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 미정)「노란빛 하늘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2차 수요조사 진행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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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Made by Re0)



【개요】 

2013년의 소녀 미츠하.

2016년의 소년 타키.

두 사람이 육교에서 카타와레도키로 만났다면?

황혼으로 엮어내는 또 하나의 이야기



【RE: 1부】 






【지난 줄거리】 

 3년 전, 티아마트 혜성이 이토모리에 떨어졌다.

 거기에 휘말려 의식 불명이 된 소녀를 방문하던 타키의 앞에, 자신을 동생이라고 소개한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다음날, 타키는 첫 여행길에 들렀던 그 길가의 라멘 가게에 들렀다. 병문안 차 이 근처로 올 때마다 이 가게를 방문했다. 타키의 그림 실력을 마음에 들어 하는 가게 주인에게 풍경화를 그려주는 대가로 이런 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잘 지냈어요, 도쿄 청년?”

  아주머니는 이번 주에도 아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두 분께서도 잘 지내셨어요?”

  “잘 지내고 말고. 근데, 이 아이는 누구니? 동생?”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잔 두 개를 들고 다가온 아주머니는 같이 들어온 소녀를 보며 타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애잖나. 미야미즈 집안의 둘째 딸.”

  주방에 남아 설거지를 하던 아저씨는 “못 본 새에 많이 컸구나.”라는 말과 함께 소녀를 금세 알아보았다.

  “어머. 반가워요.”

  “아, 네. 안녕하세요.”

  요츠하는 아주머니의 인사를 정겹게 받아주고는 다시 자기가 들고 있던 그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타키의 풍경화를 보며 내심 감탄하는 눈치였다.

  “자주 오나 봐요. 그나저나…… 그림 잘 그리시네요.”

  “으, 응. 칭찬이지? 고마워.”

  감사의 말을 전하는 타키를 보며 요츠하는 아직도 저번에 자신이 예전에 했던 일을 떠올렸다. 이런 풍경화까지 그려가면서 언니를 찾으려고 한 줄 알았으면 적어도 그렇게 화내지는 않았을 텐데.

  두 사람은 아주머니가 가지고 온 녹차를 이따금씩 홀짝이면서, 오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이유를 되짚어보기로 했다.

  “근데, 과연 그걸로 될까요?” 

  요츠하는 아직도 이번 여행의 목적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말했잖아.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할 거야.” 

  잠시 동안 망설이던 타키는 다시 한 번 각오를 내비치며, 탁자 위에 올려놨던 지도에 사인펜으로 짙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타키와 요츠하의 부탁을 받은 라멘 가게 아저씨는 식재료 트럭에 두 사람을 태우고 용신 산의 산길을 달렸다. 잔해만 굴러다니는 폐허가 된 마을이 바로 보이는 산의 분위기는 먹구름 낀 하늘과 겹쳐 왠지 을씨년스러웠다. 

  “우욱……” 

  바깥 풍경을 살피던 타키는 뒷좌석 쪽에서 들려온 울렁임 섞인 신음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요츠하 양. 멀미 하니?” 

  “아뇨…… 바깥 풍경이 좀……”

  타키의 걱정 어린 질문에도 요츠하의 목소리는 밝아지지 않았다.

  “무리도 아니지. 이런 풍경은 어른이 봐도 속이 메스꺼워지니까. 가끔가다 성지 순례랍시고 오는 녀석들이 있는데 대개는 한 번 오고는 다시 안 와. 근처에 볼 게 하나도 없으니까.”

  운전대를 잡고 있던 아저씨의 말에는 씁쓸함을 삼킨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마음이 무거워진 타키는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무리도 아니었다. 3년 전부터 지원이 끊겨버린 이토모리는 어느 누구도 재건할 엄두를 못 낸다는 듯이 버려진 마을이 되었다. 자기 고향이 폐허가 된 걸로도 모자라 구경거리 취급당하는 건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닐 터. 더군다나 어린 아이에게 있어 자기가 살던 집이 무너진 흔적은 차라리 잊고 싶은 악몽과도 같은 모습이리라.

  “여기서부턴 걸어가야 할 거야. 볼일이 끝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전화해라. 데리러 올 테니.”

  식재료 트럭은 산 중턱에 멈춰 섰다. 

  “태워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자. 올라가면서 먹어라.”

  라멘 가게 아저씨는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한 타키에게 보기만 해도 묵직해 보이는 보따리를 건네주었다. 상자의 형태가 드러난 걸 봐서는 도시락인 모양이었다. 아저씨는 보따리를 건네받은 타키를 보며 “네 그림. 이번에도 멋졌다.”라는 말과 함께, 슬쩍 주먹을 내밀었다. 그 주먹을 본 타키는 주먹을 쥐고 그 주먹을 아래로 살짝 건드렸다. 

  주먹을 위 아래로 한 번씩. 주먹을 맞대고, 이어서 팔 맞대기.

  “힘내라. 남자여.”

  아저씨의 말에는 응원의 힘이 들어가 있었다. 타키는 고개를 힘껏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방금 뭐한 거예요?”

