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셔버린 꿈과 실의에

그을린 지포 라이터에 불을 당기면

힘겨운 하루가 스모크에 휘돌린다


먼지 쌓인 라이터 갈무리에

전쟁 때 부친 이야기가 박혀있다

전란의 아우성 속에서도 그들은 살아남아

한 모금 담배 연기로 하루를 열었다


나는 지금 현대의 전쟁터

생존을 위한 아지트에서

기나긴 업무에 지친 밤마다

이 지포에 기대어 쉰다


내 손에 달린 잔주름마저 애써

이따금 불꽃 일렁이는 라이터에

영혼을 실어본다

박제된 듯한 일상에 생기를 더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