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사라질 생각이였습니다만, 이게 또 이렇게 되네요.
살짝 좀 깁니다.
조금 어이없으실 수도 있으시겠습니다만,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단행본 차액 메꾸겠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제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글을 오래 쓴 형한테까지 손 뻗쳤는데, 그 형이 사정 듣고 화내면서 하는 말이,
'넌 '너의 이름은.'이란 작품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네 글이 팔려서 좋아하는 거 아니냐?'
대충 이런 이야기였고, 어찌저찌 돈은 빌려서 차액 메꾸긴 했습니다만….
계속 이말이 맘에 걸리더라고요.
쓰면서 후기에 내내 언급했지만, 쓸 때만 하더라도 제멋대로 썼고, 과분할 정도로 좋아해 주실 줄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이밍을 잘 잡아서 인기를 끌었던 거 같기도 합니다.
저 좋으라고 쓰던 글인데, 뒤돌아보니 적잖은 분들이 좋아해 주고 계셨고요.
이제 와서 하는 말입니다만, 제가 '너의 이름은.'이란 작품이 좋아서 쓴 글이고, 그래서 '너의 이름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호응해 주셨던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많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기쁘기도 했고, 나름대로 자랑거리가 생겨서 좋아하기도 했어요. 실제로 몇몇 글쓰는 지인들은 축하한다고 말했고.
감평 올라오던걸 하나씩 챙겨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다른 분들이 쓰신 것에 비하면야 많진 않겠지만, 제 입장에선 제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신 걸 보고 감사하다 생각하기도 했고.
그런데 어….
이게 한순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어버리는 광경이 좀, 뭐라고 해야 하나.
감정이고 의도고 뭐고, 다 제쳐놓고 보면 결국 제가 광역으로 분탕을 끼얹은 꼴이고, 그 뒤로 계속 상황 지켜보고….
거기서 뭔가가 느껴지더라고요.
자괴감이라고 할지, 자기혐오라고 해야할지.
지인 몇몇은 그런거 가지고 뭘 그러냐.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저는 감히 답을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어영부영 대답 넘겼습니다.
3~4달동안 계속 4월에 마음이 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고, 나홀로 여행을 가고, 이런거, 저런거 다 해봤는데 결국 한결같이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제가 그때의 저를 용납하지 못하겠더라고요.
한심하고 미련한 놈이라 욕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짧은 식견으로는 이랬습니다.
'너의 이름은.'이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 싶기도 했고요.
그 사건이 다른 분들 입에서 오르락 내리락 할때마다 들썩이고 난장판이 되고 몇몇분들 신경이 곤두서는게 싫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잘못한 일인데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다는 것도 그랬고요.
그래서 고민하다 결론을 내렸던 것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였습니다.
제가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 사건이 떠오를 테고, 부담스럽기도 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멘탈 추스르지 못하고서 이런 저런 일을 추가로 벌이는 것도 있었고요.
조용히 글 전부 삭제하고 사라지려고 했습니다…만, 미천한 글을 굳이 찾으실 분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피해를 입으신 발퀄핫산님 죄송합니다. 제 글을 정말로 좋아해 주시는 분들 중 한분이셨는데, 결국 제 잘못으로 실망만 안겨 드리게 되었습니다.
당사자이신 분에게도 미리 사과를 드렸어야 했는데, 개인사정이라는 치졸한 변명을 대고서 계속 회피했었습니다.
여기서 뒤늦게 사과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제 개인적인 일을 제쳐두고 먼저 사과를 드렸어야 했던 일이였습니다만, 심적으로 몰려 있었던 탓에 제대로 생각과 배려를 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받은 기대였습니다만, 그래도 제 그릇에 비해 매우 큰 것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주셨던 분들, 즐거이 감상해 주셨던 분들, 감평을 써 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리고, 기대에 부흥해드리지 못한 것도 모자라, 오히려 실망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긴 변명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죄송합니다.
역시 항상 계셨군요
좋아한다구요!
아니에요, 다 이해합니다. 다만 조금 걱정이 되었을 뿐입니다.
if는 어떻게됨
사라지는 건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되지만 역시 글까지 내려버리는 건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보여지는군요
ㅃㅇ
님 진짜 감정에 잘 휩쓸리는 성격이네요 - dc App
뭐 암튼 갤러리여론은 '알고보니 그놈이 더 병신' 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인데 떠나든말든 본인마음이니 잘가세요 글잘봤습니다 - dc App
건강하소 - dc App
왠지 한껏 동질감이 느껴지네...마음 편히 생각해라
중간에 그 선배작가분이 한 말이 제 가슴도 후벼파네요. 초심이 변한다는걸 깨닫게 된다면 누구라도 많이 힘이 들겁니다. 저도 "너만가"를 보고 글쓰기 시작햇음다. 어떤 팬픽보다 인상깊게 본 작품이기도 햇고요. 많이 그리울겁니다... 언제 다시한번 단편이라도 써주셔요 ㅎㅎ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글에는 감정 없었는데 스리슬쩍 없애버리면 그거하나 좋아서 퇴고도하고 (중단했지만) 역핫산도 하던 저로선 뭐가되겠음... 솔직히 집에 단행본도 있고 읽을라면 문제야 없지만, 결국 작품까지 이런식으로 사라질거면 난 그동안 왜 이지랄을 한거냐는 생각만 들던데. - dc App
여튼 말씀은 알겠음.. 내린이유가 정말 토씨하나 안틀리고 예상대로긴 한데 어차피 디시에서 어지간히막장짓 한거 아닌이상 누구 출입금지시키고 이런거 할생각 없고, if마저써달라는 사람도 위에보면 많이 있으니 가끔와서 글쓰는정도야 님 원하는대로 하면된다 생각함 선장님도 완결은 내고간판이니.. - dc App
글...쎄요. 보통 슬럼프라고 말하던가요. 쓰고싶긴 한데 정작 키면 한글자도 안나오는 상태라서... 다시금 마음 먹을 일이 없다면 아무래도 무리이지 싶습니다. 분명히 느그명 좋아하고 글도 좋아하는데 한글자도 안나오는게 이상한 말입니다만,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가 없네요, ㅎ...;;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