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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너의 이름은.」단편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나루 작가의 작품 일람 (링크)








- 성스러운 밤의 교향곡

이번엔 미츠하와 타키 군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입니다.

약간 캐릭터가 붕괴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R-18 부분도 쓸까 했습니다만, 제게 그런 묘사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크리스마스.

12월 24일 이브부터 그 다음날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세상의 커플들은 기다렸다는 듯 바쁘게 움직인다.

물론 아직 커플이 아닌 사람들 역시 이런저런 준비에 쫓기는 모습이다.

그 중엔 그 사람들을 원망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미워하며 

크리스마스 같은 건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세상이 떠들썩해지는 이벤트가 크리스마스다.


그리고 나, 미야미즈 미츠하 역시 이 이벤트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


작년까지의 난 이 이벤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결코 외롭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함께 지낼 사람이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내게도 염원해오던 남자친구가 생겼다.

기적적인, 운명적인 재회 끝에 만난 타치바나 타키 군과 보내는 크리스마스.

상상만으로도 헤실거리게 되어선 멈출 수가 없을 정도다.

할로윈이 끝나고, 거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물들어 갈 즈음, 난 이미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타키 군이랑 뭘 하며 보낼까.

타키 군에게 뭘 주면 좋을까.

타키 군이랑 뭘 먹으면 좋을까.


솔직히 말해서, 언제나 30% 정도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의외로 적은 비율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해봐.

언제 어디서라도 30%란 건, 일할 때도 밥먹을 때도 

심지어 타키 군과 데이트하고 있을 때도 그런 생각에 잠겨있다는 뜻이다.

이정도면, 내가 지금 얼마나 이상한지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아, 타키 군에게 안겨있을 때만은 조금 다를지도…


어쨌든.

타키 군과 보낼 크리스마스가 너무너무 기대된다.

물론 선물도 제대로 준비해 두었다.

뭘 주면 좋을지 정말이지, 그야말로 밤새도록 고민했었지만.

덕분에 내가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선물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물을 건네주었을 때 타키 군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만 해도 헤실거리게 되어선… 아, 이거 아까도 말했었지.


그런 것들을, 당일까지 최대한 준비해두었다.

화장품 가게도 가보고, 새 속옷도 무심코 사버렸다.

텐션이 너무 올라가버려선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쯤은 자각하고 있지만, 

너무 기대되어서 참을 수가 없다.

조금쯤 변명을 하자면, 나도 여자아이니까.

여자아이라고 하기엔 조금 나이가 차 버렸지만, 이런 이벤트를 동경하는 건 당연하잖아.

멋진 파트너와 멋진 시간을 보낸다.

그런 걸 동경하지 않는 여자애가 어딨어!!

아, 사투리 억양이 나와버렸다.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아까도 말했지만 준비는 완벽했다.

완벽했는데…


『신호 문제로 인해 현재 안전 확인 중입니다. 운행 재개까지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올해 크리스마스는, 그 전날인 23일 금요일이 공휴일이라, 3일간 이어지는 연휴다.

하지만 그 23일에 출장을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예정대로라면 24일 아침엔 돌아올 수 있었는데.

출장지의 호텔에서 나와 신칸센을 타러 역에 오자마자 울려퍼지는 무심한 안내소리.

도쿄로 향하는 신칸센이 일제히 운전보류 상태에 놓여 있었다.


「왜… 왜 하필 오늘…」


책의 글귀에서 흔히 나오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탄식한다는 건 바로 이럴 때 이야기 아닐까.

그야말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타키 군과의 크리스마스가…

그럴 리 없어…


언제까지고 절망에 빠져있어도 사태는 호전되지 않는다.

난 한시라도 빨리 타키 군에게 돌아가야 해!

결의를 가슴에 품고 신칸센 이외의 귀가방법을 모색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쿄에 돌아가기 위해 다소간의 지출쯤은 각오한다.

하지만, 신칸센이 멈춰서 곤란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빨리 돌아가고 싶어한다.

고속버스나 비행기 등은 이미 일제히 만원.

취소표를 기다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나로선 한시라도 빨리 신칸센 운행이 재개되길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미츠하 잘못이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그보다 조심해서 돌아오라구.』


저녁에 만날 예정이었던 타키 군과 전화했는데, 그런 따스한 말을 들어버렸다.

이런 상황인데도 무심코 얼굴이 느슨해진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기쁜데 심지어 타키 군은.


『이번엔 함께 못 보낸다 해도, 크리스마스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있으니까 말야. 

