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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재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ナル님의 「너의 이름은.」단편입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 나루 작가의 작품 일람 (링크)








- 기대고 기대어

타키 군이 감기에 걸린 이야기입니다.

과거 제 경험담을 담은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언제나 댓글 달아주시고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서투른 문장입니다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네, 네…. 정말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그것도 주초부터 상사에게 전화하는 건 역시 긴장되는 일이다.

더구나 그 용건부터가 몸이 안 좋아서 휴가를 받는다는 이야기로, 

입사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에 더더욱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후우…」


나른한 몸으로 침대에 누우며 한숨을 내쉰다.

방금 측정한 체온기엔 여전한 숫자가 측정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38.7℃


이건 어떻게 봐도 고열이다.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토요일 즈음부터 위화감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미츠하와 보내는 시간은 지금 내겐 중요한 정도를 넘어서 둘도 없는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사소한 일로 그 시간을 버리는 건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위화감은 사라지지 않고, 바로 어제였던 일요일.

미츠하와 보기로 했었던 영화를 보러 나가던 그때 즈음 이미 열이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며 감동하는 미츠하 옆에서 멍하니 스크린만 쳐다보고 있었던 탓일까, 

다 보고 난 뒤에도 뭘 봤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후에도 미츠하와 헤어지기 전까지 내 몸상태를 숨기기 위해 무던히 애썼기에, 어떻게든 미츠하가 눈치채진 않은 것 같다.

미츠하는 이번 주부터 일이 조금 바빠지기 때문에 조금 일찍 헤어진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인 것 같지만.


하지만 그 결과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게다가 감기를 무시하고 버틴 탓에 미츠하에게 감기를 옮겨버렸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아침나절 미츠하에게 온 정기 문자엔 그런 내용은 없었으니까 아마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 스스로의 경솔한 행동에 면죄부는 되지 않는다.


「미츠하에겐 들키지 않아야 될텐데…」


미츠하니까.

감기에 걸려 몸져누웠다는 게 알려지면 반드시 찾아올 게 틀림없다.

물론 그건 기쁘고 반가운 일이지만, 미츠하에게 옮기게 될지도 모르기에 그게 무섭다.

그걸 알면서도 데이트를 강행했던 내가 이제 와서 할 말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 이상 위험한 짓은 하고 싶지 않다.


하루 이틀 자고 일어나면 낫겠지.


다행히 오늘은 월요일이고 주말까지 미츠하와 만날 약속은 없다.

얼른 나아서 이번 주 내내 바빠서 투덜거리고 있을 미츠하를 위로해 줘야지.

그리 생각하며, 아까보다도 더 나른해진 느낌에 잠시 잠을 청하기로 했다.




사회인이 된 뒤 자취를 시작했다.

딱히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대로 아버지와 둘이서 살던 집에서 계속 사는 편이 자연스럽단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집을 나왔다.

왠지 혼자서 지낼 공간을 갖고 싶었다.

지금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도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건 미츠하 때문이었겠지.

잃어버린 것이 너무도 커서, 그 허전함을 메울 방법이 없어서.

그저 혼자 있고 싶었다.

아버지나 친구가 거추장스러웠던 건 절대 아니다.

함께 지낼 때엔 잠시라도 상실감을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끝나버린 뒤 찾아오는 공허함에 어쩔 도리 없이 괴로웠다.

혼자 살게 된 진짜 이유는, 결국 그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버린 내가 나약한 탓이었겠지.


「…음.」


비치는 햇살에 잠시 눈을 떴다.

아무래도 악몽을 꾼 것 같다.

떨쳐내려 몸을 일으키려 해도 잘 되질 않는다.


「그러고 보니 열이 났었지…」


무거운 몸을 어떻게든 움직여 머리맡에 놓인 스마트폰을 보니 이미 저녁때다.

눈부셨던 햇살은 아무래도 석양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여태껏 자버릴 정도로 몸상태가 나쁜 모양이다.

뭔가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무언가 만들어 먹을 기운이 없다.

원래는 오늘 장을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딱히 집에 먹을 게 있지도 않다.

그나마 있는 거라곤 어제 집에 오면서 사둔 스포츠 음료와 젤리 정도뿐이다.

찬장에서 음료수를 꺼내 조금 마시고는 다시 침대에 쓰려졌다.

