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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동갑내기 두 사람」시리즈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나루 작가의 작품 일람 (링크)

※ 개념글 수정이 불가능해진 관계로 작품 일람으로 목차를 대신합니다.







- 분기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지난번 이야기의 미츠하 시점 같은 느낌입니다.

클라이막스까지는 앞으로 몇 편 남았습니다만, 구체적으로 몇 편으로 끝낼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서투른 이야기입니다만, 한동안 어울려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홀로 거리를 걸어 다닐 때엔, 둘이서 걸을 때에 비해선 쓸쓸하지만, 대신 주위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만큼 평소에 난 곁에 있는 타키 군만 보고 있었다는 걸까, 그건 버릇 같은 거라고 할까, 당연한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상점가 안, 언제나 들르는 가게 옆에서 발견한 잡화점 씨.

얼마 전까지 있었던 카페가 어느새 다른 이름의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누군가가 얘기해 주거나, 오늘처럼 혼자 왔던 게 아니라면 알아채지 못했을 사실들.

그리고 신경쓰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들.


나도 그 정도로 바보는 아냐.

어느 정돈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고, 

내가 얼마만큼 타키 군의 존재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는 건 아니다.

맘에 든 카페에서 홀로, 조금 달달한 카페오레를 마시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함께 산 지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타키 군을 생각하는 내 마음은 진정되긴 커녕 끝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 속도가 멈출 기미도 무엇도 보이지 않아서 곤란하다.

아니, 타키 군을 생각하는 마음에 한계 같은 건 없으니까 딱히 상관없지만.


그러니까 오늘 역시, 용건이 있어서 나간다던 타키 군을 배웅하는 게 무척이나 괴로워서, 

가능하다면 함께 가고 싶었던 게 내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나도 그 정도 사리판단은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짓을 했다간 타키 군이 싫어하게 될 거란 건 알고 있으니까.


「알고 있는 거랑 납득할 수 있는 거랑은 별개 문제지만……」


이제 난 타키 군 없이는 살 수 없어.

자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최근엔 점점 더 강하게 떠올리고 말아선 곤란하다.

난 그래도 전혀 상관없고 오히려 환영할 정도지만, 타키 군 역시 그럴까 스스로 생각해보면 대답이 궁해진다.


날 좋아하는 건 틀림없다.

평소엔 무뚝뚝한 부분도 있고, 그야말로 서투른 부분도 많은 사람이지만, 

바다보다도 깊은 그 상냥함에 대해선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 상냥함이 날 향하고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에겐 쿨하다든지 시원스럽다는 말을 듣고 있지만, 

실은 타키 군은 의외로 응석꾸러기다.

이전에도 약간 졸린 듯한 타키 군이 낮잠을 자는 사이에 목욕하러 갔더니, 

나오자마자 내게 붙어선 전혀 떠나려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일어났을 때 내가 없으면 불안한 모양이라, 

붙어있지 않으면 진정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

머리 잠깐 말리고 오겠다고 말했을 때엔 조금 쓸쓸한 얼굴을 하더니, 

갑자기 무릎에 머리를 기대왔을 때의 내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뭐야 이 귀여운 생물은!?”

무심코 외칠 뻔한 그 말을 어떻게든 참아낸 날 누군가 칭찬해주었으면 한다.

그대로 잠들어버린 타키 군은 정말 귀여웠다.

덧붙여, 그 잠든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무심코 사진을 찍어버려선, 

스마트폰 저장 공간이 아슬아슬해진 건 비밀이야.

조만간 PC에 단단히 백업해선 영구보존해 두어야만 한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귀여웠어.


조금 얘기가 샜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타키 군 역시 날 좋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확신이 있다.

다른 이유 역시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다 얘기하다간 해가 지기는커녕 내일이 되어버릴 테니까 지금은 미뤄두자.


「난 타키 군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우리도 대학 3학년이니까 슬슬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곤란한 시기고, 

대학에서도 요샌 그 이야기가 연일 화제다.

이 회사가 좋다든지, 저 회사는 평판이 나쁘다든지.

다들 나름대로 조사한 자료를 추렴하고 공유하는 그런 나날들.

