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AAA 게임을 보면 게임 플레이든 게임 내 메시지든 교조적인 경우가 많은데 라스트 오브 어스2나 배틀필드V 같이 정치적 올바름을 플레이어에게 강요하고 가르치려 들거나 둠 이터널처럼 제작진이 원하는 플레이 방법 외에는 플레이어의 창의적 활동을 막거나 하는 게임이 많아서 피곤함을 느끼곤 했다. 플프라이스를 주고 산 게임이 온전하게 유저만의 게임이라기 보다는 제작진이 원하는 이상적 방향이 이미 개입되어 있는 그런 느낌.
거기에 AAA게임이 복잡한 캐릭터, 세계관을 영화처럼 체험하는 게임이라면 야숨은 단순한 캐릭터, 세계관을 놀이터 삼아서 노는 느낌이라 좋았음. 개인적으로 게임을 기억할 때 어느 한 게임의 특정 장면, 컷신을 생각나는게 아니라 그 게임에서 했던 특별한 플레이나 경험이 기억나는게 좋은 게임이라 생각하는데 야숨이랑 몬헌이 딱 그랬음
스탈 몬스터 해골 저 멀리까지 들고 가서 절벽에 차 넣을 때, 홍수에 떠내려간 신부 찾는다고 조라강에서 하이랄 호수까지 돛단배 타고 내려가면서 수색하다가 처음으로 필로드래곤 봤던 일 같은거. 같은 게임에서 같은 컷신 보고 남들이랑 같은 부분을 기억하는게 아니라 내가 플레이해서 나만 기억하는 지점이 있다는게 참 좋았음
오픈월드 게임은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는 일은 많은데 막상 그 이동이 재미없어서 일부러 그러지 않는 이상 순간이동만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야숨은 이동 자체가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라서 좋더라. 야숨 전에 위쳐3를 하고 와서 위쳐3랑 비교하게 되는데 위쳐는 등반도 못하고 이동도 말이랑 텔포 외에는 없는 반면 야숨은 패러세일에 등반에 승마에 모래표번에 방패서핑까지 있어서 이동 수단의 선택폭이 넓고 한 가지로만 다니는게 아니니까 이동이 지루하지 않더라. 거기에 위쳐3는 필드 이벤트가 적고 도적 야영지같은 곳도 한번 죽이면 리젠하지 않는 것에 비해 야숨은 필드 이벤트가 다채롭고 몹이나 동물을 계속 만나게 되니까 이동 자체가 즐겁더라
게임이 신기한 이벤트가 많다는 점이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맨위 고전게임은 '봉크의 모험'이라는 고전게임인데 이 게임은 달에 박치기를 하면 달이 반으로 쪼개지고 야자수가 나오기도 하고 거대 몬스터한테 일부러 먹혀서 체내 스테이지를 돌아다닐 수도 있었음. 숨겨진 요소가 많았고 분위기 자체가 신비롭고 아기자기한게 있었다. 이런 눈길을 사로잡는 신기한 이벤트 좋아하는데 야숨은 사토리산의 신령이나 각 지역의 용처럼 신기한 이벤트가 많고 지역마다 볼거리가 많아서 관광하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상호작용이 엄청 풍부한 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게임 자체가 실험실이나 놀이터 같았다. 폭탄으로 물고기를 잡고 번개 치는 날에는 금속 무기에 번개가 내리고 풀에 불이 붙고 하는 거 하나하나가 정말 너무 재밌고 신기했다. 거기에 이런 활용을 제작진이 막아두지 않은게 정말 기뻤다. 핀볼 퍼즐 사당 같은 곳을 퍼즐 좆까고 타임 록으로 골프쳐서 넘기거나 화염 트랩을 화염 면역 장비로 무사통과하는 건 다른 게임이었으면 절대 꼼수 못쓰게 막고 나중에 패치로라도 막아버리는데 야숨은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온전히 할 수 있어서 마냥 즐겁기만 했다.
설정이 단순한 것도 좋았는데 괜히 이것저것 복잡한 내면묘사 집어넣다가 좆같은 캐릭터 튀나오는 게임이 많은데 야숨은 간결한 묘사로 공감할만한 캐릭터를 보여줘서 좋았음. 그리고 캐릭터들을 컷신이나 구구절절한 사연팔이가 아니라 깔끔한 대사와 행동으로 보여줘서 호감이었다. 특히 루타 해방하고 나서 시드 왕자가 저 멀리 루타 바라보거나 미파 동상 앞에서 서 있는거는 깔끔하게 감정 자극하더라.
젤다의 전설은 옛날에 친구가 시간의 오카리나 명작이라고 한 거 외에는 거의 모르고 지냈었는데 막상 이렇게 해보니까 왜 이 게임 시리즈가 명맥을 이어오고 명작 취급받는지 알겠더라. 너무너무 재밌다
6ㅅ6 b
아니 어제 위쳐세일해서 샀는데 이글 읽으니까 위쳐 하고싶지않네
대신 위쳐는 음울한 회색 세계관에서 압도적인 서사를 체험하는 느낌이 있음. 오픈월드는 많이 비어있긴 한데 위쳐는 위쳐만의 장점이 있음. 풍경보면서 말타고 달리면 진짜 중세 판타지 들어온거 같애
잘썼다ㅋㅋ 나도 비슷한 생각임
게임이 너무 잘 나와서 감상을 참을 수가 없어씀
특별한 플레이나 경험이 기억나는게 좋은 게임 이거 ㄹㅇ띵언이다 - dc App
나는 라오어1을 좋은 게임이라 생각하지만 기억한다고 하면 컷씬의 어느 한 부분이 생각나. 그런데 야숨이나 몬헌을 생각하면 컷씬이 아니라 내가 플레이했던 어느 한 부분이 생각나. 게임적으로는 전혀 중요한 부분이 아니지만 내가 재밌게 플레이해서 재밌던 부분이 말야. 난 그런 게임이 좋더라, 공감해줘서 고마워
문과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