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팬픽콘 출품작입니다.
"타키.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그녀가 나에게 조용히,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내뱉은 한마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달콤했으나 그 울림은 이제까지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덕분에 머릿속은 어느덧 하얗게 백지가 되버린 상태.
어째서?
그녀와 사귄지 2년이 다되어간다.
하지만 사실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그리워하고, 애타게 기다리다 겨우 그녀와의 인연이 다시 닿게된 그 애절하고 간절한 기다림의 시간까지 더하면 거의 12년이 다되어간다. 결코 작다고 할 수없는 긴 기다림.
하지만 그 기다림의 인연이 끊어지는 건 한 찰나일뿐.
그녀의 사랑스러운 입술에서 그렇게 덤덤하게 헤어지자라는 말이 나올 수 가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아무리 지난날을 떠올려 생각해봐도 헤어져야 할 이유를 내 기준으로는 도저히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최근에도 크게 싸운적도 없고, 심지어 오늘 데이트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문제없이 보냈을텐데..
그녀에게 이유를 묻고싶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도대체 뭣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갈라서야 하는지.
우리의 기다림이, 12년간 서로를 그리워했던 기다림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서 어떠한 대답이 나오든 그 충격과 허무함, 그리고 슬픔을 나로써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것만 같아서.
"타키군"
미츠하가 갑자기 나의 손을 잡는다.
"나. 타키군을 만나서 그 동안 정말 행복했어. 항상 타키군을 만날 날만 기다려 졌었고 언제나 타키와 함께 있길 바래왔어."
그녀가 나의 손을 조금씩 훑는다.
"이렇게 타키군의 손의 온기가 전해질때마다 언제나 떨려왔어. 언제나 타키군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고"
그녀는 정말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간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정말로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첫키스했던 첫날, 서로 머뭇거리면서 살짝 입만 맞추었던 서툴었던 우리의 첫날, 이상했어. 입술만 살짝 닿았을 뿐인데 터질 것만 같았던 심장박동과 그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 "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어조가 바뀐다.
"이제는....더이상 그날의 설렘, 그날의 떨림이 느껴지지 않아. 타키군을 아무리 만져봐도, 타키군의 이름을 수없이 입으로 읊조려보아도 "
.........
"두려웠어, 이대로 타키군이 나에게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진 않을까."
무슨말을 하는거야. 미츠하?
"차라리 지금 헤어지는게 타키군을 향한 내 마음이 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타키군에겐 미안하지만... ."
"미츠하"
"미안해, 나 너무 이기적이지? 그러니까 이런 못된 날잊고 행복하게 살아줘....미안해. 안녕"
나의 손을 황급히 떨쳐내고 그녀가 저멀리 달아난다.
그녀의 모습이 어둠에 잠기었을 때 공원은 여전히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몇분동안 나는 그자리에서 가만히 서있다가 이내 손을 바지주머니에 쑤셔넣고 그녀가 달려간 곳과는 반대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아무일 없다는 듯 덤덤하게, 자연스럽게
이상하다.
많이 슬플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무런 느낌도 없다. 12년간 텅빈 그리움을 안은채 살아왔던 날들보다는 훨씬 덜 아프다.
눈물 한,두방울 흘리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그런데, 미츠하
그거 알고있니?
오늘 네가 내손을 훑으면서 이별을 말했던 그 순간 말이야.
그때 너는 덤덤하게 얘기했지만 내손을 어루만지던 그 손은 언제나처럼 떨리고 있었다는거. 알고있었니?
알고있다.
그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있다는 사실을.
미안해라는 말을 제외하곤 모든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하지만,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도 ,아니 거짓말인걸 알기에 나는 더이상 그녀를 만나러 갈 수 없다.
그녀는 거짓말로 자신을 나쁜사람으로 만들어서라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최대한 안주려했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그녀에겐 헤어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할 모종의 이유가 있다는것.
그런 그녀에게 이유를 억지로 캐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오늘 아침에 텟시형한테서 연락이 왔었다.
[타키군,어제 둘 사이에 무슨일 있었던거야? 미츠하가 울고 있었다고]
나는 그녀와 내가 헤어졌다고 텟시형에게 말했다.
물론 어째서 헤어졌냐는 물음은 나또한 정확한 이유를 모르기에 적당히 얼버무렸을 뿐이지만.
