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풀어놓을곳 찾다가 이런곳이 있길래 처음 글 적어봅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고1입니다.
중학교 성적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내신을 마무리하고, 어머니의 걱정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걱정은 당연히 대학 관련, 방학이 지나가며 걱정은 점차 압박으로 변해오고 저도 그 압박에 응해 공부량을 늘려나갔습니다.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기존에 비해 성적이 많이 올라 목표할 수 있는 대학이 높아지더군요.

압박은 계속해서 조여오고, 어머니께서는 그 압박을 직접적으로 분출하지는 않으셨지만 은연중 느껴지는 압박이 점점 중압감으로 변해갔습니다.

중압감을 단 채 고2 내신을 괜찮게 마무리하고 방학이 되었습니다. 방학 중 친구의 조언으로 우연히 진로를 발견해낸 저는 그 진로에 재능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즐거움도 따라왔고요.

그러면서 든 생각이,  ' 굳이 대학을 갈 필요가 있나? ' 였습니다.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함을 넘어 정말로 싫었습니다. 그럼에도 억지로 꽉 쥐고 부여잡으며 위태롭게 그 한계를 왔다갔다하다, 결국 진로를 찾으며 이게 놓아져버린 겁니다.

결국 고3 중간고사를 고1때보다 더 심한 수준으로 끝마쳤고, 당연하게도 어머니께서는 이젠 저를 믿을 수 없다며 혼을 내시더군요.

진로를 말하고 싶었지만, 대학에 불이 켜지신 어머니께 말씀드리기 두려웠습니다.
망해버린 성적과 함께 진로 공개라니, 너무 변명같이 들릴 것 같은 타이밍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기말까지 대부분의 대화의 순간에 공부와 대학 입시 이야기가 함께했습니다. 맞벌이인지라 어머니와 함께 대화할 시간도 많이 없는데, 그 대화마저도 공부와 대학으로 가득차버리니 두려움의 감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고3 학생에게는 당연한 경우일지도 모릅니다. 근데 문제는, 어머니의 대화가 아닌 존재 자체가 두려워졌다는 겁니다.

한번은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했는데, 갑자기 뇌리에 고려했던 진로를 꺼내볼까 싶었습니다.

저기, 같은 말로 대화를 튼 저는 말을 하려다 곧 시험이니 그냥 시험이 끝나고 말하자 싶어 나중에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그때 진지하게 들어봐달라, 같은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고함을 내지르시며 말하려면 지금 말하라고 그러시는겁니다. 아버지께서는 말리셨고, 전 궁금하게 해드려 죄송하단 말만 반복했습니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얼어붙었고, 이런 분위기의 주범은 나라는 생각이 뇌를 지배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어머니와의 대화가 힘들어졌습니다.
정확히는 어머니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어머니와의 대화를 피하고, 말씀하셔도 대화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본능적으로 짧게 대답하거나 흐름이 끊기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이제 가족 분위기는 화목한 분위기에서 엄하다기보단 어색합니다. 밥상에서도 서로 TV만 보며 대화가 오가지 않고, 결국 남은 말이라고는 ' 잘먹겠습니다 ' 와 ' 잘먹었습니다 ' 뿐이죠.

물론 어머니를 예민하게 만든 주범은 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 너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마라. 너만 행복하면 된다. ' 는 말을 해주셨던 자상한 말과는 너무 모순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젠 두려워 말하기가 버겁고,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다고 말하는게 두려워 버겁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의지가 너무 완고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고,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습니다.

질문의 범위가 너무 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담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데, 어떻게든 압축하려 하다 보니 질문이 너무 무책임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다시보니 제가 뭔 이야기를 적은 건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