  이제 한 번 놓친 것뿐이잖아. 앞으로도 수십 번은 있을 거라구.』


그건 앞으로 나랑 계속 있어준다는 거야!?

프로포즈 받은 거야 지금!?

지옥에서 단번에 날 천국으로 이끌어주는 타키 군은 역시 나의 히어로라고 생각한다.

역 대합실에서 혼자 얼굴을 붉히다가, 헤실거리다가, 

아마 꽤나 이상한 사람이라 여겨지고 있겠지만, 타키 군 때문이니까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아무튼 타키 군 때문이야.

그 남자가 너무 내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하니까 그런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면서 히죽거리고 있었으니, 주위에서 보기엔 어이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신칸센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건 몇 시간 뒤, 

내가 도쿄가 도착했을 무렵엔 이미 밤 9시를 넘겨버린 시각이었다.

지금 당장 타키 군을 만나러 가고 싶어서 곧바로 전화해보았지만.


『어제까지 일했었잖아, 오늘은 한참동안 열차 기다렸고. 

  크리스마스 파티는 내일 하자. 오늘은 푹 쉬어줬으면 좋겠어.』


분명 몸은 피로를 호소하고는 있지만, 이런 것쯤은 타키 군만 만나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거야.

하지만 타키 군도 날 생각해서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괜찮으니까 집으로 와달라고 하면, 분명 와주겠지.

하지만 그 뒤에 만에 하나라도 내 몸상태가 나빠지면, 타키 군은 분명 스스로를 책망할거야.

난 힘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꼭 보답할 테니까!! 내일은 하루종일 괜찮으니까 꼭 집에 와줘!!」


그러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타키 군.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끊기는 전화.

남은 건 피로와 공허함 뿐.

그 몸을 어떻게든 질질 끌고는 집으로 가는 동안, 

난 어떻게 사과하면 좋을지,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맞다…」


떠오르는 묘안.

그걸 실행하는 스스로를 떠올려본다.


「죽을 만큼 부끄러울지도 몰라…」


하지만 해야만 한다.

실은 신칸센 탓이지 내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쪽 사정인 건 사실이니까.

여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미츠하! 무녀의 저력을 보여줘!

그래서 난 그걸 준비하기 위해 귀갓길에서 벗어나 쇼핑몰로 향했다.


결전은 내일이다.



…………



다음날 이른 아침.

어제 집에 돌아온 건 그 때로부터 2시간이 지난 밤 11시였다.

타키 군과의 첫 크리스마스 이브는 만나지도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이야말로 타키 군과 러브러브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거야.

단단히 마음을 먹으니 어떻게든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7시에 이미 잠에서 깨어서는 곧바로 집정리와 요리 준비에 들어간다.

정리라고는 해도, 출장가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정리해 뒀으니까 주로 요리 준비지만.

평소엔 일식을 만들 때가 많은 내게 있어 크리스마스 요리는 조금 허들이 높다.

타키 군은 오후 2시쯤에 오니까, 결코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오늘은 시간과의 승부.

타키 군의 미소를 쟁취할 거야!!

기합을 넣고 준비에 몰두한다.




겨울 하늘 아래 얼어붙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미츠하의 아파트로 가는 길을 서두른다.

저 모퉁이를 돌면 금방이다.

그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자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나온다.

어젠 예상치 못한 문제 때문에 미츠하와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우울하진 않았다.

미츠하와 처음으로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아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하지만 지금 내겐 미츠하와 함께할 수 있는 바로 그게 행복이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찾아 헤메온 시간들.

그 시간을 넘어 다시 만난 기적.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미츠하가 함께 있고, 날 보며 웃어주고, 이름을 불러준다.

그것만으로도 어젠 충분히 특별했다.


「제대로 마음을 전해줘야지.」


어제, 전화 너머 미츠하는 너무나도 풀이 죽은 목소리였다.

미츠하의 잘못이 아닌데도.

분명 오늘 역시 먼저 사과부터 할 것 같아 조금 걱정이다.

그렇게까지 내 눈치 안 봐도 되는데.

좀 더 의지해 주었으면, 좀 더 응석부려 주었으면.

미츠하는 자기가 연상인 게 신경쓰여서인지, 좀처럼 솔직해질 수가 없는 모양이다.

원래 응석부리는 데엔 익숙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좀 더 응석부려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오늘은 한껏 미츠하를 받아줄 생각이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자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

몇 번이고 온 곳이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나와 미츠하는 내년부터 함께 살기로 했다.

