고 해도 둘 다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기에 연휴엔 외출할 예정이 없었지만,
아르바이트 가게 사정 때문에 미츠하는 3일 연휴 중 이틀은 일하러 갈 예정이었다.
내 경우엔, 이번 달엔 평일에도 꽤 많이 일했었기에 연휴 중엔 하루만 일하러 가면 되지만,
미츠하로선 연휴를 함께 보내지 못하는 게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이외의 시간엔 조금이라도 함께 있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요츠하가 찾아오는 탓에 그러기도 곤란하게 되었다.
「그 애도 참……」
무척이나 불만인 듯한 미츠하였지만, 이미 정해진 일이니 뒤집을 수도 없다.
그 분풀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젯밤의 미츠하는 평소보다도 한층 더 응석을 부려왔다는 걸 지금 이야기해두고 싶다.
덕분에 수면부족이잖아, 정말.
이번에 요츠하가 갑자기 도쿄에 찾아오는 이유는 도쿄 관광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미츠하에게 전해 들었다.
이토모리에 살고 있는 요츠하에겐 도쿄는 굉장히 매력적인 곳일 거란 건,
처음 미츠하가 보여주었던 반응을 생각하면 명확하다.
따라서 그 방문 목적이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난 아마도 그 이외의 다른 이유도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한다.
미츠하와 도쿄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지 1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다.
둘 다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 둘이서 사는 것에도 좋은 의미로 익숙해진 즈음이다.
그 동안 미츠하가 귀성했던 건, 백중(百中)과 설날, 두 번 뿐.
교통비와 아르바이트 일정 등의 사정이 있다고는 했지만,
그보다도 아마 미츠하에겐 지금의 자유로운 도쿄 생활이 만족스럽기 때문이었던 건 아닐까.
이토모리라는 좁고 폐쇄적인 곳에서 살았던 데다,
심지어 집안 사정상 마음껏 감정을 드러낼 수도 없었던 그런 생활.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여기에 미츠하를 아는 사람은 없다.
입장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거기에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엔 좀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는 그런 생활.
누가 됐든 가급적 계속 머무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건 아닐까.
「타키~씨!!」
「오랜만이네.」
역의 개찰구에서 익숙한 양갈래머리를 발견했다고 생각하던 차에,
그 쪽에서도 날 발견한 듯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건 미츠하와 동거하기 위한 허가를 받으러 갔던 때니까, 벌써 2년이나 지난 셈이다.
좀 더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요 2년, 미츠하는 항상 홀로 귀성했었기에 만날 기회가 없었다.
결혼한 사이라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연인 사이니까,
너무 자주 그쪽에 얼굴을 내미는 것도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요츠하를 만나려면 그 길밖에는 없었던 탓이다.
「언니는 역시 아르바이트 갔구나.」
「그야 뭐 갑자기 온다고 했었으니까 말야, 쉰다고 하기도 힘들었겠지.」
「하지만 먼저 얘기했으면 언니는 타키 씨랑 지낼 거니까 시간 없다고 했을걸요?」
「미안하지만 아마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어떻게든 요츠하가 오는 날엔 휴가를 얻어보려 했던 미츠하였지만,
연휴인 탓에 일손이 부족했던 듯, 휴가를 얻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요츠하한테 손대면 안 돼……』
라는 엉뚱한 말을 남기고는, 원한을 품은 채 아르바이트하러 가던 미츠하의 표정은 한 마디로는 설명하기 힘든 것이었다.
적어도 나는 여자친구의 여동생에게 손을 댈 만큼 부도덕한 사람도 아니고, 애초에 어린아이에겐 흥미가 없다.
중학생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건 쓸데없는 걱정이다.
조금쯤은 남자친구를 믿어줘도 되는 거 아닐까.
「아무래도 언니 기분 별로인 모양이네요.」
「알고 있으면 다음엔 미리 연락해 줘.」
「생각해 볼게요.」
이거야 원, 우린 아마도 이다음에도 오기 직전에 연락할 게 뻔한 이 소악마에게 다시 휘둘리겠지.
