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살면서 귀신이라는 건 본적도 없지만, 아리송한 분위기의 집에서 실았던 적이 있습니다.
서론 긴거 싫어하시죠 ㅎㅎ
어차피 연재식으로 갈 것도 아니고 글 하나만 살점 하나 안 보태고 적어 볼께요.
여튼 제가 작년까지 삼년간 살았던 집 이야기 한 번 풀어볼까 합니다.
집 사정이 어려워져서 살던 아파트를 내놓고 오래된 빌라로 이사를 갔습니다.
개발이 되지 않던 옆 동네였고 제가 갓난 아이 때 부터 한 번도 변한게 없던 동네입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제가 20대 중반이니 아마 못해서 30년, 길면 40-45년은 되지 않나 추측합니다.
주인 할아버지가 여든은 되신 거 같은데 젊은 시절 빌라를 짓고 셋방 놓은 걸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대학 냈다고 들었습니다.
집은 나무로 된 오래 된 빌라인데 하루 종일 빛이 들지 않았구요
우풍도 심했고 오래돼서 그런지 바람이 불 때마다 건물 무너지듯 웅웅 소리가 났습니다.
바닥은 곳곳이 파여 장판이 움푹 들어갔고 음침하고 눅눅하기 그지 없는 곳이었어요.
아버지 사업이 필 때까지만 지내자 하면서 참고 지냈는데 집이 우중충하다보니 다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늦게 들어오고 일찍 나가버리고를 반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이해할 수 없던 것 중에 하나가 혼자 있을 때면 현관에서 꽤 오랫동안 저벅저벅 소리가 나기도 했고 우리집 문을 쓰다듬는다 해야하나 ㅋㅋ 그런 소리도 들렸는데 이상하게 그게 앞집 사람이겠거니 전단지 알바가 전단지 붙이고 가는 소리겠거니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단 겁니다 ㅋㅋㅋ
추가로 몇가지 더 적자면 저는 둔해서 잘 몰랐는데 어머니 말로는 분위기가 싸하다 해야하나 혼자있으면 꼭 누가 지켜보는 것 같고
여튼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
썩 기분좋은 집은 아니였습니다
당연히 지금 사는 집 앞에서 그런 소리나면 경비실에 신고부터 합니다.
뭐 그때까진 딱히 무서울건 없고 대충 이런 소소한 일들만 반복되었구요ㅋㅋ
무서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뭔가 으스스한 전초가 필요한데 그런 기억은 딱히 없었습니다 ㅠㅠㅋ
둔팅이인 탓도 있지만 제가 주말에만 집에 들어가는 지방 자취생이라..
여튼 결정적으로 이사를 가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친구 분들과 밖에서 식사를 하시는데 식당의 다른 손님이 대뜸 어머니 앞으로 오더니 제가 어릴적 돌도 못 넘기고 죽은 제 동생 이야기를 막 하더랍니다.
어머니가 벙쪄서 말도 못 잇고 있는데 그 사람 또 하는 말이,
곧 죽을 남편은 왜 그렇게 긁어쌌냐고 가는 길 배부르게 가게 가서 밥이나 거하게 차리라고 막 호통을 치더랍니다 ㅋㅋ
그냥 남편 이야기만 하면 사기꾼인가 하고 넘어가겠지만 동생 이야기도 너무 자세히 하고 그쯤해서 어머니가 아버지랑 심각하게 다투던 때라 어머니가 내심 맘에 걸리셨더랍니다.
게다가 아버지랑 다투던 원인이 온화하던 아버지가 정말 귀신이라도 들린 사람처럼 지금까지 본 적 없이 뒤틀린 성격으러 변해서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나쁜 말을 했다며 다 죽여버리겠다 이런 식으로 난리가 아니던 때였습니다.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 애피소드들인데 글이 루즈해 질까봐 짤막하게 적습니다.
여튼 아버지가 이쯤해서 환청 환영에 시달리시고 감정 기복이 크게 있으셨고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하지 않으신 행동들을 하시던..)
어머니는 며칠을 고민하다 저한테 이 일을 털어 놓으셨는데 당연히 저는 따로 살았기에 아버지 상태의 심각성도 인지 못했고 워낙 아줌마들 상대로 그런 사기 치는 놈들이 많아서 사기꾼이다, 신경쓰지 마라.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다 며칠 후 아버지가 며칠째 몸이 좋지 않다고 하시면서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드셨고 어머니와 저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10시 드라마 한참 집중할 때니까 아마 11시 조금 안될때 쯤이었을까
안방에서 아버지가 괴성을 지르면서 방에서 나오시며 이불을 집어 던지셨습니다.
이불이 사람 형체로 변해서 자기를 어디론가 끌고 가려고 한다고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주방에서 큰 칼을 가저와 여기저기 공중에 무언가 쫓듯 칼을 휘저으시는 겁니다.
평소에 책도 많이 읽으시고 점잖으시던 분이었습니다. 교회도 절도 귀신도 믿지 않으시던 분이 갑자기 저러니까 어머니나 저나 며칠전 식당 사건이 생각나면서 덜컥 겁이났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안정시키며 거실에서 재우시고는 울면서 아주 옛날에 다니던 절에 한밤 중에 찾아가셨습니다.