그녀와 헤어진 이후에도 내 삶이 크게 변한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언제나 태엽끼리 서로 맞물린채 돌아가는 시간처럼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할때 카페에서 커피한잔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약간의 여가를 즐기다가 그대로 잠이드는 패턴은 언제나와 같았다.
약간 달라진점이 있다면 더 이상 그녀와 데이트 할 수가 없기에 예전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것 정도.
그리고 마음속이 뭔가 텅 빈것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 정도일 뿐.........
얼마지나지 않아 찾아온 모처럼의 휴일.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오랜만에 대청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마음을 정리하는 데엔 청소가 그렇게 효과가 좋다지.
일단 윗칸 부터 시작할까
제일 먼저 먼지털이로 위 쪽의 먼지부터 제거하도록 하자.
콜록콜록
생각보다 먼지가 많이 쌓여있었나보다. 도대체 이 많은 먼지들이 어디서 들어왔는지는 둘째치고서라도 그렇다면 내가 이 많은 먼지들과 함께 살아왔다는 것인가.
나는 미간사이를 잔뜩 찌푸린 채 윗칸을 쳐다본다.
좋아 오늘부터 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선제공격은 저 윗칸으로부터
자. 가자 타키일병. 한 덩이의 먼지도 남기지 마라
나는 윗칸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아랫층 순으로 먼지를 털어냈다.
먼지를 어느정도 제거했다 싶으면 꽉 짜둔 물걸레로 스윽 하고 열심히 문지르고, 닦아주고.
그렇게 공략범위를 거실에서 부엌, 그리고 제일 힘든 화장실로 점차 넓혀갔다. 어느덧 다른곳은 다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나의 방뿐...
여기는 조심해야한다.
미츠하와 앉아서 이야기 하고, 서로 장난치기도 했던 추억의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는 곳이니까.
하지만 미츠하와의 추억이 담겨져있는 물건들은 헤어진날 당일 나또한 그녀에게 더이상 집착하면서까지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빈박스에다가 바로 정리했던 터라 생각보다 그렇게 마음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
그렇게 어느덧 남은곳은 제일 윗 선반뿐
여기만 처리하면 먼지토벌작전은 성공한거나 다름없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먼지를 제거하던 도중 옷을 개서 넣어둔 상자에서 사진하나가 떨어진다.
...........
그녀와 처음으로 유원지에 갔을때 찍어둔 기념사진 한장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롤러코스터가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쳐질때 그녀의 비명소리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야단스러웠다.
아무리 시골에서만 살아왔어도 그렇지. 푸풉
나는 그 야단스럽고도 귀여운 비명소리에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뿌우-
미츠하가 볼이 뾰루퉁 한채 나의 옆을 걷고있다.
"미안, 미안하다니까.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온거 뿐이야."
"흥"
미츠하가 여전히 토라져있었다.
"알았어. 미안하다니까, 대신 내가 여기서 좋은 카페알고 있으니까 그걸로 어떻게 .....안될까? 으엑?"
카페라는 말을듣자 그녀가 내앞으로 다가와 눈을 반짝인다.
"카풰에에에에?"
"어.응....
"야호, 빨리 가자 타키군. 얼른 가보고 싶어."
역시 미츠하는 너무나 귀엽다.
카페얘기가 나오자마자 눈을 번쩍이는, 어린이날에 선물은 받아든 아이 같은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렇게 카페를 향해 가던 도중
"타키군, 타키군"
"응?"
"우리 저기서 기념사진 찍자"
미츠하가 머뭇거리는 나의 팔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찍었던 그 날의 사진
....
어느덧 눈물이 나도 모르게 내 뺨을 타고 떨어져 카펫위에서 서서히 번져간다.
이런 분명히 이제 내 기억속에서도 내 마음 속에서도 다 정리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그런데.
대청소를 끝마친 지금 다른 먼지들은 다털어냈건만 미츠하와의 추억이라는 먼지는 다 털어내지 못한채 침대위에서 한동안 눈물만 훔치고 있는 내가 있었다.
분명 그녀에 대한 미련도 집착도 버렷다고만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오히려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 않아서 안심하고있엇는데.........
나는 시간이 지나면 모든 상처가 아물 줄만 알았다. 시간이 약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미련은 마치 암세포처럼 처음에는 덜 아프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머리, 내눈, 내가슴을 점점 옥죄어온다.
