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꾼의 캐럿 제작은 정말이지 일기예보의 그것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빅데이터 연산을 통한 예측이며, 더 긴 미래(aka 더 긴 공동탐색)을 예측할 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



여기서 공동 탐색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시공간의 불연속성으로 인한 외부와의 통신 불가능이다.


어째서 그러냐면,


기본적으로 로프꾼은 레이더에게 본인이 제작한 캐럿 데이터를 담은 방부를 파견해서 공동을 안내한다.


중요한건, 방부가 들고 있는게 '사전에 제작된' 캐럿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확정성이 증가하는 공동 특성상, 캐럿은 제작된 시점부터 정확성이 휘발된다.


그리고 공동 내부는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캐럿은 업데이트도 불가능하다.


어렴풋이 상상해봐도 이 캐럿의 수명이란게, 그리고 캐럿에 의지해 진행되는 공동 탐색이란게


얼마나 짧은 시간 동안만 가능한 것인지 짐작된다.




그렇다면 로프꾼이 직접 공동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그러면 로프꾼이 공동 안에서 직접 캐럿을 업데이트 할 수 있을텐데?


이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하는데,



1. 일단 로프꾼이 에테르 적성이 있어야 된다.


인겜에서도 충분히 묘사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뉴에리두에서 에테르 적성이란 정말이지 축복받은 재능이다.


그만큼 희귀하고, 사방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다.



2. 비용의 문제


애초에 조사길드 버리고 로프꾼/레이더 짓 하는거부터가 돈 때문인데, 참으로 예민한 문제일 수 밖에 없다.


공동 탐색은 그야말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작업으로,


공동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로하는 장비들도 많을 것인데다가

(근데 사실 요즘 보면 걍 민간인들도 맨몸으로 드나드는거 같음.... 1.5버전 진심 뭔생각으로 만든건지)


기껏 탐색 완료해도 머릿수로 나누면 로프꾼한테 떼어줘야 할 지분이 턱없이 늘어난다.


이외에도 온갖 위험이 난무하는 환경에 전투력 없는 짐짝 데리고 다니는 리스크라거나,


배보다 배꼽이 커질 지경이라 레이더 입장에서부터 별로 환영되지 못할 만함.



3. 장비의 문제


이것도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캐럿 제작이 빅데이터 연산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컴퓨터와 같은 인프라 환경이 필요하다.


공동 안에서 이동 가능하게끔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기란 참으로 요원한 일이다. 조사길드마냥 각잡고 거점 설치할 것도 아니고.


거기다, 정황상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구조를 갖출 수록 침식에 취약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무기물 < 기계 < 생명체 < 금단 테스트 통과 못한 AI, 방부 < 지성체)


이 때문에 뉴에리두 자체가 카세트 테이프 같은게 버젓이 쓰이는 첨단과학과 레트로가 뒤섞인 혼종인 상황에


본인 컴퓨터의 모든 부품에 에테르 내성 떡칠할 정도로 돈을 쏟아부을 각오 없이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도 벨로보그 중장비나 그레이스 태블릿 같은 묘사 보면 의외로 문제가 안되는거 같기도 하다.)

(다만 일단은 에이전트 표준 장비인 w-엔진이나 디스크는 에테르 내성 처리를 필요로 한다.)





자 그러면 다시 파에톤을 보자.


외부에서 공동 내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해서, 실시간으로 캐럿을 업데이트 해줌


갑자기 이게 엄청난 위업으로 보이지 않음?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로프꾼의 캐럿이란 수명 짧은 일회성 데이터임.


이걸로 공동 탐색을 하기에는 굉장히 제약적일 수 밖에 없음.


근데 실시간 캐럿 업데이트 <<< 이건 공동 탐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구석기에 총기 발명한 급의 대혁명인거임


시간 뿐일까, 정확도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



더 핵심적인건, 파에톤은 유일하게 공동 내부의 구출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거임.


공동 안이 얼마나 위험하겠음. 정말이지 온갖 사건사고가 다 터질텐데,


기본적으로 통신이 불가능한 공동 내부에선 예상치 못한 사고 한 번 나면 죽을일 아닌 것도 빠꾸없이 고립돼서 죽어야함.


그런데 파에톤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동 내부의 위험상황을 파악하고 외부에서 구조 작전을 파견할 수 있는 존재임.


파에톤이야말로 진정으로 미궁 안을 탐험하는 레이더를 출구 바깥과 연결해주는 목숨줄(로프)인 존재임.



한편으로, 로프꾼의 입장에서,


조사길드나 학회의 거대한 빅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 불법 인생의 로프꾼들은 결국 자기가 직접 공동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데


일반적인 로프꾼이 다이브 한 번 해서 모을 수 있는 데이터량이랑,


파에톤이 훨씬 더 긴 시간동안 다이브 한 번 해서 능동적으로 탐색하며 모을 수 있는 데이터량이랑 비교해보면


일단 기본적으로 파에톤이 만들어내는 캐럿의 퀄리티가 훨씬 좋을 수 밖에 없음.





마지막으로,


페어리 나오고부터 파에톤은 쩌리고 페어리가 혼자서 다해먹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의외로 HDD가 없으면 페어리는 공동 탐색에 있어서 무력함.


개쩌는 연산 능력? 그래봤자 공동 내부랑 실시간 통신하는 HDD 없으면 남들보다 퀄리티 좋은 일회성 캐럿 만드는게 끝임


수많은 전자장비를 해킹해서 얻는 개쩌는 정보 수집 능력? 공동 안에 멀쩡한 전자기기가 없는데 무슨 소용?


결국 HDD가 있기에 페어리와 시너지가 나면서 지금의 개쩌는 공동 탐색 가이드가 탄생할 수 있는거임.


그래서 HDD 말고 파에톤이 하는 일은 뭐냐고? 몰루.... 하는 일 없음.... HDD가 본체임....



한편으론 페어리 혼자서는 '공동 탐색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무능하고, HDD랑 같이 있어야 무시무시한 역량이 발생한다는게


생각해보면 좀 의미심장하기도 한게,


페어리를 포함하여 발자취 영상에서 등장한 4개의 AI는 로제타 데이터를 독점하여 권력을 쥔 뉴에리두 상층부에 있어선 핵폭탄이나 다름 없는 존재일 것으로 보이는데


저 4대 AI가 정황상 로제타 데이터의 독점적 지위를 무너뜨리기 위한, 혹은 로제타를 뛰어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기 때문임.


로제타의 존재 의의가 공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상, 4대 AI의 존재 목적 또한 공동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4대 AI가 HDD 없이는 공동 관련 일에 생각보다 힘을 못쓴다는 것이


HDD를 누가 개발했으며, 현재 누가 소유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