뭐 인사 치례일수도 있지만, 스님이 어머니가 오늘 걸 보면서 뛰어 나오시며 ㅇㅇ어머니(ㅇㅇ은 제 이름) 오실 줄 알았다고 요즘 ㅇㅇ어머니가 자꾸 꿈에 아른거려서 전화 한 번 하려다가 괜히 잘 지내시는 분 불안 하게 만드는거 아닐까 해서 연락 안했다고 그러셨다 합니다
스님이 용한 점쟁이가 아니기에 결국 왔구만 왔어 부적 쓰고가! 이런 드라마 같은 일은 없었구요 ㅋㅋ
차근 차근 요 몇년간 있었던 일들을 들으시더니 아무래도 집이 아닌 곳에 살고 있는 거 같다고 하셨답니다.
어머니가 제발 어떻게 해달라고 울면서 부탁하시니까 자기가 점쟁이가 아니기에 어머니가 원하는 굿이나 부적을 써 줄 수는 없고 대신에 ㅇㅇ어머니 가정을 위해 기도 해드리겠다고 조만간 찾아가서 ㅇㅇ아버지와 이야기도 나눠보고 최대한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하시면서 어머니를 돌려 보내셨다 합니다.
아 물론 환청이 계속되면 병원도 한 번 가보라 하셨구요.
그리고 며칠 후 스님이 집에 찾아 오셨는데, 어머니 손을 꼭 잡으면서 많이 힘들었겠다고 하시길래 저흰 아 역시 집에 뭔가 있구나 했습니다.
그게 아니라 가세가 많이 기울어서 힘들었겠다고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버지와 안방에서 두분이서만 몇 시간을 이야기를 나누시다 나오셨구요
스님은 어머니와 제게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많이 힘들고 외로워 하신다고
두 분이 당연시 되는 아버지의 자리를 따뜻하게 보듬에 주시라고 가정상담 같은 조언을 하고 가셨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가 집을 싫어 하는거 같은데 원래 기운이 맞지 않는 곳이 있으니 여기 터가 좋던 안좋던 빨리 이사를 가서 맘 편하게 지내는게 어떻겠냐고도 하셨구요.
생각해보니 스님이 무속인도 아니시구.. 답은 나와있었는데 불안감에 사로잡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던 거 같았습니다.
번뜩 정신 차린 우리 가족은 부랴부랴 이사 준비를 마쳤구요.
이게 끝인줄 알았는데 ㅋㅋ
어머니가 정말 걱정이 태산이셨는지 이사전날 정말 점쟁이를 집에 불러왔숩니다 ㅋㅋㅋ 혹시 나쁜 액운이 있으면 이사갈때 따라가면 어쩌냐고 ㅋㅋ
점쟁이한테도 그동안 있었던 이여기는 딱히 안하고 그냥 집이 찝찝해서 그런다고 이사가기 전에 액운같은거 붙음 어쩌냐고만 했답니다.
그 무속인 분이 집에 오자마자 인상을 팍 쓰면서 하는 말이 스님이 했던 말 그대로 집이 아닌 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 하나 죽어 나가도 안 어색할 곳이라고
지금 여기 당장 떠나라고
아니 아직도 이딴데 집짓고 세 놓는 망 연놈들이 있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그러면서 엄마를 획 째려보더니,
집이 가장부터 잡아묵게 생겼는데 지금까지 암일 없던 거 사실이냐고 아줌마(저희 어머니) 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자기 남편이 나 죽는다고 발악하면서 살려달라 그러는데 30년 가까이 산 부인이 그거 하나 못 알아 듣냐고
그리고 집에 오래된 나무때기로 된 물건, 얼마전에 들어온거 있을꺼라고 당장 갖고 나오라고 오한들어 못참겠다 이러는 겁니다.
저는 속으로 아 이게 너네집 복숭아 나무 있지 이런 패턴인줄 알았는데
오잉...
진짜 있더라구요...
몰랐는데 아빠가 사건이 있기 며칠 전에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다고 어디서 장구를 주워왔대요...;; 전 몰랐음...
엄마도 깜짝 놀라서 있다고 하면서 장구를 가지고 나왔는데 무속인 분인 엄마를 타박하면서 남편 죽기 전에 자기 곡소리 자기가 만들면서 신명나게 놀다 간다 이러고 있는데 왜 그걸 몬 알아 듣냐면서; 그리고 이런거 함부러 주워오는 거 아니라고 누가 어디서 쓰는 물건인 줄 아냐고 집이 이러니 이런 물건만 집이 데려 오는거라고 막 혼났습니다
여튼 저희집은 이사를 했고 아버지는 평온을 되 찾으셨구요
사업도 좋아졌습니다..
아 뭐 쓰고나니 길기만 하고 재미는 없네요 ㅎㅎ
무섭다기 보단 걍 제가 겪은 유일한 괴이한 일이었습니다.
집터가... 정말 중요하긴 하네요
출처 : 판, ㅇㅇ님
2차 출처 : 오늘의유머, gerrard 님
3차 출처 : 뽐뿌, 동경 님
디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