내 스마트폰에선 그녀의 전화번호를 지운지 오래. 하지만 그녀의 전화번호는 아직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봐도.
집안을 가든.
공원을 가든.
그 어디를 가든.
그 어느곳에 가도 그녀와의 추억이 서려있었고 ,심지어 그녀와 같이 간적 없는 곳만 골라 가도 그녀생각만 자꾸 떠오르는 지독한 일상이 반복되어간다.
그렇게 힘겨운 나날을 겨우겨우 버텨가던 어느날
띠리링~띠리링~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이번엔 누구지.
스마트폰 액정을 확인한 바로 그순간.
!!!!!!!!!!!!!
미츠하다, 미츠하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아직 그녀에 대한 미련을 다 접지 못했나보다. 아직 그녀를 놓아주지 못했나보다. 그녀의 전화 만으로 이렇게 떨리다니.
나는 얼른 그녀와의 전화를 연결하였다.
"여보세요?"
??????
미츠하의 목소리가 아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
"아 겨우 전화가 연결되었네요"
목소리로 추측하건대 한30대정도되는 남자인것 같았다. 근데 어째서 미츠하의 폰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아. 안심하세요, 전 그냥 술집알바일 뿐입니다."
그 남자가 마치 내 심중을 꿰뚫은듯 자신의 직업을 밝혔다.
"다름이 아니라 이 폰 주인인 여자분께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요"
??????????????
미츠하가 지금 술에 취해서 쓰러져있다고?
"주소록에 있는 연락처에 다 연락해봤는데 다 연결이 안되서요. 그런데 이 여자분이 타키라는 분을 계속 부르시기에 마지막으로 연락한건데 다행히 연결되었네요"
나는 그저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희도 이제 영업을 마무리해야하는데 혹시 이 분좀 데려가실 수 있으신지...."
"네?...아 네.............당연히 가야죠. 곧 가겠습니다."
그 남자가 가르쳐준 장소로 달려간다.
이 늦은 시간까지 그녀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녀가 술을 곯아떨어질 정도로 마시는걸 건 나조차도 본적이 없다.
그런 그녀가 술에 그렇게 매달린건,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나의 이름이 나왔다는 건....
생각이 여기에 이를때쯤 나는 그녀가 있다는 술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짤랑거리며 울려퍼지는 작은 종소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술집은 영업을 종료하고 마감지을려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영업시간이 지난지 30분정도 지난 상태고.
거기서 식탁에 엎드린채 곯아떨어져있는 여자하나.
윤이나고 새까만 긴 생머리, 분홍색 블라우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의 검은 꽁지머리를 잡아주는 붉은 매듭끈. 미츠하였다.
"미츠하"
나는 그녀곁에 가서 어깨에 손을 얹고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그녀의 감촉, 비록 술냄새에 약간 가려졌지만 그리웠던 그녀의 향기.
그녀가 내목소리에 반응해서인지 고개를 들고 흐리멍텅한 눈으로 이쪽을 쳐다본다.
"와아. 타키쿤이다아"
?!
미츠하에게도 이런 얼빠진 모습이 있었었던가? 그녀는 다른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내앞에서도 이렇게 정신줄놓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남에게 잘 드러내지 못해서 그런지 커서도 절대 망가지거나 그런적이 없었던 정도로 철저해서 가끔 나한테도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고 하는것 같아 서운했었는데 미츠하도 이렇게 깨질때가 있구나.
"타키쿠우운"
"미츠하 너무 마셨어. 빨리 일어나자, 응?"
"타키쿠우우우우운. 으흥~"
미츠하는 역시 거짓말을 잘못한다. 내가 싫증난다고 해놓고서는 이렇게 내이름을 자꾸불러대는 건 어째서일까?
짤그랑
나는 미츠하를 업고서 술집을 나선다.
지금 이시간에는 교통편들이 다 끊긴 상태라 미츠하의 집까진 무리이다.
택시를 잡는다 해도 요즘 택시 성폭행사건으로 뉴스가 흉흉한지라 이마저도 껄끄러웠다.
어쩔수 없이 그녀를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그녀를 업고 우리집으로 가는 내내 느껴졌다
그녀의 감촉, 귓볼을 간질이는 약간 빠르면서도 따뜻한 숨소리, 그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그녀의 목소리.
"으음....타키군.."
