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른 분이 시적, 문학적, 언어적으로 사건의 지평선 해석을 적으신 글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가사를 수백 번 읽으며 생각난 부분들이 있어 재미에 조금의 억지 붙여서 해석해봤습니다. 해당 글의 댓글로도 달았는데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천문, 물리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디씨 플랫폼에 이런 종류의 글을 처음 쓰다 보니 다소 난잡할 수 있습니다. 검증해주시는 내용은 감사히 받아들이겠으나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 주십시오.


먼저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부터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블랙홀은 크기가 없고 질량만 남은 천체입니다. 이때, 사건의 지평선은 슈바르트쉘트 반지름으로, 외부와 정보가 교환될 수 없는 경계선입니다.

(이것의 2.6배 정도의 지름이 광자포획반지름으로써 빛이 블랙홀을 빠져나갈 수 있는 한계선을 의미합니다. 강착 원반이 보이는 지점은 사건의 지평선이 아니라 광자 포획 한계가 맞습니다.)



"저기, 사라진 별의 자리 

아스라히 하얀 빛"


사라진 별의 자리는 별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별의 죽음의 과정에는 수많은 절차와 경우가 존재하지만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입해 생각해 본다면,

가사 속 아스라히 하얀 빛은 블랙홀이 생성되기전 초신성 폭발 또는 감마선 폭발을 의미한다고 보여집니다.



"한동안은 꺼내볼 수 있을거야"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다 처음에는 빛이 화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초신성의 특성을 나타내는 가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무거운 항성에서 초신성이 발생하면 주변으로 수많은 잔해를 흩뿌리고 이들은 매우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서 연쇄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폭발에 의한 빛 들은 별이 살아온 수명과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겠지만 '한동안' 관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가더라도"


별의 일생동안 방출 했던 빛과 초신성시 방출했던 빛 모두 결국은 핵융합 반응이 끝나고 옅어져 갑니다


"너와 내 맘에 살아 숨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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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1 부분은 블랙홀이 생성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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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


노래의 재목과 가사의 내용을 생각해 볼 때, '여기'라는 장소는 '사건의 지평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종결되어야 할 어떤 현상이 사건의 지평선 인근에서 발생하지 않음을 의미 한다고 유추 할 수 있고, 이러한 현상과 가장 밀접한 것이 호킹 복사 입니다. 

사실 공간에는 많은 '장' (전자기장 등)이 지나고 있고, 이러한 상호 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가상의 두 입자가 아주 빠른 시간 동안 함께 생성되었다 함께 사라지는 요동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을 쌍생성과 쌍소멸이라고 합니다. 

호킹 복사는 이러한 현상이 사건의 지평선 인근에서 발생하여 하나의 입자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 간 상황에 대해 설명한 이론입니다.

남은 입자는 복사선의 형태로 우주로 나가게 되고

블랙홀의 질량은 소멸되지 못한 에너지를 상쇄하기 위해 감소되게 됩니다.


"익숙함에 진심을 속이지 말자"



"하나둘 추억이 떠오르면"  (중요)


여기서 저는 충격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 구절에서 윤하님께서 정보 역설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히시고 계십니다.

'정보의 역설' 이란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것들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 입니다.

현대 물리학에서 양자 정보는 보존되어야 합니다. 'A' 라는 입자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상호작용 하며, 어떻게 변하는지 그 모든 것이 정보 입니다. 

예를 들어 물 분자가 1기압 100도씨 에서 끓는다는 정보는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신 다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실 것 같습니다.

 

'양자 정보는 보존되어야 하는데 블랙홀 안의 정보들은 우리가 확인 할 수 없는데 보존된다고 할 수 있으며, 만약 보존된다 하더라도 블랙홀이 호킹복사에 의해 언젠가 사라진다면 결국 양자 정보가 삭제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역설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정보의 역설입니다. 


