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난조로 맘에 들지 않아서 글을 내렸는데 또 괜찮아서 올리네요 휴...


<핫산의 작품링크>


<미츠키의 아침>


"으음... 여기는..."


아침에 눈을 뜨니 다시 타키가 되어있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건지 처음보다는 덜 당황하는 내가 좀 대견스럽기도 하다.

오늘따라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버려 등교까지는 여유시간이 남아 무엇을 할지 고민을 살짝 해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아직 화장실은 익숙하지 않아 또 고생한 나는 거실에 붙어있는 식사당번을 살펴본다.

오늘은 타키의 차례. 아직 타키의 아버지는 일어나지 않은 모양인지 거실은 고요하다.


"오늘은 내가 직접 요리솜씨를 발휘해봐야지.“


타키로 변했을 때 몇 번 이야기를 나눠본 타키의 아버지를 생각하면 부러워진다. 타키와 사이도 좋은 것 같고.


내 아버지 토시키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미야미즈 가를 버리고 정치로 뛰어 드셨다. 나랑 요츠하는 할머니에게 맡긴 채 전혀 신경 쓰지도 않고 말이다.


혼자서 이것저것 가사를 도맡아 하느라 요리 실력은 내가 생각해도 많이 좋아졌다. 거기에 덧붙여 할머니는 가정식으로만 고집하셔서 그 방면으로는 지금 결혼 한다 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요리를 해 주고 싶었던 사람은 아버지였다. 그 아버지는 아예 집에 들어오지도 않으셨고, 나랑 아버지와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어가 지금은 아예 한 마디도 나누지 않는 상태까지 왔다.


요츠하는 나에게 아버지와 화해를 해보라고 권했지만, 나는 절대 내가 먼저 손 내밀 생각은 없었다. 나를 버리고 간 사람에게 왜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하는가. 딸이라서? 내가 어리니까?


그런 건 싫었다. 분명 우리를 버린 건 아버지였다. 

어머니 후타바가 세상을 등진 후 나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없어진 지 오래였다.

내가 버린 게 아니라 아버지가 날 버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준다는 것은 나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탁을 해도 해줄까 말까 하는데 내가 스스로 아버지한테 다가간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게 이제까지 나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타키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를 보면 정말 부러웠다.

타키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에 제일 부러웠던 것은 아버지와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와의 일상적인 대화. 나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기로 했다.

내 아버지는 아니지만, 지금은 아빠라고 불러야 되는 타키의 아버지에게 아침 식사를 준비해서 대접해 주기로.


내가 제일 잘하는 요리는 감자조림.

평범해 보이지만 양념의 상태에 따라 맛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요리.


오늘 타키의 아버지가 일어나면 맛있는 냄새에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이토모리의 우리 집에서도 내가 감자조림을 하는 날이면 요츠하가 기뻐서 거실을 뛰어다니가 할머니에게 혼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으흥흥~‘


콧노래를 부르면서 양념을 만들고, 감자를 썰기 시작한다.

재료를 냄비에 넣고 그것을 졸이기 시작할 때, 나의 등 뒤로 갑자기 어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타키, 일찍 일어났네?“


"네, 오늘은 그냥 눈이 일찍 떠졌네요.“


"별일이구먼, 네가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건 오랜만이네.“


의아하다는 듯이 그렇게 묻던 타키의 아버지는 이내 출근 준비를 하러 방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나는 타키의 아버지의 이런 점이 좋았다. 그냥 무심히 넘어가는 듯해도 세세한 부분에서 다 알고 계신다. 그래서 오히려 대하기가 편했다. 그가 평소에 아버지한테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요리에 집중하는 나. 이내 집안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옷을 다 입고 식탁에서 아침 뉴스를 켜고 신문을 펼치는 타키의 아버지는 나에게 묻는다.


"음? 냄새가 좋은데?“


"기대해도 좋아요. 오늘은 특별 요리니까요. 오늘 밖에 대접해 드릴 수 없는.“


"무슨 요리이려나, 거기다가 오늘 밖에 라니?“


"아, 아니에요. 여하튼 기대해 주세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려서 잠시 당황한 나. 하지만 타키의 아버지는 살짝 의문을 가지는 듯하더니, 이내 시선을 돌린다.