물론 나도 매듭을 만들어서 전해나가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기에 도쿄의 의류디자인 학과 계통의 대학에 왔다.

그러니까 앞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떠올리고 마는 건 늘 타키 군에 대한 것뿐.

타키 군은 어디에서 일하게 될까, 일하게 되면 어디서 살게 될까, 나도 그 곁에 있고 싶다거나.


「차라리 타키 군 곁에 있는 게 평생직장이면 좋을텐데.」

「어라, 그거 정말 멋진 미래상이잖아.」


뒤돌아보는 속도, 그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뒤돌아본 건 아닐까 싶을 정도.

설마 그런 내 부끄러운 망상을 누가 들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었고, 무엇보다도 들어서 좋을 것도 없는데.

이대로 목이 빠져 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홱 뒤돌아본 탓에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것 같지만, 지금 그걸 신경쓸 여유가 없다.


「안녕, 미츠하. 재밌어 보이는데 그 이야기 좀 더 들려주지 않을래?」


양손으로 턱을 괸 채 갸웃거리는 그 모습이 모델이라고 착각할 만큼 멋져서, 같은 여자인데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오, 오, 오쿠데라 선배……!?」


당황하는 날 바라보며 빨대로 아이스커피를 우아하게 마시는 오쿠데라 선배의 모습은 역시 멋져서, 

몸이 바뀌던 시절에 품었던 동경을 상기시키는 그런 모습이었다.


…………


음료를 각자 하나씩 추가하곤 약 1시간.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는데도, 경청해주는 오쿠데라 선배 탓인지 결국 이런저런 얘기까지 해버린 것 같다.


「일단 그런 거네. 이렇게까지 미츠하가 그리워하게 만들다니 타키 군은 얻어맞아도 할 말이 없겠는걸.」

「때리면 안 돼요.」

「농담이야. 그런 짓 했다간 네가 화낼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저주하듯이 바라보지 말아주겠니?」


내가 그런 표정 지었구나.

모처럼 오쿠데라 선배와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니까 무례한 태도는 실례잖아.

나조차 뭔지 모를 결심을 하곤 미소지으며 오쿠데라 선배를 바라보자, 

선배 역시 미소지으며, 마치 말썽꾸러기 여동생을 보는 듯한 얼굴이다.

그러고 보니 그 때 타키 군을 보던 오쿠데라 선배의 표정도 이런 표정이었던 것 같아.


내가 선배와 재회한 건 도쿄에서 타키 군과 함께 살기 시작했던 그 무렵이다.

둘이서 데이트하고 있을 때 우연히 만나선, 타키 군에게 소개를 받았다.

물론 나도 선배에 대해선 알고 있고 타키 군도 그건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게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다거나 함께 귀가했던 기억이 있다고 한들, 

선배에게 있어선 그건 어디까지나 타키 군과 한 거고 거기엔 내 자리는 없다.


“당신이랑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말해주셨던 그 때엔 그저 그 말이 무척이나 기뻤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 때 이미 선배는 무언가 눈치챈 부분이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몇 번이고 만날 기회는 있었는데도 딱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셔서, 

그저 우리가 착각한 건 아닐까 싶어져선, 그 이상 아무것도 물어보진 않았다.


모두 말해버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언젠가 타키 군과 그런 얘길 나눈 적이 있다.

진실을 안다는 건 기본적으로 중요한 일이고, 아는 게 모르는 것보단 낫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진실이란 건 때론 몹시 잔인해서,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초래된 경우 역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니까 타이밍이라고 할까, 그런 부분을 헷갈려선 안 된다.

그만큼이나 진실이란 건 소중한 것이고, 양날의 검 같은 것이기도 하니까.


실은 우리 얘길 선배에게 말씀드려도 그다지 바뀌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선배가 무언가 눈치채고 있든 그렇지 않든, 

실은 알고 있었다고 한들 몰랐다고 한들, 분명 별 일 아니라는 것마냥 받아들여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뭐라고 할까, 흐음, 그랬구나, 같은 가벼운 느낌으로.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저 타이밍이 문제였다.

왠지 말할 기회를 자꾸만 놓치고 있었을 뿐.


