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곡이 윤하의 바람이라고 대답했을 때, 윤하의 팬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조금 어려워 한다.

옛날엔 진짜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냥 그렇다는 느낌이니까

노래도 제일 좋아하면서 심지어 옛날엔 그렇게 좋아했다며 왜 지금은 팬이 아니냐는 말에는

노래는 많이 듣지만 오프라인 행사같은걸 잘 안간다는 대답을 하곤 했다


나는 방구석 1열충이다.

윤하 콘서트를 갈까 고민하다가도 언제나 나는 집에서 듣는 것이 좋았다.

듣는 것으로 부족하면 너무 고마운 분들이 많아서 직캠도 많았다.

내가 아무말 하지 않아도 그들이 티키타카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그 순간을 여러번 돌려볼 수 있었다. 


이번 소극장 콘서트도 그렇게 한참을.. 한참을 라이브를 해메이던 중에

갑자기 문득 내 머릿 속에 10년 전쯤 내가 미쳐있던 어떤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내 기억 속의 그 영상은

지독하도록 예쁜 윤하가, 지독하도록 아름답게 피아노를 치며, 지독하도록 예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저화질에 음향은 치우치기도 하는 불안정한 영상이었지만

학생 때의 나는 그걸 보고 들으면서 울었던 기억이 있었다.

노래의 이름도 떠올렸다 nina의 someday라는 곡이었다.

진짜 수천번도 더 들었으니까 까먹을리가 있나.


그 영상을 보면서 그 콘서트를 못간 것을 몇 달을 후회했었다.

정확히는 내가 그 순간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을 후회했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나의 기억으로 소유하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했다.

내가 당시 가장 좋아하던 카제라는 곡에서 말하던

누구도 만질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기억의 바람을

나는 내 기억도 아닌채로 흘려보내야 했다.


비밀의 화원 소극장 콘서트, 

티켓팅이 떴을때 취소된 맨 뒷자리를 보며 갈까말까 고민했지만 용돈이 부족하다는 하찮은 이유 하나 때문에

결제를 안하고 흘려보낸 내가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한스러웠던 기억,

그리고 다음 소극장 콘서트가 있으면 꼭 한번 쯤은 가보고 싶다는 기억,

잊고있던 그 기억을 10년도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떠올렸다.


카제하니까 생각났는데 플리트비체도 못가서 후회했지...

생각해보니까 나는 방구석 1열충이 아니라 그냥 용기가 없어 매번 후회하는 사람이지 않았나 싶다.

매번 직캠을 보면서 방구석이 1열이라 더 좋다는 말도안되는 소리로 스스로를 속이고

남들에겐 윤하의 팬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그런 겁쟁이였던게 아닐까.


나는 이번 소극장 콘서트를 가고싶다.

근데 표가 없다.

어제부터 죽어라 취소표를 둘러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취소표가 나올 시기가 아닌 것 같다.

가끔 팬카페에 양도글이 올라오는거 같은데 나는 준회원이라 댓글도 못쓴다

예전에 호기심에 홀릭스를 가입했을떄도 대충 가입만했다가 등업을 해야한다길래 나왔었는데

그때 뭐라도 해뒀어야 했나...


결론도 뭣도 없다 제목 그대로 그냥 넋두리다

넋두리는 원래 예고없이 끊긴다

아 콘서트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