침대에 눕힐때까지도 그녀는 내 이름을 계속 되뇌인다.
미츠하. 이렇게 계속 날 찾을거면서 어째서 그런 거짓말을 한거야? 어째서. 미츠하...
어느덧 아침이 되었다.
그녀는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난 그녀를 위해 해장용 미소 라멘을 끓이고 있다. 육수는 사온거지만...
내가 제일 잘하는건 서양식요리지만 가끔 카페에서 알바가 끝나고 회식하면 그 다음날 속을 풀기위해서 이따끔 미소라멘을 끓이곤 했었다.
향긋한 미소의 내음이 부엌을 퍼져나갈때쯤.
"으음..."
그녀가 일어선 모양이다. 난 그녀가 누워있는 내방으로 들어간다. 미츠하는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자꾸 기웃거린다. 그녀는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타키군? 어째서 내가 여기에..."
"일단 밥먹고 얘기하자. 어서 나와"
"......."
식탁위엔 향긋한 미소된장의 향기가 올라오는 뜨끈한 미소라멘과 무카에자케(迎え酒), 그리고 아무런 말없이 그저 먹기만하는 두사람.
그렇게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의 식사시간은 계속 되었다.
"타키군"
식사를 다하고 얼마나 침묵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녀가 먼저 무언가 말을하려는지 입을 여기 시작한다. 하지만.
"저기..."
"어째서 거짓말한거야?"
"?!"
내가 그녀에게 기습적으로 질문하자 그녀가 놀란 눈치다. 하지만.
"내가 눈치못챘을거라 생각 했어? 어째서 그런 거짓말을 한거야.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하면서, 아직도 나를 그리워하면서"
"아니야. 난 너에게 이젠 아무런 감정도 없어, 그러니까"
"그렇다면!!!!"
내가 그녀에게 버럭 소리친다.
"!!!!!"
"어째서 네가 술취했을때 나의 이름을 계속 부른거지? 그토록 애닳게, 그토록 간절하게 부른이유가 뭐지? 어째서...어째서!!!!"
감정이 격해진다.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매우 화가 나있다. 나를 잊고 떠나겠다고 했으면 더 잘난 남자와 행복하게 살아야지. 어째서 나를 계속 그리워한건지.
왜 나를 놓지 못하고 자신은 슬픔에 빠진채 살아온건지, 속일수 없다는 걸 알면서 아직까지도 자신을 감추려고하는 그녀에게 너무나. 너무나 화가난다.
"그렇게 나를 떠나갔으면"
"....."
"그랬다면 내가 질투할 만큼 행복했어야지. 어째서, 어째서 이런 슬픈 모습으로 나타난거야? 왜!!! "
"...."
그녀가 고개를 푹숙인채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의자를 박차고 내방으로 간다.
그녀가 내방의 문턱을 넘었을즈음 난 그녀의 팔을 잡는다.
"난 아직 대답을 못 들었어. 미츠하!"
그때
"크윽-"
미츠하가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날 매섭게 쳐다보더니 갑자기.
"??!!"
날 침대에 내동댕이 치더니 나의 위에 올라탄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다.
"미...츠하?"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녀도 나처럼 상당히 감정에 격해져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미츠하-?
"그래. 거짓말이야. 타키군을 잊었다는것도, 더 이상 설레이지 않는다는 것도 전부 거짓말이야. 나한텐 오직 타키군밖에 없는데! 여전히 타키군 때문에 내 심장은 이렇게 감당할 수 없이 뛰고 있는데!!"
잠깐?!
그녀가 나의 손을 쥐고서 그녀의 가슴으로 갖다 댄다.
느껴진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 너머로 느껴지는 강렬한 고동소리.
"미츠하?"
갑자기 그녀가 나를 끌어 안는다.
"아무리 잊으려 해봐도, 내안에서 타키군을 지우려고 발버둥치면서도, 그러면 그럴수록 타키군을 향한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갔어......."
그녀가 눈물을 쏟아내며 절규한다.
"하지만 이 방법밖엔 없었단 말야, 이 방법 말곤 더 이상 떠오르는게 없았단 말이야!!!"
무슨???
"나와 타키는 언제까지나 함께할 수가 없는 운명인데, 헤어질 수 밖에 없는데....."
"무슨 소릴 하는거야? 제대로 말해봐 미츠하"
"타키군은 나랑은...나랑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란 말이야!!!!!"
