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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너의 이름은.」단편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나루 작가의 작품 일람 (링크)









- 추위와 온기

요 며칠간의 추위가 가져다준 이야기입니다.

조금 미츠하가 무너진 듯한 느낌도 들지만, 후반부엔 평상시대로의 미츠하입니다.

기회가 있다면 another side도 써보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최강의 한파가 일본 열도를 습격한다는 보도로부터 어느덧 2, 3일이 지난 무렵.

솔직히 그 뉴스를 보았을 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기후의 산골, 깡촌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동네에서 자라온 나다.

겨울이 되면 매년 눈이 쏟아지는 그 곳에서, 추위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다.

그 증거로, 도쿄에서 산지도 어느덧 8년 이상 지났지만 견딜 수 없을 만큼 추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는 찾아온 대한파.

출근하기 위해 집에서 나와 불과 2초 뒤.


「너무 춥잖아…」


다시 2초 뒤, 집안으로 피신해버린 내 모습.

아니아니, 잠시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춥잖아.

현관 탁상시계에 붙어 있는 온도계를 보니 기온은 0도 정도인 모양이다.

이토모리에서 살 때만큼 추운 건 아닌데.

이것보다 추운 날은 얼마든지 있었는데.


「나도 어느새 도쿄 사람이 되어버린 거구나…」


아무래도 추위에 강했던 내 모습은 과거의 영광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이미 내 몸은 뭐든지 편리한 이 도쿄라는 도시에 익숙해져버린 것 같다.

견딜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추위에 약해진 이 몸으로 오늘을 이겨내는 건 괴로운 일이다.


「코타츠에 하루종일 들어가 있고 싶어…」


그렇지만 나도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다.

추우니까 오늘은 코타츠 안에서 쉬겠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도, 타키 군은 이미 30분 전에 이 추위를 뚫고 출근했으니까.


「타키 군이 존경스러워…」


언제까지고 투덜거린들 소용없다.

하지만 이대론 추워서 얼어 죽고 말거야.

내가 죽으면 타키 군이 슬퍼할 거야.

그치만 그치만, 타키 군이라면 다시 시간을 뛰어넘어서 날 구하러 와줄지도.

꺄아―, 타키 군 멋져― 너무 좋아―


…아무래도 추운 나머지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다.

서둘러 방으로 돌아와서 코트 아래로 내복을 껴입고 밖을 향하며 각오를 다진다.


아아, 너무 추워. 이럴 때 타키 군이 곁에 있었으면…

미츠하, 손 차갑지, 이리 내보라며, 남자다운 커다란 손으로 감싸주고, 

그대로 타키 군의 호주머니에 함께 손을 넣고 걸었을 텐데.

그럼 난 이렇게 말할 거야.

타키 군 손이 너무 따뜻해서 녹아버릴 것 같다고.


…망가진 게 분명한 머릿속은 아무래도 나사도 2, 3개쯤 빠져버린 것 같다.

추위에 떨면서도 헤실거리며 웃는 날 보는 주위의 시선이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걸었더니 평소보다도 오래 걸려서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


…………


「다녀왔어…」

평소처럼 일이 끝나고, 밤이 되어 한층 더 추워진 귀갓길을 꽁꽁 얼어붙은 채 걸어와선 어떻게든 집에 도착했다.

정말이지 오늘의 추위는 살인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눈이라도 내렸다간 진지하게 휴가라도 내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될 정도다.

현관문을 열어젖히며, 사회인으로서의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정도로 난 추위에 떨고 있었다.

이런 날엔 한시라도 빨리 따뜻해져야 해.

그래, 타키 군이라는 이름의 내 전용 난로로.


밖에서 봤을 때 불이 켜져 있었으니까, 타키 군이 귀가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방에 감도는 내음을 봐선 저녁식사를 만들어주고 있는 게 명백하다.

자 타키 군, 나 추우니까 얼른 따뜻하게 해줘!

아침부터 쭈욱 망가져버린 머릿속, 이젠 아무래도 좋아.

지금 내가 원하는 건 타키 군 뿐이야.


「타키 군, 다녀왔어!」


거실 문을 열고 그대로 사랑하는 타키 군의 품속으로 뛰어든다.

…그럴 셈이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어서와, 언니.」

「…왜 요츠하인거야.」


돌아온 대답의 주인은 타키 군이 아닌, 이곳에 있을 리 없는 요츠하였다.

무심코 위험한 말을 내뱉고 말았다.


「타키 씨가 아니라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 지을 건 없잖아.」

「요츠하는 지금 내 기분 몰라.」


맞아, 지금 내 기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너무나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뚜껑을 열어보니 원하던 게 들어있지 않았던 강아지가 된 기분이다.

나한테 꼬리가 있었으면 지금쯤 아래로 축 처져 있었을 걸.

딱히 요츠하가 싫은 건 아니지만.


「미츠하 왔냐, 어서와. 추웠지.」


침울해진 날 구해주는 건 역시 타키 군 밖에 없다.

