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하다 보니 조금씩 보이는 것들과 깨달은 것이 있다.
복잡한 사건일수록 용노사가 써놓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점이다. 강조하자면 복잡하게 머리 굴리지 말고 작중에 나온 내용은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먼저 조심향의 비사를 알 만한 인물부터 살펴보자.
1. 강일산이 알려준 강일비의 일화
종남오선의 무공을 찾아다니던 강일비가 종남산 동굴에서 비선의 무공을 찾았다고 한다. 한때 이것이 조여홍, 백모란 중 누가 준 거냐 말이 많았는데 이거 진짜 조심향이 남긴 거다.
강일비가 발견한 조심향의 무공
<무염보요결(無艶步要訣).>
<난화지신공(蘭花指神功).>
<염화옥수공(捻花玉手功).>
<칠음진기비록(七陰眞氣秘錄).>
칠음진기만 '비록'임에 주목하자. 단순한 비급이 아니고 저기에 우일기 습격 사건의 전말을 적어 뒀을 거다.
태음신맥 아니면 칠음진기 대성 못 하고 억울한 누군가가 현음진기로 변형했다는 썰 풀어준 게 강일비다. 진산월한테 태음신맥과 칠음진기 썰 풀어준 것도 강일비다.
강일비가 조씨 일가도 아니고 저걸 어떻게 알았겠나? 칠음진기비록에는 알맹이는 없고 선대의 비사와 태음신맥 관련된 내용만 적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훗날 강일비가 진산월에게 준 무염보 여섯 걸음은 본인이 원래 십팔보를 익혔기에 줄 수 있었던 것. 칠음진기는 조여홍이 준 것을 생각하면 칠음진기는 알맹이가 없었을 것이다.
강일비는 종남오선의 신공 찾으러 종남파를 떠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쾌의당에 가입(무공거래)하고 사노괴 모두와 연을 맺은 것.
자신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감당할 수 없는 노괴들에게 절망하던 순간, 다 쓰러져 가던 문파를 이끌고 승승장구하는 진산월을 보고 이런저런 도움을 주게 된 것이다.
강일비는 노라에몽마냥 내가 니 사숙이다 개소리를 시전할 뻔뻔함이 없는 인물...
난화지와 염화옥수는 강일비가 주면 조심향의 무공은 자연스럽게 다 회수된다.
2. 비선비사
조심향은 왜 종남산 동굴에 무공을 남겼을까?
우일기 습격 직후 그 길로 종남산을 떠나 남해청조각으로 간 것이면 이야기가 자연스럽다.
매종도, 정립병과의 삼각관계 사건은 용노사가 써놓은 내용에 의하면 조심향이 고의로 일으킨 것이 아니다.
이 이후에 누군가의 협박에 의해 우일기 습격에 동참한 것이면, 조심향 본인이 사문을 배신한 죄책감으로 남해청조각으로 가 은거했다는 뒤의 이야기도 성립된다.
남해청조각과 관련해 존나 쓸데없이 장황해 보였던 내용이 있는데, 바로 남해청조각과 불망신니에 관한 이야기다.
법명부터가 떡밥 냄새 솔솔 풍기는 '불망'이다.
불망신니는 백수십 년 전 홀연히 나타난 신비의 여고수로, 패도로 흐르던 남해청조각을 일신하여 비구니의 도량으로 삼은 후 소수의 여제자만 받았다고 한다.
조심향이 본의 아니게 치정 문제로 사형제 사이를 파탄 내고, 강압에 의해 장문사형을 죽여 문파를 배신한 것이면, 개또라이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해청조각을 여인만 받도록 만든 게 이해가 간다.
조심향을 강압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문제가 남는데, 심플하게 생각하면 매종도의 아이를 임신해서 아이 지키려고 한 것이라면 말이 된다. 부족한 상상력으론 이거 외에는 생각이 안 난다.
불망신니는 조심향 본인이거나 조심향의 아이일 것으로 추측한다.
이상의 시나리오가 맞다면 남해청조각의 후인들이 종남파 것으로 추정되는 음공을 익힌 것이나, 도움만 줬던 점들도 다 납득이 된다.
- 비선의 무공
조심향을 강압한 게 본인의 가문이었다는 가정을 해보자.
우일기 습격에 동참한 가문의 목적이 무공이라면, 자신의 진신절학은 가문에서도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준 것으로 풀이된다.
