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드러진 검은 문틈 사이로 한 빛의 그림자가 우두커니 나타난다.

살그머니 그 모습을 드러내던 어느 한 형체가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저녁 노을이 붉어지던 어느 한 어둑한 그림 사이로 그 시꺼먼 형체가 나와서는

군침과 피를 흘린 채 매섭게 가까이 오고 있던 어느 한 괴물은


참으로도 그것은 말로 형언할 수 없게 서서히 기어오고 있었고

그 순간이 마치 영원이 되듯, 찰나가 어느 한 수 분의 기간으로 들어오듯

맹렬함은 더더욱 다가와 어느 한 거친 숨소리가 입가에 미어터지면

아니면 이 고독하고 적막한 공간 사이로 다가오게 된다면


그렇게 내가 어느 한 순간 정신을 잃고 나게 된 순간, 

내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내 뱃자국에 피가 흐름을 알아차리곤 

다시 돌아와보니 한 아이가 유산되었음을 나는 깨닫고 만다.

한 날의 저녁은 어두운 석양만이 비추던 어느 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