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잠들기 시작한 계절이었다.
나뭇가지에 앙상한 바람이 매달리고, 어둠은 일찍 내려앉았다.
겨울잠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지만, 벤은 오늘도 동굴 밖을 서성였다.

그의 가슴 안 어딘가가 뜨거웠다.
몸속 깊은 곳에서 퍼져 나오는 갈증 같았다.

“또 이 시간이네.”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검은 귀가 쏙 올라간, 둥근 몸집의 판다.
반인호였다.
늦은 밤이면 꼭 찾아왔다.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왜 자꾸 오는 거야?” 벤이 낮고 굵은 목소리로 물었다.

반인호는 벤의 앞에 천천히 섰다.
그 눈빛은 항상 나른하고 느릿했지만, 지금은 다르게 반짝였다.

“그냥… 너 보면, 머리가 시끄러워져.”

그 말은 벤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커다란 몸이 반인호에게 다가가며, 두 짐승은 숨결을 맞대듯 가까워졌다.

벤은 판다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 올렸고,
그 순간—
입술이, 퍼진 숨결이, 서로를 삼켰다.

처음은 부드러웠다.
그러나 곧 야성처럼 거칠어졌다.
벤은 판다의 어깨에 손을 얹고 살짝 벽으로 몰았다.
그 크고 따뜻한 손은 반인호의 등줄기를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도톰한 털 사이로 느껴지는 체온.
서로의 가슴이 부딪치며, 숨소리가 얽혔다.

“하…”

반인호는 짧게 숨을 토하며 눈을 감았다.
입술 사이로 벤의 숨결이, 이빨이, 혀가 스쳤다.
입맞춤이 점점 더 깊어졌고,
그 틈에 벤은 속삭였다.

“도망치면 안 돼.
지금 널 놓치면, 나 진짜 미쳐버릴지도 몰라.”

“그럼… 잡아 봐.”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벤은 판다의 목덜미를 품처럼 감싸안았다.
입술은 턱 아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며 이빨로 조심스레 깨물었다.
그곳에 남겨진 자국—이건 나만의 것이라는 증표.

그들은 오래도록 서로를 탐했다.
어두운 밤, 달빛에 번지는 그림자 속에서
숨소리와 키스, 몸의 떨림은 오로지 그들 둘만의 리듬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긴 밤이 끝날 무렵, 벤은 그의 이마에 이마를 부드럽게 붙이며 말했다.

“인호야…
이대로 겨울 내내, 내 옆에서 잠들어줘.”

반인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리고 벤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은 채 대답했다.

“네가 원한다면…
그 겨울이 끝나지 않아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