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 한국바둑리그에서 박정환 9단이 반칙을 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일이 한국 언론에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일부 매체는 이런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반칙이 더 이상 반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면, 규칙의 구속력은 약화되고 일관성도 훼손된다. 나아가 심판의 존재 의미마저 희미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규칙은 언제나 경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경기를 결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이 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법은 대중을 따르지 않고, 관은 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법의 경계와 역할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바둑 규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두 사람이 겨루는 경기에서 한 판을 두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상대의 사고를 방해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고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경기 진행을 방해하면 처벌한다”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심판이 수시로 개입한다면,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고,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경기 자체를 크게 훼손하게 됩니다.
두 해악을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가벼운지는 분명합니다.
경기의 정상 진행을 유지하는 것이 각 세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보다 우선입니다.
커제 사례처럼 규정을 어겼지만 고의성이 없는 경우, 반칙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습니다.
세계대회처럼 상금이 큰 경기에서 심판이 계속 개입해 한쪽이 항의할 때마다 경기를 중단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훨씬 커질 것입니다. 그 책임을 누가 질 수 있을까요?
선수가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선수가 이의제기할 때만 심판이 개입하는 것은 제도의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심판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제도적 결함’을 보완하는 장치입니다
바둑 사이트 hangame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원은 “사석을 반드시 바둑통 뚜껑에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수정했습니다.
뚜껑에 넣기 어려운 경우에는 뚜껑 주변에 두어 상대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이 새로운 규정은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한국기원은 시행을 1년 유예하고 있습니다.
사석을 바둑통 뚜껑에 두는 규정은 2025년 LG배 결승 사건에서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는 규칙이 승부를 좌우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반집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프로 바둑 세계에서 사석의 위치가 집 계산에 영향을 준다는 전제는 의미가 약해졌고, AI 시대 이후에는 사석의 수로 승부를 가르는 것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합니다.
사석을 어디에 두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며, 단지 예의의 문제일 뿐, 승부를 결정하는 요소로 확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반칙패”의 근원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바둑이라는 경기 또한 점차 본래의 궤도로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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