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줄 요약
1회차: 2부 좋아
11회차: 1부 너무 좋아



첫콘과 막콘을 가고 싶었지만 예약 당일 앱을 켰을 때 처음 보이는 캘린더의 마지막 날이 1/31일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1/31이 토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이라고 생각했고

그 결과 첫콘과 막둘콘을 다녀오게 되었다.

첫콘 귀가길에 광역버스를 잘못 타서 다른 시까지 넘어가게 되었고, 20분을 달려 지하철 막차를 타고 겨우 집으로 돌아오는 정신없는 경험을 해서 첫콘 후기도 왕지각하게 되었다.


1회차 

그동안의 콘서트들은 가기 전 셋리를 보고 갔었는데, 인생 첫 첫콘이다 보니 단순하게 기대하지 못한 곡이 나올 때마다 새롭고 떨리는 경험이었다.

평소에 5집을 즐겨 들어서 반가운 곡들이 많았고, 현악기도 좋아하는 터라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대도 심심할 수도 있지만 온스테이지 무대를 직관하는 기분이 들어서 신선했고, 조명도 잘 써서 눈이 조금 아팠지만 보는 맛도 있었다. (조명을 보고 예린 콘이 생각나긴 했음)

그래도 5집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향해 하셨던 멘트는 들으면서 띠용 하긴 했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한 공연이었지만, 인터루드가 많고 길었다고 생각했고 다음 곡으로 나왔으면 하고 기대했던 노래들이 안 나온 아쉬움도 조금은 있었다.
(set me free, savior,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이후 한 달 동안 겨울을 버티다 1월 31일(토)에 다시 삼성홀로 향했다.


11회차

두 번째로 듣는 인트로는 이미 꽤 길다는 걸 알고 있었고, 첫 곡이 어떤 곡인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눈을 감고 함께 감상하였다.

‘괜찮다’와 ‘없던 일처럼’을 들으면서 든 생각은 음원보다 가사가 더 와닿는다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잘 들리는 게 아니라 편지를 쓰듯이 마음에 가사가 꾹꾹 전달되는 게 느껴졌고, 감정이 전달되는 기분을 겪었다. 첫콘과 달리 곡 이후 함성 없이 잔잔하게 울리는 박수 때문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첫 번째 인터루드에서도 인트로와 같이 눈을 감고 듣다가 문득, 이전에 독감에 걸려 혼자 방에서 힘들게 있었을 때 느꼈던 고독감과 괴로움이 떠올랐고, 장기간 연애 후 방에 박혀 두문불출했던 기억들도 생각이 났다. 첫콘에서 무대를 본인의 방처럼 꾸미고 생각한다고 말하셨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무대가 조명도 있고 사람도 많지만 외롭고 추운 공간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바로 시작한 `AIRPLANE MODE`를 들으며, 인터루드를 포함해 지금까지의 곡들이 모두 이어지면서 한 명의 사람이 힘듦을 겪으며 느낀 감정들을 시간 순서대로 겪는 장면이 그려졌다.

‘내맘뭐와’와 ‘없어’에서는 내부에서 돌던 감정을 쏟아내며 청각적·감정적으로 함께 터뜨리는 기분을 느꼈고, 주인공의 과거 사랑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었다.

두 번째 인터루드에서는 드디어 1부가 이어진다는 걸 이해해서인지 훨씬 몰입이 되었고, 나의 과거도 꺼내 보며 주인공이 성숙해지는 시간의 흐름을 상상했다.

이후 이어지는 3곡에서는 갈무리하였지만 아물지 않은 감정을 나에게 던지는 질문과 각오라는 걸 이해했다.

첫콘에서는 1부의 마지막이 `Truly`였다는 게 이제야 이해가 되었고, `다음에 봐`도 이야기의 좋은 엔딩이며 더 깔끔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앨범도 아니고 콘서트에서 흩어져 있는 곡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고,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인터루드의 역할과 중요성을 경험하게 된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8곡을 멘트 없이 진행한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끊김 없이 전달하고 싶었던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한 뒤 이에 맞는 곡들을 가져온 게 아닐까 생각했다.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먼저이기 때문에 셋리스트가 중요하지 않은 공연이라고 말하셨던 것 같다.

2부부터는 각각의 개별적인 곡이라고 느껴져서 일반적인 콘서트처럼 한 곡 한 곡을 감상했다.

‘별의 조각’ 이후 인터루드는 끝날 때 `맹그로브`가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바로 곡이 시작되어 신기한 경험이었다.

‘포인트 니모’도 그띠 콘에서 여러 번 들었지만, 윤동이에서 몰입해서 감상 형태가 너무 좋았다.

‘윈플’은 첫날에는 랩이 있는 버전이 더 익숙해서인지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 어제는 1부의 감동을 순간 잊을 정도로 시원하고 빠져들어서 정말 좋았다.

앵콜곡들도 현악기가 있을 때는 상상해 보지 못했는데, 역시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1회차에서는 2부의 노래들이 공연의 만족감을 채워줬다면, 11회차에서는 1부의 경험이 2부의 만족감을 압도했다.


쓰고 보니 내용이 너무 길긴한데 공연에서 느낀 생각과 감정이 너무 새로운 경험이었서서 최대한 남겨 본다.

앵콘이 아닌 하나의 공연을 2번 가는것도 이번이 처음 이었는데 이후에는 최대한  2번을 가도록 노력하게 될거같고 왜 올콘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