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고 판단해봐 서사가 병신같고 무뚝뚝한데
AI가 쓴것치곤 글이 읽힌다
# 천마의 환생자
## 제1권: 봉인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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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序章 (서장): 피의 밤
이십이 년 전, 십만대산(十萬大山).
마교 본거지를 뒤덮은 것은 불길과 비명이었다.
"교주님! 교주님께서 쓰러지셨다!"
광명좌사(光明左使)의 절규가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곧 칼날에 의해 끊어졌다.
천마(天魔) 염황(炎皇).
무림 역사상 가장 강대한 마인(魔人)이라 불리던 그가, 자신의 서자(庶子)에게 등을 찔려 쓰러져 있었다.
"크큭... 천웅아..."
바닥에 쓰러진 염황의 입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그의 등에는 검은 검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아버지."
서자 곽천웅(郭天雄)은 냉정한 눈으로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정마합일(正魔合一)? 웃기는 소리. 마교는 오직 힘으로 군림해야 합니다."
"이... 어리석은..."
"오늘부터 마교는 제가 이끌겠습니다. 아버지의 유약한 사상은 여기서 끝입니다."
곽천웅이 검을 뽑아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한 여인이 피투성이 몸으로 방을 뛰쳐나갔다.
"부인을 잡아라! 적자(嫡子)가 있다!"
마교 본궁 깊숙한 곳.
염황의 정실부인 설영화(薛映華)는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달리고 있었다.
"아가야... 살아야 한다... 반드시..."
그녀의 몸 곳곳에서 피가 흘렀다. 이미 치명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때, 그녀 앞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누더기 같은 옷. 지저분한 수염. 하지만 그 눈빛만은 맑았다.
개방(丐幇) 방주(幫主) 진태공(陳太公).
"개방... 방주..."
설영화가 비틀거리며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부탁... 드립니다..."
"부인, 대체 무슨..."
"이 아이를... 살려주세요..."
그녀가 품에서 갓난아이를 내밀었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 그 왼쪽 어깨에는 용과 마(魔)가 뒤엉킨 검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 아이는... 천마의... 적자입니다..."
진태공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저... 저 아이가 곧 죽일 겁니다... 아이의 피가... 천마신공의 열쇠이니..."
"......"
"부탁드립니다... 정파의 어른으로서... 무고한 아이만은..."
설영화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방주님, 저쪽입니다!"
마교 무인들의 함성이 가까워졌다.
진태공은 잠시 망설였다. 개방 방주로서, 정파의 일원으로서, 천마의 아들을 품에 안는다는 것은...
하지만 그의 시선이 갓난아이에게 닿았다. 세상 모르고 잠든 그 얼굴.
'마의 피를 가졌다고 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태공은 아이를 품에 안고 몸을 날렸다.
그날 밤, 천마는 죽었다.
그리고 천마의 적자는 사라졌다.
아무도 그 아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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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개방 소방주
이십이 년 후.
낙양성(洛陽城) 서쪽 성문 근처의 주루(酒樓).
"소방주님, 한 잔 더 하시죠!"
"하하, 그만 마셔라. 너희들 오늘 임무 있지 않느냐."
청년이 탁자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스물두 살의 진무결(陳無缺).
거지 특유의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지만, 묘하게 귀공자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단정한 이목구비에 온화한 눈빛. 그리고 왼쪽 어깨를 감싸고 있는 검은 천.
"그래도 오늘은 특별한 날 아닙니까. 정파 무림대회에 소방주님께서 참가하신다면서요?"
"대회라기보다는 교류회에 가깝지. 무당, 화산, 아미의 젊은 고수들이 모인다고 하더군."
진무결은 술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개방 소방주.
정파 구파일방(九派一幫) 중 하나인 개방의 차기 방주 후보.
겉으로 보기에 그는 완벽한 정파 무인이었다. 개방의 의형제들을 아끼고, 약자를 돕고, 협의(俠義)를 실천하는 젊은 협객.
"무결아."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무결이 고개를 들자, 백발의 노인이 주루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개방 방주 진태공.
육십팔 세의 노인이었지만, 그 걸음걸이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아버지."
진무결이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抱拳)했다.
"교류회 준비는 되었느냐?"
"예. 오늘 밤 출발하려 합니다."
"그래..."
진태공은 잠시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 속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벌써 이십이 년...'
그 피투성이 밤에 품에 안았던 갓난아이가 이제 청년이 되었다.
진태공은 그 아이에게 '무결(無缺)'이라는 이름을 주었다. 결함이 없다는 뜻. 마의 피를 가졌어도 인간으로서 완전할 수 있다는 바람을 담아.
그리고 그 바람대로, 진무결은 훌륭하게 자랐다.
"무결아."
"예, 아버지."
"요즘... 몸에 이상은 없느냐?"
진무결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없습니다."
"정말이냐?"
"예."
거짓말이었다.
최근 진무결은 이상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밤마다 악몽을 꾸었다. 피와 살육. 불길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 그리고 검은 안개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일어나라... 천마의 후예여...'
잠에서 깨어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왼쪽 어깨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별일 없습니다, 아버지. 그저 수련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진태공은 아들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조심해라. 강호는 위험한 곳이다."
