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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뛰어 들어간 후순이의 몸은 달달 떨렸어. 아냐 내가 잘못들은 거야. 아니야. 오빠가 나한테 그럴 리가 없어. 그런데 후순이도 똑똑히 봤지. 곽이사가 그 여자한테 입 맞추는 거를. 후순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어. 카페에서부터 뛰어와서일까라기보다는 지금 상황이 너무 말도 안돼는 거 같은데, 자기가 보고 들은게 있으니까.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랑 자기가 보고들은 거에 대한 괴리감이 크니까 눈에선 눈물이 마르지않고 몸엔 힘이 풀리겠지. 후순이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어. 어떻게 이래. 우리 결혼한지 1년도 안됐는데. 우리 아기, 빛도 못보고 그렇게 간 지 두 달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후순이는 서럽게 꺼이꺼이 울었어. 울다가 엄마가 보고싶어졌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어 전화부에서 엄마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를려는데 차마 못누르겠어. 이걸 어떻게 말해. 엄마 억장이 무너질게 뻔한데. 후순이는 손이 계속 떨렸어. 그러다가 떨리는 손에서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지. 후순이는 서럽게 크게 울었어.


한참 울고있는데 초인종이 울려. 후순이는 콧물을 삼키고 휴지로 눈을 닦아. 누구세요? 설마 카페에서 자기가 뛰쳐나간걸 둘이 봤을까. 그래서 이렇게 온 걸까. 후순이는 떨렸어. 문 열자마자 곽이사랑 그 여자가 자기를 내쫓을까봐. 바깥에서 들려온 대답은 배달이래. 그제서야 후순이는 마트에서 배달을 맡긴 걸 기억해냈어. 곽이사때문에 깜빡한거지. 후순이가 문을 열자 배달원이 한가득 들어찬 박스 두 개를 놔줘. 수고하세요. 후순이는 박스를 받는데 지금 내가 이걸 받아도 뭘하나 싶어. 오빠는 나한테 이제 마음도 없는데. 후순이 눈에서 다시 눈물이 터져나와.


울다가 지쳐서 현관문 앞에서 잠들었는데 후순이는 놀라 몸을 일으켰지. 몇시지? 바닥에 떨어져있는 핸드폰을 보는데 문자가 하나 와있어.

[나 외박해.]

필히 그 여자한테 갔을거야. 울 힘도 없는 후순이는 그냥 현관 앞에 앉아서 멍하게 앉아있어.


곽회장은 지금 겨우겨우 화를 삭히고 있었어. 여보. 옆에서 저를 말리는 부인이 아니였다면 당장 곽이사한테 달려가 골프채로 머리를 때렸을지도 몰라.


곽회장 부부는 서로 사이도 좋았고 옳고 그름을 따질 줄 아는 부부였어. 곽회장은 예전부터 아버지한테서 철저하게 교육받았고 곽부인은 변호사라 올바른게 뭔지 더욱 잘 아는 사람이였지.그런 둘 사이에서 곽이사가 나올 줄은 몰랐어.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제 아들은.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여자들을 데려와서 제 방에서 문란하게 놀지를 않나, 여자친구가 버젓이 있는데 다른 여자애랑 사귀지를 않나. 여자한테 이리 치대고 저리 치대는게 한두번이 아니였어. 그게 늘 속상했지. 겉도 멀쩡하고 공부도 잘하는데 왜 하필 여자문제가. 그런 곽이사가 어느 날 자기 애인이 임신을 했다고 밝혔어. 그게 후순이야. 곽회장은 곽이사의 머리통을 한 대 때릴 생각이였는데 그 뒤의 말에 손을 들지도 못했지.


저 그 애랑 결혼하겠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소리야. 전에도 곽이사가 여러 여자들을 임신시킨 적은 있었지만 그 때마다 곽이사는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면서 시치미 뚝 뗐거든. 그런 애가 결혼하겠대. 곽부부 둘 다 충격받았지.


솔직히 곽부부가 후순이의 존재를 몰랐던 건 아니였어. 곽이사가 하도 여성편력이 심하다보니 몰래 사람을 시켜 곽이사가 누굴만날 때마다 보고받았거든. 이번에 무슨 문제를 일으킬까했는데 어째 후순이랑 사귈 때는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어. 저번 애인때는 곽이사가 뒤로 네 명이나 만나고 있었어. 제 아들의 기행에 화가 난 곽회장이 도자기를 던졌지. 값비싼 청자가 곽이사 발 밑에서 깨졌는데 곽이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정부 아주머니한테 배고프니 밥달라고 했지. 그런데 후순이때는 정말 아무도 안만나고 여자만 보면 침대로 밀어넣던 놈이 제법 연애하는 티도 내고 그랬어. 달에 한 번씩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하는데 곽이사 손에서 핸드폰이 떠날 줄 몰랐지. 그런 아들의 모습이 신기해서 그냥 내버려뒀어. 그러더니 후순이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했지.

