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黒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시리즈의 8편 '타키의 추억'입니다.
「너의 이름은. 」장편 시리즈는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공동작업으로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黒猫입니다.
전작 【미츠하의 추억】의 타키군 시점 이야기입니다.
본작에서는 타키 군이 좀 위기를 맞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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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든 위크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저녁, 나는 이토모리 마을 사무소로 향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현장감독으로부터 호출이 있었다. 그것만도 전전긍긍할 이야기인데 현장감독은 마을 복구 위원장이 나를 지명해 불렀다고 한 것이다.
그 전전긍긍 다음에 계단이 하나 더 놓여있을 줄이야..
나는 공포감에 몸을 떨었다.
「나 뭔가 저질렀던가?」
옛날부터 이런 느낌으로 불릴 때에 좋게 끝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음에 안 드는 놈한테 싸움을 걸거나, 정말 그리고 싶은 풍경이 있어서 보호목 위에 올라가거나.. 뭐 전부 내 잘못이지만.
하지만 이번엔 정말로 짐작 가는 곳이 없었다.
아무래도 나이도 먹고 했으니 싸움을 거는 일도 나무에 기어 올라가는 일도 없다. 그건 젊은 날의 치기라고 불릴만한 것이다.
단 동료들과 의견이 충돌해 결과적으로 싸움 비슷한 일이 일어난 건 가끔씩 있었지만..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사무실로 향하는 계단에 다다랐다.
이 계단이 『처형대으로의 계단』일지 『천국으로의 계단』일지는 위원장실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 하고 마음을 고쳐먹고 접수처로 향했다.
비서로 보이는 사람에게 안내받아 『정장실』이라고 쓰여있는 문을 열었다.
그러자 의자에 앉아있던, 험상궂은 표정의 남성이 일어나 나를 노려보았다.
아아.. 처형대였구나..
바로 그렇게 느낄 정도로 위압감이 있었다.
개구리가 뱀의 시선을 느낀다면 이런 느낌이 들까.
그 강렬한 시선에 압도당해서 그런 건지, 마음이 오히려 평정을 되찾기 위해 즐거웠던 추억을 주마등처럼 흘려주었다.
그것은 저번 주 토요일에 있던 일이었다.
2.
나와 미츠하는 지금 도쿄의 어느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걸어가고 있다.
... 손을 맞잡기까지도 정말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갑자기 이상한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손에 땀은 흥건하고 (내 땀이지만) 이상하게 보일까봐 여러모로 돌리고 돌려서 겨우 맞잡은 것이다. 뭐 자세한 사연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해두고.
어쨌든 그래서 오늘의 미츠하 패션은 어떠냐고 묻는다면, 무릎까지 오는 흰 원피스에 얇은 노랑색 가디건을 걸치고, 조금 커다란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늘도 그 머리를 빨간 끈으로 묶고 있었다.
얼핏 보면 『온실 속의 화초』라는 말이 떠오르는 옷차림이었다.
미츠하가 갖고 있는 그 청아함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어제까지는 질끈 묶은 붉은 끈에서 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하얀 색도 잘 어울리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쉽게 말해서 엄청 귀여웠다.
「있잖아, 미츠하 엄청 귀여운 거 알아?」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실수로 내뱉어버리나.
「귀, 귀엽!? 이, 있잖아 타키 군? 사람 앞에서 그런 말 하는 거 금지라고 했잖아!? 그런 말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타키 군 껴안고 싶어진다고!」
「그럼 몇 번이고 말해줄게. 미츠하는 정말로.. 으읍.」
내 입이 순간 미츠하의 손으로 막혀버렸다.
미츠하는 울먹이며 볼을 빨갛게 붉히고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흔히 묘사되듯 눈이 X자로 되어있는, 마치 그런 표정.
「미안, 미안.」
미츠하의 손에 행여나 상처라도 생기지 않게 살짝 손을 떼어놓는다.
「미츠하가 진짜 귀여우니까 어쩌다보니 그렇게 본심이 나오고 그러는 거야.」
「그렇게 좋게 좋게 말해줘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건 알지?」
라고 말하며 휙 등을 돌려버리는 미츠하.
역시 귀엽다.
이런 두서없는 이야기조차도 마음속에 사무쳐온다. 사랑이란 참 신기한 건가보다.
오후에는 같이 영화를 볼 예정이었다.
맞잡고 있던 손에서 점점 열기가 느껴져왔다.
둘이서 막 떠들어서 그럴까, 괜히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신경쓰지 않고 우리는 영화관으로 발을 옮겼다.
3.
그 영화는 『생이별한 형제가 수십 년 만에 기적적으로 재회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꽤나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었는데 미츠하는 어땠어?」
「...」
미츠하의 상태가 좀 이상했다.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 미츠하? 미츠하?」
「아, 미안해 타키 군.」
일 때문에 피곤해서 그렇냐고 물어보니 이유는 달랐던 모양이다.
「나 말이야, 방금 영화 보고 느꼈어. 이대로 나만 그 날들을 잊은 채 살아도 될까, 하고.」
그랬구나.
하긴 아까 영화에서 무사히 형제가 재회한 뒤, 생이별하기 전과 후 인생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불가능했다.
