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별 거 없는 썰임.

내가 5살일 적에, 집에 있는 엄마 화장대에 조그마한 액자가 하나 있었음. 거기에는 무슨 외국인 발레리나 같은 사람 사진이 있었는데 외국 모델인건지 엄마 지인인건지 어디서 그냥 주워온 건지는 잘 모르겠음.

아마 어디서 이뻐서 주워온 거 같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우리 집은 돈이 별로 없어서 어지간하면 가구같은건 밖에 누가 버려놓은거 주워서 썼거든. 액자는 가구가 아니긴 한데.

어쨌든 액자 속 여자는 딱 서구적인 미인이었음. 은은하게 웃으면서 사진이 찍혀있었음. 그때 나는 그 액자를 볼 때마다 왠지 액자 속에서 그 여자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그 액자를 싫어했음.

언제는 액자에 대한 공포를 이겨보겠다고 한 몇분 정도 그 액자속 여자를 계속 노려봤음. 그날은 그 액자 속 여자한테 목이 졸리는 꿈을 꿨음. 가위 눌린 느낌은 아니었음.

그 이후로는 내가 상상의 공포를 만들어낸건지 진짜로 귀신이 있던 건지 그 꿈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 액자 속 여자가 집안을 거니는 걸 종종 봤음. 난 그때마다 무서워서 울었는데 여자가 나타날 땐 대부분 집에 부모님이 안계실 때였음.

그러다 언제는 집에 엄마가 같이 있을 때 액자 속에서 그 여자가 튀어나왔고 나는 겁에 질려서 엄마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엄마한테 저 여자좀 어떻게 해달라고 울고 불면서 말하고 싶었는데 우느라 말이 잘 안나왔음.

여자가 코앞에서 날 보면서 실실 웃고 있는데 엄마는 그게 안보이는 것처럼 내가 우니까 옷장에서 포대기 같은 걸 꺼내 날 등에 업히고 토닥여주면서 방안을 빙빙 돌았음.

난 당장 집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는데 방안에서 빙빙 돌기만하니까 미치고 팔딱 뛸 지경인데 그 때 내가 그런 감정표현을 할 수 있는 수단은 우는 것 뿐이었음.

여자는 날 가만히 보더니 발레리나들이 흔히 하는 자세를 취하고 빙글빙글 돌면서 엄마 등에 업혀있는 날 따라왔음.

엄마 아빠 나 사람 셋이서 자면 딱 차는 좁은 방에서 그렇게 사람 셋이 기차놀이 하면서 빙빙 도는 꼴이 됌. 그 여자는 그렇게 빙빙 돌다가 내 엉덩이를 막 만짐. 한번 만지면 그 자리에서 다리 하나 들고 한바퀴 휭 돈 다음에 다시 또만지고 또 휭 돔.

난 울다가 지쳐서 그대로 잠들어버린 추억이 있음.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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