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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날이 왔다.
주말 오후, 약속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두근거렸다.
'오겠지? 왜이렇게 긴장될까..'
혹시 안 오시면 어쩌지.
하지만 그 순간.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거기엔 단정한 옷차림에 여우귀가 정돈 된 미야비 씨가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점장님."
"와… 오셨어요? 진짜 오셨네요!"
"네. 감상 수행이라 했죠. 비디오란 게 뭔진 몰라도, 집중력 향상엔 관심이 있어서요."
'진짜 왔다.. 귀여워..'
나는 그녀의 여우귀를 관찰하며, 서둘러 집 안으로 안내했다.
차를 내오고, 자리에 앉히고, 조명을 조정하고… 준비해놓은 영상을 실행했다.
"그래서, 오늘 볼 건… 이거예요."
TV 화면에 뜬 건… '명탐정 코기리 – 극장판 : 여우의 복수'.
"…이게 집중력 훈련인가요?"
"네! 미야비 씨도 알다시피 복잡한 트릭과 복선… 추리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걸작이에요!"
"…그런 건가요."
미야비 씨는 조용히, 정자세로 앉아 스크린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 옆자리, 약간은 긴장된 자세로 따라 앉았다.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이거, 진짜 괜찮은 걸까…?'
비디오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저기요, 점장님."
"네!?"
"…주인공이 방금 했던 말, 무슨 뜻이었죠?"
그녀는 스크린을 보며 조용히 물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봤다. 진지한 눈으로.
"…아, 그건요… 그러니까, 복선이—"
"설명해 주세요. 이해 안 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아하하… 네! 당연하죠! 설명해드릴게요."
미야비 씨는 다시 화면을 향했고, 나는 슬쩍 안도하며 그녀 옆에서 해설을 덧붙였다.
그날, 우리는 정말 진지하게 영화를 끝까지 봤다.
그 누구보다 집중하며.
.
.
.
끝나고 나서, 그녀가 말했다.
"집중력 훈련… 의외로 괜찮았네요."
"그렇죠?"
"…다음 주에도, 시간 된다면 또 볼까요?"
"네? 정말요!?"
"…뭐, 그땐 제가 고를 차례지만요."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대성공이야.'
.
.
.
그 다음 주.
나는 설렜다.
미야비 씨가 직접 비디오를 고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이번엔 제가 감상 수행 주제를 정할게요. 괜찮죠?'
'물론이죠. 당연해요. 뭐든지요!'
나는 그렇게 대답한 걸… 진심으로 후회하게 된다.
띵-동.
"안녕하세요, 점장님. 오늘도 집중하러 왔어요."
여전히 단정한 옷차림.
근데…
손에 들려 있는 비디오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다.
『소녀들의 우정과 사랑 – 진실의 유치원 시절』
"…어?"
"뭔가요?"
"…그게, 이건… 백합 드라마네요?"
"네. 여우는 백합을 좋아해요. 몰랐어요?"
"…처음 알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다시 나란히 앉았다.
화면에는 다섯 살 여자애 둘이서 손잡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미야비 씨...… 이거 되게 순수하네요."
'네. 순수하죠. 마음이 맑아져요."
"근데… 대사들이 좀…"
『나, ○○랑 결혼할 거야!』
『우리는 언제나 함께야~』
"…미야비 씨, 지금 눈물 흘리시는 거 아니죠?"
"…훌륭한 시나리오예요. 어린 시절의 약속, 지켜지는 우정… 감동이에요."
'이 사람, 진짜다…'
그러는 와중, 화면 속 소녀들이 포옹을 하며 굴러떨어졌다.
"점장님, 이런 장면이 중요해요. 관계성이 진전되는 전환점이니까."
"네, 네에…"
"…저희도 해볼래요?"
"네에에에..?"
그녀는 진지했다.
그리고 진짜로 소파에서 나한테 툭 기대더니, 속삭였다.
"이렇게 하면… 더 몰입되지 않아요?"
"……아…"
내 뇌가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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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