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랬던 들판은

꽃이 퍼지고 하얀 꽃밭이 빙그레 웃는다 해도

어떻게든 상관이 없었다 


그 밭이 한 달만에 꽃은 움츠러들고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이 무성히 자란다 해도

난 상관이 없었다.


정처 없이 싸돌아다니지만,

빨간 길로만 홀로 가는 저 보행자들이 

왜 하필이면 그런 삶을 나를 부러워했을까


1년은 금방이면 갔다,

수십 년은 단 하룻밤의 미풍처럼 스쳐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들은 만났지만,

파릇파릇한 벚꽃향이 퍼지는 그 들판의 추억처럼

빙그레 웃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 길이 단지 

어느 한 행선지만을 향해 가고 있음을 알았을 뿐이었고

세상은 무한히 넓은 길이 있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 지는 몰랐다.


결국 내가 바랬던 들판은

꽃이 피고 하얀 꽃밭이 빙그레 웃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