"알겠습니다."
진태공이 주루를 나간 후, 진무결은 자신의 왼쪽 어깨를 만졌다.
검은 천 아래에는 태어날 때부터 있던 문신이 있었다. 용과 마(魔)가 뒤엉킨 기묘한 문양.
아버지는 그것을 '봉인'이라 했다. 무슨 봉인인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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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진무결은 개방 제자 열 명과 함께 낙양을 출발했다.
목적지는 화산(華山). 정파 무림대회가 열리는 곳.
"소방주님, 이번 대회에는 화산파의 매화검수(梅花劍手) 장현도 참가한다고 합니다."
의형제 중 하나인 이대빈이 말했다.
"매화검수? 화산파의 수제자 말이냐?"
"예. 화산파 자하검(紫霞劍)의 후계자라 불리는 자입니다. 이십오 세에 이미 일류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하더군요."
"대단하군."
진무결은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그도 개방 내에서는 천재라 불렸다. 열여섯에 혼천강룡신공(混天降龍神功)을 대성했고, 스물에 강룡십팔장(降龍十八掌)을 완성했다. 방주 전수의 비전인 타구봉법(打狗棒法)까지 익힌 건 개방 역사상 최연소 기록이었다.
하지만 진무결은 자신의 실력에 만족하지 않았다. 아니, 만족할 수 없었다.
'뭔가... 부족해.'
언제나 그런 느낌이 있었다. 자신 안에 더 큰 힘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마치 단단히 잠긴 문 뒤에 숨겨진 방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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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에 도착한 것은 사흘 후였다.
"와아, 역시 화산이로구나!"
개방 제자들이 감탄했다.
화산파의 본산. 가파른 절벽과 험준한 봉우리 사이로 웅장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개방에서 오셨습니까?"
화산파 제자가 그들을 맞이했다.
"개방 소방주 진무결, 화산파를 방문합니다."
진무결이 포권했다.
"어서 오십시오. 장문인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들은 화산파의 대전(大殿)으로 안내되었다.
대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당파, 아미파, 점창파의 젊은 제자들. 그리고 각 파의 장로들.
"허허, 개방 소방주께서 오셨군."
화산파 장문인 풍원진(馮元眞)이 미소를 지었다.
"화산파 장문인,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네가 진태공의 아들인가. 소문이 자자하더군. 스물두 살에 강룡십팔장을 완성했다지?"
"과찬이십니다."
"겸손하기까지 하군. 진 방주가 좋은 아들을 두었어."
풍원진이 껄껄 웃었다.
"자, 모두 자리에 앉게. 오늘은 편하게 교류하는 자리일세."
진무결은 자리에 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당파 쪽에는 도복을 입은 청년이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그의 주위로 미세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저 사람이... 무당파의 태극진인(太極眞人) 소천명인가.'
그리고 화산파 쪽에는 검을 품에 안은 청년이 있었다. 날카로운 눈빛. 그 주위로 희미한 자색(紫色) 기운이 감돌았다.
'매화검수 장현.'
진무결과 장현의 눈이 마주쳤다.
찰나의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기류가 흘렀다.
'강하다.'
진무결은 직감했다. 저 청년은 자신과 대등하거나,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장현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흥미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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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회의 첫째 날은 술과 담소로 보내졌다.
각 문파의 젊은 제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무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 소방주."
장현이 다가왔다.
"장 형."
"내일 비무(比武)에서 한번 겨뤄보지 않겠소?"
"좋소."
두 사람의 대화는 짧았지만, 그 안에는 무인(武人)으로서의 자부심과 호승심이 담겨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제자들은 각자 배정된 방으로 돌아갔다.
진무결은 침상에 누웠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또 그 꿈을 꾸면...'
그는 왼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검은 문신이 있는 곳이 미세하게 뜨거웠다.
어느새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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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
진무결은 불길에 휩싸인 곳에 서 있었다.
"여기는... 어디지?"
그의 주위로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 마교(魔敎)의 복장이었다.
"드디어... 왔구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무결이 고개를 돌렸다.
검은 안개 속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장대한 체구. 붉은 눈. 그리고 전신을 감싸는 검은 기운.
"너는... 누구냐?"
"나는... 네 안에 있는 자다."
남자가 손을 뻗었다. 그 손이 진무결의 왼쪽 어깨에 닿았다.
찌릿!
격렬한 고통이 전신을 관통했다.
"일어나라... 천마의 후예여..."
"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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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주님!"
진무결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괜찮으십니까?"
이대빈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괜찮다. 그냥 악몽을..."
진무결은 말을 멈췄다.
그의 왼쪽 어깨가 붉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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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장: 의문의 습격
이튿날 아침.
비무장(比武場)에는 각 문파의 제자들과 장로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의 비무는 우호적인 교류입니다. 과도한 살상은 금합니다."
화산파 장문인 풍원진이 선언했다.
첫 번째 대결은 무당파와 아미파였다.
태극진인 소천명과 아미파의 옥련검(玉蓮劍) 백소연.
두 사람의 대결은 아름다웠다. 무당파의 유연한 검법과 아미파의 청아한 검법이 허공에서 춤을 추듯 부딪혔다.
