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윤하 소극장 콘서트 <빛나는 겨울> 6회차 후기
2026.1.18 (일)
▶ 요약
1. 9기 팬미팅 이후로 다섯 달 만에 보는 윤하님. 1열이라 좋았고 무대 시작하자마자 그냥 행복했다.
2. 2022년 이후 4년만에 다시 듣는 느린 우체통은 참 좋았다. Truly는 드디어 성불
3. 앵콜 셋리가 바람/사평선이라 너무 좋았고, 개복치와 함께 한 가족사진 굿
▶ 본론 - 1부
무려 12회차의 공연, 언제 올 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마침 1월 공연이라서 내 생일과 가장 가까운 날짜의 공연을 처음 오고 싶었다. 그래서 예매한 것이 바로 1월 18일 일요일 공연.
첫 날 후기를 보고 많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셋리스트는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었다. 첫 공연이 6회차라 셋리스트 스포 당하는 것은 이미 포기한 상태.
이대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역과 연결된 다이소에 갔다. 홀봉 쓸 일이 많이 없을 거라는 말씀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AA 사이즈 10개 구매 2,000원 국룰.
예전에 삼성홀에 한 번 왔던 적은 있었지만 1열이 이렇게 가까운 줄은 몰랐었다. 무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바로 내 앞에 있었고 무대를 약간 올려다보는 구조였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막이 오르고 윤하누나가 등장하시는데 그냥 뭔가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누나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봐서 참 반갑네 - 이런 느낌이었을까... 인트로가 깔리면서 노래부르지 않고 그냥 앉거나 서 계셨지만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했다.
괜찮다부터 Truly까지 총 8곡을 내리 달리시는데 시간이 약 40분 정도 걸렸었고 마치 교향곡이나 연주 길이가 긴 피아노 협주곡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중간 중간에 멘트가 없고 8곡 이렇게 몰아듣는 공연은 처음이었지만 오히려 무대 자체에 집중되어서 좋았다.
괜찮다는 c/2023YH 이후 처음 들어서 반가웠고 겨울 분위기의 포문을 연다. 없던 일처럼은 2023년 그민페 무반주로 코앞에서 봤었던 생각이 났다.
그 이후로 Airplane Mode, 내 마음이 뭐가 돼, 없어, 답을 찾지 못한 날, Truly는 라이브로는 처음 듣는 것 같았다. Drive는 지난 팬미 이후로 또 듣게 되었는데 편곡은 뭔가 바뀐 느낌이었다.
조명 연출이 대부분 황색이어서 가로등, 신호등이 연상되는 느낌이었다. 랩 파트가 없는 '없어'도 상당히 괜찮았다. Airplane Mode의 가사도 공감은 간다. 정말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줬으면,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순간들도 분명히 있다.
5집 수록곡들이 대개 그렇지만 그 외에 다른 곡들도 상당히 Minor한 감성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Minor한 감성도 좋다. 듣다보면 마냥 어둡지만 또 막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특히 Truly는 2022년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무한반복하면서 엄청 엄청 많이 들었었는데 드디어 라이브로 들었다... Truly 가사가 참 좋다. 가사가 정말정말 한 줄 한 줄 정말 너무 공감된다. 결혼하신 후에 못 들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소극장에서 꺼내주셔서 좋았다.
2022년에 비하면 지금이 여유로워진 것 같기도 하지만서도 사는게 참 어렵다. Truly를 들으면서는 2022년의 그 힘들었던 일들도 생각나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스쳐지나가는 것 같다.
윤님의 멘트도 동의한다. 겨울은 웅크리게 되는 계절, 치유의 공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남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감정들, 사회적 자아가 결여된 모습들을 아우르고자 하는 듯한 셋리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너만 힘든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같은 모습이다. - 그런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아닐까
▶ 본론 - 2부
봄은 있었다로 시작해서 포인트 니모까지 또 내리 8곡을 달리신다. 클래식 공연으로 따지면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보통 교향곡/협주곡이 대개 40분 정도는 하기 때문에...
2부 곡들은 전반적으로 고음이 등장한다. 라이브로 처음 듣는 것 같은데, 겨울에 듣는 봄은 있었다는 새로웠다. 제목으로만 들으면 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때 지나간 봄을 생각하는 화자의 모습이지만, 또 다른 봄, 새봄은 다시 돌아온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지금은 한겨울이기 때문에.
기다리다는 뭐 워낙 많이 들었으니까.
느린 우체통을 다시 꺼내주셔서 좋았다. 내 인생 첫 윤하 콘서트가 c/2022YH였는데 그 이후로 처음 돌아온 느린 우체통이다.