우리들이라고 해도, 실은 미츠하의 기분을 풀어줘야 하는 내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
…………
더위를 피해 요츠하와 함께 급히 집으로 뛰어들어와서는 곧바로 에어컨을 튼다.
금세 시원해지진 않겠지만, 그 지옥 같은 햇볕을 맞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도쿄니까 조금은 좁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꽤 넓네요.」
「덕분에 좋은 방 찾았었거든.」
「여기가 두 사람의 보금자리라는 거로구만―」
「갑자기 왠 옛날 말투야.」
요츠하는 아무래도 나와 얘기할 땐 존댓말을 썼다가 안 썼다가, 말하는 방법에 일관성이 없을 때가 많다.
이전에도 거기에 대해 물어봤었는데, 아무리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 준다 한들, 연상은 연상.
그래서 일단은 존댓말을 쓰는 것 같지만, 가끔은 반말이 튀어나와버릴 때도 있다고 한다.
타키 씨는 역시 남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
그런 요츠하의 말에 몸이 바뀌었던 시절을 떠올리고 있자니, 미츠하로서 만났었던 요츠하가 겹쳐보였다.
몸이 바뀌었던 사실은 아직 설명해주지 않았는데, 약간의 위화감 탓에 이미 눈치 채고 있는 건 아닐까.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던 대로라면, 이것도 무스비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뭔가 차가운 거라도 마실래?」
「부탁드려요.」
「공교롭게도 보리차밖에 없는데 괜찮아? 뭐 싫으면 수돗물도 있긴 한데.」
「그 둘 중에서라면 당연히 보리차겠죠?」
그것도 그렇다며 중얼거리며 보리차를 준다.
여름 모드로 설정해둔, 차가워져있는 냉장고 덕분에 시원한 보리차,
찻잔에서 느껴지는 차가움 덕분인지 무척이나 기분 좋다.
「감사합니다.」
받아서 가볍게 한 모금, 차가움을 음미하듯 마시는 요츠하를 따라 나 역시 찻잔에 보리차를 따라선 단숨에 들이켰다.
아무리 더워도 차가운 걸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 좋진 않겠지만, 일단 그건 제쳐두자.
「그거 언니랑 커플 찻잔인가보네요.」
「어떻게 알았어?」
「언니 거니까 분명히 타키 씨랑 페어로 샀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확실히 미츠하는, 지금 쓰고 있는 이 찻잔도 그렇지만, 굳이 모든 걸 페어로 맞추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젓가락이나 찻잔에서 시작해선 슬리퍼나 잠옷, 심지어 스마트폰 열쇠고리 같은 것도 전부 페어로 맞추어두었다.
미츠하 말로는, 이러고 있으면 떨어져 있어도 항상 타키 군이랑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것 같았지만,
아마 그 이외에도 이유가 있겠지.
실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만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아마도, 미츠하는 마음으로부터 신뢰하며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심상치 않은 집착심, 독점욕, 그리고 그걸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의 주위환경, 어머니와의 영원한 이별과 동시에 찾아왔던 아버지와의 메워지지 않는 거리감,
그리고 한 번은 모든 걸 뺏어갔었던 그 혜성.
그런 거듭되어 온 요인들이 미츠하의 마음 속 어떤 강렬한 감정을 심어버렸던 건 아닐까.
그리고 지금 미츠하의 마음속엔, 나만의 착각이 아닌, 분명 내가 그곳에 있다.
그걸 잃고 싶지 않기에 나오는 무의식적인 행동.
그게 굳이 모든 걸 페어로 맞추고 싶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나는 추측하고 있다.
이 추측이 맞을 거라 생각하는 건, 미츠하만큼은 아니더라도 나 역시 그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서로에 대한 의존.
아마 우리의 관계를 솔직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이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하지만 이걸 표면적으로 받아들이긴 아직 조금 이른 것 같다.
아직 우리에겐 이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일 여유가 충분치 않기에,
분명 이걸 받아들였다간 무언가 문제가 생길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은 모른 척하고 있다.
언젠가는 마주해야만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조금 이르다.