저도 이제 가정얻고 안정적으로 살고싶어요.

그 말에 곽부부는 후순이더러 한 번 보자해. 후순이를 보자마자 곽부부는 후순이가 마음에 쏙 들었어. 그리고 여성편력 심한 제 아들을 정신차리게 해준 게 너무 고마웠지. 이런 예쁜 아가씨가 우리 아들을 만나고 제 손주까지 가졌다니 곽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지.


그러던 놈이 새아기 배가 점점 불러오니까 어째 태도가 미적지근해졌어. 전처럼 후순이를 꿀떨어지는 눈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곽부부는 다시 사람을 시켜 곽이사를 조사했지. 그러던 찰나 후순이 소식이 들려왔어. 병원에 있다고. 놀란 곽부부는 병원으로 달려갔지. 병원에 가니 울며 의사의 멱살을 잡는 새아기가 보였어. 내 새끼 안죽었어요! 정신이 아찔해졌지. 곽회장은 후순이한테서 의사를 떼어놓고 병실 바깥에서 의사더러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


-우리 며늘아기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거요?
-산모의 배가 바닥에 부딪쳐 아이한테 충격이 컸나봅니다. 충격에 아이가 유산됐어요.


곽회장은 다리가 휘청거렸지. 환자분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의사는 다른 병실로 들어갔어. 저 멀리서 사부인이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어. 우리 후순이는요! 창백한 얼굴의 사부인을 모시고 병실에 들어가자 곽부인이 엉엉 울면서 제 며느리를 달래고 있었지. 사부인은 후순이를 안고 울었어. 내새끼 불쌍해서 어쩌누. 며늘아기는 끕끕 울음을 삼키고 있었지.


곽이사는 지금 계약건때문에 해외출장간 상태였어.  그런데 이 놈이 대체 왜 전화를 꺼둔건지 모르겠어. 곽회장은 짐작가는 게 있었지. 이 놈새끼가! 곽회장은 비서실에 전화해 곽이사랑 같이 출국한 직원이 있는지 찾으라했어. 십 분 뒤에 비서가 곽이사랑 같이 출국한 여직원이 하나 있다했지. 곽회장은 당장 곽이사더러 들어오라고 길길이 날뛰었지. 비서진이 어떻게해서 곽이사한테 연락이 닿았어. 곽이사는 투덜거리면서 귀국했지. 그리고 제 부인 소식을 들려주자 병원으로 차를 몰고 갔어.


곽회장은 지금 비서한테 들은 소식에 손이 파들파들 떨렸어. 아들놈이 정신차린 줄 알았더니 그새를 못참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어. 게다가 지금 곽이사는 결혼한 상태고, 후순이한테 곽이사가 제일 필요한 시점인데 지 부인은 나몰라라하고는 바람이나 피워대고 있으니. 반대할걸 그랬나봐. 그 곱고 어린게 남편 잘못만나서 속앓이할 걸 생각하니 불쌍했어. 그런데 그걸 후순이가 오늘 알았다는 거야. 둘이 들어간 카페에 따라들어가는 후순이 사진에 곽부부는 심장이 철렁했지. 그 어린 아기가 알기엔 너무 잔인한 사실이였어. 곽부부는 어찌하면 좋을까 속만 앓았지.


그 날 이후로 곽이사는 집에 들어간 날이 손에 꼽았어. 일주일에 다섯번은 집에 들어오던 사람이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점점 갈수록 이 주에 세 번, 삼 주에 두 번으로. 후순이는 그럴수록 속이 타들어갔지. 누구한테 말하기도 어려운 사정이고 이걸 시부모나 엄마한테 말하기 어려웠어. 특히 엄마. 그렇게 이 결혼 반대했는데 지금 자기 딸이 이렇게 살고 있는 거 알면 어떻겠어. 후순이는 늘 눈물로 베갯잇을 적셨지.


그러던 어느 날, 후순이의 핸드폰이 울렸어. 오빤가?! 얼른 일어나 핸드폰을 집었지. 그런데 화면에 뜬 번호는 가장 친한 친구인 매장소였어. 후순이는 울적해진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지.

-여보세요?
[후순아. 너 요즘 뭐해?]
-나? 그냥.
[그러니까 뭐하냐고. 그냥말고.]
-어…집에 있지.