????????????????????????
이게 무슨 소리야?
다른 세상이라니?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미츠하. 다른 세상이라니?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다는거야?"
"........"
그녀가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한채 흐느끼고 있다.
"그럴리가 없잖아? 지금 이렇게 감각도 아픔도 제대로......"
난 그녀에게 보란듯이 내 볼을 꼬집어 보였다. 그런데.
!!!!!!!!!!!!!!!!!!!!!!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감각또한 아까까진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어째서?"
"그건 타키군,.....네가 여기를 현실세계로 착각했었기 때문이야."
그녀가 울음을 그친 채 조용한 목소리로 당황스러워 하는 나에게 차분히 얘기하기 시작한다.
"내가 말해주기 전까진 타키군은 여길 현실로 받아들였기에 머릿속에선 이 곳의 거짓된 아픔과 감정을 모두 현실로 착각하게 만들어 온거야.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겼기에 의심할 수조차 할 수 없었을거고"
"하지만 지금은 달라, 타키군이 나의 말을 듣고 이 세계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진실에 닿아버린거야. 우린 이제 같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
무슨 그런---
"그래, 네가 느껴던 아픔,기쁨.슬픔,외로움,고통 그리고 사랑. 그건 네머릿속에서 만들어 놓은 환상에 지나지않아. 이제 현실세계시간으로 3시간만 있으면 아침이 밝아올거야, 여기 시간으로는 3일"
"3시간...3일...."
"타키군, 타키군과 내가 만나서 살아온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 그건 그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아. 난 티아매트혜성으로인해 죽은 500명중 한명일 뿐이고."
"티아매트..."
그러고 보니 모든것이 애매하다. 나의 집도, 저 햇살도, 그녀의 모습도, 그리고 나조차도....
"난 이미 죽어서 이렇게 꿈이라는 세계에서 밖에 존재할 수없는 존재. 아직 살아있는 타키군과는 꿈에서 밖에 만나지 못하는 존재."
미츠하가 계속 담담한 말투로 나를 설득해 간다.
"그리고 타키군이 꿈에서 깨면 잊어버리고 말 존재....그게 나야."
미츠하가 다시 한번 나에게 안기어 울기 시작한다.
"나도...나도 타키군과 헤어지고싶지않아. 하지만 타키군이 내곁에 게속 머문다면 이곳의 거짓된 행복에 취해서 영원히 현실세계로 돌아 갈 수 없을지도 몰라"
"미...츠하"
"좋아하는데.. 이렇게 사랑하는데. 하지만 떠나보내야만 하는데!!!!!!!!!!!!"
"떠나보내려고, 마음의 정리를 하려해도 나한텐 무리였나봐. 어쩔수 없잖아 . 그만큼...그만큼 좋아하는데!!!!!!!!!!!!!!"
나는 그녀를 내 두팔로 감쌌다.
"타키군, 타키구우운...."
울면서 내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더 힘껏 안아주는것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렇게 미츠하의 울음은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렇게 이 꿈의 세계에서 남겨진 마지막 3일이라는 시간은 그녀와 함께하기로 했다.
그녀와의 마지막추억을 쌓기위해 유원지에도 놀러가고, 공원에서 둘이 오붓하게 산책도 하고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단지 전과 차이가 있다면 예전처럼 마냥 즐겁게 웃을순 없었다는 것 정도일려나.
그리고 마침내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지금 카타와레도키를 목격한 그 장소. 미야미즈가의 신체가 있는 산에 올라왔다. 그녀의 부탁으로.
"타키군과 마지막은 이곳에서 보내고 싶었어, 비록 꿈이지만 나와 타키군이 다시 만난 추억의 장소니까.
"미츠하....."
"처음 시작한 장소에서 타키와의 추억을 마무리하고 싶어."
난 아무 말없이 미츠하를 꽉끌어안았다. 비록 난 그녀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 또한 이 비정한 현실을 받아들이는건 너무나 괴로웠다.
"타키군. 비록 이제 헤어지지만 , 타키군이 꿈에서 깨면 기억조차도 사라지겠지만"
미츠하가 울먹거리며 말을 잇는다.
"그래도 타키군을 향한 내 마음은 진심이었어"
더 이상 아무말도 필요없었다.