  “사나이들만 할 수 있는 대화랄까.”

  트럭을 떠내 보낸 두 사람은 이제 인적이 사라진 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바스락 바스락거려야 할 낙엽 밟는 소리가 어째 물 먹은 스티로폼마냥 푸석푸석 거리더니, 산길 중간 즈음에 다다랐을 때 위쪽에서 빗줄기가 두 등산객을 향해 쏟아졌다.

  “춥지 않니?” 

  “아뇨. 괜찮아요.”

  결국 두 사람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근처에 있던 바위 아래쪽에서 비를 피하기로 했다. 

  “모닥불이라도 피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 가득한 중얼거림을 입 밖으로 꺼내는 타키를 뒤로 한 채,

  “제 기억이 맞는다면, 아직 거기 있을 거예요.”

  요츠하는 주먹밥 하나를 작게 베어 물었다. 도시락에 그득히 들어있던 주먹밥은 어디에 출품을 해도 인정받을 만큼 깊은 맛이 느껴졌다. 타키는 같이 들어있던 차슈와 숙주나물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자신이 들고 온 지도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목적지는 이토모리 산의 정상. 소녀가 일으킨 기적의 흔적이 지나간 미야미즈 신사의 신체. 그 신체에 남아있을 물건. 요츠하와 타키가 동시에 떠올린 물건. 

  지금은 거기에 걸어보는 수밖에 없다.


  “여긴 정말…… 오랜만이네.”

  산 정상에 도착한 요츠하는 자신이 눈앞에 둔 풍경을 보며 씁쓸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역시, 꿈이 아니었어……”  

  타키 역시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그 날, 언니를 대신해서 왔었죠?”

  “응. 맞아.”

  비록 몸은 지금의 몸이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함께 이 곳까지 온 적이 있다. 그 기억을 좇아 다시 이곳에 도달했다. 산 정상의 습지는 근 3년 동안 어느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아 잡초가 무성했다. 징검다리가 놓여있던 실개천은 연못마냥 크게 늘어나있었다. 유일하게 기억과 일치하는 부분이라곤 습지 한가운데에 놓인 고목뿐이었다.

  “업혀.”

  타키는 몸을 굽혔다. 워낙 불어버린 데다가 이제 겨울을 앞둔 늦가을의 강물은 어린 아이의 몸이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 

  어린 소녀를 등에 업은 타키는 조심스럽게 강가에 발을 담갔다. 처음에는 강물이 무릎을 적셨다. 거목을 향해 전진할수록 올라온 수면은 어느덧 가슴팍까지 올라왔다. 등에 업혀있던 소녀의 신발도 이따금씩 물기를 머금었다. 헛디디기라도 했다가는 그대로 강 아래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감촉이 발아래에서부터 올라왔다.

  이 너머는 황천.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삼도천을 건너고 있는 셈이다. 산 사람이 죽은 자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셈이다. 

  죽긴 누가 죽었다는 거야 하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 더 정확히는 강을 다 건너고 뒤늦게 들이닥친 한기를 어떻게든 참아내려고 이를 꽉 깨문 쪽에 가까웠지만. 


  거목 아래에 위치한 신체에 들어온 두 사람의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던 사당이었다. 

  거기에 있었다.

  “맞아. 기억났어.” 

  타키는 지금 자기가 눈앞에 둔 물건을 알고 있다. 

  쿠치카미자케였다.

  강을 건너서 저승에 온 사람이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기 위해 신에게 바치는 가장 소중한 것. 쌀을 씹어서 빚어내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술. 소녀의 몸과 쌀이 ‘맺어져서’ 만들어진 물건. 소녀가 신에게 바친 자신의 절반.

  쿠치카미자케는 두 개가 있었다. 왼쪽에 있는 것이 소녀의 것. 오른쪽에 있는 것은─

  “제 건 건드리지 마요.”

  “알고 있어.”

  지금 장난 칠 여유 같은 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녀의 생명은 타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타키는 왼쪽에 있는 병을 집어 들었다. 역시 3년 전 물건이라 그런지 이끼가 병을 두껍게 감싸고 있었다. 그 이끼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벗겼다.

  “여기, 위에 좀 봐요.” 

  스마트폰으로 내부를 이리저리 비춰보던 요츠하가 위쪽을 가리켰다.

  “혜성……” 

  타키는 감탄했다. 거기에는 벽화가 있었다. 혜성이 마을에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진 벽화였다.

  “그러고 보니, 언니는 그 날 여기를 한 번 더 왔었다고 했어요.”

  “그래. 이걸 보고 확신한 거야. 마을에 운석이 떨어질 거라고.”

  알면 알수록 이 미야미즈 집안에는 신비감이 넘쳐흘렀다. 이런 걸 신체에 그려서 운석을 예언하지를 않나, 고등학생 혼자서 사람들을 구해내지 않나, 그 와중에 누군가와 이어져 있으니 기다리자고 하지를 않나. 