「저기 미츠하, 지금부터 시간 있어?」

「아, 저기, 네. 괜찮아요.」

「그럼 모처럼이니까 나랑 데이트할래?」


일정도 없고 한가했다며 내 영수증까지 들고는 계산하러 가시는 선배의 뒤를 급히 따른다.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

몸이 바뀌던 시절에, 타키 군을 위해 준비하면서도 마음속으론 가능하다면 내가 데이트하고 싶었던, 

그 사람으로부터의 제안.

그래서일까.

그 제안이 그저 기뻐서, 어른스러운 그 뒷모습을 쫓는 내 발걸음이 조금쯤 가벼운 건 분명 그것 때문일 거야.


…………


윈도우 쇼핑도 하고, 마음에 든 가게에도 들어가 보고, 걷다 지쳐 달달한 게 생각나선 카페에도 들른다.

이렇게 둘이 다니는 건 처음인데도, 전혀 힘들지 않고 자연스레 웃게 되는 건 역시 오쿠데라 선배와 함께여서일까.


여기에 와서 살게 된 이후로 타키 군 이외의 사람에게 이만큼이나 마음을 연 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 만큼이나 선배와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런 느낌이 들었기에 마음 역시 느슨해진다.


「저기 선배, 저, 앞으로도 쭈욱 타키 군이랑 함께 있을 수 있을까요……」


진심으로 그리 바라기에, 그 소원에 대한 불안 역시 언제나 따라다닌다.

언제나 그랬다.

소중한 건, 그게 소중하다고 자각할 때마다, 

손바닥으로 퍼올린 물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가듯 내 손에서 흘러나갔다.

혹시 이번에도.

그런 불만이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 뿌리를 내리곤 떠나질 않는다.


「미츠하는, 타키 군 좋아해?」


포장마차에서 산 음료수를 마시며 나무그늘 밑 벤치에 앉은 선배가 묻는다.


「물론 좋아해요. 타키 군 생각밖에 안 나는걸요.」

「그렇구나.」


그러니까 이만큼이나 생각하게 되어버려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밝은 빛 옆엔 반드시 짙은 그림자가 있다.

빛과 그림자, 마치 나와 타키 군처럼.


상냥하게, 듬직하게 날 좋아해주는 빛 같은 타키 군.

그에 비해, 비겁하게 언제나 그에게 의지하기만 하는 그림자 같은 나.


「그거, 타키 군에게 얘기해준 적 있어?」

「어……」

「네 솔직한 마음을 타키 군에게 제대로 얘기해 준 적 있어?」


아니오.

좋아하는 마음은 아낌없이 전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속, 나조차 알지 못할 불안과 걱정에 대해선 하나도 전해주지 못했다.


「연인이든 가족이든 나와는 다른 사람이니까, 갖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도 다를 거야. 

  물론 마음을 살펴준다거나 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완전히 상대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건 불가능하잖아.」


그 말대로다.

몸이 바뀐다고 하는, 그 이상 없을 만큼 서로가 되어보았던 우리들 역시 서로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싸우거나 울게 될 때도 있다.


「난 말야, 그래서 말이라는 게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말……?」

「전부 전해지진 않을지도 모르고, 이해해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말로 전해주는 게 전하지 않는 것보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전한다는 것의 중요성.

타키 군이 좋아한다고 말해줬을 때, 여태까지의 태도나 행동을 봐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


싸움 끝에 무심코 말을 뱉어버렸을 때.

그게 본심이 아니란 건 알고 있음에도, 상처입은 얼굴을 한 타키 군에게 몇 번이고 사과했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쭈욱 타키 군이랑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일단 그거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보면 난 중요한 건 항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요츠하에겐 내가 언니라며 슬픈 마음을 숨기고, 아버지가 집을 나갔을 때도 똑같았다.

분별없이 험담해대는 친구의 말을 듣고도 참고, 몸이 바뀌던 때조차 타키 군에 대한 내 마음을 숨겨버렸다.


「타키 군은, 이런 제 마음을 알게 되면…… 싫어하지 않을…… 까요.」


깊숙이 숨기기만 했던 이 마음은 분명, 

나조차 감당 못할 만큼 숨이 차선, 까맣게 타버리기만 했었을지도 모르겠다.