결국 소천명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대단하군."
진무결이 중얼거렸다.
"다음은..."
풍원진이 명단을 확인했다.
"개방 진무결과 화산파 장현."
진무결이 비무장으로 나섰다. 맞은편에서 장현도 걸어 나왔다.
"기대하고 있었소, 진 소방주."
"나 역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포권했다.
"시작!"
장현이 먼저 움직였다.
쉬익!
그의 검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들었다. 자하검법(紫霞劍法)의 정수. 검 끝에서 자색 검기(劍氣)가 피어올랐다.
진무결은 맨손으로 그 검을 막았다.
팡!
권장합벽(拳掌合壁). 강룡십팔장의 첫 번째 초식이 장현의 검과 충돌했다.
"오!"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검을 맨손으로 막아내다니.
장현의 눈이 빛났다.
"재미있군!"
그의 검이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매화삼십육신검형(梅花三十六神劍形). 검 끝이 분화하여 서른여섯 개의 매화가 피어나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냈다.
진무결은 강룡십팔장으로 응수했다.
항룡유회(亢龍有悔)!
그의 장력이 허공에서 용의 형상을 이루며 장현을 향해 쏘아졌다.
쾅!
거대한 폭음과 함께 두 사람이 동시에 뒤로 밀려났다.
"허허, 이 정도일 줄이야."
장현이 웃었다. 그의 손에서 검이 떨리고 있었다.
진무결 역시 손바닥이 저릿했다.
'강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어젯밤 꿈에서 느꼈던 그 힘.
'안 돼. 억눌러야 해.'
진무결은 이를 악물었다.
"계속하지."
두 사람이 다시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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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콰앙!
비무장 외곽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뭐, 뭐야?!"
"습격이다!"
비명과 함께 검은 옷을 입은 무리가 나타났다.
마교(魔敎)!
"젠장, 마교 놈들이야!"
화산파 제자들이 검을 뽑았다.
검은 옷의 무리는 열 명 남짓. 하지만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범상치 않았다.
"목표는 하나다."
그 중 하나가 말했다.
"개방 소방주 진무결."
모든 시선이 진무결에게 향했다.
"나를...?"
진무결은 당혹스러웠다. 마교가 왜 자신을 노리는 것인가?
"죽여라."
마교 무인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소방주님!"
개방 제자들이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마교 무인들의 실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퍽! 퍽!
개방 제자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이대빈!"
진무결이 외쳤다.
"소방주님, 피하..."
이대빈의 말이 끊겼다. 마교 무인의 손이 그의 목을 관통했기 때문이다.
"안 돼!"
진무결의 눈앞이 붉게 물들었다.
그 순간,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터져 나왔다.
쿠르르르!
검은 기운이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이, 이건...!"
마교 무인들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천... 천마기(天魔氣)...!"
진무결의 눈이 핏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의 손이 움직였다.
천마환멸수(天魔幻滅手)!
퍼억!
마교 무인 세 명이 동시에 피를 뿜으며 날아갔다.
"저, 저건... 천마의 무공...!"
남은 마교 무인들이 공포에 질렸다.
"퇴각! 퇴각해라!"
그들은 서둘러 몸을 빼려 했다. 하지만 진무결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죽여... 다 죽여..."
그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는 말이 흘러나왔다.
"무결! 정신 차려!"
누군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개방 방주 진태공.
"아... 아버지..."
진무결의 눈이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한 일을 깨달았다.
마교 무인 세 명이 피투성이로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가슴에는 손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내가... 내가 이걸..."
진무결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검은 기운이 아직도 희미하게 감돌고 있었다.
"아버지, 이게... 이게 뭡니까?"
진태공의 얼굴이 굳어졌다.
주위의 정파 무인들도 경악한 표정으로 진무결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무공... 분명히 마교의..."
"천마의 무공이야..."
"개방 소방주가 왜 천마의 무공을..."
수군거림이 퍼졌다.
진무결은 떨리는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저는... 저는 대체..."
진태공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가자, 무결아. 할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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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봉인의 균열
화산파 객실.
진태공과 진무결, 단 둘만이 마주 앉아 있었다.
"아버지..."
"알고 있다. 네가 무엇을 물으려는지."
진태공은 눈을 감았다.
"이십이 년 전... 내가 너를 처음 안았던 밤을 이야기해주마."
그리고 그는 말하기 시작했다.
십만대산의 피의 밤.
죽어가는 여인에게서 갓난아이를 받았던 일.
그 아이가 천마 염황의 적자(嫡子)라는 사실.
진무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
"그러니까... 저는..."
"그래. 너는 천마 염황의 아들이다."
"......"
"하지만 무결아. 핏줄이 운명을 결정하지 않는다."
진태공이 아들의 손을 잡았다.
"나는 이십이 년간 너를 지켜봤다. 너는 선한 아이다. 마의 피를 가졌어도, 너는 정의로운 사람이야."
"하지만... 방금 저는... 사람을..."
"그건 네가 한 게 아니다. 봉인이 약해지면서 흘러나온 힘이 너를 지배한 것이다."
진태공이 아들의 왼쪽 어깨를 가리켰다.
