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때 크라프트베르크 관련 글에 제법 관심 가진 사람이 있는 듯해서 스탠드의 모티브가 된 밴드와 앨범에 대한 얘기들을 좀 더 해보려 함.
애니 22화부터 등장하는 클래시는 펑크록 밴드 The Clash에서 따 왔는데 섹스 피스톨즈와 더 클래시는 영국발 펑크의 양대산맥 같은 존재임.
저번 글에서 사이케델릭 록에서 표현법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대곡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레시브 락이 발전했다고 했는데, 그것과 같은 식으로 펑크 록 이전의 록은 곡의 구조를 복잡하게 하거나 연주의 기교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음.
프록(프로그레시브 록의 준말) 뿐만 아니라 다른 갈래로 발전한 하드록이나 헤비메탈 등(보통 락 하면 생각나는 일렉기타 속주에 헤드뱅잉하고 샤우팅하는 이미지는 이쪽임) 락밴드는 일단 기교가 있는 사람들의 연주가 기본 자격 같은 거였음.
여기로 치면 금손만이 짤을 올리면서 그 금손끼리 더욱 잘 그린 짤을 경쟁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될 듯? ㅋ
영국에서 펑크 록이 태동하기 시작한게 이 시기의 연장선인 70년대 후반인데, 그 당시 영국 상황은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고 사회에 희망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음. 그래서 할 게 없던 젊은이들 중에 심심하니까 밴드라도 해 보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펑크 록이 탄생하였음.
펑크 록의 중요한 정신은 누구나 악기를 두들길 수 있다(잘하든 못하든) 그리고 그렇게 니가 하고 싶은 것을 직접 해라(Do It Yourself)의 두 문장일 것임. 굳이 기교 넘치는 음악가가 아니더라도 대중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면 음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겠지.
초기 일반적인 펑크록 밴드의 음악적인 특징은
1. 단순하면서 거친 음악
2. 단순한 코드(3코드 진행)의 사용
3. 사회 비판을 넘어 기득권 혐오까지 이어지는 가사
정도일거임. 암울한 시대상에서 울분을 풀 곳을 찾아 비교적 음악과는 연이 적던 젊은이들이 만들던 음악이니 이런 특징을 갖게 된 셈이지.
1. Sex Pistols
그 영국 펑크록의 시발점이 되는 밴드가 섹스 피스톨즈임.
그동안 갤에 올라온 글 보면 섹스 피스톨즈의 섹스가 여섯을 뜻하는 거라고 음란한 생각을 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글이 있던데, 걱정마라. 원본은 그거 맞음. ㅋㅋㅋ
이 섹스 피스톨즈가 발매한 'Never Mind the Bollocks, Here's the Sex Pistols'앨범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당시 영국 청년들의 울분을 풀어주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과격하고 공격적이고 향락적인 밴드의 행보에 여러 문제나 비판적인 시선도 많았음. 여러 모로 비슷한 게 90년대 미국의 갱스터 힙합이겠네.
*덤으로 앨범 제목이 'ㅈ까는 소리는 신경꺼라 여기 섹스 피스톨즈가 왔다!'라니 이 분들 똘끼를 알만 하지 ㅋㅋ
Anarchy in the U.K.
노래가사가 아나키스트를 부르짖는데, 가사를 보면 사상적인 아나키즘이라기 보다는 영국이 불타는 꼴을 보고 싶다는 의미지 ㅎ
필자가 어디다 화풀이하면서 지랄발광하고 싶을 때 코인노래방가서 내뱉는 노래임 ㅋ 이거 들어놓고 지랄 한 번 하고 나면 속이 다 시원해짐.
God Save the Queen
여왕 니년 때문에 나라꼴이 이 개니언이 신이 돌봐서 무병장수 하길 바랄게 이 허벌보지뇬이 뭐 대충 이런 느낌?
가사가 영국 국가를 비튼 가사임.
My Way (Sid Vicious)
섹스 피스톨즈라는 밴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베이시스트인 시드 비셔스일텐데, 위의 설명을 보고 감이 온 사람도 있겠지만 펑크에서 중요한 건 그 사상임.
시드 비셔스는 말 그대로 펑크스러운 인생을 살다 젊은 나이에 죽은 사람인데, 베이스도 잘 못치고 사고만 치고 다녔지만 얼굴때문에 팬은 많았고, 솔로 앨범도 발매하게 됨.
이 My Way는 그 솔로 곡중에 가장 유명한데, 유명한 팝가수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노년에 그래도 나의 길을 걸어왔다고 삶을 회상하는 노래를 말 그대로 능욕한 버전임.
일부러 앞에 프랭크 시나트라를 과장되게 흉내내면서 비웃다가 음악 분위기를 반전시켜서 꼰대들 꺼지고 나는 내 ㅈ대로 살다 가겠다고 악을 지르는 편곡이 어찌 보면 펑크정신 그자체지.
2. The Clash
섹스 피스톨즈의 이러한 음악을 듣고 펑크 락에 매료되어서 결성한 밴드가 더 클래시임. 이들은 펑크락의 정신과 기본 토대는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거기에 레게 등의 여러 가지 음악적 시도를 접목했고, 이후 이들은 앞으로 펑크 록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넓혔다는 평가를 받음.
London Calling
이들의 가장 유명한 앨범의 이름이자 첫 번째 트랙의 제목.
