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바둑 3월호 pp24-25


- 아까 말씀하신 진로 고민 부분은, 토너먼트 기사로 계속 나갈 것인지, 아니면 일찍 보급기사로 방향을 틀 것인지를 고민한다는 것인가요?


아니죠. 사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바둑을 떠날까 고민하는 거죠.


- 어떤 '벽'을 느낀다는 말씀이신가요?


맞아요. 왜냐하면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프로가 됐을 때는 입단하자마자 이미 승률이 한 60~70% 이렇게 됐거든요.

근데 지금 기사들은 승률이, 특히 영재로 입단한 12세, 15세에 입단한 기사들은 승률이 20%, 30%밖에 안 돼요.

이 수치는 대국에 나가면 대부분 진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본선 올라간다는 건 정말 쉽지 않고요.

그렇게 됐을 때 계속 스스로를 좀 자책하는 부분도 생기고, 내가 좀 어렵겠다. 힘들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계속 지다 보니까요.

그러다 보면 이제 정상을 바라보기에는, 본격 기전에서 더 실력을 쌓아 거기서 우승을 하고 성적을 내기에는 또 너무 멀어 보이는 거죠.

그러면서 다시 대학교에 진학을 한다든가 아니면 공무원 준비를 한다든가, 이런 현상들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 실제 그런 기사들이 꽤 있나요?


네. 이미 많이 있습니다.


- 그러면 지금 조기 입단대회가 이런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12세 이하 입단대회를 반대하긴 했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 이 입단자들을 한국기원에서 관리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게다가 초등학생이고, 심지어 이번 유하준 프로 같은 경우는 3학년 때 입단을 했는데, 그러면 정말 쉽지 않거든요.

학교 문제도 있고 또 거주의 문제도 있고 해서, 이미 작년부터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방에 사는 학생도 있고, 또 학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한국기원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보면 영재들을 키우기가 굉장히 힘들거든요.

청소년 대표팀 내에서는 대표팀대로 쉽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어린 친구들이 유독 실력이 약하기 때문에, 실례로 영재 12세에 입단했던 한 프로 같은 경우에는 1승 20패, 이렇게 하거든요.

물론 '지면서 크는 거야 할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본인도 조금 성취도 해야 하고 하거든요.

예를 들면 12세끼리 할 수 있는 어 떤 작은 대회라든가 그런 이벤트들이 있으면,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어 할 수 있지만, 계속 지게 되면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특히 12세로 프로가 된 어린 기사들은 이런 환경에 엄청 노출이 돼 있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프로가 되는 순간, 어떻게 보면 자유를 갖게 되지만 스스로 다 해야 되고, 뭐든 동등한 조건으로 대국을 해야 되기 때문에, 12세 같은 경우는 특히 최소한 어느 정도 실력을 갖 추려면 1~2년으로는 좀 부족하고, 그래도 한 3년 정도는 필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