"그 문신은 봉인이다. 천마 염황의 부인이 죽기 전에 아이에게 새긴 것이지. 천마신공(天魔神功)을 억누르기 위한 봉인."
"천마신공..."
"마교의 최고 무공이다. 그리고 그 무공은... 천마의 피를 가진 자만이 수련할 수 있다."
진무결은 자신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왜... 왜 진작 말해주지 않으셨습니까?"
"네가 평범하게 자라길 바랐다. 마교의 그림자 없이, 그저 개방의 아들로서."
"......"
"미안하다, 무결아. 나의 이기심이었다."
진무결은 고개를 떨궜다.
수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분노, 슬픔, 혼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공허함.
"아버지."
"응."
"그래도...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태공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무결아..."
"저는... 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진무결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버지는 제 아버지입니다. 그건 변하지 않습니다."
진태공은 아들을 끌어안았다.
"그래... 넌 내 아들이다. 그건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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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화산파 전체가 뒤숭숭했다.
개방 소방주가 천마의 무공을 사용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개방에 마교 첩자가 있었던 거 아니야?"
"설마 개방 방주가 마교와 결탁..."
"아니면 진무결 그 자가 마교인..."
장문인 풍원진은 급히 장로들을 소집했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하겠소?"
"개방에 해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아니, 그전에 저 자를 잡아야 합니다! 마교의 무공을 쓰는 자를 어찌 믿겠습니까!"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 대전의 문이 열렸다.
"풍 장문인."
진태공이 들어섰다.
"진 방주..."
"해명을 하러 왔소."
진태공은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내 아들 무결은... 천마의 아들이오."
"뭐?!"
대전이 술렁였다.
"미친...!"
"그, 그게 무슨..."
"이십이 년 전, 마교에서 내전이 있었소. 천마 염황이 서자에게 살해당했고, 천마의 정실부인은 갓난아이를 안고 도망쳤소. 그리고 그 아이를... 내가 받았소."
"......!"
"나는 그 아이를 키웠소. 마의 피를 가졌어도 선하게 자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오."
장로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진 방주, 당신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있소?"
"알고 있소."
"천마의 아들을 숨겨 키웠다는 건... 정파를 배신한 것이오!"
"나는 무고한 아이를 구했을 뿐이오."
"무고한 아이? 천마의 피를 가진 자가 무고하다고?!"
분노한 장로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마는 정파의 원수요! 수많은 정파 무인들이 천마에게 죽었소! 그런데 그 아들을 키웠다니... 이건 반역이오!"
"그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소? 아버지의 죄가 아이에게까지 미쳐야 하오?"
"마의 피는 마의 피요! 언젠가 반드시 마성(魔性)이 깨어날 것이오!"
"그래서 오늘 그 아이가 마교의 습격을 받은 것이오!"
진태공이 탁자를 쳤다.
"마교가 왜 내 아들을 노렸는지 아시오? 현 마교주 곽천웅은 천마 염황의 서자요. 그자가 천마를 시해하고 교주 자리를 찬탈한 것이오!"
"......"
"곽천웅은 정통성이 없소. 천마의 적자가 살아 있다면, 그의 지위가 위협받는 것이오. 그래서 내 아들을 죽이려 한 것이오!"
"그, 그건..."
"내 아들은 마교와 싸우고 있는 것이오. 마교에 협력하는 게 아니라!"
대전이 잠시 조용해졌다.
풍원진이 입을 열었다.
"진 방주의 말에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이 일을 그냥 넘길 수는 없소."
"알고 있소."
"일단 이 일은 무림맹에 보고해야 하오. 그리고..."
풍원진이 진태공을 바라보았다.
"진 소방주는 당분간 화산에 머물러야 하오. 마교가 다시 습격할 수 있으니, 보호 차원에서."
"감금이라는 말이오?"
"보호요, 진 방주."
진태공은 한숨을 쉬었다.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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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로 돌아온 진태공은 아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당분간 여기 머물러야 한다."
"......예."
"무결아. 상심하지 마라."
"아버지, 괜찮습니다."
진무결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깊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다.
"저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 푹 쉬어라."
진태공이 방을 나갔다.
혼자 남은 진무결은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천마의 아들...'
어릴 때부터 느꼈던 이질감. 밤마다 꾸던 악몽. 자신 안에 있는 알 수 없는 힘.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나는... 마인(魔人)이었던 건가.'
그때, 그의 왼쪽 어깨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크읏...!"
진무결은 어깨를 움켜쥐었다.
봉인된 문신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라... 천마의 후예여...'
"누구냐...!"
'나는... 네 안에 있는 자다...'
진무결의 눈앞에 검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붉은 눈. 장대한 체구. 전신을 감싸는 검은 기운.
'나는 천마 염황... 네 아버지다.'
진무결의 눈이 크게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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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장: 피의 기억
'아... 아버지...?'
진무결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 형상을 바라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네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의 잔재다.'
염황의 형상이 말했다.
'천마신공의 수련자는 죽을 때, 자신의 정신 일부를 혈맥에 새길 수 있다. 나는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왜... 왜 지금...'
'봉인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 어머니가 새긴 봉인은 영원하지 않아. 그리고 오늘, 네가 천마기(天魔氣)를 발동시키면서 봉인에 균열이 생겼다.'
