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누구인가? "



수 없이 긴 시간동안 같은 질문을 했다.



구름 위의 추방자?

비디아다라의 지도자?

마지막 불멸의 후예?



옛 친우와의 약속을 떠올리자니 이름을 버린 지 오래였고.

지키지 못한 사명을 떠올리자니 힘을 버린 지 오래였으며.

따를 수 없는 운명을 떠올리자니 뜻을 버린 지 오래였다.

" 지금 지킬 수 있는 것들만을 위해 함께 싸우자. "

" 옛 이름은 버린 지 오래, 나는 「개척」 만을 위해 돌아왔다. "



" 만약, 지나왔던 「기억」 이 「불멸」 하지 않더라도... 우린 계속 나아가야 해. "



이제 와선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괴로움을 잊어버리려 달콤한 즐거움을 연기했다.



그러나 육신의 죽음으로 죄를 씻어냈다 착각하고 발치에 남은 업보를 외면한 결과

희뿌연 과거에 가라앉았던 죄는 더 섬뜩한 칼날로 돌아와 용각을 깎고 눈을 가렸다.



결국 덩그러니 홀로 남은 심장에 박힌 건 무엇도 지키지 못했다는 공허함.

외롭진 않았다, 언젠가 분명 이렇게 되리라 자조하며 살아왔으니.



허나 굴레같은 이 생에도 종착을 정할 수 있다면 차라리 먼저 떠나간 여우의 곁이였으면 했다.

싸구려 비주를 묫자리에 쏟으며 - 너를 떠나보내 아픔에 묻히는 일 없이 살았노라고.

다섯 중 누구도 듣지 못할 하늘 아래서 쓰디쓴 술 한잔에 남은 넋두리를 풀었으리라.



덧없게 가로되, 무릇 불멸이란 삶을 묶어두는 사명에 기대어 연명해 왔을 뿐인 등잔 위 촛불일진대.

이름 없는 용에겐 이제 어떤 사명도, 이름도, 목적도 남지 않았다.

똑같이 나아갔으나 단 하나의 갈림길로 흩어져버린 운명.

후회도 남고, 분노도 남았으나, 그 모든 것이 지나고 난 다음 남는 것은 하나의 의문이었다.



「 왜? 」



동료들과 어떤 차이점이 생겨 오직 나만이 이곳에 남았는가.

자신이 그녀들과 다른 것, 처음엔 혈통과 태생 - 운명의 길 - 분기의 선택 - 많은 오답을 생각했으나.

영겁의 시간이 그의 뇌리에 심어준 해답은 좀 더 '본질적인 것' 이었다.



모든 연결점, 모든 엔트로피, 모든 오답을 제외하고 남는 것이란 단 하나...



" .... 자지. "



실로 불편한 정답이었다.



언젠가 듣기를, 남캐라면 구세주가 되거나 - 죽지도 못하는 것이 되거나, 그 중 하나라고.

처음은 부정했으나, 마음 속 연못을 들여다볼수록 꼴사나운 남캐만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즉, 애초에 「어째서?」 의 답은 없었다. 본질적인 차이만 있을 뿐. 허나 유일한 방법이라면...



" ... 몽둥이(BAT) 같은 자지(BAT) 뿐이다. "



.... 결국 무명객으로써, 해답을 찾았다면 운명을 제치고 나아가야 한다. 분명 우리 중 누구라도 그리했으리라.

후회뿐인 이야기 안에 「영원히 남는다」 라는 오답을 거부하며 내일로 힘차게 발돋움했으리라.

그러니 손 안에 남은 것이 흉폭한 자지방망이 뿐이라도 「개척」 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 마침내... "



사명을 되찾은 용은 오랜 탈피 끝에 담쟁이 둥지가 된 창을 뽑아들며 고고히 침음했다.

주인을 기다렸던 창은 부딪혀오는 황혼빛을 창날로 찢으며 반짝였으나...

더 훌륭한 창이 주인의 다리 사이에서 보란듯이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 나는... 자지로 서리라, "

" 천외를 구멍낸 비명을 쑤시고, 「파멸」 의 침묵을 가져오리라. 나는 ─── "

“ ──── 나는 자지맨(BATman) 이다. ”





- 가면을 쓴 그에겐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았다.



남아있는 것은 오직 자지몽둥이(BAT) 하나로 파멸을 궤뚫겠다는 사명 뿐.