"흠... 별일 이구만.“


다시 뉴스를 보는 타키의 아버지. 여전히 자신의 아들에게 관심을 주는 듯 안주는 듯 그런 모습.


언제까지 내가 타키와 몸을 바꾸는 일이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들조차도. 그렇기에 내가 나의 몸으로 해보지 못하는 것들을 그의 몸으로 있을 때 해보고 싶었다.

오늘 감자조림을 한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다 됐어요. 뜨거우니까 천천히 드세요.“


감자조림을 본 타키의 아버지의 눈이 살짝 커진다.


"너, 이런 건 또 언제 배운 거야? 맨날 미소시루에 이상한 양식만 해주더니.“


살짝 놀란 말투로 묻는 타키의 아버지.


"비밀이에요. 맛있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셔보세요 아버지.“


"흠...“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이내 감자조림을 한입 먹어본다.


"오. 이거 맛있는데?“


칭찬의 한 마디. 기왕이면 우리 아버지한테 듣고 싶었는데. 그래도 아버지라는 존재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다.


"고마워요. 아빠.“


내친 김에 아버지 대신 아빠라는 호칭도 해본다.


"응? 타키, 너 오늘 좀 이상하다?“


젓가락에 감자조림을 든 채로 의아하게 묻는 타키의 아버지.


"아니에요, 간만에 한 번 말해보고 싶었어요.“


"언제는 아저씨라더니. 참 내. 그래도 아빠라고 하니 기분은 좋구나. 하하하.“


언제나 그랬다. 내가 말실수를 해도 그런 식으로 넘어가 주곤 했다. 그런 타키의 아버지가 나는 참 좋았다. 우리 아버지도 저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도 해본다.


'아버지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다만 그런 생각이 이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지워버린다.


밝아진 분위기에 맛있는 감자조림으로 식탁에서는 여러 가지 즐거운 이야기들이 오갔다.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 예전에 네 엄마가 해준 맛이 생각나는군.“


그러고 보니 나는 타키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거실 한쪽 구석에 있는 작은 사진첩만 보았을 뿐이었다.


"신경 쓰지 마라. 넌 어차피 어려서 기억도 못 할 테니.“


잠시 표정이 어두워 진 타키의 아버지는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침묵이 흐르는 거실.

잠시 생각하던 나는 침묵을 깼다.


"아빠. 나 회사에 놀러가도 돼? 오늘 학교 일찍 끝나니까.“


"응? 네가?“


"응!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 지 궁금해졌어."


오늘 나의 행동에 여러 번 놀라셨는지 평소보다 조금 침착함을 잃어버리신 것 같다. 당황한 표정으로 잠깐 멈칫하던 타키의 아버지는.


"내가 일하는걸 보고 싶다는 거구나. 우리 회사 알지? 카스미가세키. 거기로 오면 된다. 오면 연락하고.“


"응! 아빠!“


아빠라는 호칭을 쓰면서 존댓말 대신 반말을 했다. 그렇게 하니 조금 예의 없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타키의 아버지와 더 친해진 기분이다.


아침 식사가 끝난 후 타키의 아버지는 출근을 위해 현관을 나선다.


"오늘 감자조림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도 또 부탁해.“


"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해줄게요.“


지켜지지 못할 약속이겠지만, 그래도 약속을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가기 전에 나는 궁금함이 생겨 타키의 휴대폰 앱에 다음과 같이 입력했다.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아서 너무 부럽다. 어떻게 하면 부모님과 화해할 수 있을까?」


타키가 그에 대해 답을 해줄지 아닐지는 다음에 바뀌었을 때 보면 되는 거고, 나는 그렇게 등교 준비를 하고 학교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미츠키의 아침 끝>


<잡담>


아까 올리고나서 쭉 읽어봤을 때 너무 맘에안들어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읽어봤는데. 또 괜찮은거에요.

오늘 컨디션이 널뛰기를 해서 그런가봅니다...

무난한 스토리 진행이니 편하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