진무결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희미한 검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괴물입니까?'
'괴물? 아니다.'
염황의 형상이 고개를 저었다.
'천마신공은 그저 무공일 뿐이다. 정공(正功)도 사공(邪功)도 아니야. 힘 자체는 선악이 없다. 다만 쓰는 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뿐.'
'하지만 모두가 저를 마인이라 합니다.'
'그것은 그들의 편견이다.'
염황의 눈에 슬픔이 어렸다.
'나 역시... 그 편견 때문에 죽었다. 정마합일(正魔合一)을 꿈꾸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 정파는 나를 마왕이라 불렀고, 마교 내부에서는 나를 나약하다고 비웃었다.'
'...정마합일이요?'
'정과 마는 원래 하나였다. 태초의 무학은 정사(正邪)의 구분이 없었어.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분리되었고, 서로를 적으로 여기게 되었지.'
염황의 형상이 희미하게 웃었다.
'나는 그 벽을 허물고 싶었다. 정마가 하나 되는 세상을... 하지만 실패했어.'
'......'
'무결아.'
염황이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네 이름은 누가 지었느냐?'
'개방 방주... 진태공 어르신이요.'
'좋은 이름이다. 무결(無缺). 결함이 없다는 뜻이지.'
'......'
'그 이름처럼 살아라. 마의 피를 가졌어도, 결함 없는 사람으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너의 의지다. 피가 아니야.'
염황의 형상이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다 되었군.'
'잠깐, 아직 물어볼 게...'
'마지막으로 하나만 기억해라.'
염황이 말했다.
'진정한 천마신공은 십만대산 아래 동굴에 있다. 네 어머니가 숨겨둔 것이야. 언젠가 필요할 때... 그곳으로 가거라.'
'아버지...!'
하지만 염황의 형상은 이미 사라졌다.
진무결은 한동안 허공을 바라보았다.
'정마합일...'
그 말이 가슴에 남았다.
---
다음 날 아침.
진무결은 화산파 객실에서 눈을 떴다.
'어젯밤 일은... 꿈이 아니었다.'
그의 왼쪽 어깨에는 여전히 봉인의 문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색이 조금 옅어진 것 같았다.
'봉인이 약해지고 있어.'
그때, 문이 열렸다.
"무결아."
진태공이 들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
"아버지, 밤새 무슨 일이..."
"무림맹에서 전서구(傳書鴿)가 왔다."
진태공이 서신을 내밀었다.
"뭐라고 합니까?"
"정파 각 문파의 장문인들이 모여 회의를 열기로 했다. 안건은... 천마의 후예 처리 문제."
진무결의 얼굴이 굳어졌다.
"처리요..."
"걱정하지 마라.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하지만 진태공의 눈에도 불안이 서려 있었다.
"아버지."
"응?"
"저 때문에... 아버지께 피해가 가는 건 아닙니까?"
"무슨 소리냐."
"개방이 정파에서 쫓겨나는 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진태공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난 상관없다. 넌 내 아들이야."
"...아버지."
"밥부터 먹자. 그리고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자."
---
아침 식사 후, 진태공은 화산파 장문인을 찾아갔다.
진무결은 홀로 객실에 남아 생각에 잠겼다.
'정파는 나를 적으로 볼 것이다. 마교는 나를 죽이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그때, 창문이 열렸다.
"!"
진무결이 즉시 자세를 취했다.
창문으로 한 여인이 들어왔다.
스무 살 정도의 젊은 여인. 검은 옷에 붉은 허리띠. 그리고 놀랍도록 아름다운 얼굴.
하지만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범상치 않았다.
"누구냐!"
진무결이 외쳤다.
여인이 미소를 지었다.
"오라버니."
"...뭐?"
"드디어 찾았어요."
여인이 다가왔다. 진무결은 뒤로 물러섰다.
"무슨 소리야! 난 당신을 모른다!"
"저를 모르시는 게 당연해요. 저도 오라버니를 처음 뵙는걸요."
여인이 무릎을 꿇었다.
"마교 공주 염소소(閻小小). 전대 천마 염황의 딸입니다."
진무결의 눈이 커졌다.
"당신이... 내 동생...?"
"예, 오라버니."
염소소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이십이 년간 찾았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 어머니가 오라버니를 안고 사라졌다는 걸 알았거든요."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알아요."
염소소가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오라버니는 살아계시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진무결은 복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나를 찾은 거지?"
"오라버니는 마교의 진정한 계승자예요."
염소소가 말했다.
"지금 마교를 지배하는 곽천웅은 찬탈자예요. 아버지를 시해하고 교주 자리를 빼앗은 자. 그자에게는 정통성이 없어요."
"그래서?"
"오라버니가 돌아오셔야 해요. 마교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진무결은 고개를 저었다.
"난 마교인이 아니야."
"피가 증명하고 있잖아요."
"피가 뭔데! 난 개방에서 자랐어. 정파의 일원으로서!"
"오라버니!"
염소소가 목소리를 높였다.
"정파가 오라버니를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들은 지금 오라버니를 어떻게 처리할지 회의하고 있어요!"
"......!"