태음신맥 외에는 대성할 수 없는 칠음진기만 준 것은 소소한 복수로 이해할 수 있다. 조씨 일가의 무공에 대한 탐욕은 작중 여러 번 나왔었다. 사문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로 나머지 다섯 가지 신공은 알려주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3. 백모란
그러면 이 백모란이란 돌연변이는 뭐냐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백모란이 조심향의 직계 후손이라면 기산취악을 일으켜 종남파를 망하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여기서 모든 일의 시발점, 우일기 습격 사건으로 되돌아가자.
우일기를 습격한 복면인은 총 네 명으로 이 중 한 명은 조심향, 두 명은 용태린과 점창파가 유력, 나머지 한 명은 정체를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의 세력이 아니라 구파일방의 인물들이 합심하여 벌인 일이란 점이다.
당시 종남파는 명실상부한 천하제일문파로 사실상의 군림천하를 이뤘다. 그렇다. '군림천하'. 이 네 글자가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이다. 당시 구파일방 중에 존나 배 아픈 문파들이 많았을 것이다.
종남파를 문파 대 문파로 감당할 수 있는 세력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고, 매종도는 우일기처럼 합공해도 승산이 없었을 거다.
참담한 와중에 매종도와 정립병이 문파를 이탈한 후, 이제야 숨통이 트인 놈들끼리 합심해서 마지막 육합귀진신공의 전승자를 제거한 것이 사건의 전말인 것이다.
강일비가 심심해서 난화지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으면서 조심향과 용태린, 용태린의 후손이 화산파 용진산, 형산파 용성음이란 것을 알려준 건 아닐 거다.
용태린 본인은 화산파 측 인물임이 유력한데, 그러면 우일기를 습격한 인물 중 한 명이 형산파란 것이냐? 형산파는 당시 구대문파에도 못 끼는 쩌리 문파인데 그럴 리는 없다.
용태린과 조가가 혼맥으로 얽힌 관계이면 모든 이야기가 연결된다.
정확히 언제부터 얽힌 관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용태린이 의뢰하고 조가의 강압으로 조심향이 우일기 습격에 동참. 이후 용가와 조가는 조심향의 무공을 사이좋게 나누고, 용가는 유명 세가라 이걸 쓸 수 없으니 차남 손에 들려주고 강남으로 분가시킨 것이다.
백모란은 이 용태린 차남의 후손으로 기산취악을 일으킨 것은 자신의 혈족, 용가의 후손 용성음이 있는 형산파를 도와준 것.
용가 본가와 조가 일당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다가, 조가가 매종도의 무학을 입수한 후 내가 다 해먹겠다고 설쳐서 사이가 틀어지고 이후 사노괴 백년전쟁이 시작된 것.
둘의 사이가 틀어진 결정적인 사건을 신검산화로 예상한다.
백모란은 오래전에 강남으로 분가한 용가의 방계이니 조가 남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도 못 알아보는 것이 당연하다.
와 씨발 내가 썼지만 이거 진짜 그럴싸하다.
이 스토리라면 매종도가 아니라 용진산이 나귀타고 마지막에 나타날지도...
아무튼 무갤소축에서 독자제현의 건승을 빈다.
- 무갤신마 배상
그럴듯하다 어쩌면 이게 가장 자연스런 흐름이자 애초에 용노사가 의도한 군림천하 일정일것 같다 신검산화가 군림천하의 깃발같은 역활이었고 조일화가 화산의 인물이지만 군림천하기를 만든 이유나 목적이 우일기 습격에 가담한 세력들에 대한 옛 복수심리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그렇다면 조일화가 권력을 탐해서 군림천하기를 만든게 아니고 그 이면에는 어떤 곡절이.
칠음진기비록 해석 부분은 굉장히 신선하고 정확한 듯
강일비 얘기는 맞는듯
이거말된다
용진산이 작중묘사와는 달리 단순 구봉 쩌리일 수가 없긴해 장문인모양새땜에 꽁꽁 감춰놓은 십절파천검의 위용을 보고싶구나
무갤에서 여태까지 읽어본 분석중 제일 공감간다 개추
소름돋는다 무갤신마 이새끼 건승신마 아니냐? 습격한놈 갈천보랑 태허도장인거빼고 다 맞춘거 아니냐?
미래에서 보고왔노...
이놈 이거 예전에 용노괴 주화입마 걸렸을때 대필하던 놈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