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정신병이, 조울증이 있었고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은 있었다
약을 먹으면 뇌가 다운되어서 제대로 살기 힘들고, 평생 먹어야하니까 말이다
암튼 그 여자애는 경계선 인격 장앤지 뭔지가 있었는데
솔직히 만날 땐 좋았다 되게 통통 튀는 성격이었고 대화하면서 즐거웠다
경계선 인격 장애 있는 사람들은 감정이 조울증의 배로 폭발하고 확확 바뀐다던데 사실 못느꼈다
그래서 걍 게임캐릭터 칭호같은 패션 정병인 줄 알았다
근데 내가 돈도 궁해지고 무엇보다 이사가게 되어서
마지막 드라이빙을 가며 마음을 털어놓기로 생각하고
밤 중에 대부도에서 바다보며 같이 앉아있다가
이러이러해서 그만 만나야될 것 같다고 미안하다 말을 꺼냈다
근데 그 말을 하고 뭔가 쎄했는데
에이 설마 하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눈을 희번득 뜨더니
짐승에 가까운 목소리로 씨발이라 소리를 지르며
날 덮치고 한손으론 목을 조르며 한 손으론 내 얼굴에 잽을 날리며
내 머리를 따가운 모래 속으로 파묻어버리기 시작했다
그 여자애의 완력이 대단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순간적 공포에 압도당해서
그렇게 숨도 막히고 패닉 상태에 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치 착검돌격을 하는 일본군을 처음 보고 겁에 질린 미군 같은 심정이었다
그 때 나는 아 이건 진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양 엄지로 그 여자애의 눈을 찔렀고
걔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고
나는 있는 힘껏 다해 내 차가 있는, 바다 반대방향으로 전력질주 하였다
정신 없이 뛰다가 계속 넘어지고,
실수로 칼국수 가게 주차장 벽에 머리를 쳐박았다
암튼
여기서 잡히면 진짜 죽는다
이런 생각에 재빠르게 뛰었다
좆같은 반스 신발이라 뛰는데 발바닥이 아파 죽겠고 호흡 곤란이 와서 숨 차 죽겠는데
진짜로 죽을까봐 미친듯이 달렸고
뒤에서는 씨발년아아아아아 나 무시하냐아아아아 라는, 거의 괴물같은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냅다 쫓아오는 그녀가 보였다
존나 무서워서 존나 뛰고 존나 차를 타고 급발진하듯 출발했다
차에서 라이트 키고 보니 입 안엔 모래가 가득했고
내 아끼는 구제옷 통 청바지가 찢어졌다..
일단 내 집으로 가면 분명 칼들고 찾아올 것 같아서
엄마아빠가 계신 본가까지 자유로 타고 존나 튀었다
엄마아빠한테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긴 그래서
그냥 내일 아침에 이 동네서 친구보기로 했다 새벽에 죄송하다 대충 얼버무리고
카톡 번호 인스타 싹다 차단하고
2주 동안 본가에서 친구 집으로, 또 다른 친구 집으로
그렇게 피난 생활을 하였다
정말 다행인 건 그 이후로 물리적으로 해코지하러 오진 않았다만
그 날 밤 대부도에서의 일은 잊을 수가 없다
너네도 경계선 성격 장애는 진짜 조심해라
죽을 수도 있다
역시 존잘 인싸 기만자 영앤리치 갓띵킹 해임 이십니다...(90도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