펑크 록의 투박하면서 강렬한 사운드는 그대로이지만 음악적으로는 섹스 피스톨즈와 많이 다른 걸 알 수 있음. 가사는 영궁의 현재의 암울한 상황과 자신들의 상황을 자조하는 내용.
최근 '더 팬'이라는 경연프로에서 카더가든이 편곡해서 한층 더 유명세를 얻은 크라잉넛의 명동콜링이 이 곡의 제목을 오마주한 것임.
Lovers Rock
동일 앨범의 수록곡으로, 국내 밴드 자우림이 커버해서 리메이크한 적이 있음. 원곡은 (런던콜링보다는 덜하지만) 펑크색을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커버 버전은 자우림 특유의 리듬이 살아있어서 비교해보면 재미있음.
Should I Stay or Should I go
5집 Combat Rock 수록곡으로 앞의 곡들에 비해 펑크의 거친 질감이 많이 약해진 것을 알 수 있음. 아이언맨 2에 나온다카더라.
3. Talking heads
펑크 록은 불붙는 것처럼 퍼져나갔지만, 사그러드는 것도 빨랐는데, 일단 곡들이 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빨리 질리기 시작했고 또 '그렇게 기득권을 까면서 온갖 저주를 퍼부었더니 앨범이 흥해서 내가 그 기득권이 되어 있더라.' 하는 말 구대로 자신들이 하는 음악과 자신들의 처지에서 발생한 모순을 이유로 들 수 있겠음.
그런 흐름에서 나타난 장르가 포스트 펑크와 뉴웨이브임.
두 장르는 형제라고 부를 만큼 비슷한 점이 많은데 공통점은 펑크에서 펑크 정신은 계승하기는 하되 보다 희석되었고, 보다 다양한 음악들을 접목하여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는 점임.
차이점은 굳이 보자면 포스트 펑크는 펑크록의 거친 느낌과 저항의 색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쪽이고 뉴웨이브는 그런 느낌이 훨씬 덜하고 밝아진 느낌이 있지.
이런 포스트 펑크/ 뉴웨이브 밴드 중에 유명한 밴드가 바로 토킹 헤즈인데, 초기는 보다 음악적으로 복잡하지만 펑크색을 가진 포스트 펑크에 가까운 음악을 했는데 브라이언 이노가 이들을 프로듀싱하면서 여러 가지 장르적 시도를(주로 아프로비트) 흡수하여 독자적인 음악색을 띄게 되었음.
Psycho killer
이들의 1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아직 브라이언 이노가 프로듀싱 하기 전의 음악.
초기 펑크 록보다는 덜하고 funky한 느낌도 있지만 펑크 록의 질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음.
Once in a Lifetime
토킹 헤즈의 가장 고평가받는 앨범인 Remain in Light에 수록된 곡.
나무위키 보면 아프리칸 음악에 무슨 기법이 쓰였다는데, 이미 펑크색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funky한 성격이 매우 강한 것을 알 수 있음
Burning Down the House
6부 꼬맹이가 가지고 있는 스탠드의 모티브이기도 한 곡. 5집에서 완성된 토킹 헤즈의 색이 잘 묻어나는 곡임.
4. Green Day
포스트 펑크도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았고, 그렇게 펑크의 시대는 자연스럽게 사그러들었지만(물론 이후에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이라는 하위장르가 더 나오게 되지만 이는 넘어가도록 함)
펑크 록이라는 장르의 음악색은 이후로도 남아, 그 음악색을 기반으로 한 밴드가 간간히 나오게 됨.
통칭 네오펑크라 불리는 80년대말~ 90년대의 밴드들( 그린데이, 오프스프링, Sum41 등)이 그럼. 이들은 보다 일반적인 얼터너티브 록에 가깝지만 곡에 흐르는 기저 음악의 색이 펑크록에 가깝고, 거칠고 저항적인 퍼포먼스와 가사를 차용해서 펑크색을 내는 걸 알 수 있음.
Basket Case
그린데이의 초기 전성기를 상징하는 앨범 Dookie의 수록곡
에이브릴 라빈의 편곡도 유명하다.
Holiday
Boulevard of Broken Dreams
두 곡은 그린데이의 제 2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앨범 American Idiot의 수록곡임.
앨범 하나가 한 편의 오페라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앨범임.
위의 Holiday의 마지막 베이스리프가 그대로 Boulevard of Broken Dreams로 이어지는 걸 알 수 있음.
여기까지 펑크록, 포스트 펑크/뉴웨이브와 그에 영향을 받은 밴드들에 대해 대략 알아보았음.
펑크가 내가 주로 듣는 장르도 아니고, 본인이 대중음악사와 장르적 구분을 잘 아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재미로만 읽고 관심이 생기면 직접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우리 나라도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지러운데, 이런 일상에 서로 혐오를 쏟아내거나 하기 보다는 시원한 펑크 록을 감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건 어떨까?
이런 정보 잘 알려면 어디서 얻는게 좋음?
구글링. 기본적인 장르 설명은 rateyourmusic이라는 음악 점수매기는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고 나무위키도 참고했음
아.. 나무위키.. 비틀즈나 핑크플로이드같은 유명한 뮤지션들 정보는 꽤있던데 다른 뮤지션들은 적더라.. rateyourmusic인가는 영어사이트야?
영어사이트임
윽 영알못이라 ㅠㅠ
섹피는 ㄹㅇ 그 미친 똘끼 하나가 귀하고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듯
이런 글들 좀 더 많이 올려줘라 유익하고 재밌게 읽고 있음
성원 고마워용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