"오라버니의 정체가 밝혀진 이상, 정파는 오라버니를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천마의 아들을 어찌 믿겠어요?"
진무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마교로 가지 않아."
"왜요?"
"난 마교를 모른다. 그리고 개방의 아버지가 계셔."
"하지만..."
"동생."
진무결이 염소소를 바라보았다.
"고맙다. 날 찾아와줘서. 하지만 난 아직 선택할 준비가 안 됐어."
"......"
"시간이 필요해. 내가 누군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할 시간이."
염소소는 한동안 오빠를 바라보았다.
"...알겠어요."
그녀가 일어섰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오라버니. 곽천웅은 오라버니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오라버니가 살아 있는 한, 그자의 지위는 불안하니까."
"알아."
"그리고..."
염소소가 뭔가를 꺼내 진무결에게 건넸다.
검은 옥패(玉牌).
"이건 어머니의 유품이에요. 오라버니가 가지셔야 해요."
진무결은 옥패를 받아들었다. 차가운 옥에서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게 뭐지?"
"천마령(天魔令). 마교 교주만이 가질 수 있는 신물이에요. 이것이 있으면 마교의 모든 자들이 따를 거예요."
"......"
"언제든 마음이 바뀌시면, 부르세요. 저는 어디서든 달려올게요."
염소소가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잠깐!"
진무결이 불렀다.
"왜 날 도우려는 거지? 난 마교에 아무 기여도 한 적 없어."
염소소가 돌아보았다.
"오라버니는 제 유일한 혈육이에요. 그것만으로 충분해요."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진무결은 손에 든 천마령을 바라보았다.
'천마의 후예...'
그의 운명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
# 제5장: 정파의 결정
사흘 후, 화산파.
정파 각 문파의 장문인들이 모였다.
소림사, 무당파, 아미파, 점창파, 곤륜파, 공동파, 종남파, 청성파, 그리고 개방.
구파일방(九派一幫)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십 년 만이었다.
"안건은 알고 있을 것이오."
무림맹주이자 소림사 장문인 법현대사(法賢大師)가 입을 열었다.
"개방 소방주 진무결이 천마 염황의 아들이라는 것이 밝혀졌소. 이 일을 어찌 처리해야 할지 논의하고자 하오."
"처리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점창파 장문인이 벌떡 일어섰다.
"천마의 아들이면 마인(魔人)이요! 당장 처형해야 합니다!"
"섣부른 판단이오, 윤 장문인."
무당파 장문인 청허진인(淸虛眞人)이 말했다.
"그자가 지금까지 악행을 저질렀소? 마교와 결탁한 증거가 있소?"
"증거? 마교의 무공을 쓰는 것이 증거 아닙니까!"
"그건 봉인이 깨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것이라 하지 않았소?"
"그래서요? 봉인이 완전히 풀리면 마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회의장이 술렁였다.
"개방 방주, 의견을 말해보시오."
법현대사가 진태공을 바라보았다.
진태공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 아들은 이십이 년간 선하게 살았습니다. 약자를 돕고, 협의를 실천하며, 개방의 의형제들을 아꼈습니다. 그 아이의 본질은 선합니다."
"본질이 선하다고 해도, 마의 피는 어쩔 것이오?"
"피가 사람을 결정합니까? 그렇다면 정파 무인의 자식은 모두 정파인이고, 사파 무인의 자식은 모두 사파인입니까?"
"그건..."
"제 아들이 천마의 피를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악행을 저질렀습니까? 마교와 손을 잡았습니까? 아니오, 오히려 마교의 습격을 받았소!"
진태공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러분은 지금 무고한 청년을 피의 죄로 단죄하려는 것이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아미파 장문인 정혜사태(淨慧師太)가 입을 열었다.
"진 방주의 말에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다른 이들의 우려도 이해는 가오."
"정혜사태의 뜻은?"
"타협점을 찾아봄이 어떻겠소?"
정혜사태가 진태공을 바라보았다.
"진무결을 당장 처형하지는 않되, 감시 하에 두는 것이오. 그리고 그가 정말로 선한지, 마성이 깨어나는지 지켜보는 것이지요."
"감시라..."
"좋소."
화산파 장문인 풍원진이 동의했다.
"당분간 진무결은 화산파에 머물며 감시를 받으시오. 만약 마성이 깨어나거나 마교와 결탁하는 조짐이 보이면... 그때는 처형하겠소."
진태공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건... 감금이나 다름없지 않소?"
"보호이기도 하오, 진 방주."
법현대사가 말했다.
"마교가 진무결을 노리고 있소. 화산파에 있으면 최소한 마교의 습격은 막을 수 있소."
"......"
"그리고 한 가지 더."
법현대사가 진태공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진 방주. 당신은 천마의 아들을 숨겨 키운 죄가 있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오."
"저를... 처벌하시겠다?"
"당장은 아니오. 하지만 개방 방주로서의 자격은 정지되어야 하오. 정파가 당신을 다시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진태공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십이 년간 쌓아온 명성과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객실 밖에서 듣고 있던 진무결이 뛰어들어왔다.
"안 됩니다! 아버지께서 저 때문에 이런 일을..."
"무결아."
진태공이 아들을 막았다.
"괜찮다."