  벽화를 주욱 둘러보던 타키는 나름대로 추측을 해 보았다. 3년 전의 사람과 몸이 바뀌어 왔다. 그러다가 몸이 바뀌지 않게 된 건, 그 3년 전의 운석으로 인해 소녀가 의식을 잃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운석으로부터 벗어났으니 더 이상 몸이 바뀔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정작 소녀는 그 운석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는 엇갈린 채 끊어져버렸다. 

  이제 이 끊어진 실을 이어야만 한다.

  타키는 들고 있던 쿠치카미자케의 뚜껑을 묶고 있던 실매듭을 풀어버렸다. 

  “그걸로 뭘 할 생각인데요?”

  “마실 거야.”

  “네?!” 

  타키의 발상에 요츠하는 기겁해버렸다. 

  “미쳤어요? 그걸 왜 마셔요?!” 

  “기억 안 나니? 무스비야. 무언가를 몸에 받아들이는 것도 무스비. 즉, 이어짐이라고.”

  “그런 것도 다 기억하고 있어요?”

  “어…… 어렴풋이는?”

  누구한테 들었더라? 자신의 기억조차도 의심스러웠다. 이 기억이라는 녀석은 이따금씩 떠오르면서도 어느샌가 흐릿해졌다. 붕 떴다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 걸로 이어지기는 할까요?”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지. 말릴 생각은 마. 나는 내 나름대로 진지하다고.”

  그 말과 함께 뚜껑을 마저 열어, 그 뚜껑에 술을 따르려고 했다. 이걸로 우리는 다시 이어진─

  “잠깐만요.” 

  그 행동을 요츠하가 제지했다. 

  “3년 전의 언니와 몸이 바뀌었잖아요?”

  “응.”  

  “그 술도 3년 전의 언니가 만든 건데.”

  “그렇지. 근데 왜?”

  “그럼…… 그걸 마셔도 3년 전의 언니와 이어지지 않아요?” 

  “어라?”

  아차.

  두개골이 ‘뎅’ 하고 울리는 느낌이었다. 

  요츠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이걸 마시면 어떻게 되는 거지? 바뀌기는 하나? 바뀌더라도, 누구와 바뀌지? 우리는 시간대가 엇갈려 있다. 지금 소녀와 자신 사이에는 3년이라는 차이가 있다. 잘못해서 3년 전으로 되돌아갔다가는 소녀가 일으킨 기적이 수포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확실하지 않다면 아직 이 방법은 완전하지 않다. 완전하지 않다는 건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네 말이 맞아. 자칫하면 위험해 질 수도 있겠어.”

  결국, 타키는 이 자리에서 마시는 걸 단념해버리고는 도로 뚜껑을 닫아버렸다.

  “두고 갈 거예요?”

  “다시 올 여유 같은 건 없을걸.”

  그 말과 함께 타키는 쿠치카미자케를 자기 배낭 안에 넣었다. “갖고 나가도 되려나……”라고 중얼대는 요츠하의 말을 애써 무시하려고 했다.


  신체를 나올 때부터 잦아들었던 비는 어느새 그쳐, 산 중턱으로 되돌아왔을 때에는 구름 한 점 없는 저녁노을이 두 사람을 반겨주었다. 

  “저…….”

  라멘 가게 아저씨와의 통화를 마친 타키는 요츠하가 자그마하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실은, 의사가 되어야 할까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왜?” 

  “언니를 깨우려면 그 방법밖에 없겠다 싶어서요.”

  …….

  ‘이거야 원. 진짜냐.’

  어디에서 봤더라. 미래에서 어떤 아이를 찾아 온 로봇이 현재에서 고장이 나는 바람에, 그 아이가 열심히 공부한 끝에 공학자가 되어 그 로봇을 다시 고쳐낸다는 내용의 이야기였는데. 그럼 이 아이는 그걸 언니에게 그대로 하려고 했던 건가.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졌네요.”

  요츠하의 표정에는 어느새 안심했다는 듯이 편안함이 담겨 있었다. 타키가 요츠하에게 보여 준 태도와 행동은 그 말 대로였으니까.

  “우니?”

  “안 울어요!”

  타키가 바라본 요츠하는 눈가를 닦아내고 있었다. 어느새 그쳤다고 생각한 비가 소녀의 얼굴에 내리고 있었다. 굉장히 당찬 아이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귀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곧, 이 아이도 자신의 언니를 그만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걱정 마. 요츠하 양.”

  눈물을 닦아준 타키는 소녀를 살며시 안아주었다.

  “꼭, 내가 구해낼 테니까.”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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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코멘트]

산노마츠리 끝나기 전에 일상편 써야 하는데... 하필 다음주가 기말고사네요.

누가 산노마츠리 스트리밍좀 해줬으면!



[작가 코멘트 2]

지난 화에서도 밝혔듯이, 작가가 놓친 부분은 '쿠치카미자케를 마시면 지금의 몸과 바뀌나?' 입니다.

원작에선 3년 전으로. 자기 걸 자기가 마시면 랜덤.

그럼 지금 시간대에서 몸이 바뀌려면? 

어디까지나 <노란빛>만의 2차 설정이므로, 공식 설정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