어떠한 권능도, 존엄도 괄시하지 않고 모두가 동경하는 결말을 향해 천외로 나아가니.



「 그는 영원한 밤도 따먹는 자요, 그는 복수도 따먹는 자요, 그는 어둠의 강간마였다. 」



이 순간, 성신들의 존명이 부딪히는 은하에서 그만이 가장 고귀한 이유이리라.

은하의 이변을 처음 마주한 것은 오랜 친구이자 배신자, 무결의 섬광이자 한천에 비친 달이었다.

무간옥의 창살을 뚫고 밤거미처럼 뛰쳐들어오는 그림자에 놀랐으나, 대응하지 못할 그녀가 아니었기에 검을 빼들었다.


쨍강!


허나 가냘프고 아름다운 그녀의 검은 묵직하게 불끈대는 괴한의 창에 맥 없이 부러져 버렸고.

검끝으로 닿은 익숙한 무게감에 그녀가 크게 당황하는 사이, 저항 하나 하지 못한 채 옷이 찢기고 벽으로 내몰렸다.



" ... 너는 백주의 백보지를 소중히 하지 않았지, 이제 네 백보지의 처녀막이 백주 곁으로 갈 때다. "


" 이 목소리는.... 음월? 그럴 리가... "


" 그 이름은 버렸다, 나는 「불멸」  초대남 자지맨이다! "



괴상한 복식으로 정체를 숨겼으나, 마주보는 눈높이 - 머리칼 - 머리 위의 뿔까지 고스란히 정체를 말해주는 괴한.

이제 와서 정신이라도 나간 것처럼 그녀의 안대를 풀어버리고, 훤히 드러난 뽀얀 살갗의 젖가슴을 움켜쥐었으나...


뭉클 -


... 젖가슴을 감싸는 손의 크기, 심지어 주무르는 손짓조차도 기억 속 친우와 똑같아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마음 속에 정이 아직 남은 것인지, 그래도 잠깐이나마 반가운 마음도 들었으나... 찾아와서 한다는 게 이런 거라니.


애초에 이 따위 희롱이라면 유폐옥이던 무간옥이던 잡것들에게 충분히 당해온 몸, 그녀는 도리어 처연하게 물었다.



" .... 이름 하나 바꿨을 뿐인데, 싸구려 망념에 사로잡혀 더 볼품없는 것이 됐구나. "

" 네가 나를 배신하고, 친우를 등지고, 사념을 외면하고 도망쳤던 놈이랑 다른 게 뭐지? "



- 그러자 미친 짐승처럼 그르릉대며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고개를 꺾어 버리고는.

꽉 다물린 입구에 창을 문댈 틈도 없이, 조준이 끝나자마자 허리를 밀어넣으며 확실히 들리도록 고개를 맞대 말했다.



" 난 남젖 까는 씹게이옷 안 입어! "


" 그게 ㅁ - (푸욱!) 흐아윽!.... "



... 그의 창 크기는 익히 경험해 기억하고 있었으나, 낯선 감각이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건 단순히 너무 오랜만이여서일까?


매끈한 뱃가죽이 쑤시는 모양대로 울룩불룩 올라올 정도로 거칠게 쓰여지는 동안, 그녀는 많은 의문들을 완전히 잊고 체념해버렸다.

분명 아직 중요한 사명이 남아있었으나... 한 번 박히자마자 모든 게 부질없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꾹 하고 짓누를 뿐이었다.



" ... 사람은 다섯이나, 으... 보지는... 둘일지니 - 흐윽!... "

... 아... 백주... "



경류는 텅 빈 눈동자 속 지나온 꿈들을 헤집어 보며, 자신이 진정 원했던 게 무엇인지를 느껴보려 했다.

그러나 떠올려보려 하면 할 수록, 뱃속에 뜨거운 새 생명이 들어차는 감각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감옥 바닥이 차가워서일까?

생각보다는, 꽤 나쁘지 않았다.



「파멸」 의 종착은 「파멸」 그 자신이다. 


형체 없는 육신, 정신과 에너지만으로 이루어진 존재이자 가장 정직한 엔트로피인 팬틸리아는 누구보다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언젠가 장작이 모두 타버리고 나면 불씨도 꺼질 것임을.


어쩌면 「파멸」 의 길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을 즐기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파멸」 시키고자 하는 여정이 아닐까?

