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죽은 아내의 생일이다.
그래서 저번 주에 미리 휴가 신청을 했지.
지금 내가 있는곳은 납골당 앞 꽃집,
꽃집이라 해봐야 국화 밖에 팔지 않지만 나는 거기서 국화 꽃 한 다발을 산 다음 납골당 안으로 들어갔다.
몇 십,아니 몇 백번을 찾아간 터라 아내가 있는 곳을 찾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아니 눈을 감고도 찾을 수 있을 만큼 나는 내 아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있다.
그 정도로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한다
-이은하 25-
은하... 내 아내의 이름이다.
나는 은하의 위패에 꽃을 올려놓은 다음 잠시 은하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그렇게나 사랑했던 아내인데 3년이란 시간은 사람을 이렇게 무디게 만드는건가.
...어쩔 수 없는 건가.
하긴 산 사람은 내일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하니.
자꾸만 죽은 사람을 그리워 하면 그 사람은 결코 내일을 살아갈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납골당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납골당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나는 시계를 보았다.
지금 시간은 오후 1시,아직 시간이 남았다.
딱히 만날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터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 그냥 시내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 제목은 인셉션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내용은 가까운 미래 사람이 꿈속에 들어가서 그 속에서 사건이 일어나 주인공이 해결하는 sf영화다.
영화를 보고나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가까운 식당에 가서 적당히 아무거나 시켯다.
그렇게 밥을 먹고 있는데 옆자리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았다.
아빠,엄마,딸 그렇게 3명이다.
정말 무슨 일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와-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행복해 보인다.
은하가 살아있었더라면 나도 저랬겠지?
은하 생각이 난다.
은하도 나처럼 고아 출신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고아들은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고아원에서 훌룡한 고아원장의 가르침을 받으며 밝고 명랑하게 큰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실은 드라마와 영화와는 달리 선생들은 고아원 재산을 어떻게 하면 자기 것으로 빼돌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아이들은 꿈과 희망이 아닌 주먹과 잔인함으로 이 세상에서 하루하루 성장해나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남자들의 대부분은 조폭이 되고 여자들은 창년이 되는게 이 나라 고아원의 현실이다.
그런 곳에서 나는 은하를 만났다.
은하는 다른 여자얘들이랑은 달랐다.
꼭 전쟁터에 피어난 작고 이쁜 꽃처럼 은하는 잔인한 고아원이라는 곳에서 정말 믿기지가 않을만큼 정말 아름답고 훌룡하게 성장했다.
아마 우리 고아원 출신 중에서 서울대를 4년 장학금을 받아가며 다니는 사람은 은하가 처음일것이다.
나는 은하가 좋았다.
은하가 공부를 하고 있을때 다른 녀석이 은하를 건드리면 내가 직접 찾아가 두들겨 패주었다.
그게 하나가 되었든 둘이 되었든 열명이 되었든 상관없었다.
은하가 더위때문에 고생하면 내가 부채를 들고 은하에게 바람을 만들어 주었고,
은하가 추위때문에 고생하면 내가 이불을 들고 은하에게 따뜻함을 만들어 주었다.
만약 은하가 먹고 싶어하거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있으면 훔쳐서라도 은하에게 주었다.
나는 은하가 좋다.
은하의 대학교 발표가 났을 때 나는 이제 은하에게 신경을 쓰지 않기로 노력했다.
왜냐하면 은하는 나와 달리 미래가 밝은 여자이니까.
나처럼 주먹이나 쓰고 도둑질을 하는 남자랑은 어울리지 않으니까.
내가 은하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은하는 내 뺨을 때렸다.
\"바-보 그런 말 하지마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공부할 수 있었던 건 네 덕분이야 자신감을 가져
정말,너 자신을 그렇게 저평가 하면 어쩌자는거야?\"
그때 나는 바보처럼 은하 품에서 울었다.
은하는 그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아빠-저 형 울어\"
옆자리에 있던 꼬마가 나를 바라보며 아빠에게 말했다.
바보같이 이런데서 눈물을 흘리면 어쩌자는 거야.
나는 밥을 먹다 말고 카운터에서 음식 값을 계산 한 다음 바깥으로 나갔다.
바깥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비가 내릴 것 같다.
나는 서둘러 횡단보도 쪽으로 걸어갔다.
횡단보도는 녹색 불이였는데,그 시간이 5초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데 일분 일초라도 더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횡단보도 건너편만을 바라보며 달리기를 하는데
-쾅-
소리와 함께 나는 공중을 날았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1초가 1분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아스팔트 도로로 다시 떨어지고 있었다.
내 등이 아스팔트 바닥에 닿았을때 내 의식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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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진짜 죽어서 천국이라든지 아니면 그 천국 비스무리한 사후세계에 온 줄 알았다.
왜냐하면 사방이 눈 부실정도로 밝았으니까.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손으로 빛을 가리고 싶었는데 몸이 이상하게 너무 뻑뻑했다.
꼭 기계로 치자면 녹이 너무 잔뜩 슬어 부품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그런 기계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손을 들어 빛을 가려서 눈을 보호했다.
잠시 후 눈이 빛에 익숙할때쯤 내 손이 이상하다는걸 눈치챘다.
2~3개 정도 되는 연결관이 내 몸을 연결했는데,그걸 보고 나는 내가 병원에 있다는걸 알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얇은 이불같은 것이 내 몸을 덮고 있을 뿐 다른건 없었다.
아아-별로 심하게 다치진 않은가 보다. 다행이다.
병실을 둘러보니 1인실인것 같았다.
내 침대 그리고 병문안을 온 사람을 위해 만든것 같은 간이용 침대.
간이용 침대에는 누군가가 자고 있었는데, 간호사나 의사는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제복이 아니라 사복을 입고 있었으니까.
여자였는데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피부에 잡티하나 없이 뽀얀게 분명 미녀 소리를 들을만한 여자다
게다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가 마음에 들었다.
누구지?딱히 병문안을 와줄 가족이나 친구도 없는데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라 하기에는 너무 지극정성이고,
나는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간이 침대 쪽으로 목을 내밀었다.
아--- 아마 사후세계인건가?
하긴 요즘에도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올법한 복장을 한 천사들이 내려와 사자를 인도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시대가 바뀌였다.
그래,그런 말도 안되는 설명으로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그러지 않고선,죽은 은하가 내 눈앞에 이렇게 있을리가 없을테니까.
이런말하긴 뭐한데 고아원이 다 돈빼돌리고 그런곳은 아니란걸 밝히고싶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좋은 곳이 있기도 하고 쓰레기같은곳도 있겠지
ㄴ 그런데 3인칭 시점이 아니고 고아원에서 자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이므로 글에는 문제가 없을듯. 아프간 출신 주인공이 이 세계는 쓰레기다. 라고 말해도 그건 그 주인공한테는 맞는 말일테니까 [i]
근데 아프가니스탄은 쓰레기맞음
께르치치
느낌 좋았는데 캐릭터나 관계설정이 너무 신파라 급실망했지만 그래도 아직 기대된다. 군더더기 없이 진도 팍팍 나가는 건 베리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