자취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집엔 상비약 같은 것도 없다.


「어떻게든 되겠지…」


순간 미츠하에게 연락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만뒀다.

응석부려선 안 된다.

미츠하가 자기 업무에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대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걸 내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방해해선 안 된다.

다소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열에 들뜬 머리론 무슨 생각을 해도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내일쯤 되면 괜찮겠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다시 한 번 잠에 빠져들었다.




침대에 파묻힌 지도 3일째.

화요일을 지나, 오늘은 수요일이다.

몸상태는 나아지고는 있지만 좀체 빠르게 회복되진 못해서 원래 컨디션의 30% 정도밖에 안 되는 느낌이다.

좀처럼 출근하지 못하는 날 배려해주는 것인지, 상사가 구태여 병문안까지 와주었던 게 불과 1시간 전이다.

일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일단 푹 쉬라는 따뜻한 말을 듣고, 

취업할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이 회사에 취직해서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감사하며 상사를 배웅했던 게 방금 전이다.


「왜이리 안 낫지…」


감기가 안 낫는 이유라면 몇 가지 떠오르긴 하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그거겠지.


「역시 뭔가 제대로 챙겨먹어야 되는 건가…」


식욕이 없기도 하지만, 너무 나른한 탓에 아무것도 만들 생각이 들질 않는다.

그래서 요 3일간 젤리 이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이래선 나을 병도 안 낫는다.


옆에 놓인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려보니.

미츠하에게 보낸 문자는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상당히 바쁜 모양이라, 답장 역시 밤늦게 오고 있다.

그렇게까지 바쁜 미츠하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건 역시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시계를 보니 저녁 7시를 조금 넘긴 참이다.

아직도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지만, 며칠 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좋아졌다.

다행히 여기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무거운 몸을 채찍질하며 어떻게든 옷을 챙겨 입었다.

제대로 씻질 않았으니 냄새가 날 것 같아 걱정이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도저히 넓다고는 할 수 없는 집인데도, 지금은 현관까지 걸어가는 것조차 힘들게 다가온다.

3일간 계속 잤던 탓인지 무디어진 다리가 잘 움직이질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현관문을 열려던 차에, 찰칵 소리와 함께 내가 문을 열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실례합니다, 어, 타키 군!?」

「미츠하…?」


문 너머에서 지금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기 때문인지, 

혹은 안심한 탓인지, 나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그대로 쓰러져버린 날 보며 당황하고 울면서도 어떻게든 침대까지 옮겨준 미츠하 덕분에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이마에는 미츠하가 사다준 차가운 시트가 붙어 있어 기분이 좋지만, 미츠하의 시선이 따갑다.

역시 아픈 걸 숨겼던 것 때문에 화난 걸까.

죽을 만들어주고 마실 것과 약을 사다주는 등 극진한 간병을 받고 있지만, 

그동안 미츠하는 필요한 말 이외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색하다…


지금은 침대 옆에 앉아 이쪽을 보고 있는 미츠하.

침대에 누워있어 도망갈 곳도 없다.

차가운 그 시선은 화난 것 같으면서도 무언가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 같기도 해서, 

도무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침묵을 깬 건 미츠하였다.


「뭔가 할 말 없어?」


차분한 어조.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메마른 목소리.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

복잡한 생각 속에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저기…, 바쁠 텐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이럴 땐 이렇게 대답하면 뭐 괜찮지 않을까.

바쁜 업무중에 피곤할 것이 분명한 미츠하에 대한 사과와, 간병을 와준 것에 대한 감사.

만점짜리 대답은 아니더라도 이정도면 아마 괜찮겠지.


「그거 말고!!」


안일한 생각이었다.

내 대답을 듣고선 화내며 몸을 일으키는 미츠하의 눈에서 아까까지 가득 차있었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아픈데 왜 나한테 말 안해준 거야!? 그렇게 내가 못미더워!? 

  아니면 나한텐 말할 필요도 없는 거야!?」

「그런 게 아니라…」

「그럼 왜 그랬는데!!」


솔직히 놀랐다.

미츠하가 감정을 이렇게까지 드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몇 번 말다툼한 적은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 평상심은 유지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때와는 다르다.

