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de4f271b1846cf623eaf3e6459c70199539aa4c42b18d135c8376ee36dfc8d130d51f10f03a8558b27d26dad5081bf1ca1d72

진흙같은 슬러지가 발목까지 차올랐다.
대피소 안의 6단지 시민들은 말이 없었다. 며칠째 비가 내렸고, 쥐들은 시체 옆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갔다.

그때였다.

“가스다!”

누군가 절규하듯 외쳤다.
멀리 비디오가게에서 노란 안개가 천천히 밀려왔다. 바람을 타고, 살아 있는 것처럼.

시민들은 허둥지둥 방독면을 뒤집어썼다.
하지만 복권 가게집 아우는 손을 떨고 있었다. 방독면 끈이 꼬여 있었다.

“빨리 써!”

옆의 아나 할머니가 자신의 장갑 낀 손으로 끈을 잡아당겼다. 그 순간, 가스가 건물 안으로 스며들었다.

쉭—
금속 냄새와 썩은 겨자 같은 냄새가 목을 파고들었다.

아우은 눈물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방독면 너머로 아나할머니를 봤다.
하지만 아우는 자신의 방독면 필터가 깨진 걸 뒤늦게 알아챘다.

아나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우의 어깨를 툭 치고는 웃는 시늉만 했다.

몇 분 뒤, 포격이 멈췄을 때
참호에는 다시 빗소리만 남았다.

아우는 떨리는 손으로 아나할머니의 몸뚱이를 잡고 울었다.
진흙 위로 노란 가스가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