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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다' 나 '이해된다' 같은 표현을 쓰지 못해 '알 것 같다' 라는 표현으로 대신한다. 내가 듣는 입장이라면 '얼마나 알 것 같은 걸까?' 하고 궁금할 것 같다. 우리가 공유하는 단어의 기의가 너에겐 어떤 것일까? 행복이란 단어가 네게 떠오르게 하는 영상, 이미지, 소리, 냄새, 맛, 심장에 느껴지는 감각까지... 만약 우리가 완결된 존재라면 언젠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완결이란 단어가 내게 어떤 개념인지 알까?
불확실성 없는 개념을 전해주고 싶다. 그런 게 없다면 적어도 의심할 여지가 그나마 적은 것이라도. 빗소리가 귀에서 흐르는 느낌, 진한 색채의 풍경이 그저 아름답다는 것, 너와 이야기하며 웃을 때 무척이나 행복했다는 것, 같은 것들은 불확실하다. 아니다. 사실 불확실하다는 것이 불확실하다. 애초에 알 길이 없으므로 내가 바라는 것은 무용하다. 그럼에도 바라고 싶은 이유는 뭘까...
나의 의심하는 버릇이 싫다. 사실 난 모든 말을 있는 그대로 믿고 싶다. 말 뒤에 숨겨진 의미같은 것은 없으니 짐작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그러므로 의심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믿고 싶다. 아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많은 게 호전될 것 같다. 고질병인 피해망상이나 자기혐오, 불안과 회피, 우울과 절망...
의심 없이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어쩌면
아니 또 어쩌면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