그러나...



" 반갑다 팬틸리아. 하드한 밤이군. 마지막으로 만났을 땐 「불멸의 거목」 을 그렇게 원했었지, 「불멸의 거근」 은 어떻게 생각하나? "

" 네년도, 셀레노바도, 아이언툼도 전부 따먹고 「파멸」 의 불씨를 꺼뜨려주겠다, 제피로인가 뭔가 하는 놈은 뒷구멍도 새하얘서 이명이 「화이트 홀」 이라지? "



... 그 결말이 이렇게 찾아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 ㅁ... 뭐라고 미친 새끼야? "


" WHERE ARE THEY!? "


퍽!


" ㅁ- 끄윽!... "



채 반응하기도 전에 미친 개가 윽박지르는듯한 괴성과 함께 주먹이 들어왔다.

용의 주먹이 자궁덮개살에 정확하게 꽂혔고, 팬틸리아는 맞은 배를 부여잡으며 신음을 흘렸다.


끔찍했다, 척추를 쥐어짜는듯한 고통에 눈물이 나오고 침을 삼키기도 힘들어 입 안이 바싹바싹 말랐다.

버티던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저도 모르게 새끼 강아지같은 소리가 혀 밑에서 튀어나왔다.



꽈아악 -


" - ㅇ, 끕... 윽, 으끅 - 케헥!... "



차라리 주저앉고 쓰러져 배를 감싸고 싶었지만, 괴한이 등 뒤에서 목을 부여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오히려 더 세게 조이기에 목이라도 졸라 죽이려나 싶었으나, 대뜸 젖가슴을 움켜쥐며 희롱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파멸」 의 사절로써 정말 많은 인간군상을 만나왔으나, 이 놈은 궤를 달리했다.

차라리 " 은인님~ " 이라 부르면서 아침마다 파이즈리펠라를 해달라던 그 회색머리 미친놈이 나았다.



뭉클 -


" 끄헤윽.... ㅁ, 뭐ㅇ- "


" WHERE ARE THEY!!!!! "


" ㄴ, 나누크 맙소사 - 몰라! 모른다고!... 미친 새끼야!... "


퍽!


" 으아흑!... 끄으... "



이윽고 잠깐 엉덩이에 자지 같은 게 문질러졌나 싶더니, 또 배를 쳐맞고 고꾸라졌다.

트리플 퓨전 불멸의 거목을 끼고도 쳐발린 전적으로 보듯이 육탄전은 전문이 아니다, 차라리 강간해주면 좋을텐데.


... 그러나, 좀 이상했다, 분명 저 근육질 주먹에 맞은 곳을 또 맞고 있을텐데 생각보다는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파멸신에게 축복받은 육신이라고, 전투나 통증에 면역이라도 생긴건가 싶었으나...



푹!



생각보다 빨리 자지가 삽입해 들어오자, 방금까지 의심했던 끔찍한 사실이 명백해졌다.

배 맞고, 고꾸라지고, 목 졸리고, 뺨 맞고 - 괴롭힘의 연속이었을 뿐이지만 매끄럽게 삽입당했다는것.

절멸대군씩이나 되는 존재가 싸이코 새끼한테 쳐맞으면서 마조암캐마냥 젖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도 서둘러 삽입해 보자마자 계략의 절멸대군이 사실 배빵맞고 젖는 마조암캐라는걸 안 것일까.

등 뒤에서 목 조르며 쑤시는 중인 채로, 부드러운 명치를 주먹으로 짓눌러 쑤시기 시작했다.



꽈아악 - 꾸우우욱 - 


" ㅇ, 끄으으아아!... 아으윽, 흐아아악!... "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면서도 입꼬리는 실실 올라가는 게, 이젠 확실해졌다.

배빵 쳐맞고 목졸리며 강간당하는데도 처음 몇 번 아찔하던 고통은 점점 익숙해지는데다...

가슴이 점점 뛰고, 허벅지가 축축하게 젖어오며, 젖꼭지에선 모유가 줄줄 새기 시작했으니.


... 아,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파멸」 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다린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었나?

그 때의 여우년 몸이 그립다, 진작에 이런 걸 알았더라면 좀 더 「파멸」 답게 놀아보는 건데.


사실은 기대하고 있었던 거였구나, 이런 「파멸」 이라면 좋은 편이 아닐까 - 라고 생각하며 자기위안을 삼아버리고.

