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그건 니가 고등학교도 안나온 찐다라서 그런거겠지"
"아니; 이렇다니깐 이것도 결국 비교하는거인데....."
"응 닥치세요" 

여름이 한창 절정을 향해 끝을 달리던 시절
클하의 어느 작은 모임에서 참매미의 울음소리를 뚫고 들려오는 지져분한 소음들이 난무하는 모임에 있었다.
그곳은 경성콤이라 불리우는 곳이였으며 기본적으로
정신분석학을 공부한다는 타이틀 아래,
한국을 공산국가를 만들려는 어떤이의 작은 소망아래,
비슷한 각자의 철학과 세계관을 사람들이 모인곳 이었지만
내가보기엔 그저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음담패설과 키보드배틀로 풀며 일종의 감정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공간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비난을 하며 대화하는 모습들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내 존재를 들어내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스토킹 할때의 쾌감과 비슷한 전율을 느끼기 위함이었다.
나 조차도 점점더 그러한 분위기 속에 녹아들어갔던것이다.
심지어 어떤사람이 일러주길 그곳에서 자살을 4명이나 정도로 위험할 정도의 인물도 존재했고, 서로에 대한 신상털기는 기본이며 포르노리벤지 사건까지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무법이면서 그것을 즐기는 기이한 곳이라 볼수있다.
그것은 어떠한 흑막과도 같은 곳이였고 그 악의축이라 할수있는 흑막대장은 자신의 클하를 운영하면서
뒤로는 더 깊은 또다른 흑막의 단체를 운영하는 것까지 나 자신은 파악하고 있다.
마약을 한다는 소리도 있었고 제2의 일베를 꿈꿔 한국을 공산주의화 시키는것이 자신들의 목적이라는 소문들도 들려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진지하지 않는 분위기만 있는것은 아니라서 어느정도는 정신분석과 이 세계(특히 한국)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토론도 같이 존재하는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룰에 의하여 더럽지만 자정작용이 함께 일어나고있는 시골 논뚜렁의 둠벙속의 물고기의 삶으로써 이 공간과 함께 나의 인생도 썩어가는듯 하였다.
물론 그 썩은 둠벙에 아벨이 발을 들여놓기 전까지 말이다.

적어도 수년을 더러운 둠벙에서 굴러먹던 나였지만
그는 내가 겪은 수많은 캐릭터중 가장 이해할수 없는 정신을 가진 소유자임에 나는 직감적으로 공포감과 설레움이 몰려왔는데 이것은 나 혼자만의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클하 전체 구성원들도 모두 그렇게 느끼고 있었을것이다.

그가 처음 온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벨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벨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직감적으로 이세계와는 어울리지않는 사람일 것이라 느꼈다. 그 소리는 마치 여자인지 혹은 어린 남자아이인지 구분을 하기 힘들정도로 중성적이였으며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한마디만 들었을 뿐인데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말투에선 현재 만연하고 있는 현실과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것이라는 의지와 무서울 정도로 오염되지 않은 순박한 사내아이의 정신이 담겨있었다.
마치 제로니모(백인들에 의해 멸종당한 인디언의 대추장중 한명)를 보는 것 처럼.
클하의 구성원 모두 5초간 정적 흘렀다.
흑막대장 조차도 당황한 기색이 였보였다.
그는 무엇을 느꼈던 것일까.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왔다는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저자에 보이는 한마디 밑으로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빙하의 깊이를 본것일까.
흑막대장역시 당혹해 하며 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잔머리를 굴리는데 온 힘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짧은 찰나의 정적이 지나고

"저희가 지금 정신분석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있는 중이라서요. 나중에 들어오실래요?"

흑막대장이 말했다 

"예, 좋아요"

아벨은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채팅방을 퇴장하였다.
이 상황을 예사로 보아넘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한 사람과 함께








2부에서 계속


이상임