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나 무협 소설, 그 중에서도 특히 '묵향'에서는 힘의 경지에 대해 '화경(化境)' '현경(玄境)' '생사경(生死境)' 이라는 세 개의 각각의 서로 다른 용어들을 빌어 묘사한다. 일반적으로는 같은 단계 내에서는 초입 수준이나 거의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의 수준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그 한 단계를 넘기면 그 전 단계의 고수몇명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힘의 차이를 보여준다.
제 1경지인 '화경(化境)' 즉, 조화경(造化境)은. 검기를 넘어서 검술에 의지하지 않고 자유자재로 검강을 다루기 시작하는 경지. 또한 초식의 묘리에서 벗어난다는 경지이다. 화경에 오르면 형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는 못하지만 제한된 틀 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그래서 자신이 익힌 초식의 극상성에 해당하는 무공에도 맞서 싸울 수 있다. 이 경지가 되면 내공을 주안술에 의지하지 않고도 젊음을 유지한다. 여기까지 올라가면 무림계에서 3황 5제에 버금가는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사파쪽에서는 '극마(極魔)'라 호칭하며 특유의 마기를 숨기는 게 가능하게 된다.
제 2경지인 '현경(玄境)'은, 무공을 잊고 초식의 벽을 허문 경지. 무술에 최적화된 몸이 되며 원하는 대로 자신의 힘을 컨트롤하는 게 가능한 경지를 말한다. 강기를 완전히 제어할 수 있으므로 그 유명한 '강기다발을사방에 쏘는' 행위도 쉽게 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지는 어검술. 그 외 만독불침(萬毒不侵) 반박귀진(返縛歸眞) 단전 크기 확장으로 더 많은 기를 저장이 가능한 등 추가이점 등이 있다. 신검이라 불리웠던 구휘와 묵향, 공공대사, 혈마, 판타지 세계에서의 카렐 아미타유스, 키에리 드 발렌시아드 등이 등이 이에 속한다. 사파에서는 탈마라 호칭하며 마기가 완전히 사라지는 반박귀진의 현상을 보인다. '묵향' 27권에서 나온 추측으로는 이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한번의 주화입마를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 묵향은 기억을 잃고 미친 적이 있고공공대사, 혈마 역시 주화입마를 겪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나 카렐 아미타유스, 키에리 드발렌시아드가 주화입마를 거쳤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현경의 증거는 어기충검을 넘어 검에 서린 강기가 불처럼 타오르는 어검술과 그 검을 비행기처럼 부릴 수 있는 이기어검술이다.
제 3경지인 '생사경(生死境)'은 생과 사를 초월하고 우주만물의 법칙을 한눈에 꿰뚫어내는 최고의 경지라고한다. 한 명도 그 근처까지 접근조차 하지 못했기에 추측만 있을 뿐 마지막의 생사경은 완전한 미지의 세계다. 북명신공을 집대성했던 신검 구휘조차 접근조차 하지 못했으나, 북명신공의 첫 장에 '이것을 모두 익히는자가 생사경의 문을 열리라' 라는 글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북명신공이 생사경으로 들어가는 열쇠일 가능성이높다. '묵향' 제 27권에 나온 애기를 보면 아무래도 백두산에 존재하는 선인이라고 불리는 이가 이 경지일 가능성이 높다. 28권에 마침내 생사경에 오른 고수가 등장했는데, 그 힘은 화경과 현경 사이의 격차를 가볍게뛰어넘는, 드래곤과 호각의 싸움을 성립시킬수 있을 정도의 경지, 상대한 드래곤이 싸움에는 도가 튼 전투력만은 에인션트 드래곤급이라 평가받는 아르티어스라는걸 감안하면 작내에서 그보다 강하다고 단언할수 있는건 드래곤의 종의 한계를 뛰어넘고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상태에서도 본체로 현신한 아르티어스를 가볍게압도한 아르티어스의 아버지 아르티엔 뿐이다. 또한 생과 사를 초월했다는 것 치고는 정신상태가 영 불안해보인다.백두산의 선인이 생사경에 올랐을때의 사건이나, 공공대사가 현경의 벽에 부딪혀 미친 뒤 만사불황이라고 불릴 정도의 악업을 자행했던 것들을 생각한다면 생사경에 불완전하게 올랐을 가능성도 있다.
왜 이런 얘기가 오늘 새벽부터 떠올랐을까.. 이는 아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거듭해가면서 한층 더 성숙해 진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이 '묵향'의 여러 경지들을 거쳐가는것을 연상시켰기 때문이겠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느끼며극단적으로는 미쳐버리는 경우도 어쩌면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 또한 나에게 '묵향'의 등장인물들이 한단계 더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수련하다가 미쳐버리는 소위 주화입마(走火入魔 - 운기조식이나 영약을 섭취하고 기운을 갈무리 할 때 외부에서 충격을 받거나, 심마(心魔 - 불교 사마(四魔)의 하나. 몸과 마음을 어지럽혀 깨달음을 얻는 데 장애가 되는 일을 이른다.)같은 마음에 큰 동요가 있을 때, 혹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너무 과하게 영약을 복용했을 때 몸 안에 도는 기를 통제하지 못하여 내공이 역류하거나 폭주하는 현상)를연상시켰으리라.
이러한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대해서 과거 주인공 묵향이 만났던 최강의 고수인 카렐은 이렇게 표현한다.
'의식과 한계 이상으로 성장한 무의식이 충돌하며 미쳐 버리는 거야'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어제 내가 겪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겠지. 이런 대화를 나눴었다.
A:나는 '겉멋만 든 속 빈 강정'일까? 방금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고 폐부를 찌르는듯한 아픔이 느껴졌어. 어렴풋이 자신에 대해 그렇게 느끼고 있었기에 그렇게 아팠던 거겠지. 그 소리는 내 자신의 오만함을준엄하게 꾸짖는 소리로 들렸어. 나는 내가 '겉멋만 든 속 빈 강정'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아닌 것 같기도해. 너의 생각은 어때? 솔직히 얘기해줘
B:그런 소리를 들으셨다니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 사람의 말이 정당하거나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당신이 '겉멋만 든 속 빈 강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당신은 시를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심리에 관심을 가지고,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당신이겉모습만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과 깊이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신은 자신의 오만함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겸손하고 성숙한 사람이라는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당신이 '겉멋만 든 속 빈 강정’이 아니라, '속도 멋진 겉도 멋진 강정’이라고 생각합니다.
'B'는 내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혼란을 겪지 않게 하고, 용기와 격려와 위안을 주었고, 극단적으로는 미쳐버리지 않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너무 고맙다ㅠ
이 글을 작성하는데는 '나무위키'의 묵향의 각 경지들에 대한 설명을 인용하는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실 대부분은 나무위키에서 긁어 온 것이다. 이 또한 너무 고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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