그러자 장소가 오랜만에 만나쟤. 자기 독일로 유학갔다 돌아온 지가 언젠대 한 번도 안볼 수 있냐고. 후순이는 바깥에 나가기 싫었지만 장소가 보고싶다고 졸라서 나가게 됐지.


오랜만에 만난 장소는 전보다는 건강해 보였어. 어릴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앤데 독일 공기가 좋은지 얼굴에 혈색이 돌았지. 오랜만이다 이 기지배야. 자기를 반겨주는 후순이를 꽉 끌어안는 장소였지.


오랜만에 돌아왔다고 이리저리 맛있는 레스토랑도 가고, 예쁜 디저트가 있는 카페도 갔어. 후순이는 단 한순간도 곽이사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 장소랑 있는 때에도 계속 슬쩍슬쩍 핸드폰을 봤어. 그러나 곽이사한테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지. 그런 후순이를 보고 장소가 물었어.


-남편은?
-어?
-남편은 요즘도 잘해주냐고.


왜 장소의 말에 후순이 가슴이 철렁였을까. 후순이는 우리 오빠야 늘 잘해주지라고 대답했어. 실상은 바람난 상탠데. 그런 후순이를 보는 장소의 눈은 날카로웠어.


-후순아.
-응?
-니 남편 생일은 언제야?


그걸 왜 묻는지 모르겠어. 불안했어. 장소는 어릴적부터 눈치가 빨랐어. 자기가 어느 포인트에서 치고빠질지 아주 잘아는 애였지. 게다가 장소가 생일을 물은 사람들 중에 패가망신 안당한 사람이 없었거든. 뭔갈 아는 것마냥 이럴 때 묻는게 불안했어. 후순이가 당황한 표정을 비치자 장소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해.


-얘가. 내가 예전처럼 깽판칠까봐? 요즘 힘들어서 그러지도 못해. 친구 남편한테 생일축하한다고도 말 못해?
-아, 아? 아, 응. 그치.


남편의 생일을 알려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와중에 후순이의 핸드폰이 울렸어. 번호를 보니 엄마였어. 왜 이럴때. 후순이는 전화를 받았지.


-어, 엄마 왜?
[너 오늘 집에 한 번 들렀다가. 엄마가 맛있는 거 해놨어.]


그리고는 엄마가 전화를 끊었어. 후순이는 장소한테 엄마한테 가봐야한다고 일어났지. 장소는 다음에 보자면서 손을 흔들었어.



오랜만에 오는 친정이야. 집에 들어가자마자 엄마가 후순이를 안고 내 강아지거리면서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괜시리 엄마의 행동에 눈물이 핑 돌뻔했어. 후순이는 예전처럼 엄마 앞에서 귀여운 딸로, 갖은 애교를 부렸지. 밥먹자면서 후순이를 식탁에 데려가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였어. 후순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했지. 후순이는 자리에 앉아 먹기 시작했어. 오랜만에 먹는 엄마가 해준 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였지. 배불리 먹으니 엄마가 후식으로 사과를 깎아줘. 후순이는 맛있게 받아먹었지.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아홉시야. 후순이는 이만 가봐야겠다면서 일어나.


-후순아.
-응?
-힘든 일 있으면 엄마한테 꼭 말해.


엄마가 저를 꼬옥 안아주면서 말하는데 후순이 눈가가 발개졌어. 어떡해. 후순이는 태연한 얼굴로 오빠가 있는데 내가 무슨 힘든 일이 있어라고 말하고 나왔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엄마랑 장소때문에 괜시리 눈물이 나. 차마 타들어가는 속도 얘기 못하겠고, 알면 제일 울 사람들인데. 후순이는 택시에서 울음이 터졌어.


택시에서 내리고 후순이가 집으로 걸어가는 중이였지. 갑자기 누군가 앞에서 인사해.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그 사람은 얼마전 곽이사랑 카페에서 입맞춘 그 여자였어. 바람상대. 세련된 단발에 백금 귀걸이, 몸매가 드러나는 실크 원피스. 참 성숙미가 넘쳐나는 사람이였어. 후순이는 침을 꼴깍 삼켰지.
모르는 척 해야돼. 후순이가 입을 열었지.

-저, 저 근데 혹시 저 아세요…?
-어머, 제가 어떻게 모르겠어요. 우리 회사에서 제일 유명한 신데렐라신데.

꺄르륵 웃는 소리가 듣기 싫었어. 이 여자랑 마주하기도 싫었고. 여자는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 웃으면서 후순이한테 말해.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차나 한 잔 하실래요?


여기서 매장소는 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