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현은 적막한 정좌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때는 자신 앞에 고개 숙이던 제자들이,
이제는 모두 반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나 제일 견딜 수 없는 것은, 와이즈마저 그 무리에 서 있었다는 점이었다.
밤이 깊어 그냥관의 등불조차 꺼져갈 무렵,
그녀는 와이즈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달빛 아래서도 떨리는 손을 주체할 수 없었다.
스승으로서의 위엄은 이미 벗어던진 지 오래였다.
“와이즈...”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애원에 가까웠다.
와이즈는 놀란 듯 몸을 돌렸으나, 곧 굳은 표정을 지었다.
“더 이상 나를 사부라 부르지 않는 그 입으로... 다시 나를 불러줄 수는 없을까..?”
의현의 눈빛은 꺼져가는 등불처럼 흔들렸다.
“네가... 나와 함께했던 날들을 잊지 않았다면, 제발... 돌아와다오.”
그녀는 더 이상 자존심 따위 붙잡지 않았다.
손끝이 와이즈의 옷자락에 닿자, 그제야 그녀 스스로도 깨달았다.
스승으로서의 권위가 아니라, 한 여인으로서 매달리고 있음을.
“내가... 너의 아이를 품는다면, 너는 다시 나를 바라봐 줄까...?”
떨리는 목소리는 간절한 기도로 흩어졌다.
와이즈는 눈을 감고 잠시 숨을 고르더니, 대답 대신 천천히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
그 차가운 손길이야말로, 의현의 가슴을 가장 깊이 후벼 파는 것이었다.
의현의 손끝이 떨며 닿았을 때, 와이즈는 잠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눈빛 속에는 한때 스승이었던 여인에 대한 혼란과,
지금 자신이 따르는 반악에 대한 충성심이 뒤섞여 있었다.
“의현 씨”
와이즈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의현의 심장은 순간 멎는 듯했다.
단 한 마디면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그 단호함에 산산조각 났다.
“내가... 네 아이를... 내 곁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면...!”
의현은 절박하게 손을 더 꽉 잡았다. 그러나 와이즈는 손을 살짝 흔들어 떼어냈다.
밤 공기에 차가워진 손길이 마치 식어버린 마음의 온도처럼 느껴져, 의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제... 나는 돌아갈 수 없어요. 의현 씨도, 문파도... 그리고 과거의 우리도.”
와이즈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의현에 대한 미안함이 스쳤다.
의현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릴 듯 앉았다. 달빛 아래, 그녀의 눈가에는 빛나는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문득 그녀는 깨달았다. 권위도, 총애도, 심지어 사랑마저,
한 사람의 마음을 강제로 붙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달빛만이 그 자리에 남아, 무너진 스승과 떠나간 제자의 사이를 냉정하게 비추었다.
그 빛 속에서, 의현의 등불은 이미 꺼져 있었고, 남은 것은 오직 상실뿐이었다.
다음 화 [와이즈의 죽음 1/1]
아 - dc App
웰캐 잘씀
진짜 글 잘쓴다 정식 연재해줘
찢갤에 글 잘 쓰는 애들 왤케 많냐 ㅋㅋㅋㅋ - dc App
그니까 이런 글 솜씨가진애들이 아자잣같은 글을 쓴다는거지?
뭐야 시발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