드레스코드 빨강으로 공지해주셔서 빨강색 목도리를 메고 첫 날 금요일 공연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 앵콜곡 Home과 느린 우체통을 듣고 그냥 완전히 입덕해 버렸다. 2022년 12월 2일 금요일에 부친 편지가 느린 우체통을 거쳐 시간을 흘러와 2026년 1월 18일 일요일 마침내 다시 돌아왔다.
2022년 그 때 처음 보았던 윤하의 공연이 생각나는 선곡이었다. 깊감잦이 된 시점에서 다시 듣는 느린 우체통은 참 그 가사가 정말이지 더 마음에 와 닿았고 4년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가 대단했다.
나는 2023년부터 부산에 여행갈 때 마다 부산의 느린 우체통에서 윤하에게 엽서를 보내고 있다. 1년 뒤 오늘 날짜에 비슷하게 발송해주는 느린 우체통이다. 아마 지금 두 통 받으셨을 것 같다. 물론 옐로나이프에서 보낸 국제우편 엽서는 덤이다.
별의 조각도 간만에 듣는 기분이었다. 강력한 타악기 소리가 이 별을 더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더 돋보이게 한다. 2024년 빛나는 여름이었나에서도 별의 조각을 들었었는데 (아마 그 때는 앵콜 즈음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 참 새록새록 난다. 빛나는 여름과 빛나는 겨울. 후주 중에는 관객석 쪽으로 손을 흔들어주시는데 나도 같이 손을 들며 인사했다.
맹그로브를 부르기 전에 Interlude로 Lost in Dark가 있는데, 다른 여러 Interlude 중에서도 이게 단연 으뜸인 것 같다. 뭔가 깊이 있는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어디론가 깊은 주제를 탐구하러 떠나는 깊은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이었달까. 몰입도를 더욱 높히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멜로디였다.
7집 앵콜콘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인트로/인터루드 음악들도 나중에 유튜브에 올려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공연의 완성도를 올려주는 연출이다.
특히 이 부분 조명 사용/연출도 기억에 남는데 뒷열에서 조명이 사라지면 앞열에서 조명이 순차적으로 등장하고 그것들이 반복되면서 Interlude와 함께 지속된다.
빛이 사라지는 것들이 후기를 쓰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빛 마저 빨아들여버리는 블랙홀을 염두에 둔 연출인지 싶다.
막상 공연을 보는 그 현장에서는 사라지는 조명을 보며 '잊지 말아야 할 건, 소중히 여겨야 할 건, 사라지는 모든 것들과 사랑' 이라는 가사가 떠올랐다.
맹그로브는 뭐 당연히 좋은 곡인 점 잘 알고 있는데 편곡이 좋았던 것 같고 특히 후주 없이 바로 고음으로 탁 치고 끝나는 그 부분이 참.. 전율이었다. 당연히 후주까지 하고 마칠 줄 알았는데 고음으로 치고 바로 끝내버리는 것도 임팩트 있었다.
Black Hole도 워낙 자주 듣는 곡이지만 어쿠스틱한 편곡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우주셋리는 역시 빠질 수 없지.
7집 모든 곡들이 다 좋지만 코리올리 힘은 특히 뭔가 묘하게, 정말 뭔가 왠지 모르게 끌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기는 하다. 퇴사 생각이 나는 곡이기도 한데, 뭔가 곡을 듣고 있으면 어딘가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정말 좋다.
그 순간은 바로 '아아, 멈춰 끝내버리면 그만인데'. 여기서부터 곡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면서 어딘가로 새로운 세계, 또 다른 차원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통기타로만 반주를 시작해서 그 위에 바이올린과 첼로가 2절부터는 반주를 같이 얹는 구성도 돋보였다.
포인트 니모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어쿠스틱 편곡과도 꽤 상당히 잘 어울렸다. 참 가사가 아름답고 좋다. 오랜만에 들으니 더욱 좋았다.
멘트 시간이 돌아온다.
성탄/연말은 지났고 봄이 아득한 그런 계절, 스산하고 찬 바람 부는 1월. 인생의 겨울을 생각하셨는지, '돌아보면 그게 정말 힘들었던 일일까?' 자기 자신의 감정과 기억들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말씀해주신 윤하님.
사실 나는 1월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고, 한 해를 온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달이기도 하고. 겨울 생인 겨울아이라 그런지 추위도 잘 타지 않는 듯 하다.
물리적인 추위는 그렇지만 인생에서 찾아오는 추위에도 그렇게 잘 대응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싶다.
Winter Flower에 앞서서 오늘은 '납매'라는 꽃을 소개해주셨다. 잎이 떨어진 나무에서 꽃이 피는데, 정말 순식간에 꽃이 피는데 강한 향기가 먼저 난다고 하는 꽃. 사실 납매라는 꽃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복수초와 함께 납매를 같이 언급하시면서, 이러한 꽃들은 '존재하는것 만으로도 목적을 이미 달성한 것' 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이 참 어떻게 보면 위로도 되고 치유되는 멘트였다.