"괜찮지 않습니다! 제가 나가면 되잖습니까! 저를 내쫓으시면..."
"그러면 네가 어디로 가겠느냐?"
"그건..."
"마교로 가겠느냐? 아니면 혼자 강호를 떠돌겠느냐?"
진무결은 대답하지 못했다.
"여기 있어라, 무결아."
진태공이 아들의 어깨를 잡았다.
"네가 안전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괜찮으니, 너는 여기서 자신이 누구인지 생각해봐라."
"아버지..."
"너는 내 아들이다. 그건 변하지 않아."
진무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
회의가 끝난 후.
진태공은 개방 제자들과 함께 낙양으로 돌아갔다.
진무결은 화산파에 남았다.
"소방주님... 아니, 진 공자."
화산파 제자가 그를 배정된 방으로 안내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다만... 산을 내려가는 것은 삼가해 주십시오."
"...알았습니다."
진무결은 방에 홀로 남았다.
창밖으로 화산의 절경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나 때문에...'
아버지는 방주 자격을 잃었다.
정파는 자신을 마인 취급한다.
마교는 자신을 죽이려 한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건가.'
그때, 품속에서 무언가가 빛났다.
염소소에게 받은 천마령.
진무결은 그것을 꺼내 바라보았다.
검은 옥에 새겨진 마(魔)자.
'오라버니는 마교의 진정한 계승자예요.'
염소소의 말이 떠올랐다.
'정파가 오라버니를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정파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교로 가는 것도...
'정마합일...'
아버지 염황의 말이 떠올랐다.
'정과 마는 원래 하나였다.'
진무결은 천마령을 쥐고 눈을 감았다.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나.'
---
그날 밤.
진무결은 또다시 악몽을 꾸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꿈속에서 그는 한 동굴 안에 있었다.
'여기는...'
동굴 깊숙한 곳에 석상이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석상.
천마 염황.
석상 앞에는 검은 책이 놓여 있었다.
'진정한 천마신공은 십만대산 아래 동굴에 있다.'
염황의 말이 떠올랐다.
'저것이... 천마신공.'
진무결이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
---
진무결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꿈..."
하지만 그의 손에는 무언가가 쥐어져 있었다.
검은 천 조각.
그 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십만대산 아래, 망월동(望月洞).'
진무결의 눈이 커졌다.
'이건... 진짜...?'
그의 운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
# 제6장: 첫 번째 전환점
며칠이 흘렀다.
진무결은 화산파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 지내고 있었다.
매일 아침 화산파 제자가 식사를 가져다주었고, 하루에 한 번 마당에서 산책하는 것이 허락되었다. 그 외의 시간에는 방에 갇혀 있어야 했다.
"한심하군."
마당을 걷던 진무결의 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화산파의 매화검수 장현이 서 있었다.
"장 형."
"천마의 아들이라... 그날 비무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이것 때문이었군."
장현의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할 말이 있소?"
"경고하러 왔소."
장현이 다가왔다.
"마성이 깨어나면, 내가 직접 처단하겠소. 아무리 개방 방주의 아들이라 해도, 마인은 용납하지 않겠소."
"......"
"그리고 한 가지."
장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하시오. 화산파 내에도 당신을 좋지 않게 보는 자들이 있소. 장문인께서 보호하고 계시지만, 언제까지 막아줄 수 있을지..."
"왜 그걸 알려주는 거요?"
"개인적인 원한은 없으니까."
장현이 돌아섰다.
"그날 비무... 정정당당하게 끝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오."
그가 사라진 후, 진무결은 한숨을 쉬었다.
'이곳에서는... 안전하지 않아.'
그의 손이 품속의 천마령을 만졌다.
'십만대산...'
진정한 천마신공이 있는 곳.
아버지 염황이 남긴 유산.
'가야 하나...'
하지만 화산을 빠져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곳곳에 감시의 눈이 있었다.
---
그날 밤.
진무결의 방에 누군가 찾아왔다.
"누구냐!"
진무결이 자세를 취했다.
"저예요, 오라버니."
창문으로 염소소가 들어왔다.
"동생? 어떻게 여기에..."
"화산파의 경비가 허술해요. 숨어 들어오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염소소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감금이나 다름없네요. 정파라는 자들이..."
"왜 왔어?"
"데리러 왔어요."
염소소가 진무결을 바라보았다.
"오라버니, 여기 계시면 안 돼요. 곽천웅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무슨 뜻이지?"
"곽천웅이 정파와 거래하려 해요. 오라버니를 넘기면 정마 간 휴전 협정을 맺겠다고요."
진무결의 얼굴이 굳어졌다.
"정파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확실하지 않아요. 하지만 정파 내에서도 찬반이 갈리고 있다고 해요. 오라버니를 넘기고 평화를 얻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
"오라버니, 결정하셔야 해요. 이곳에 남아 정파의 결정을 기다리실 건가요, 아니면..."
그때, 밖에서 소란이 들려왔다.
쾅! 쾅!
"침입자다!"
"마교다! 마교가 쳐들어왔다!"
진무결과 염소소가 동시에 창문을 바라보았다.
화산파 곳곳에서 검은 옷의 무리가 나타나고 있었다.
마교 무인들.