이미 함께 살 집도 정해두어서 이사만 하면 된다.

이런저런 일도 있었지만, 그건 일단 제쳐두고.


벨을 누르고 문이 열리길 기다렸지만, 전혀 열릴 기미가 없다.

장이라도 보러 간걸까.

일단은 건네받았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좋은 냄새네.」


문을 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먹음직스러운 음식 냄새.

그리고 안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기척.

요리하느라 벨소리를 못 들은 걸까.

그 인기척은 미츠하임에 틀림없다.

현관문을 닫고 거실로 가서 문을 열었다.


「메, 메리 크리스마스!!」


폭발음에 무심코 뒷걸음질쳤지만, 금세 그게 폭죽 소리란 걸 깨달았다.

과연, 이거 하고 싶어서 안 나왔던 거구나.

납득하며, 서프라이즈를 기획해준 미츠하의 마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느슨해진다.

덧붙여 여기까지는 불과 1초 사이에 내 머릿속을 지나간 생각들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다음 순간 곧바로 미츠하를 보았는데.


「미, 미츠하…?」

「어때…? 타키 군이 좋아해줄까 싶어서…///」


빨간 모자와 빨간 고깔, 그리고 빨간 미니스커트.

그 주위엔 하얗고 복슬복슬한 솜.

내 눈앞에 미니스커트 산타가 서 있었다.


「뭐, 뭔가 말해줬음 좋겠는데…///」


미츠하는 옷색깔만큼이나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라고.

평소에 무슨 옷을 입어도 어울리는 미츠하가 

지금 눈앞에서 미니스커트 차림의 산타가 되어있는데!?

사이즈가 작았던 건지 몸에 딱 달라붙어서는, 

치마도 짧은 탓에 허벅지가 지나치게 매력적인, 어딜 봐도 흠잡을 데가 없다.


솔직히 못 참겠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겨우 입에서 나온 말은, 그런 아무래도 좋을 말.

해주고 싶은 말이 얼마든지 있는데.

그럼에도 침묵이 깨졌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곧바로 미츠하가 대답했다.


「어젠 나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가 망가졌으니까, 뭔가 해주고 싶어서.」


새빨간 얼굴이 더 빨개진다.

도대체 어디까지 빨개지는건가.


「타키 군도 남자니까, 이런 거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입어본건데…」


마지막 부분은 잘 안 들렸지만, 즉 그러니까.

어제 일에 대한 사과를 위해 산타 복장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산타 미츠하가 나한테 선물 주는거네.」

「응?」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대답이었던 걸까, 갸웃거리는 미츠하.

하지만 나는 이미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하다.

좋아하는 여자가 날 위해 평소엔 입지 않는 부끄러운 옷을 입고 있다.

심지어 말도 안 되게 어울리는데, 

그 와중에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히고 심지어 눈물까지 글썽거리고 있다.

그 앞에서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남자가 있긴 한가? 그럴 리가 없다.

어제 일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려 했는데, 일단 나중에 해야겠다.

사과하기 위해 이런 옷을 입었다고 하니,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그럼 천천히 산타 미츠하를 맛보도록 할까.」


아직도 멍한 채인 미츠하를 단번에 안아들고 침실로 향한다.


「어, 자, 잠깐 타키 군!?」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네.」


갑작스런 일에 따라오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기다려줄 생각은 없다.

이렇게까지 기쁜 서프라이즈를 해주는 미츠하가 잘못한 거다.

아니 그보다도 일단 참을 수가 없으니까.


「…밥 식을지도 모르는데?」


침실 문을 열 때 즈음, 겨우 미츠하도 상황을 이해한 모양이다.

지나치게 빨개져버린 얼굴은 사과색으로 물들어있다.


「다시 데우면 되잖아. 미츠하가 만든 거니까 식어도 맛있을거야.」

「바보…」


가벼운 그 몸을 침대에 내려놓는다.

가볍게 스프링이 삐걱거리며 미츠하의 몸이 흔들거린다.


「미츠하…」

「타키 군…」


가까워져가는 입술.

살며시 감기는 눈.

그리고 순간마냥 영원같은 달콤한 입맞춤.

오늘은 이대로 미츠하를 마음껏 즐겁게 해주자.

그런 생각에 점점 깊게 입맞춤한다.

미츠하도 그에 대답해준다.

이대로 계속, 계속 이러고 있었으면.

감미로운 입맞춤에 녹아내리며, 그런 생각을 했다.


결국, 미츠하의 요리에 손을 댄 건 해가 지고 나서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