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완성된 요리. 슈가보이에게 배정된 심사위원은 놀랍게도 안.
둘은 서로를 한참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입을 먼저 떼는 안.
안 "오랜만이네요." (싱긋 웃으며) "잘 지내셨죠?"
백 "나야 뭐 그냥 그랬지유. 못 본 사이에 인물이… 워따- 더 잘생겨지셨네~"
안 (부드럽게 웃으며) "아유, 아닙니다. 아닙니다. 헤헤." (잠시 입술을 축인다)
다시 말이 없어진 두 사람..
안 "그럼 이제 심사를 시작해도 될까요?"
백 "아~ 맞다맞다, 내 정신 좀 봐유. 추억에 잠겨서 딴 생각을 했네유. 아이고~"
안 "준비하신 이 음식, 이름은 무엇인가요?"
백 "아이고~ 이름 있쥬잉. 요거 말여, ‘빽햄 부대찌개’라구 불러주믄 되유."
안 (눈이 살짝 커지며) "빽햄… 부대찌개라구요? 흥미롭네요."
(조심스레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본다. 잠시 눈을 감고 곰곰이 음미한 뒤 고개를 끄덕인다.)
안 "음… 맛은 상당히 깊고 훌륭합니다. 햄의 풍미가 국물 전체를 감싸주네요. 그런데…"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가격적인 부분이 조금 우려됩니다. 제가 알기로 그 ‘빽햄’이라는 것이 보통 햄이 아니잖습니까. 한 캔에 만 원, 이만 원씩 하는 고급 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 (머쓱하게 웃으며) "허허~ 말씀 맞아유. 싸구려 햄은 아닌디… 뭐, 그래도 요게 맛을 살려주는 비법이랄까…."
안 (손가락으로 공중에 원을 그리듯) "그렇다면 계산을 한번 해보죠. 빽햄 한 캔이 이만 원이라 하고, 소시지, 김치, 육수, 라면사리까지 더한다면… 한 냄비의 원가가 삼만 원에서 사만 원을 가볍게 넘길 겁니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부대찌개 1인분 2만 5천 원’이라고 메뉴판에 적어 놓으면, 손님들이 뭐라 하겠습니까? ‘이건 부대찌개가 아니라 귀족찌개 아니냐’며 웃고 돌아설지도 모릅니다."
(잠시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요리라는 건 단순히 맛만 있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대중성이 있어야 하고, 가격 대비 만족감 또한 중요하지요. 지금 이 빽햄 부대찌개는 분명 뛰어난 맛을 보여주지만, 현실적으로 식당에서 판매한다면… 몇 번은 흥미로 손님들이 오겠지만, 금세 발길이 끊길 위험이 있습니다."
백 (허허 웃으며) "뭐, 그 말도 맞는디유… 그래두 이 맛 하나만큼은, 인정허시는 거 아녀유?"
안 (품위 있게 미소를 지으며) "그럼요. 맛은 확실히 인정합니다. 국물의 깊이는 훌륭해요. 하지만 지갑 사정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겠군요. 하하."
백 (호탕하게 웃으며) "허허허~ 뭐, 말씀은 고상허고 참 우아헌디… 장사라는 게 꼭 그렇게만 흘러가진 않쥬. 손님들 입엔 맛있고, 점주들은 신났어유. 빽햄만 있으면 프리미엄이라고 뽝 광고 때려대믄 장사 대박 나는 거 아녀유?
(슬쩍 안을 보며) 안 선생은 늘 계산이 복잡혀. 우리 같은 장사꾼 눈엔, 이게 그냥 돈 되는 메뉴 아니겄슈?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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