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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렇게 과묵하지만, 해맑게 웃는 귀엽고 순수한 10세 소년과
뻘겋게 번뜩이는 왼쪽 눈으로 고풍스런 말투를 구사하는 으스스하고 섬뜩한 해골 기사가 동일인물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음
  
어린 시절과 미래 이미지의 괴리감이 너무 심해서 적응이 안 가더라. 게임상에는 어느 상황에 처해도 젤다와 나비와 헤어져도 감정에 미동조차 없이 담담하게 자기 일만 척척 잘하던 링크가 아무도 자기 업적을 몰라준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성불도 못하고 원령이 될 정도로 용사로서 강한 자부심을 가질 줄 누가 알았겠음. 당시엔 그래픽 기술이 지금같은 레벨이 아니라서 감정 표현이 기계적인 것도 이해할 만하지만....

어린 소년이 어른의 몸으로 그 험난한 여정을 뚫으면서 용사로서의 정체성이 자연히 정신에 녹아들고, 그 상황에서 어른이 돼서까지 평생 용사의 그림자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나봄. 링크가 겪은 일들을 그 세계에서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나마 나비가 유일했는데 나비마저도 링크를 버릴 듯이 떠나버렸으니, 링크가 결국 혼자만의 의지로 나비 찾으러간 것도 이해가 됨. 나비만이 자신이 한 일을 인정해주는 용사의 증명이자 단 하나뿐인 친구였으니까. 무쥬라의 가면에서도 오카리나만 회수하고 떠날 수 있었는데도 기꺼이 테르미나도 구해주고, 여행 중에 자길 미친 듯이 괴롭힌 스컬키드와 채트레일 남매를 용서해주고 넷이서 친구가 되었지만 그것마저도 다 해결되자마자 전부 없었던 일이 되어서 그걸로 영웅으로 불릴 가능성도 소멸되었음.

결국 나비와도 평생만나지 못하고 결국 이 세계에서도 하이랄의 기사가 돼서 왕가를 받들고 이름이라도 날려보자!하고 기사가 됐건만, 그 시대에서 자기가 나서서 활약할 만한 일도 없었고, 억울하게 저주받은 기사라는 오명이 씌워져 비참하게 죽었다는 게 안타까움을 자아냄.
  
행복의 가면 상인은 무쥬라를 회수하고 떠나기 전에 링크에게 행복을 빈다고 말했지만 정작 링크는 어떤 형태로든 본인이 가장 원하는 꿈도 행복(용사로서 이뤄낸 들을 세상에게 인정받는 대국적인 기쁨)도 못 누렸음. 황혼의 공주로 만회받는 순간까지 불행하기 그지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