현재 크게 2가지 이론이 정보 역설의 해결 방법이 재시되어 있습니다. 

각각 홀로그램 우주론과 블랙홀의 상보성 입니다.

홀로그램 우주론은 블랙홀을 통해 정보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관측 할 수 없지만 정보는 보존 되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많이 생략된 설명입니다.)


블랙홀의 상보성은 '정보가 사건의 지평선에 들어가는 경우와 사건의 지평선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입니다. 


양자 역학적으로 상보성은 관측자가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관측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빛이 입자임과 동시에 파동인 것과 같습니다. 

관측자는 하나의 상태를 관측하면 나머지 상태를 알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를 블랙홀에 적용 시켜봅시다.


외부 관찰자 A가 사건의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B(정보)를 관측한다면, 상대성 원리에 의해 중력이 강해질수록 A는 B(정보)의 시간이 점점 느려진다고 관측할 것이고 어느 순간 B의 시간이 멈추었다 관측할 것이므로 A는 B(정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을 수 없다고 관측됩니다. 

그러나 B(정보)는 이러한 현상을 인식할 수 없고 블랙홀로 이동한다고 느끼게 될 것 입니다. 


이때, 사건의 지평선은 서로 어떠한 상호작용이나 정보 교환도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블랙홀 외부에서 정보를 관측한다면 블랙홀 내부에서 정보의 상태를 관측할 수 없고, 블랙홀 내부에서는 블랙홀 외부에서의 정보의 상태를 관측할 수 없게 됩니다.


즉, 관측자의 시점에 따라 '정보는 빨려들어감과 동시에 사건의 지평선을 넘지 못하고 반사된다.' 는 상보성의 논리가 성립합니다. 


노래 가사속 '추억'은 '정보'를 의미하고, 그것이 '떠오른다' 는 '우주 공간을 부유한다' 즉, 정보가 방출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화자는 외부에서 사건의 지평선을 관측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사실 어마어마한 복선 입니다.


"많이많이 그리워 할거야"


"고마웠어요, 그래도 이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여기 까지 읽으셨다면, 어느 정도, 이 구절의 의미를 파악 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사건의 지평선 외부에서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정보가 들어가는 것을 관측할 수 없습니다. 노래 가사가 성립하려면 즉,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정보가 이동함을 확인하려면 오직 사건의 지평선 내부의 관측자가 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즉, 화자는 사건의 지평선 내부로 들어가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위에서 설명한 복선이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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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및 고찰(중요)


윤하님의 밴드곡들은 대부분 스스로 무언가를 극복하고 넘어서는 내용의 곡이 많습니다. 

Fly, someday, supersonic, 26, 오르트구름 등등 이 곡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별이라는 사건이 자신의 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지나가길 바라거나 기다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무엇이 있을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여전히 자신 없지만' 사건의 지평선으로 들어가 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안녕히' 또한 사실 '안녕히가세요' 가 아닌 '안녕히계세요'인 것 입니다.  


뮤비에서도 이러한 복선이 드러나는데, 이별 한 이후 블랙홀 앞에서 있는 것은 항상 상대방이 아니라 본인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점을 알고 다시 뮤비를 감상하시면 좀 더 색다르게 즐기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고증 되어 있고, 그 속에 다양한 복선이 여기저기 숨어있으면서, 감성, 멜로디, 음악 어떤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정말 알면 알수록 대단한 곡입니다. 사실 리페키지 엘범의 다음곡인 blackhole 또한 이 곡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따로 준비해 보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blackhole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좀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세줄요약


1. 불랙홀의 생성과 소멸까지 고증이 매우 잘된 곡임


2. 윤하님은 정보의 역설에 대해 블랙홀의 상보성을 지지함.


3. <사건의 지평선>은 화자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곡임. 


솔직히 이 정도 했으면 념글도 척척 보내줘서 윤하님이 볼 수 있게 해주세요 ㅠㅠ, 평생 소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