"젠장, 곽천웅의 부하들이에요!"
염소소가 이를 악물었다.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왔군요."
"대체 몇이나 되는 거야?"
"적어도... 백 명은 넘어 보여요."
진무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백 명의 마교 무인. 화산파가 막아낼 수 있을지...
"무결 공자!"
화산파 제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장문인께서 부르십니다! 빨리...!"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그를 덮쳤다.
퍼억!
화산파 제자가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찾았다."
검은 옷의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거대한 체구.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
"마교 사대호법 중 하나... 화호법(火護法) 연화."
염소소가 중얼거렸다.
"천마의 핏줄."
연화가 진무결을 바라보았다.
"교주께서 기다리신다. 순순히 따라오면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
"거절한다면?"
"고통스럽게 죽이겠지."
연화의 손에서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화염장(火焰掌).
마교의 살인 장법.
"오라버니, 피하세요!"
염소소가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연화의 장력은 그녀를 쉽게 날려버렸다.
"으악!"
염소소가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동생!"
진무결이 외쳤다.
"네 차례다."
연화가 진무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진무결의 내면에서 무언가가 요동쳤다.
'일어나라...'
왼쪽 어깨의 봉인이 붉게 빛났다.
'천마의 후예여...'
진무결의 눈이 핏빛으로 변했다.
"뭐?!"
연화가 놀라 뒤로 물러섰다.
진무결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천마기(天魔氣)!
"이, 이건... 진짜 천마의...!"
진무결이 움직였다.
천마환멸수(天魔幻滅手)!
그의 손이 연화의 가슴을 관통했다.
"크... 으..."
연화가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마교 사대호법 중 하나가 단 일격에.
"......"
진무결은 피 묻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또 해버렸다.
자신도 모르는 힘으로 사람을 죽였다.
"오... 오라버니..."
염소소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괜찮아...?"
"나보다 오라버니가..."
그녀의 말이 끊겼다.
화산파 곳곳에서 전투 소리가 들려왔다. 마교와 화산파의 격전.
"가야 해요, 오라버니."
염소소가 진무결의 손을 잡았다.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정파도, 마교도 오라버니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버지가..."
"개방 방주님은 낙양에 계세요. 여기에 안 계시잖아요."
"......"
"오라버니, 결정하세요."
진무결은 잠시 망설였다.
정파에 남을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그의 눈이 연화의 시체를 향했다. 자신이 죽인 자.
'나는... 이미 마인인가.'
아니다.
'힘 자체는 선악이 없다. 다만 쓰는 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뿐.'
아버지 염황의 말이 떠올랐다.
'정마합일...'
진무결이 결심했다.
"가자."
"어디로요?"
"십만대산."
진무결이 염소소를 바라보았다.
"진정한 천마신공을 찾으러."
염소소의 눈이 커졌다.
"진정한... 천마신공...?"
"아버지가 남긴 유산이야. 그것을 찾아야 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이 되어야 할지... 그 답이 거기 있을 거야."
진무결은 창문을 향해 걸어갔다.
"동생, 안내해줄 수 있어?"
"...물론이죠, 오라버니."
염소소가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창문을 박차고 밤하늘로 몸을 날렸다.
화산파를 뒤로 한 채.
---
화산파 대전(大殿).
장문인 풍원진은 마교 무인들과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개방 소방주는 어디 있냐!"
마교 부대장이 외쳤다.
"모른다!"
풍원진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그때, 한 제자가 달려왔다.
"장문인! 진무결이... 진무결이 사라졌습니다!"
"뭐?!"
풍원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사대호법 연화의 시체가 발견되었고, 진무결의 방은 비어 있었습니다!"
"젠장...!"
풍원진은 이를 악물었다.
정파의 감시를 벗어나 도주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모든 문파에 전서구를 날려라! 천마의 후예 진무결이 도주했다고!"
---
낙양, 개방 본당.
진태공은 급보를 받았다.
'무결이... 도망쳤다고?'
그의 손이 떨렸다.
'그 아이가... 어디로...'
걱정과 불안이 가슴을 짓눌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있었다.
'살아만 있어라, 무결아.'
'네가 어디에 있든, 난 널 믿는다.'
진태공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깔린 하늘.
그 어딘가에서 아들이 달리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운명을 향해.
---
**제1권 [봉인의 균열] 끝**
*다음 권 예고:*
*제2권 [마교의 귀환] - 십만대산으로 향하는 진무결. 그곳에서 그는 진정한 천마신공과 아버지의 유언을 발견한다. 그리고 마교 내부의 진실, 곽천웅의 야망, 그리고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데...*
---
*무협 스토리텔링 시스템 v1.3.0 기반*
*생성일: 2026-01-20*
좀 인풋자료좀 좋은거 넣어봐라 무슨 초딩도 이거보단 잘쓰겟노
인풋으로 요즘 소설이 아니라 무슨 예전 와룡강 사마달 소설을 넣은거 같네
미안 와룡강 사마달 그쪽세대라 그거 넣었어
항룡십팔장을 강룡십팔장으로 쓰고 있는건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봤다는거고 자하검 이런건 소오강호 화산파에서 가져온걸거고 예전에 세로로 읽어본 무협지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