우리 목소리를 들은 건지 주방에서 얼굴을 내비쳐준다.


「다녀왔어, 타키 군.」

「슬슬 다 돼가니까 앉아서 기다려. 오늘은 전골 준비했어.」


그리 말하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간다.

아아, 타키 군 얼굴 본 것만으로 오늘 하루 피로가 다 날아가 버린 것 같아.

기분 탓일까, 몸도 마음도 따스해진 것 같아.


「언니 너무 히죽거리잖아.」

「요츠하, 저주할거야.」


농담을 던지는 여동생에게 굳건히 반격한다.

순간 요츠하가 잠시 굳어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뭐 내 즐거움을 빼앗아 갔으니까 당연한 거야.

타키 군의 미소를 봐서 이쯤에서 용서해줄 거지만.

굳어버린 요츠하를 내버려두고는, 저녁식사 전에 코트를 걸어두려 침실로 향했다.


…………


저녁을 먹으면서 나눈 이야기론, 아무래도 요츠하가 여기 있는 이유는 타키 군이 초대했기 때문인 모양이다.

귀갓길에 역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오늘 추우니까 전골 만들 생각이었던 타키 군이 

모처럼이니까 같이 먹자며 보살과도 같은 마음으로 요츠하에게 말을 건넸다던가.


「요츠하, 부처님처럼 상냥한 타키 군에게 감사하라구.」

「부처에게 이끌려 들어왔는데 정작 만난 건 나찰(羅刹)이네.」


요츠하가 돌아가려던 차에 또 그런 말을 하길래, 저주를 한아름 더 걸어두기로 했다.

샤프심 정도가 아니라 샤프가 통째로 부러질 거야.

타키 군과 함께 역으로 향하는 요츠하의 뒷모습이 조금 굳어버린 건 아마 추위 탓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언니를 화나게 하면 무서운 법이야.


갑작스런 방문자 때문에 타이밍을 놓친 난, 

그 후 타키 군이 돌아왔는데도 따스함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전혀 닿지도 못하고 이런 시각이 되어버렸다.

씻고 나면, 이제 남은 건 자는 것뿐인 상황.

내일도 일하러 가야 하니까 이제 슬슬 잘 시간, 달콤한 시간을 즐길 여유는 없겠지.


「오늘 뭐 이래…」


철지난 개그풍으로 오늘 하루를 담아보려 했다.

나온 건 허전한 한 마디 뿐이었다.

하지만 아직 신님은 날 버리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래, 미츠하.」


내 뒤에 앉아 내 허리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큰 손.

오늘 하루 내가 원하고 원해온 것.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무것도 아냐. 타키 군 걱정끼칠 일은 없었어.」


타키 군의 온기를 느끼고 싶었는데 요츠하가 방해해서 토라졌던 거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

그치만, 혹시 말하면 넌 어떤 표정을 지을까.

부담스럽다고 생각할까, 어린애 같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혹시 기뻐해줄까.


「그럼 다행이지만.」


그 이상 묻지 않는 타키 군은 역시 상냥해.

좀 더 꼭 안아주는 느낌이 든다.

아아, 지금 나 너무 행복해.

이것만으로도 오늘 피로 따윈 다 녹아내리는 것 같아.


「나 말야, 실은 오늘 하루종일 미츠하랑 이러고 있고 싶었어.」

「에?」


예상치 못했던 말에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가 나와버렸다.

타키 군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엄청 기쁜 말 해준 것 같은데.


「오늘 엄청 추웠잖아. 그래서 출근할 때, 미츠하랑 붙어있으면 따뜻할 텐데 생각했었어.」


일하다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곤란했다며 쓴웃음을 짓는 타키 군의 말에, 

내 마음이 얼마나 기뻐 날뛰었는지, 다른 사람은 아마 모를 거야.

언제나 내 바램을 이야기해주고, 언제나 날 행복하게 해준다.

타키 군이 없으면 이제 난 못 살 것 같아.


「타키 군…」

「왜그래, 미츠」


말이 끝나기 전에 뒤로 돌아서선 입술을 틀어막았다.

말로선 전할 수 없을 것 같아, 이 마음을 모두 입맞춤에 담는다.


「미츠하…?」


내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건지, 미묘하게 흐릿한 타키 군의 눈.

이렇듯 가끔 비치는 연하스러운 표정에도 어느새 두근거리고 만다.


「나도 쭈욱 타키 군이랑 붙어있고 싶었어.」


이번엔 내가 타키 군을 끌어안는다.

타키 군 역시 날 꼬옥 끌어안아준다.

조금 힘을 빼고 얼굴을 들여다보자, 

거기엔 이미 연하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남자다운 타키 군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분명 사랑에 빠진 여자 얼굴일거라 생각해.

다가오는 타키 군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추위 같은 건 느낄 새도 없을 만큼, 제게 온기를 주세요.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둘이서라면 정말 따뜻한 날이 될거야.

그런 겨울날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