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종주 각주종주 있음






\'.......엔, 다음 생엔.\'


눈물이 가득 고여 눈앞이 뿌옇게 흐렸다. 눈을 깜박여 얼굴을 제대로 보고 싶은데, 눈꺼풀이 너무도 무거웠다. 손을 뻗고 싶었지만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숨을 쉬는 것마저 버거운 때에, 짓누르듯 가슴이 아파왔다. 전신을 뒤흔드는 기침과, 입 안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의 맛. 그리고, 암전이었다. 저를 부르는 목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내 이름, 내 이름을 불러줘. 나는, 누구야.


\"흐으, 나....내 이름.......\"

\"명대.\"

\"제발.........\"

\"명대, 눈 떠.\"

\"......형?\"

\"무슨 꿈을 이렇게 요란하게 꿔.\"


아성이었다. 명대는 어느새 속눈썹을 함빡 적신 물기를 아성 몰래 털어내고 천연한 얼굴이 되었다. 한밤중인데도 흐트러짐 하나 없는 바지와 니트 차림의 아성을 본 명대는 식은땀에 젖은 파자마 차림인 제가 조금 부끄러워져 이불을 끌어당겼다. 젖어서 이마에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떼어내고 반짝이는 물기를 닦아주던 아성은 명대가 포대기마냥 둘러쓴 이불을 끌어내렸다.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목덜미가 서늘하다. 파드득, 본능적으로 떨리는 몸을 당겨 웅크리며 명대는 얌전했다. 내 이름, 뭐라고 부른 걸까. 오늘도 못 들었는데.


\"잠옷 벗어. 감기 걸린다.\"

\"......변태.\"

\"젖은 옷 입고 자면 꼭 골골거리면서. 어서.\"

\"다 큰 오메가더러 옷 벗으라고 하면 그게 변태지.\"

\"내가 벗길까?\"

\"큰형한테 다 이를거야.\"


평소처럼 골을 내고 버릇없이 굴다가도 명대는 문득문득 스치는 기억 속 장면에 멈칫, 입을 멈추었다. 아성의 눈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둔하지 않았다. 뭔가 있구나. 아성의 눈매가 조금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깨끗한 수면용 셔츠를 들고 와 입혀주며 아성은 명대의 목이며 뺨, 이마를 짚어 보았다. 열은 없는데, 오히려 다소 체온이 낮아 손끝이 선뜩했다. 명대는 아성이 저를 어린아이 다루듯 하는 데도 별반 반응이 없었다. 머릿속이 온통 꿈으로 복잡한 탓이었다. 벌써 한 달을, 비슷한 꿈을 꾸고 있지만 얼굴도 이름도 모를 이와 검게 물들던 자신의 시야만 들여다 본 명대는 조금 지쳐 있었다.


\"아성 형.\"

\"왜 그래?\"

\"나, 이상한 게 꿈에 나와.\"


누군지도 모를 사람의 무릎에 누워서, 난 눈도 못 뜨고 말도 못 하고 손도 못 움직여. 그저 듣다가, 듣기만 하다가 피를 토하고 난 죽어버리고. 그리고 꿈을 깨. 이거 뭘까, 나 무서워. 아성은 명대의 머리를 쓰다듬고 옷깃을 가다듬어주며 아이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 놔주었다.


\"내일도 악몽을 꾸면 옆에 있어주마.\"

\"......형이?\"

\"그래.

\"웬일이래.\"


싫다고는 하지 않는 모양이 명대가 지금껏 꿈에 얼마나 시달렸는자를 보여주는 모양이라 아성은 콩콩 뛰는 명대의 심박을 온몸으로 느끼며 조금 더 아이를 안아주었다. 나 이제 잘래, 하는 명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온 아성은 벽에 기대 한숨을 내쉬었다. 깊은 한숨이었다.


\"......샤오수.\"


네가, 꿈을 꾸기 시작했구나.










아성명대 명루명대 카이후거 근동후거 후거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