우린 아직, 둘이서 보내는 달콤한 생활에 취해있고 싶기 때문에.
…………
미츠하가 돌아오려면 아직 30분 정도 남았으려나.
여태껏 요츠하와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것도 슬슬 끝나간다.
「저기, 뭔가 물어보고 싶은 거 있었던 거 아냐?」
요츠하가 이렇듯 갑자기 도쿄로 찾아온 데엔 이유가 있다.
그렇게 추측한들 무리가 아니다.
원래 친근하게 따르는 사이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니의 남자친구밖에 없는 집에 홀로 와 있는 건 과연 어떨까.
요츠하도 이젠 여자아이다.
더구나 미츠하에겐 좀 미안하지만, 언니보다도 더 분위기를 잘 읽고 다른 사람을 걱정해주는 아이다.
그런 아이가 미츠하가 말렸는데도 이렇게 찾아온 데엔 이유가 있다고 여기게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츠하가 없을 때를 노렸던 거라고 생각하면, 내게 뭔가 용무가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그리 생각했기에, 담소를 나누면서도 요츠하의 의중을 살피고 있었지만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미츠하가 돌아올 때까지 본심을 들을 수 없을 듯해서, 슬슬 계기를 만들어보려던 참이었다.
「역시 알고 계셨나요……」
「모르기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언니가 상대라면 쭉 숨기고 있을 자신이 있었는데.」
「미츠하에겐 실수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말라구.」
그 녀석 토라지면 오래 간다구.
그런 내 말에, 거실에 조금쯤 웃음소리가 퍼진다.
잠깐의 침묵 끝에, 요츠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숨기고 있기도 뭐하니까 솔직히 여쭤볼게요.」
「응.」
여기까지도 꽤나 번거로웠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입 밖에 내진 않았다.
그런 말을 한들 좋을 게 없을 테니.
「타키 씨는, 언니랑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내 반응을 살핀다든지, 마음을 엿본다든지, 그런 감정이 일체 들어있지 않은 눈으로 날 바라보는 요츠하.
그 한 마디를 하기 위해 나름 각오했던 모양이다.
「꽤나 단도직입적인 질문이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면 나도 얘기해주기 좋을 것 같은데.」
그렇기에 말을 돌렸다.
조금 나쁜 대답이었을지도.
실은, 시간을 벌었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질문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너무나도 직설적이라 나로서도 대답하는 데에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다.
어른이란 참 간사하구만.
「그러네요. 조금 추상적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이렇게 여쭤보면 어떨까 싶은데.
타키 씨는 졸업하고 나면 언니랑 도쿄에서 살 생각이세요?」
질문을 바꿔준 건 좋은데, 오히려 나로선 그리 원치 않던 질문을 받은 셈이 되었다.
아직껏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미뤄두었던 문제.
이걸 설마 지금 듣게 될 줄이야.
아마도 미츠하와 언제 결혼할 생각이라거나, 혹은 미츠하와 아버님에 대한 질문일거라 생각했었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질문이 닥쳐왔다.
「그건, 미츠하가 이토모리로 돌아와줬음 좋겠다는 뜻으로 생각해도 될까?」
때문에 난 다시 말을 돌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본심이기도 했다.
나조차도 아직 그 대답을 하기 위한 출발선상에조차 서있지 못한 상황이기에,
지금 거기에 대해 답을 내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도 지금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럼, 누가 물어보고 오라고 했던 거야?」
「그렇진 않아요. 단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여서요.
1년 전에 언니가 왔을 때, 왠지 먼 곳에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서……」
「먼 곳에 있다라……」
「도쿄로 가기 전이랑 똑같이 대했는데, 왠지 얘기를 나눌 때 잘 안 맞는다고 해야 되나,
언제나 먼 곳을 보고 있다든지. 뭐 아마 타키 씨 생각하고 있었던 거겠지만요.」
예상 적중.
하지만 이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다.
미츠하에 대해 추측했던 게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조차 엿보일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 언니가 정말 좋아요.