생각을 그만둔 채 「불멸의 거근」 밑에 얌전히 깔려, 앙앙대는 교성을 더 사랑스럽게 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 WHERE ARE THEY !!!!!!! "


" ㅁ, 몰라아...♥+"



... 얼마나 더 괴롭혀줄까, 내심 기대하며.

그 날, 「파멸」 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절멸대군은 자신의 「파멸」 을 찾았다.


── 이르길, 성신이라 불리우는 자들은 본디 육체적인 성별이 없는 존재이나.

의지의 표상을 대변하여 필멸의 형태를 한 육신을 두르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따지자면, 그 형태가 한 필멸자의 힘으로 좌시되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변일 것이다.



「파멸신-나누크」 는 은하의 많은 개념들을 좌시하고 「파멸」 의 의지만을 관철하는 존재.

성신이란 관념의 끝, 의지의 개념화, 따라서 그의 존재를 그보다 강제할 수 있는 이는 없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 한 필멸자의 의지만으로 그의 육신이 덧없는 필멸자의 정형을 갖추고 있었다.




" 나누크, 네년의 보지에 「파멸」 을 가져다주러 왔노라. 빨통이 죽여주는군. "

" [아델리분의 마지막 별빛] 은 이제 [애널2분의 마지막 별Bitch] 라고 불리울 것이다. 네 예쁜 보지와 작별인사해라. "



" ??? "





문득 「이해」 라는 개념에 얽매여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그의 고향이 「파멸」 의 온상이 되어 「종말」 을 맞았을 때? 그의 마지막 「개척」 마저 「파멸」 로 끝나버렸을 때?

지나온 모든 경우에서조차 「이해」 는 불가능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누크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애초에 생전에도 경험해 본 적 없던 계집의 형상을 갖추고, 어루만져질 때마다 움찔대며 바르르 떨고 있는 꼴이라니.

심지어 온 은하에서 자신의 뜻을 전하고 있을 파멸의 '의지들' 마저 느껴지지 않으니, 나누크는 크게 잘못됐다고 '느꼈다'.





꽈악 -





" 너는 은하계에 누크, 나는 네 보지에 노크. 헛된 저항이다, 파멸신. "



" - "





... 때문에 나누크는 필멸의 존재를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저항」 이란 걸 시도하려 했으나.

큼지막한 손이 젖가슴을 움켜 쥐어짜는 아픔과 함께 묵직한 열기가 엉덩이에 찔러졌고, 동시에 몸에서 「힘」 이 빠지는 걸 느꼈다.



... 「힘」 이라니, 파멸신의 존재는 그딴 게 -





푹!



" Hello World. "





─── 뭐든, 어둠의 강간마에겐 좆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가 「파멸」 의 구덩이에 창을 찔러넣는 순간, 은하가 잠시 꺼졌다.



이윽고, 별들이 다시 깜빡이기 시작했을 땐 모두가 알았으리라.

성신이 한낱 용자지에 개처럼 따먹혔다는 것과 ───



「파멸」 은 이제 한 「인간」 의 아득한 꿈이 되었음을.

.... 「불멸」 이 「파멸」 을 삼킨 후, 우주는 「종말」 없이 영원토록, 편안히 침묵했다.

더 이상 「지식」 이 은하의 「파멸」 을 계산하는 일도, 「기억」 이 「종말」 을 피해 윤회하는 일도 없었다.

다가올 「죽음」 을 두려워하며 「자멸」 을 좇지 않아도 됐고, 사라져버릴 「즐거움」 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 다만 멀쩡한 은하계 (Milky way) 에 빨통내음 (Milky scent) 이 씹물과 뒤섞여 풍긴다는 것만이 달라졌다.

그러나 이 사소한 변화야말로, 어둠 속 수호자가 은하의 평화를 지키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 별들이 두려워하는 어둠은 그의 베일이며, 꺼진 은하들의 침묵은 그의 계시이리니.

이제 하늘에 흩뿌려진 별들과 정자를 같이 세는 모두가 알리라, 헛된 「파멸」 을 노래하는 자들에게...







─── 진정한 「종말의 밤」 이 왔음을.

「 I am cumscent, I am impregnancy, I AM BATMAN. 」

“ 나는 밤꽃이며, 나는 임신이다, 나는 자지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