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전국투어는 뭐에 홀린 것마냥 죄다 갔었지만, 이번에는 첫콘과 막콘만 가게 되었다. 19년도 소콘때도 첫콘이랑 막콘만 갔으니 딱히 적게 간 건 아니고 원래 가던 만큼 간거기는 하다.
이번 콘서트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기에 쓸 말도 많을 것 같다
- 셋리스트
전국투어는 올출해놓고 소콘을 여덟 번 중에 두 번만 가게 된 건, 지방에서 가야해서 돈도 많이 들고 잘 데도 없고 등등의 이유도 있었겠지만, 셋리스트에 관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기대감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이유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우선 몇 번이고 불탄 떡밥이지만 투표 얘기부터. 투표 개시의 의도 자체는 선의였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모든 것들이 잘못된 투표였음. 후보 선정부터 굳이 타이틀곡이나 커버곡이 들어가야 했었나 싶고(2521이 왜 1등이냐 따지기 이전에 애초에 후보에 없었어야 한다고 봄), 투표 폼을 홀릭스에게만 공개한 것이 아니라 팔로워 수십만의 인스타 계정에 올린 것도 문제였고(프롬에만 올렸어도 될 일이다), 투표 결과는 참고만 하겠다고 했어도 되는 걸 상위권에 랭크된 노래는 무조건 부르겠다고 못 박아버린 것도 문제였다(이것만 아니었어도 투표결과가 어쨌건 상관이 없었을텐데). 개인적으로 투표를 받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다음에 또 투표를 할 거라면 투표 방식의 전면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게 셋리스트에 기대를 안하게 된 채 공연을 감상하게 되었는데, 전반적인 셋리스트 구성도 그닥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비에 관한 노래'라는 뻔한 주제로 레이니나잇-비의향기-우산을 묶고, 후반부에 먹구름-비내날이 또다시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우산-먹구름-비내날 묶어서 한번에 처리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그리고 이미 19년 소콘에서 불렀던 딸기날이나 무지개 저편 재탕한 것도 개인적으론 좀 별로였던 게 가뜩이나 투표로 뽑힌 곡 빼면 몇 자리 남지도 않는 셋리에 재탕까지 여러 곡이니 솔직히 좀 많이 김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앵앵콜이 별의 조각이었던 것도... 이미 엔띠콘부터 2022yh까지 귀에 딱지 앉도록 들은 곡이 나오니까 마지막까지 좀 찝찝한 느낌이었다 해야하나
그나마 좋았던 건 서른밤째랑 약속 정도... 서른밤째는 콘서트에선 처음 부르는 거였고, 약속도 이제 들을 기회 없을 것 같으니 이번에 들어둬서 다행이다 싶음.
아무튼 소콘 오지도 않을 사람들이 투표 열심히 한 덕분에 셋리에 대해서만큼은 좋은 얘기가 나올 수가 없는 콘서트가 된 것 같다.
- 컨디션
나는 언젠가부터 콘서트를 가면서 윤하의 목상태에 대해 걱정을 아예 안 하게 되었다. 대략 코로나시대가 지나고 21~22년 전후부터였던 것 같은데, 10년대 초반 전성기 시절과는 또다른 제2의 전성기가 온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한때 갖고 있던 걱정들이 다시 되살아날 뻔 했다. 날짜별로 달랐기야 했겠지만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팬들이 느낀 것도 비슷한 것 같고.
특히 딸기날 부를때는 진짜 조마조마하더라 첫날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투표 상위권 곡들 넣다보니 하나 부르기도 빡센 타이틀곡들 여러 개 포진된 것도 성대 혹사의 요인이지 않을까.
7집 녹음 일정과 겹쳐진 8회 일정의 공연이라는 스케줄 자체가, 20주년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무리한 강행군을 한 게 아닌가 싶어 좀 걱정된다.
- 공연장
이제 체급이 너무 커져서, 예전에 소극장 콘서트 하던 500석 언저리 공연장엔 절대 갈 수 없다는 건 동의함. 거기 가면 내 자리도 없을 것 같고
하지만 블루스퀘어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을까를 생각하면 좀 아쉬움.
의자 문제, 단차 문제로 공연을 할 때마다 불평이 쏟아졌고, 나도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팬미팅때 후기 쓰면서 여긴 이제 안왔으면 좋겠다고 했었기도 한 곳이니
소극장콘 한다는 건 꽤 오래 전부터 정해놓은 건데 그동안 비슷한 규모의 다른 공연장을 찾으려면 찾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음
- 기타 공연에 대한 감상
내 자리는 첫콘은 1층 B구역 통로석, 막콘은 2층 발코니(왕따석) 이었는데
왕따석이 사이드인 것만 빼면 정말 좋더라 양 옆에 사람도 없고 의자도 푹신하고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휘파람으로 소리 채우기라던가, 위에서 물 떨어지는 연출이라던가 셋리를 살려보려고 나름 고심한 흔적들이 보인 것 같았다. 목 컨디션 같은 것과는 별개로 본인 말대로 진짜 대충 하진 않으니까.
2521은 투표 1등 먹은게 에바였고, 소극장에 어울리는 것 같지도 않지만 라이브 들을 때 만큼은 정말 좋은 것 같다. 타이틀곡 줄줄이 나올 때보단 훨씬 감명깊었음
개인적으로 내년부터는 한국에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 어쩌면 콘서트 자유롭게 다니는 건 올해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다음 대극장콘이나 전국투어는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만족감으로 가득한 공연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은 고닉도 아니면서 혹평을 해서 얼음땡님한테 분탕 취급 당할까봐 홀릭스 인증
후기추
후기추 - dc App
혼모노 할아버지 개추
그래도 윤님보단 어립니다
길게썼누
저번에 좀 쓰고 이번에도 좀 쓰고 하다보니
ㅠㅠ
씹덕추
아오쉰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