언니가 지금껏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 얼마만큼 즐겁게 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언니가 앞으로도 타키 씨랑 도쿄에서 살겠다고 해도 막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지금 언니는 타키 씨만 보고 있잖아요.
어떻게 들릴 진 모르겠지만, 길게 봐서 그건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정론이라 듣기에 거북하다.
눈을 돌려왔던 문제를 이렇게 정확하게 지적할 줄이야.
요츠하를 보니, 아까까지의 강한 그 모습은 어디로 간 건지.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그저 소중한 언니를 걱정하는 어린 여동생이다.
하지만 지금 나로선 이 아이의 불안을 없애줄 수 있는,
아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안심시킬 수 있는 그런 대답은 해줄 수가 없다.
「이게 대답이 될 거라는 생각은 아니지만 말야.」
그래서 차라리, 지금 내 생각을 솔직하게 전하기로 했다.
「나도 미츠하도 앞으로의 일에 대해선 눈을 돌리고 있어. 지금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니까.」
「알고 있는데도요……?」
「계속 즐겁다면,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걸 보려고 하진 않는 건 누구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건 도망치고 있을 뿐이라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문제로부터 눈을 돌린다 해도 아마 앞으로 미츠하와 함께 사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도쿄에서 함께 살고, 때가 되면 결혼해서, 순조롭게 아이가 태어나고 가족으로서 살아간다.
정말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미래의 그 광경.
하지만 그건 진정한 의미에선 이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 미래가 되면 지금 요츠하가 던진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가 없다.
미츠하와 아버님 사이의 깊은 골도 그대로일 것이다.
그리고 미츠하의 마음 속 깊이 뿌리내린 그 감정을 진정으로 이해해줄 날도, 오지 않겠지.
「그러니까 우리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지 않을래?」
미츠하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쯤은.
하지만 그걸 마주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각오가 필요하다.
그야말로 카타와레도키 때 가졌던 그 각오만큼이나, 큰 각오가.
「어떻게 될진 나도 잘 모르겠어. 어쩌면 요츠하가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 생길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그 문제는 꼭 정면으로 마주볼 거니까 말야.」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
요츠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미츠하와는 조금 다른 머리모양이지만, 쓰다듬을 때 조금쯤 간지러워하는 모습은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약속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미츠하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이 마음은 포기하지 않아.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
「그 약속…… 믿어도 돼……?」
「그래. 오히려 믿어주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스스로 결정한 맹세인 동시에, 날 지탱하는 소중한 것이다.
그러니까 날 믿어주었으면 한다.
「알았어.」
그리 말하며 날 보는 요츠하의 표정은, 아직은 조금 불안이 남아있는 듯하지만, 또렷이 앞을 바라보고 있다.
정말, 우리보다 연하가 맞긴 한 건가.
「고마워.」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에, 요츠하의 손이 겹쳐온다.
어째서인지, 그 모습이 마치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듯한 느낌이라,
반드시 지킬 셈인 그 약속이 마음속에서 더욱 강해져가는 느낌이다.
「타키 씨……」
「아―――!? 타키 군, 요츠하! 둘이서 뭐하는 거야!?」
무언가 말하려던 요츠하의 말을 가로막는, 귀에 익은 목소리.
시계를 보니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흘러있어, 미츠하가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올 예정이었던 시각이 되어있었다.
「손대지 말라고 했었잖아! 요츠하! 얼른 떨어져!!」
짐을 내려놓곤 그대로 마주앉아있던 요츠하를 빛의 속도로 떼어내는 미츠하.
제때 와 준건 좋지만, 조금은 분위기를 읽어줘.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도,
돌아오자마자 당황해하는 내 연인을 보아하니 요츠하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는 무언가 투덜거리고 있는 모양이다.
어이 미츠하, 여동생에게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구.
어쩔 수 없군, 지금은 요츠하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언제 내게 화살이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몹시도 화난 이 공주님을 달래주지 않으면 곤란할 것 같다.