미안하다는말도, 고맙다는 말도, 행복했었다는 말도,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이렇게 서로 끌어안는것 만으로도 우리가 하고싶었던 말들은 다한거나 다름없었다.
서로를 지긋이 바라본다.
"타키군...마지막으로......부탁해"
그녀의 눈은 촉촉히 젖어있었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나의 얼굴로 다가온다.나도 그녀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이제 그녀와의 만남에 종말을 고할 시간이다.
헤어지기전에 마지막선물로 서로의 입술이 포개어 지려는 그 순간
허억!!!!!!!!!!!!!!!!!
눈을 떴다. 옆에선 회사에 지각하지앟으려고 맞춰놓은 폰알람이 시끄럽게 울어댄다.
어라?
나 지금까지 무슨 꿈을 꾼거지?
어째서 눈물이.
언제나 처럼 무료한 일상은 반복된다. 똑같은 회사생활, 똑같은 집안일, 똑같은 풍경들.
회사업무를 마치고 무거운 몸으로 집에 들어선다.
오늘도 상사한테 또 한 잔소리를 들었다. 나라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건 아닌데.
억울하지만 그저 죄송하다고 말만 해야했던 그 답답함,
난 그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옷을 대충 갈아입고 TV전원을 켰다.
영혼없이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한 다큐를 보게되었다.
[이토모리재난. 그 이후]
그곳에는 1000년에 한번 일어난다는 혜성충돌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린 이토모리마을에 관한 특별다큐였다.
나와는 관계없는 곳일 텐데. 그런데도 저 폐허가 되버린 끔찍한 모습의 이토모리에 자꾸 마음이 가는건 어찌 된걸까?
나는 휴가를 내고 이토모리마을 여행패키지에 참가했다.
재난지역이라 혼자 여행할 수는 없었고 이렇게 안내관의 통제에 의한 제한 관람만이 가능했다.
"저기 보이는 저 큰호수가 이토모리마을이 있었던 곳으로............"
안내원은 계속 이토모리 역사, 재해에 관해 예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풍경에 사로잡혀 좀처럼 그녀의 말에 집중할 수 없었다.
"자 그럼 더 내려가볼까요? 오늘부터 저 호수앞까지 내려가 볼수 있도록 허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안내에 따라 호수근처까지 내려왔다.
찰랑거리는 잔잔한 호수.
햇살은 그 호수위에서 금빛으로 너울너울 춤추고 있었다.
그 주위를 둘러보던 도중.
어라?
호수한부근에 떨어져있는 붉은 매듭끈 하나. 시간이 시간인지라 많이 헤지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형태는 갖춘 매듭끈. 나는 그 끈을 조심히 들어 올렸다.
그때.
왈칵.
감정이 올라온다. 이상하다 나랑은 관계없는 곳이고, 나랑은 관계없는 매듭끈일텐데. 그럴 터인데
"나....어째서"
어째서일까. 왜이렇게 가슴이 시리고 아플까.
어느새 내 눈물하나가 호수위로 떨어져 작은 원을 그리고 있었다.
타키군- 타키군-
벌써 가버린거야?
아직 헤어짐의 입맞춤도 못했는데
그렇구나.타키군은 현실세계로 돌아간거구나.......
영원히 함께하는 건 바라지 않았어
단지
조금만
조금만더........
아주 조금만더....
함께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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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기있는애들 중 이런꿈 꿔봤어?
난 실제로 꿨었는데 보통 꿈인지 아닌지 구분하려면 꼬집어서 안아프면 꿈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지?
근데 난 실제로 꿈속에서 아픔이란걸 느껴봤거든?
꿈속에서 내가 내 볼을 꼬집었는데 아픈게 느껴져서 현실인줄 알았더니 갑자기 눈이 떠졌을때 그제서야 그 아픔도 꿈의 일부란걸 깨닫게 된 적이....
그 경험을 모티브로 적어보긴 했는데
너무 식상한 주제일 것 같아서 걱정된다. ㄹㅇ
장자지몽 다알거야.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겠다는.....
게속 쓰면서 이 고사가 생각나더라도 ㅋ
모자란 작품이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쓴거니 잘봐줬으면 좋겠다.
일단 외전도 쓰고 있긴 한데 여기까지가 좋다고 생각하는 갤럼들은 외전은 건너뛰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올릴지 말지도 좀 고민되고 흐음..
