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전날 밤 유튜브를 보다 조금 늦게 잠들었더니 얼마 안잔듯 한데 알람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기 싫어서 조금 더 누워있다 그만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포근함과 안락함 등등
천국을 누비는 느낌을 만끽하다가 누군가 과자를 씹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단단한
과자를 씹는 소리?
"까드득.. 까드득.. 오득.. 오득.."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ASMR을 감상하다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마나 잠든거지? 불안한 마음에 핸드폰으로 손을 뻗으려 했는데, 위화감이 들었다. 첫번째는
내가 잠든 곳이 나 혼자 사는 자취방이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전날 이사를 해서 집 주소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대로 굳어서 귀에 모든 집중을 했다. 벽을 보고 옆으로 돌아 누운 자세여서 오른쪽
귀는 배개에 막혀있고, 왼쪽 귀만 잘들리는 상황이었다. 청각에 모든 집중을 하니 소리가
더욱 선명해졌다.
"까드득.. 까드득.. 오득.. 오득.."
나는 이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었다. 사람이 과자를 씹는 소리가 아니라 고양이과 동물들이
단단한 사료를 씹을 때 나는 소리와 너무 비슷했다. 그러자 공포심이 조금 줄어들었다. 창문을
안닫아서 밤새 길고양이가 집에 들어온 것이라는 나름의 추리를 하는데, 민감해진 청각이 또다른
의문점을 잡아내었다. 모든 소리가 오른쪽에서만 들린다. 배개로 가로막힌 내 오른쪽 귀에서...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소리는 조금 더 커지고 중간중간에
"콰직.. 까드득"
하는 뭔가 부서지는 소리까지 추가되었다. 눈을 살짝 떴다. 여전히 들리는 소리와 생생한 오감... 나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고 조금씩 몸이 떨렸다. 고개를 돌아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천천히 배개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찾아온 정적... 정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끔찍한 정적이 찾아오자 더 불안해졌다. 더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었다. 다행이 언제나 그렇듯 내 머리맡에 있었다. 원래
알람시간은 7시 30분, 현재시간은 8시 1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핸드폰에 약간 진정된 나는 용기를 쥐어짜서
고개를 돌렸다.
숨을 멈추었다. 바로 눈앞에, 내 귀가있던 그자리에 뒤집어져 있는 벌레가 꿈틀거렸다. 기겁한 나는 바로
휴지로 벌레를 잡고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거실은 더 심각했다. 온갖 날벌레, 바퀴벌레, 등등 대충 봐도
수백마리의 벌레가 날아다녔다. 전력으로 신발장에서 에플킬라를 꺼내들고 온 집안에 뿌렸다. 심지어 작은
새 한마리도 에프킬라에 맞고 추락했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 열여있는 베란다의 창문과 망가진 방충망이
눈에 들어왔다. 방충망이 안에서 밖으로 움푹 들어가있으며 그 때문에 위아래로 넓은 틈이 벌어져있었다.
절로 한숨이 나오며 창문을 닫으려 손을 뻗었는데,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눈을 떴다. 자취는 무슨 내일 군입대인데 잠이나 더 자야겠다.
아 설마 나 벌레 많은데로 배치받나?
루시드드림 과도기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