「미츠하.」
「왜! 지금 요츠하 교육시키고 있으니까 타키 군은 잠깐 기다리…… 으읏!?」
마지막까지 말하기 전에, 미츠하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머리를 꼬옥 붙잡은 채, 단지 맞닿을 뿐인 키스가 아닌, 그야말로 할 때의 그것마냥 깊은 키스.
여동생 앞에서 할 일은 아니지만, 널 도와준 셈이니까 이 정도쯤은 못 본채 해줘.
「흐읏…… 하아……」
숨이 가빠 살짝 열린 그 입에 더욱 깊이 키스하며 혀가 얽힌다.
흘러나온 침이 바닥에 떨어지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처음엔 놀란 듯 조금쯤 저항하던 미츠하도 지금은 키스하며 꿈속에 빠져있다.
요츠하를 조르던 그 팔도 지금은 내 허리를 껴안고 있다.
살짝 눈을 떠보니, 벌써 미츠하로부터 대피한 요츠하가 보면 안 되는 걸 본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저기, 안 보는 척 하고 있지만 보고 있는 거 다 안다구, 요츠하.
뭐 목적은 이룬 것 같지만.
요츠하도 떨어져 있으니까, 지금은 미츠하를 안심시켜주자.
이런저런 생각은 들지만, 나도 슬슬 한계니까.
결국, 요츠하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린 한동안 키스를 계속했다.
미츠하를 넘어뜨리지 않은 날 칭찬해 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엔 미츠하의 난입으로 흐지부지되었지만, 역시 슬슬 우리가 안고 있는 이 문제와 마주해야만 한다.
그 때 어떤 결말이 다가올 것인지 지금의 나로선 전혀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츠하의 곁에서 걸어가고 싶다.
지금까진 나만의 결의였지만, 오늘부터는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기도 하기에.
그러니까 그 때까진, 조금만 더, 지금 이대로.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탈고끝...
댓글로 감상을 남겨주시면 원작자께 번역, 전달해 드립니다.
사춘기 중학생 앞에서 뭐하는거냐 늬들..... 벌써 2학년이라니 시간 흐름이 빠르네요. 이 페이스대로면 아예 신혼 시기까지 다루시려나... 질투하는 미츠하가 귀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편... 연애하다보면 서로 너무 의지하게 돼서 오히려 그게 문제가 될 때도 많은데 그런 미묘한 부분이 참 잘 서술되었던 듯함... 타키미츠는 서로 너무 의존해도 이상할 것 없는 애들이니...
이분 팬픽 보면 너무 현실감 있게 그려내서 좋다... 별마을 작가처럼 인슐린은 없겠지?ㄹㅇ..
언제나 언니를 걱정하는 요츠하 보기 좋네요 이 편이 마음에 들고 좋더라고요 지금 서로에게 문제점을 알면서 그것에 대해서 타키에 생각하는 부분을 충분히 현실성도 있으면서 잘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번역 감사합니다
ㄴ적어도 여태 나온거만 봐선 인슐린은 딱히 없는듯... 다소 현실적일 뿐... 사실 경험담이라 그러더라
ㄴ약간 그 뭐라고 해야되나 츠카사도 그렇지만... 조숙한 걸로 생각하는게 진행에 더 도움이 된다는 편의주의적인 부분도 없지는 않을듯... 사실 내 머릿속에서도 요츠하는 조숙한 이미지라 작가양반의 해석에 동의하는 편이지만...
잘 읽었습니다. '상실'이나 '헤어짐' 같은 걸 겪었었기에, 그런 일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그걸 환기시키는 걸 요츠하가 맡게 된 건 위의 지적처럼 너무 어른스럽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눈치없이 자기만을 걱정해주는지도 모르는 미츠하가 귀엽네요. ㅎㅎ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타키미츠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분에서 팬픽의 차이가 많이 발생하는것 같아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타가놈이 너무 멋져서 적응이 잘 안된다.. 물론 충분히 멋진 놈이라곤 생각하지만. 이 작가에겐 저 정도까지 멋있는 남자로 보였던 걸까 하는 생각이. 그런데 저런 집착심이라고 함은 언젠가는 불안요소로 작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실제로 써먹을지 안 써먹을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