겨울 생일인 나도 어떻게 보면 겨울에 꽃을 피운 것인데, 나도 내 존재만으로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으로 대입을 한다면 참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당연하게 존재하는 건 어쩌면 기적일지도 모르지' 와 같은 태양물고기의 가사도 생각난다. 이러한 겨울 꽃들은, 다른 일반적인 꽃들에 비추어 볼 때 이토록 차가운 겨울 날씨에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존재하고 있다.
존재만으로 기적이고 존재만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꽃, 그리고 나 자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앵콜
주차마다 앵콜곡이 다를 줄은 생각을 못 했는데, 2주차의 앵콜은 바람과 사건의 지평선이다. 어쩜 이렇게 완벽한 앵콜인지.... ㅎ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바람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1열에 있기도 했고 프롬프터가 있는 방향이어서 내가 앉은 쪽을 흘깃흘깃 보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곡 자체에 집중할 수도 있었고 기분도 더욱 좋아졌다.
아무도 만질 수 없는 기억의 바람
가을철이 참 잘 어울리는 곡이지만 겨울에 듣는 겨울바람도 좋았다. 눈보라 치는 그런 겨울 바람이 아니라 상쾌하고 시원한, 깨끗하고 신선한 바람이었다.
이어서 가족사진 촬영. 같이 데려온 개복치 인형과 피아노 홀봉 하얗게 해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가족사진에 굉장히 잘 박제가 되었다.
빛나는 겨울 사랑해! 빛나는 우리 기특해!
사건의 지평선은 반평선이 아니라 완평선이었다. 반평선이었으면 살짝(?) 아쉬울 뻔 했으나 다행히 완평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특히 좋았던 것이 기존의 떼창 구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같이 노래할 수 있었다.
무대를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아다니시면서 눈을 맞추고 여러 홀릭스들을 지켜보시는데 참 그 눈빛이 따뜻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정말 순식간에 공연이 끝난 것 같았다.
정말 오랜만에 윤하누나 봐서 좋았고, 자주 공언하셨던 것처럼 여기서 기다리면서 노래하고 있을테니 언제든지 찾아주었으면 한다는 그 말씀이 생각났다.
그 말씀의 의미를 오늘 정말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분들의 스토커인데, 얼굴을 아는 친구들도, 익숙하지 않거나 자주 오지 않으시는 분들도, 누구한테나 다 마음 쓰고 있으니 꼭 여러분들의 흔적을 남겨달라고, 후기를 써달라고하는 그 말씀을 듣고 오늘도 임무를 수행 완료했다.
공연 끝나고는 등촌샤브칼국수 가서 저녁식사까지 뒷풀이 클리어.
여러분들의 일상에서 잘 계시다가 또 보러와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빛나는 겨울 되세요!
빛나는 겨울 사랑해!
빛나는 우리 기특해!
홀봉과 함께 분위기 연출. 아름답다.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눈이 오기 시작한다.
집에 도착하니 눈발이 퍽 예쁘게 날린다.
포근한 날씨인데 눈이 하얗게 내려 우리를 감싸고,
빛나는 겨울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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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추
다읽음추 공감되는 부분이 먆네요 저도 조명연출중에 순차적으로 켜지고 꺼지는 부분이 기억에 남고 7집 노래는 들으면 분위기가 달라지는거 같아요ㅋㅋ - dc App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니 좋구만! 그치 7집으로 넘어갈 때 배경음악도 위압감과 신비스러움이 있었고 조명 효과도 되게 인상적이었어 ㅋㅋㅋㅋ - dc App
굳
요약추
후기추
오
후기추
짧후기추
ㄹㅇ 이정도면 짧게 쓴편 - dc App
공연끝나고 내리는 윈터플라워 추 - dc App
느체통 라이브는 처음 듣는데, 진짜 콘 오기 잘했다는 생각뿐이었읍니다 - dc App
송도 오니까 눈이 더 많이 내리더라구 ㅋㅋㅋㅋ 느체통 참 좋지.. 2022.12이후 약 3년 지나고 받은 이 편지가 참 행복했다 - dc App
후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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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올라오고 갤에서는 공식 사진 이라고 검색하면 누가맨날퍼옴
응응 트위터에 올라오는편! 윤하 공식 계정 팔로우해두면 될듯 - dc App
정성스러운 후기 굿굿
아 진짜 기타로시작해서 쌓아가는 느낌 좋았음
유동 댓글은 귀한데... 그치 악기들이 점점 쌓여가는 느낌이 참 좋았던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