부족하지만 즐감 ㅎㅎ
미친놈들이 자꾸 인슐린만 제조하네
잘 못썼지만 될대로되라!!!!
호접몽인가요? - 7월 1~16일 팬픽콘 개최 중입니다.
ㄴ 그거랑 제 경험을 모티브로 적었는데 이상한가요 ?
인슐린이또
어쨌든 잘 봤어
아 나비가 되는 꿈이길래 호접몽이 떠올랐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 7월 1~16일 팬픽콘 개최 중입니다.
갤주 살려내라 ㅠㅠ
박정현 노래 '꿈에'가 생각나네요 - dc App
ㄴ 제가 꿈에를 직접 들으면서 작업했죠, 최대한 느낌 살리려고 ㅎㅎ
잘 읽긴했습니다만.. 쓸쓸하네요...
잘 봤습니다 쓸쓸하네요 꿈에서 깨어서 다시는 못 만나네요 ㅠ.ㅠ
미츠하가 조금만 더... 할때 너무 애틋하다ㅠㅠ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이라니 - dc App
마지막이 너무 슬프다ㅠㅠ
이거 제출 신청했어? 진행자가 신청 안했다고 하라는데?
이뤄지지 못할 애틋한 사랑을 잘 표현해주셨습니다. 읽는 내내 안타까웠지만... 꿈이라는 공간안에서의 두 사람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잘 엮어주셨어요. 이토모리에서 낡은 매듭끈은 정말... 이제야 제대로 읽고 간단하게 평 남겨드립니다. 수고하셨어요.
기억조차 못하는 결말이라 좋네. 원래 그런 게 더 허전하지
정말 쓰레기 같은 필력을 가진 저지만 감히 말씀하나 올려본다면, 너무 느낌표나 물음표의 사용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읽다가 흐름이 깨질 정도로요. 감정이입이 될 듯 하면 물음표나 느낌표 세례가 쏟아지고, 또 이입 될듯 하면 부호 세례가 쏟아져 이입을 방해하는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소재, 씁쓸한 엔딩은 정말 좋았네요 잘읽었습니다.
ㄴ저도 지금 다시보니 부호가 많이 사용된 느낌이 있네요. 잘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부터 계속 지적하는 바지만, 문장부호가 과하게 사용되는 중에도 특히 말줄임표와 느낌표, 물음표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 글을 읽는 데 꽤 방해가 되었음. 완전히 의도하고 쓰는 게 아니라면 통상적인 숫자 정도로 줄여보는 건 어떨까 싶음
하지만 일종의 평행세계가 병주하고 타키가 그 경계를 오간다는 식의 설정은 매우 참신했다고 생각함...
결말이 여운남고 좋았다 . 수고했어
부호가 좀많기는 하네 그래도 잘봤어
타키가 텟시를 형이라고 하는 걸 봐서 동갑이라는 if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타키가 왜 미츠하와 사귄지 2년 지난 시점에서 그날로부터 약 12년이라고 하는 건가요? 타키는 9년인데 헷갈리신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세상 사람이라 하면 보통 다른 계층 그런 걸 떠올릴 텐데 타키가 너무 잘 맞춰 생각하는 듯. 꿈을 이렇게 쓰는 경우는 처음이라 재미있었어요
잘 읽었슴다. 엉... 이걸 뭐라고 해야하나... 미츠하가 타키를 침대로 밀치고 울기 시작한 부분부터 뭔가 아다리가 맞지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게 사실은 꿈이었다." 라는 의도하신 암시가 면전으로 갑자기 튀어나와서 몹시 놀랐네요. 방금까지 읽던 소설이 전혀 다른 장르의 글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덤으로, 미츠하의 먼지덮힌 방을 치우는 장면을 좀 더 간략하게 표현하거나 혹은, 앞 뒤 글의 개연성을 명확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사연을 추가하시면 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방청소 장면이 환기하는 의미나 동기가 매우 불투명해 소설의 내용과 무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입부를 보면서 느낀게 사랑이 식을까 두려워 헤어지자? 라는 공감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 참신하네요ㅠ 어디서 비슷한걸 본듯한 느낌이 있어요 '너는 아직 이 세계로 오긴 일러 살아야해!' 라는 느낌이랄까요 ? 몰입해서 잘봤습니다 다만 기호들이 많아서인지 감정이 너무 급격하게 고조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후편은 첫편보다 몰입감이 아쉬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