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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주말.

휴식으로 제공되는 그런 시간을 그냥 집에서 보내긴 아까웠던 그녀.

그와의 약속은 저녁 시간대였지만, 오늘은 낮의 한가함을 느끼고 싶었다.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선 그녀는 봄날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거리를 홀로 걷고 있다. 

혼자이지만 전혀 쓸쓸하지 않다.


서로 가끔은 자신의 시간을 갖자고 약속도 했다. 둘이 같이 있는 것도 좋지만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더 좋다는 그녀의 의견에 그도 동의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 특성 상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말이 두 사람에게는 크게 와 닿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그저 발 닿는 곳으로 걷다가 그녀는 한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를 워낙에 좋아하기도 했지만, 오늘 같은 날.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있기에 좋은 곳은 카페이상 가는 곳이 없었다.


'어서오세요.‘


친절한 카페 점원의 인사를 소박한 미소로 받은 그녀의 눈에 비어있는 창가 쪽 자리가 보인다.


평소에 그녀가 즐겨 마시는 커피는 카라멜 마끼야또. 

하지만 오늘은 카페 라떼를 시킨다.

가끔은 다른 것이 마시고 싶다.


창가에 앉아 조용히 밖을 바라 본다. 토요일 오후의 시내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활기차다.

그런 바깥과는 달리 카페 안은 너무도 조용하여 이곳만 다른 세상인 것 같다.


'맛있게 드세요.‘


주문한 커피가 나오고 그녀는 살짝 한 모금 맛을 본다. 씁쓸하면서 부드러운 맛. 

오늘의 분위기와 그녀가 지금 마시고 싶어 하는 것과 딱 어울린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바라본다.


얼마 전 그가 그녀에게 청혼을 하면서 건네 준 반지. 바라만 봐도 흐뭇해진다. 


'평생을 너와 함께 할게. 날 믿고 따라와 줘.‘


반지를 건네며 말한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은은하게 들린다. 

그 날 기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10년을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재회. 그리고 그의 부탁. 

그녀는 그런 그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했다. 이제 두 사람은 평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곁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되어주기로 했다.


회상에 빠져 있던 그녀는 바깥 풍경을 보느라 미처 보지 못한 카페의 내부를 조용히 둘러본다. 

원목의 소박한 인테리어. 화려하지 않지만 세심함이 돋보인다. 의자와 테이블도 신경 쓴 듯 원목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기분이 편안해진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참 좋아했지.‘


그 와중에 그의 생각이 난다. 나란 여자는 정말 어쩔수 없네. 그 없이는 어떻게 살려고.


괜히 부끄러워진다. 그러면서도 기쁨이 샘솟는다.


오늘은 조용히 혼자서 지내다가 저녁에 그를 만나려고 했지만, 그녀은 이내 핸드폰으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갑자기 보고 싶어졌어.‘


그리고 그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는다. 곧 나오겠다는 그의 답을 들은 그녀는 다시 창밖을 보며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차분한 기타와 피아노의 어울림. 재즈풍의 선율이 그녀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그녀는 앞에 있는 커피를 마실 생각도 잊은 채, 눈을 감고 조용히 음악에 빠져든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다.


이렇게 편안한 일상을 즐기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음악에 빠져 들고 있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모르겠다. 그녀는 그녀의 앞에 누군가가 앉아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심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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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그녀가 말한 카페를 찾아와서 같은 커피를 시킨 채 그녀의 앞에 앉아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는 그. 그런 그의 얼굴에도 온화한 미소가 퍼진다.


평온한 그녀의 얼굴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최근에는 회사일이 바쁘다고 거의 매일 칭얼대는 그녀의 모습만을 보다 보니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도 음악에 빠진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두 사람의 모습. 그렇게 시간은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어멋, 타...타키군?‘


먼저 눈을 뜬 그녀가 본 것은 그녀의 앞에서 마찬가지로 눈을 감은 채 음악에 심취해 있는 그였다.


'언제 왔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조용히 눈을 뜬 그는 그녀를 향해 상냥한 미소를 짓는다.


'미츠하가 조용히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할 때부터?‘


'어머...‘


다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자 그녀는 부끄러움에 사로잡힌다. 


'괜찮아. 난 그런 미츠하도 좋은 걸?‘


부끄러워하는 그녀에게 그는 웃으면서 대답해준다.


'아 몰라...‘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 역시 아무리 연상이라도 그녀의 행동은 귀엽다. 그렇게 따스한 두 사람의 오후는 흘러가고 있다.


<한잔의 커피 끝>


<잡담>


비가 오는날 감성이 터지네요. 오랜만에 순식간에 글 써본거 같습니다. 엔폴님 그림을 보자마자 딱 떠오르는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