한 번 그 뚜껑을 열어버렸다간 모든 걸 토해내기까지 멈추지 않는 탁류마냥 참아낼 수 없을 게 분명하다.


그런 날 보면, 타키 군은 날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


「괜찮아.」


달래주듯 그리 말씀해 주시는 오쿠데라 선배.

그리고 내 머리에 하얀 손을 올리더니 천천히 쓰다듬어준다.

언제나처럼의 타키 군마냥.


「명색이 나도 한 번은 좋아했던 남자인걸. 

  네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든 모두 받아주는 게 당연하잖아.」


그 말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말보다도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만 같았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직 밝을 시간이건만, 해가 짧아진 탓일까 벌써 밤이 찾아온다.


「오늘 감사했어요.」

「나야말로, 어울려줘서 고마워.」


역으로 향하는 선배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아직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둠 속 한 줄기 빛이 보인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도 데이트하자.」


나와는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는 오쿠데라 선배.

오늘 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참, 마지막으로 한 가지.」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멈추고 날 뒤돌아보는 선배.

자동차 불빛이 뒤에서 비치는 탓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타키 군에게도 일전에 얘기했었지만, 지금 미츠하에게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말해둘게.」


그 다음 말은, 앞으로도 내 마음 속에 쭈욱 남아있을 말이었다.

그만큼이나 내 마음 안에 울려 퍼졌기에.


「꼭 행복해지길 바래.」


…………


앞으로 몇 시간만 있으면 타키 군이 돌아온다.

그 때까지 이 마음을 조금은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오늘 갑자기 말하기엔 어렵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타키 군과 함께 걸어가기 위해선 꼭 이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분명 여기가 분기점이구나.」


“꼭” 행복해지거나, 혹은 그저 행복해질 뿐이거나.

사치스러운 소망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니까.


이 분기점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내게 달린, 그런 시기.



…………



『여보세요.』


몇 번의 벨소리 끝에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왠지 내버려둘 수 없는 동생 같은, 한때 내가 사랑했던 남자아이의 목소리.


「부탁한 대로 제대로 해줬다구.」

『무리한 부탁 드려서 죄송해요.』

「별로 상관없어. 나도 미츠하랑 데이트하고 싶었으니까.」


전화 너머에서, 그런 내 말을 듣고 안도한 듯한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그도 나름대로 이래저래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소중한 그녀에게 거짓말가지 해가면서 혼자 나가더니 내게 이런 부탁까지 했을 정도니까.


『그래서, 어땠어요?』


전화기 너머에서 물어보는 소리를 봐선 지금쯤 신칸센 안인지도 모르겠다.


「대체로 네 예상대로였어. 안고 있는 문제가 꽤나 크던데?」

『그랬, 군요……』


이번의 한숨은, 예상이 맞지 않길 바랬다는 듯 깊은 한숨이었다.

정말, 그렇게 풀죽을 건 없잖아.


「언젠가 비오는 날에 말했었지?」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이제부터 어떻게 해나갈지는 당사자들 문제니까.


「꼭…」

『알고 있어요.』


반은 내 명언 같은 느낌이 되어버린 이 말을 다시 전해볼까 했는데, 강한 어조가 들려온다.

뭐야, 누나가 굳이 도와줄 필요도 없었던 것 같은데.


『꼭 행복해지겠습니다. 미츠하와, 반드시.』


어린아이 같았던 그는 이제 여기에 없다.

전화기 너머의 그 사람은, 소중한 걸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늠름한 남자가 되어있었다.


「그래, 제대로 해.」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는 두 사람 결혼식 때 해달라구.」

『그럴게요.』


그 말과 함께 끝나는 통화.

이런 이런, 마지막엔 조금 놀려버리고 말았다.


「놓친 물고기, 컸던 걸지도 모르겠네……」


이미 지나가버린 마음은 가슴 속에 단단히 묻어두자.

청춘의 뜨거운 한 페이지로 가슴 속에.


이다음부턴 그들에게 달린, 그런 거니까.


「힘내, 타키 군.」


말썽꾸러기 남동생, 그리고 한 때 내가 사랑했던 남자아이.

그가 진심으로 미소짓길, 지금은 원해 마지않는다.







[지난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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