서로의 기억에 빠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타키 군이 나보다 더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고, 만약 타키 군한테 있어서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 내가 그걸 잊어버렸다면 난 무책임한 거고, 그래서..」
그래서 난, 미츠하가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앞으로 평생 타키 군이랑 함께하고 싶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나누고 싶어. 그러니까 만약 그 때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면..」
미츠하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남자로서 내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알았어. 도와줄게.」
「응..?」
「미츠하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게 나도 도와줄게. 그러면 내 기억들도 자연히 돌아올 지도 모르고. 아까 영화처럼 서로의 과거도 미래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미츠하가 눈가에 살짝 눈물을 보인다.
「타키 군... 고마워.」
그녀가 미래의 이야기까지 해주는데 그야 뭐든지 다 도와주고 싶은 법이다. 미츠하는 내 정말 소중한 여자친구니까.
4.
여기서 딱 끝난다면 아름다운 이야기일 텐데, 나는 그제야 그 사실을 떠올렸다.
‘어라? 미츠하 기억이 다 돌아오면 내가 아침마다 가슴 만진 것도 들키는 거 아니야?’
지금 사귀고 있는 사이라고 해도 그건 좀 곤란하다.
얼마 전에 가슴을 살짝 찌른 것만으로도 (뭐 정말 저질이긴 했지만) 미츠하는 그렇게 반응했으니 이번엔 기절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물리공격이 즉각 날아올 게다. 내 안면으로.
「이, 있잖아 미츠하.」
「왜? 타키군?」
평소처럼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대답하는 미츠하.
방금 전까지 눈망울에 담고 있던 눈물을 닦아내며 한 대답이었기에 파괴력이 더욱 증가했다. 아아, 귀엽다.
나는 이걸 말해야 하며 잠시 망설인 뒤, 시선을 하늘로 옮기며 이리 말했다.
「아, 아.. 역시 기억나지 않아도 좋은 기억도 있지 않을까? 요?」
아무리 봐도 거동이 이상한 나를 보며,
‘뭔가 수상해..’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미츠하였다.
5.
그 뒤 우리들은 다시 공원으로 발을 옮겨 직장 이야기를 했다.
미츠하는 신주쿠역 근처의 기업에서 사무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원은 꽤나 많은 규모 있는 회사지만, 가끔씩 일손이 부족하기도 해서, 요즘은 채용담당과 연수담당을 겸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을 듣자마자 이렇게 시간을 내서 만나준 게 정말 너무도 고마웠다.
그 뒤 내 직장 이야기를 했더니 미츠하는 엄청나게 놀란 눈치였다.
취직한 이유를 들려주었더니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나는 그 눈물을 보며 마치 무언가 보답을 받은 듯한 기분에 감격했다.
『소중한 사람의 소중한 것을 지키는 일.』
내가 아직 취업 준비생일 때, 무작정 그리 말하고 다닌 것도 틀린 것이 아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방금 전 한 약속의 일환으로 다음 주 말부터 시작되는 골든 위크 때에 이토모리로 같이 가기로 했다.
실제로 나는 취직한 뒤 자주 이토모리에 가게 되어서 기억의 잔편들도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
텟시나 사야찡도 얼굴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소중한 친구였다는 것 정도는 기억해냈다.
그러니 미츠하도 부디 이토모리에 와줬으면 했던 것이었다.
미츠하는 내 제안을 듣고 잠시 망설인 뒤, 승낙해 주었다.
기뻐하며 어디를 돌아다닐지 계획해야겠네,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만일에 대비해 물리공격을 막을 방어법을 생각하던 나였다.
6.
팟 하고 의식이 현재 시점으로 돌아온다.
아, 즐거운 한때도 다 끝난 건가.
나는 지금 이토모리 사무소 정장실 안에 있었다.
들어온 직후였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출입문 바로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약 4미터 전방에는 나를 째려보고 있는 위원장이 앉아 있었고, 내 왼쪽 뒤에는 비서로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나는 비서가 안내하는 대로 위원장 앞에 있는 소파 옆으로 이동했다.
가까이서 보니 박력이 더 넘쳐보였다.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모르겠어서 책상 위 삼각형 명패에 눈을 고정했다.
『정장 미야미즈 토시키』
라고 쓰여있었다.
‘어라? 미야미즈..??‘
그 이름자는 본 기억이 있었다.
아니, 그저 기억이 있는 정도가 아니다.
미츠하와 똑같은 성을 쓰며 이토모리 정장.. 아아, 뭔가 연결고리가 있다. 지금까지 끊어져있던 무언가가 이어지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방금 전까지 옆에 서있던 비서가 출입문 쪽으로 조용히 가버렸다.
‘퇴로가 끊긴건가!?!?’
도망칠 생각은 없어씨만 이 긴박감 속에선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엇다.
그러자,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당신이 타치바나 타키 군인가?」
「네, 넵!」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아도 되네. 자 앉게나.」
가까이서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보고, 확실히 기억이 되살아났다. 틀림없다.
이 사람은 미츠하의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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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토시키의 모습이 그려지는 글이네요
정작 중요한 부분이 안나오다니
시리즈 일람 수정해놨습니다 이전념글수정이 안돼서 이전편 다음편 보기 버튼이 시원찮으니 일람으로 확인해주세영
중요한 데서 끊긴게 아쉬운듯... 이사람 작품은 역시 호흡이 길어
진짜 중요한데서 끊네 쉬불 ㅠㅠ
또 중요한곳에서 끊어주는 작가님의 센스 ㅎㅎ 잘봤습니다
절단 신공 ㅠㅠ 개그랑 진지를 잘 넘나드시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