이렇게까지 화내는 미츠하에게 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나로선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미츠하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게다가 이번 주는 바쁘다고 했잖아, 감기 옮기고 싶지도 않았고.」


결국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기도 하거니와, 

이럴 때엔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감기에 걸려서 누워있다고 말하면 미츠하는 분명히 간병 와줄 거라 생각했어. 

  그건 정말 기쁘지만 미츠하에게 부담을 지우고 싶진 않았어.」

「그래서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며칠 자면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결국 안 나았지만, 지금 그건 아무래도 좋다.

솔직한 내 대답을 들은 미츠하는, 이번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않는다.

또 뭔가 내가 잘못한 건가.


「내가 오늘 안 왔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아까까지의 노기는 없다.

어떻게든 쥐어짜낸 듯한 그런 목소리다.


「일단 뭐라도 사올까 생각했었는데.」

「현관까지 걷다가 쓰러졌잖아…」


아픈 부분을 지적당했다.

아마도 그대로 나갔더라도 도중에 쓰러졌을지도, 

무사히 돌아왔더라도 상태가 악화되었을 게 틀림없겠지.


「왜 나한테 기대주지 않는 거야…?」

「그러니까 그건.」

「내가 언제 나한테 의지하는 게 민폐라고 한 적 있어? 

  아무리 바빠도 간병 정돈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울음 섞인 목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미츠하는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나만 맨날 타키 군에게 기대잖아, 타키 군도 나한테 기대줬으면 좋겠어. 둘이서 서로 기대면 되잖아.」


똑바로 날 바라보는 미츠하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반대 입장으로 미츠하가 집에서 몸져누워 있는데 그걸 숨겼었다면.

과연 난 그걸 용납할 수 있었을까.

그런 이야기다.


「미안…」

「나만 맨날 도움받고 있잖아…. 그 때도 타키 군이 구해줬고…, 

  이렇게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도 타키 군 덕분이잖아. 

  나도 조금이라도 뭔가 해주고 싶은데.」


미츠하가 말하는 그 때란 혜성이 떨어졌던 때겠지.

내게 있어서 그건 내멋대로 움직인 결과였을 뿐이고, 미츠하가 그렇게까지 마음쓸 필요는 전혀 없다.

그저 미츠하를 구하고 싶어서, 그렇게 생각해서 움직였던 결과일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 문득.

지금 미츠하도 똑같은 기분인 건 아닐까.

그저 감기에 걸린 내게 힘이 되고 싶어서, 무언가 해주고 싶어서.

그저 그랬던 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게 민폐가 된다든지, 감기가 옮을지도 모른다든지, 

물론 그런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미츠하에겐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난 아직도 멀은 것 같다.

소중한 사람을 또 울리고 말았다.


「미츠하.」

「왜…?」


해야 될 일은 간단하다.

반성하고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그리고 미츠하에게 지금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혹시 미츠하가 괜찮으면, 날 간병해주지 않을래?」

「옮기기 싫었던 거 아냐…?」


마음과는 정반대의 말을 하는 미츠하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까까지 슬퍼하던 그 얼굴이 지금은 조금 진정된 것 같다.

솔직하게 기대준 게 기뻤던 것 같다.

비록 그게 스스로의 마음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라고는 해도.


「만약에 미츠하가 감기 걸리면 말야.」


네게 기대고 싶다.

미츠하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마음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 역시 이기심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가 내게 기대줬으면 한다면, 나 역시 기대야 한다.

기대고 기대어, 서로를 지탱하는.

그런 게 짝이니까.


「그땐 내가 간병해줄게.」

「그런 말 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감기 걸리고 싶어지잖아.」


희미하게 웃는 미츠하를 보며 마음이 설렌다.

앞으로도 둘이서 걸어가기 위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걸까.

다가오는 미츠하를 보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저기 미츠하.」

「응?」

「그러고 보니 오늘 집엔 왜 왔던 거야?」

「그, 그건…」

「딱히 연락도 없었잖아.」

「……어서.」

「응?」

「그러니까! 타키 군 보고 싶어서!! 이번 주 내내 바쁘니까, 

  내일도 바쁘니까 타키 군 만나서 충전하고 싶었어!!」

「…미츠하.」

「왜.」

「나도 미츠하 만나서 충전하고 싶었는데.」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