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존나 많은 글 주의
어릴 적에 가난해서 동네도 아닌 변두리에 위치한 오래된 주택에서 살았음. 집으로 들어가려면 골목도 아닌 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길 옆에 다른 집도 두 채 정도 늘어서 있었음. 길이 하나 밖에 없어서 들어오거나 나갈 때 꼭 다른 사람 집 앞을 지나가야함.
여기로 이사오게 된 이유는 전에 살던 사람이 아는 지인인데 계약 만료되기도 전에 급히 방을 빼야할 일이 생겼다면서 만약 이 집에 이사오면 3개월 정도 월세를 반 보태주기로 함. 마침 살던 집의 계약이 만료되어가던 우리 가족은 혹해서 문제의 그 집으로 이사감. 당시 나는 11살이었는데, 들어가는 길에 늘어선 집들보다 우리집이 그나마 깨끗하고 커서 좋았음.
아무튼 첫번째 집엔 할머니가, 두번째 집엔 중년 부부가 살았음. 할머니는 무뚝뚝하고 조용하게 사셨는데, 중년 부부, 특히 아주머니는 매일 저녁 생선을 굽는데 냄새가 진짜 역함. 특유의 꼬린내가 진동을 했음. 아주머니가 이걸 안주로 술을 마시면서 저녁마다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크게 부르는지 다 들림. 저녁 6~7시 무렵에. 그래서 우리 가족은 아, 저 사람 때문에 전에 살던 지인이 이사를 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초반까지만.
이사오기 전까지 내 방이란게 없었던 나는 처음 생긴 방이 마냥 좋았음. 오래된 주택이었지만 그래도 방이 2개, 미닫이 문이 달린 거실이 하나, 부엌이랑 화장실도 전에 살던 집보다 컸음. 앞마당이랑 뒤뜰에는 화단도 있었고, 화단엔 감나무, 동백나무 등 누군가가 심어놓은 나무들도 보였음. 햇빛도 잘 들어와서 분위기도 그리 나쁘지 않았음. 여기까지만 해도 가족들 모두가 옆집 사람만 아니면 참 괜찮은 집인데? 라고 생각함.
서두가 길었음. 갤러리 주제에 맞는 일은 첫날밤에 일어났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내 방에서 난생 처음으로 혼자 자봄. 원래는 할머니랑 같이 잤었는데 이젠 내 방도 생겼고, 부모님이 11살이면 다 컸다고 혼자 자라하심. 그래서 그 당시 무서워서 불 켜놓고 잤음. 그래도 이불 뒤집어쓰고 있으니 몇 분 뒤에 바로 꿈나라로 직행할 수 있었음. 그렇게 잘 자고 있었는데 무언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눈이 딱 뜨이는 거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던 이불은 어느새 내 발치까지 밀려있었음. 그래서 나는 눈을 뜨자마자 천장을 마주했고, 아직까진 무서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 채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돌렸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필통이 방바닥에 떨어져 있었음. 천으로 된 필통이 굴러떨어질 일도 없었지만 난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 그것보단 분명 닫아두었던 방문이 살짝 열려있는 것이 더 신경쓰였다. 어렸던 나는 문을 닫으러 가기엔 틈 사이로 보이는 어두운 바깥이 너무나 두려웠기에 문을 닫지 않고 발치에 밀려났던 이불을 다시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기로 함.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났을까. 잠에 슬슬 빠져들던 순간이었음.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의 불이 꺼짐. 여기서 한번 더 눈이 번쩍 뜨임과 동시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던 감각이 아직도 생생함.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내 작은 대가리에 점차 찾아들어옴. 나는 숨도 못쉰 채 쿵쿵 뛰는 심장소리를 듣고 있다 이대로 있다간 무언가 보겠구나 싶어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냈음. 그렇게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와아악!! 소리를 지르며 이불 밖으로 미친 듯이 뛰었다.
"에구머니나 깜짝아!"
그리고 할머니랑 부딪힌 뒤, 한번 더 전방으로 크게 포효하는 바람에 가족들 다 깨움.
다름이 아니라, 할머니께서 간밤에 뒷간을 다녀오시고 내 방의 열린 방문 틈 사이로 빛이 새어나오는 걸 보셨다함. 그래서 내가 잠든 줄 알고 전기세도 아낄 겸 불을 끄셨는데 내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뛰쳐 나와 몸통박치기를 했다는 것. 할머니께서도 엄청 놀라셨다고. 내 포효소리에 잘 주무시던 부모님들도 깜짝 놀라 방문 밖으로 뛰쳐나오셨다.
열린 방문이랑 필통은 아직도 미스테리인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무언의 경고였던 것 같음. 문고리의 문제라기엔 이 날이랑 한 번 더 문제가 터진 날 빼곤 단 한 번도 문이 제 스스로 열린 적이 없음. 지금은 아침밥 먹어야하니 다음에 또 글싸러옴.
어린놈이 즌기세 아까운줄 모르노 - dc App
뭐 귀신이라도 봤다는줄 알았네 시발아 별것도 없는거 서론 존나길고 분위기처잡노;
잼따 - dc App
ㅌㅋㅋㅋ - dc App
소설 같네 기본기가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