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갤횽들 안녕 난 취갤 남자중에선 어린편일거야.
군면제를 받아서 올해 스물다섯이거든. 입사 2년차고 ㅎㅎ

학교는 흔히 말하는 세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대를 나와서 IT 대기업에 시스템 엔지니어+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어.
재계 손가락 안에 드는 그룹 계열사라고는 하지만 허울만 좋을뿐, 업무강도는 만만치 않고 연봉도 괜찮은 편이지만 쎄다고는 못해.
그런데 또 하는 업무는 진입장벽도 높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라 나와 같은 주니어들은 다들 배우느라 고생해.

동기들이 나한테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

\"넌 왜케 빨리 취직했니? 내가 니나이라면 어학연수도 가고, 해외여행도 더 가고 더 실컷 놀다가 입사했을 텐데.\"
혹은 \"넌 머리도 좋고 학교도 그렇게 좋은델 다녔으면 왜 더 공부할 생각을 안했니? 대학원 가든가 고등자격증 준비하지.\"
혹은 \"왜 이정도 회사에 왔니? 내가 너처럼 학벌이 좋았으면 스펙 좀더 쌓아서 최고의 직장에 갔을텐데.\"

라고 마치 내가 바보라는 듯이 물어. 난 그냥 웃어넘겨 항상.

사실은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은데.

\"우리 아버지가 내가 대학교 3학년때 정년퇴직하셨거든. 집한채 말고는 유동성자산도 얼마 없으셔서 알량한 연금에 의지하시게 되니까
점점 더 돈에 민감해지시고 나나 어머니에게도 인색하게 굴기 시작하셨어. 그게 점점 정도가 심해지니까 안되겠다 싶더라고. 적어도 나
혼자만이라도 아버지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우리집이 내가 알고있는 우리 집으로 남을 것 같았어. 당신들이 참견하지 않더라도 난
다 생각이 있어.\"

라고 말이야. 근데 굳이 가정사를 구구절절 늘어놔 봐야 뭐하겠어? 흐.

사실 동기들한테는 말 못했지만. 나는 지금 꿈을 가지고 있어. 집안 사정이 저러니 부모님한테도 말씀 못드렸고, 친구들한테는 허황된
얘기처럼 들릴까봐 말 못한 꿈 말이야. 그런데 여기다가는 얘기해도 될거 같다.

지금부터 딱 3년만 일하면서 돈을 모을거야. 3년인 이유는 일단 한 직장에서 3년은 있어야 나중에 경력으로 인정받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MBA 지원자들의 경력이 보통 3년 이상이기 때문이야.

3년간 크게 사치안하고 딴짓안하면 7천만원 정도는 모을거 같거든. 그 후엔 미련없이 회사를 떠날거야. 그리고 1년간 세계여행을 할거야.
어릴때는 우리집 형편이 꽤나 넉넉했거든. 그래서 동남아는 거의 안 가본 데가 없고 유럽 호주 미국 등 수도없이 관광을 다녔어.
하지만 그런 여행 말고 내 영혼을 위한 여행을 할거야.

눈과 귀와 마음을 전부 열고 내가 느끼는 모든걸 받아들이고 그게 너무 충만해서 밥은 그냥 길거리에서 때워도 괜찮은 그런 여행.
선남선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세상이 가진 아름다움에 내가 가진 매력으로 부딪혀서 낭만에 빠지는 그런 여행.

그리고 나서는 해외유학을 준비할거야.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문 MBA가 목표야. 앞에 말한 여행이 나에게 에너지를 줄거고
그럼 난 할 수 있어. 유학가게 된다면 진짜 죽을듯이 공부할거야. 좋은대학 가고도 제대로 공부 못한게 좀 아쉽긴 했거든.
그 후로는 내 커리어도 크게 탄력을 받을거라고 믿어.

그리고 위에 말한 모든 장및빛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지금 내가 고생하면서 번 돈들이 부모님께 손을 안벌리도록 해 줄거야.

횽들은 어때. 꿈을 꾸고 있어?

다들 사무직이든, 생산직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현실이 힘들다면 꿈을 꿨으면 좋겠다. 그냥 막연한 꿈 말고 구체적인 꿈 말야.
그리고 지금 횽들을 고생시키는 직장이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어.

앞으로도 종종 놀러올게. 취갤횽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